소설리스트

전생하렘만들기-55화 (55/76)

〈 55화 〉 착각아니야?

* * *

여신교의 총본부.

대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종교답게, 총본부 건물은 거대한 위용을 자랑했다.

그 총본부의 최상층에 자리한 넓직한 방.

촛대와 종교적인 물건들로 채워진 경건하게 느껴지는 무채색으로 덧칠된 방에서.

바깥 풍경이 보이는 유리창 앞에 선 여인이 있었다.

베일밑으로 빠져나온 피처럼 붉은 머리카락, 그 위로 자리한 구멍으로 튀어나온 한껏 날선 여우귀.

그리고 속내를 알아보기 어려운 감은듯한 실눈까지.

여신교의 성녀, 리타 아트리에.

그녀는 유리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야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늦은 밤에 연락드려서 죄송합니다. 아직 영업중이신가요..? “

< 예, 마감까지 20분정도 남긴했는데... 아, 죄송합니다. 크흠. 아직 예약 접수는 가능합니다만.. 어느 쪽으로 넣어드릴까요? >

팔에 끼워진 팔찌.

그 중앙에 끼워진 마력석은 은은하게 빛을 발하여 그 주변을 밝히고 있었기때문에, 마력석이 가동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묵묵히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통화를 이어나가던 리타는 다시금 말했다.

“ 분석의뢰를 하나 맡길까해서요. “

< 분석의뢰요. 그러면 분석할 물건의 종류는 어떻게 되시나요? 그냥 어느 계열쪽인지만 알려주시면 됩니다. >

자신이 입고있는 기장이 긴 치마를 톡톡 건드리는 리타의 새하얀 손가락.

마치 시간을 재는것처럼 일관적인 속도를 가진 움직임이었다.

“ 그건.... “

리타의 감겨져있는것처럼 좁혀져있던 눈.

그 눈이 살며시 고개를 들자, 에메랄드 색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고 그 눈동자는 그녀의 손에 들린 얼음 덩어리를 주시하고있었다.

“ 유전자 검사요. “

리타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

아카데미 부지내에서 가장 외진 곳이기도 한, 아카데미의 이사장 에리스 드라우니의 대저택으로 향하는 숲길에서.

내 여동생 루샤 아트리에는 고개를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혹여나 이 곳에 사람이 오는지 확인하기위해서 그러는거겠지만.

그 모습이 꼭 언덕 위에 올라서서 천적이 다가오는지, 사주경계하는 경계심을 바짝 세운 미어캣같아보이기도 해서 작게 웃음을 터트리려던 찰나에.

루샤는 입을 들어올려 말을 꺼냈다.

“ 빨리 꺼내. “

“ 어...? 야,야. 자,잠깐 진짜로..? 다른데도 아니고 여기서?! “

“ 오빠, 내가 두말하는거 봤어? 어서 꺼내기나 해. “

경계를 마친 루샤는 수풀 속에 있던 내 앞으로 다가오더니 대뜸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 이러다가 들키면 어떡하려고? 너 이러려고 꼭두새벽부터 나오자고 한거야? “

본래 루샤는 아침 잠이 많았기때문에, 나보다 일찍 일어나서 날 깨운다는건 이례적인 일에 속했다.

그래서 웬일로 새벽부터 날 깨우는가 싶었는데.

내 눈앞에 있는 묘하게 색기를 띤 루샤의 얼굴을 보고나서야 왜 그랬는지 알거같았다.

그에 내가 머뭇거리면서 뭉그적거리는 모습을 내보이니, 루샤는 내게 망설임이 있다는걸 눈치챘는지 눈을 좁히고 날 응시했다.

“ 아하, 알겠다. 또 이제와서 내빼려는거지...? 지금껏 물고빨고 다했으면서 뭐가 싫어서 또 그러는건데? “

“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루샤, 너는 아카데미의 일반 재학생도 아니잖아...! “

루샤는 에리스의 수제자중 한명이자 그녀의 경호대에 속한 특수한 경우였기때문에, 위험부담이 일반 재학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아무리 이사장 에리스와 친분이 있는 사이라지만, 들킨다면 처벌을 피하기에는 어려울것이리라.

그래서 나는 말리려고 말을 꺼냈으나, 루샤는 지켜야 할 선이라는것을 잊어먹은듯 코웃음치며 내 말에 맞받아쳤다.

