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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하렘만들기-60화 (60/76)

〈 60화 〉 위기상황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혀를 굴릴 줄 알아야 한다. ( 2 )

* * *

나는 확신한다.

어깨까지 닿던 짧은 머리가 등까지 닿을 정도로 길어졌고, 연분홍색이던 눈동자가 바다처럼 청명한 색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나는 내 눈앞에 있는 여성이 에이미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왜냐고?

그건 바로 에이미가 지녔을 특징 때문이었다.

활동적인데다가 사교적인 성격을 가진 에이미는 그 옷차림에서도 그런 부분이 투영되어서,

늘 움직이기 편한 위주의 옷을 입고는 했다.

얇고 통풍이 잘되는 조금 헐렁헐렁한 옷.

그 위에 가디건 같은 것을 걸치는 그런 옷차림이었기에, 목부터 쇄골까지는 언제나 드러나는건 당연했다.

그리고 에이미의 그 특징은 새하얀 목덜미에 자리잡고 있었다.

반달 모양의 작은 점.

아마 같은 반 애들도 전부 다 알고 있겠지.

그토록 눈에 띄는 특징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몇 없을 게 분명하니까.

시간은 흘러서 밖은 어둑어둑해졌는지, 작게 난 창으로 들어오는 약간의 달빛만이 이 곳의 유일한 조명이었고.

그 달빛에 어슴푸레 비치는 눈앞에 있는 여성의 뽀얀 목덜미에는 에이미와 똑같은 반달 모양의 작은 점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외형과 신체, 그녀가 입고 있던 옷까지도.

내가 아는 에이미가 맞다는 증거가 이다지도 많았다.

단지 머리 길이와 눈동자 색이 달라졌을 뿐이지.

내 머리카락을 움켜쥔 이 여자는 에이미가 확실했다.

쿠웅—!

머리카락을 붙잡은 에이미의 손이 순간적으로 들렸다가 바닥에 내리찍는 바람에,

속절없이 끌려간 내 머리는 그대로 먼지로 가득한 바닥과 충돌한다.

“ 크헉...! “

“ 대체 머리를 얼마나 요란하게 굴려대면 여기까지 소리가 들려올까...? 지금 대답 할 여유는 없어도 머리 굴릴 여유는 있다는 거구나? 그렇지 않니? “

늘상 강의실에서 실없이 웃으며 해맑은 미소를 내보이던 에이미였기에,

지금 내 눈앞에서 시리도록 차가운 냉기를 철철 흘리는 얼굴을 한 에이미가 어색하게도 느껴진다.

“ 에,에이미..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

얕게 코웃음을 친 에이미는 길게 자라난 머리를 쓸어올리면서 한숨을 내뱉었다가, 별안간 내 안면 앞으로 머리를 들이댔다.

자칫하면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는, 숨을 들이키고 내쉬는 숨결 소리와 온기마저도 느낄 수 있을 정도.

“ 아직도 모르겠니? 난 에이미가 아니야. 이 멍청한 고블린같은 놈아. “

일순, 분위기가 험악하게 바뀐다.

방안의 공기가 쌀쌀하게 느껴지는건 기분만이 아닐거다.

실제로 얼굴에 닿는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 어...? 하지만... 바,반점이. “

“ 반점..? 이걸 보고 그렇게 생각한거구나. 아니 뭐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아니란다. 왜냐하면 이 반점은 우리 가족에게는 전부 나타나는 유전적인 특징이니까. “

에이미가 아니라고..?

여태껏 세워놨던 가설들을 모조리 집어치운다.

전부 다 쓸모없어졌으니까.

그리고 생각했다.

그녀의 말대로 에이미가 아니라고 가정한다면 대체 누구란 말인가.

저리도 똑 닮은 얼굴이라고 한다면 가족일 가능성이 가장 크겠지.

그렇다는건...

“ 호,혹시 에이미의 쌍둥이 자매분이신가요? “

“ 뭐,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구나. 그래서... 왜 에이미에게 약을 먹였니? “

“ 약이라니요! 그런건 쿠엑...! “

혹시 몰라서 부정하고자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를 떼려는 순간.

재차 한번 머리에 바닥을 찧는 고통이 내게 덮쳐들었다.

“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을 하렴. 나는 에이미의 신체 상태부터, 일거수일투족까지도 전부 파악할 수 있어서 전부 알고 있어. “

“ 어, 어떻게.. 그럴 수가... “

그렇다는건 그냥 스토킹 했다는거 아니야?

거기다가 둥지 안에까지 스토킹을 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기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방위관리국의 철저한 관리하에 놓여진 둥지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경비에게 신원을 확인받아야 한다.

그리고 출입한 기록을 상세히 기록해가며 관리하고 있었기에 수상한 자가 들어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에콜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나왔을 때의 출입기록을 내가 확인했을 때만 떠올려봐도 다른 외부인의 이름은 일절 존재하지 않았다.

“ 그야 에이미와 나는 하나이거든. 일심동체, 아니 이심동체라고 말해야 좋으려나? “

“ 이중인격...? 크윽..! “

꾸우욱­!

에이미의 또 다른 인격은 말없이 그저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던 오른손에 힘을 더 주었다.

머리카락이 엉켜들어가며 전부 뽑혀나갈 기세로 당겨지자, 참기 힘든 고통이 물밀려들듯 다가왔다.

스윽 하고 그녀가 내 입가로 마력 수정구를 들이밀었다.

“ 어서 말하렴. 니가 에이미에게 약을 먹인 이유. 뭐, 이유야 뻔할 뻔자 겠지만 말야. 그래도 지금 당장 네 입으로 그 사실을 말할 필요가 있으니 어서 그러는게 좋을걸? 안그러면... 더 아파질 거란다? “

말뿐만인 협박을 하려는 건 아닌지.

시간이 흐를 수록 내 머리카락을 쥐어진 손아귀에 점점 더 강해지는 악력이 더해져간다.

그녀는 내가 내 입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자백하도록 무력으로 종용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이대로 말없이 버티기만 한다면, 머리털 뽑히는 걸 넘어서 내 두피까지 벗겨질지도 모르는 일.

문득 고통에 반쯤 감긴 눈으로 에이미가 아닌 에이미의 얼굴이 제대로 비쳐들었다.

새하얀 달빛에 반사된 피부속에는 옅지만 붉은 홍조가 깃들어 있었다.

홍조라고...?

순간 뇌리에 번뜩인 생각에 나는 눈앞에 있는 에이미를 상대로 상태창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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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미 ]

근력 : C 민첩 : D

...

이런 잡다한 스탯 같은 건 필요없어!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