“ 그래서 지금 점잖은 척하려는거야? 비겁하네. “

“ 뭐..? 비겁? “

루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등을 돌려서 앞에 있는 나무에 손을 대더니,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매끄러운 곡선을 자랑하는 엉덩이를 내게 쭉 내밀어보였다.

루샤와 나의 거리는 세 발자국만 움직이면 밀착할 수준의 가까운 거리였기에, 포동포동한 엉덩이살이 내 치골에 닿아온다.

그러자 후욱하고 끼쳐오는 뜨거운 열기에 내 몸이 자연스레 반응했다.

투욱­!

부드러운 재질의 바지를 입어서 금세 세워진 장대가 루샤의 허벅지 사이에 둔덕을 쳐댄 것이다.

그럴줄 알았다는듯 입꼬리를 들어올리고서 얄밉게 쿡쿡 웃어보이는 루샤.

“ 아! 이거봐. 말은 그렇게 해놓고서 몸은 이렇게 반응하는데. 이게 비겁한거지 뭐겠어. “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내게 더 자극을 주기위해서 허리를 열심히 움직여서 내 치골에 살을 비벼대는 움직임까지.

지금까지 여동생의 안을 몇번이고 맛을 봤건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채는것처럼, 내 의지를 덧칠할 정도로 음심이 솟아오른다.

성녀의 피를 짙게 이어받은 직계혈족인 루샤 역시 그 미모를 타고났기에 당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여신님에게 간택받은 성녀가 만인에게 사랑받는건 비단 그 위치때문이 아니었으니.

아름다운 미모와 정욕을 불러일으키는 곡선을 그려내는 몸매는 선천적인것이 아니었다.

성녀로서 간택되었으니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변해가는것이다.

그리고 그 유혹에 넘어가는건 같은 혈육도 예외는 아니리라.

루샤가 두 손가락만으로 양쪽 치마끝을 붙잡아서 요염하게 치마를 들어올리니, 잘여문 뽀얀 엉덩이살이 세상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속옷이라고 부르기 힘든 천쪼가리를 루샤는 입고있었으니, 만인에게 사랑받기위한 몸매를 내게 여실히 드러내보이고 있던 것이다.

앞부분만 애매하게 가려내는 속옷.

그때문에 고개를 엉덩이에 파묻지 않아도 새하얀 엉덩이살뿐만이 아니라, 주름진 뒷구멍까지도 훤히 보일정도.

불끈하고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간다.

끝없는 성욕 패시브가 발동된 내 머릿속에서 그만둔다는 선택지란 더이상 존재하지않았다.

그럴줄 알았다는듯 쿡쿡 웃으면서 날 올려다보는 루샤의 눈빛과 내 치골앞에 들이밀어진 엉덩이 사이에 농밀한 발정난 암컷냄새가 풀풀 풍기고 있었기에,

나는 지체없이, 예고도 없이, 곧바로 우뚝 세운 분신을 구멍에 갖다대었다.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 전희조차 없이, 팬티같지않은 팬티를 옆으로 제끼고 한껏 달아오른 체온의 촉촉한 보짓살을 음미하다가 허리를 앞으로 쭉 내밀었다.

그에 여유만만 해보이던 루샤의 얼굴이 순식간에 바보같은 얼굴로 변모한다.

“ 옷,오옷...! 하아,하앗...!! 가,갑자기 넣으면... 안되뉸데에....응옷....! “

“ 니가 하자고 시작한거야. 엄살부리지마. “

“ 자,잠깐... 흐옷,옷,옥...! “

그리고 한동안 숲길에서는 동물이 울부짖는듯한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

항상 두문불출하시던 분이셨기에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말이었다.

순간 ‘ 내가 잘못들었나? ‘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에콜 아카데미의 이사장이자 고귀한 하이엘프 왕가의 직계 혈손인 에리스 드라우니 왕녀.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말이었으니까.

에리스 드라우니의 경호대장, 마르실 베이커는 불경하게도 자신의 상관에게 그런 생각을 먼저 품었다.

하지만 이내 집중하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며, 고개를 도리질 쳐서 잡념을 떨쳐내고는 되물었다.

“ 네,네에...? 아, 죄송합니다. 에리스님. 제가 잘못 들은 거같으니 부디 다시 한번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 고향에 한번 갔다와야겠다고 말했네. “

허나 마르실의 귀에 들려온 말은 토씨 하나까지도 똑같았다.

둘중 하나였다. 자신의 귀가 맛이 갔거나, 에리스님께서 진심으로 그 말을 꺼내셨거나.

허나, 자신의 머리위에 달린 곰 귀는 잘 움직이고 있었으니, 청각이 맛이 간건 아니었다.

그에 마르실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자니, 그것을 본 에리스가 푸흐흐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 그대가 못 믿을 만도 하지. 하긴 그 곳으로부터 오는 편지는 일절 내게 가져오지말라고 누누히 얘기했었던 적도 있었으니. “

“ 진심이십니까? 아르엘 왕국에 가신다니요... “

마르실은 에리스의 곁에서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보필해왔기때문에, 그녀가 품고있을 속사정까지도 훤히 알고있었다.

먼 옛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도 하이엘프들의 왕국의 입지가 굳건한 이유.

그 위대한 영웅, 하이엘프 아르만 국왕이 그 곳을 다스리고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첫째 딸 에리스 드라우니 왕녀는 제 아비인 아르만 국왕을 모종의 이유로 꺼려하고있었다.

헌데 지금 그녀가 뭐라고 말했는가.

제 발로 그 아르엘 왕국에 가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마르실은 에리스님께서 농을 치신것이라 생각하고 넘기려했지만...

마르실의 시선과 마주친 에리스님의 시선에서 거짓이라고는 단 하나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되려 결연한 의지가 비추어 보일 정도였기에, 문득 마르실의 머리한켠에 의문이 생겨났다.

에리스님께 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가?

***

에리스 드라우니.

백년전부터 마물들에게 고통받는 대륙민들에게 안전을 가져다주었다는 30인의 영웅들중 한명.

영웅이었던 그녀가 마수사냥을 그만두게 된것은 후대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설립때문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현재까지 에리스는 그동안 제자를 길러내긴했지만 그 수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한번은 그녀의 지인이 물었다.

제자를 안받는것도 아니고 어째서 적게 받아주는것이냐고.

그에 에리스는 답했다.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려내는것으로.

...

에리스 드라우니의 경호대장, 마르실 베이커.

그녀는 옛기억을 떠올리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어릴적 집안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 탓에, 자신에게 쏟아지는 실망과 멸시의 시선을 견디다못해 밖으로 나돌았던 일.

그러다가 에리스님을 만나서 제자가 된것.

그리고 에리스님을 보필하는 경호대에 들어가게 되었던 일을.

사실 이름만 경호대였고, 그녀의 일을 거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않은 은밀한 비밀부대였다.

마르실은 에리스님께 받은 은혜를 갚기위해서 매사에 진심으로 임했다.

허나 그게 너무 지나쳤던건지 그녀는 부하들에게 융통성없는 꼰대 상관이 되어버렸다.

물론 본인앞에서 얘기하지 않는다지만, 부대내의 소문은 돌고 도는법이지.

걷고 또 걷던 그녀는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길 한복판이 아닌 외곽에 있는 숲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 응...? “

묘한 냄새가 숲에 배어있었다.

짙은 풀냄새 대신 묘하게 시큼하기도 하고 달짝지근하기도 한 흥분을 일으키는 냄새.

이변을 감지한 마르실은 머리에 달린 곰 귀를 쫑긋거린다.

마르실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근접하니 드디어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익숙한 얼굴.

몇 년 전에 에리스님의 경호부대로 들어온 루샤 아트리에.

에리스님에게 실력을 인정 받을 정도로 마법을 잘 다뤘지만, 장난기많고 자존감이 강하여 마르실이 예의주시하던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에리스님의 저택으로 가는 길에서 한 학생과 꼭 붙어있었다.

며칠 전 부터 에리스님과 아르엘 왕국에 다녀오느라 스트레스가 조금 쌓여있던 마르실은 그것이 퍽 맘에 들지않았다.

“ 루샤 아트리에, 여기서 뭐하고 있나. “

“ 아,앗..! 대,대장님. 조,좋은 아침입...흐윽..! “

마르실이 소리를 내어 루샤를 부르니 그녀가 화들짝 놀라면서 경례를 보내왔다.

그에 마르실은 눈을 굴려서 부하의 모습을 훑어봤다.

어딘가 거칠어보이는 숨결과 목덜미에 맺힌 땀방울.

살짝 흐트러진 카라까지.

관찰을 끝낸 마르실은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 옆에 있는 학생은 남자친구인가? “

루샤와 같은 붉은 머리.

작은 키에 속하는 루샤와 거의 맞먹을 정도로 작은 체구를 가진 남학생은 그 얼굴까지도 그녀와 닮아있었다만.

키스에 열중하던 두 사람이었기에 연인일게 분명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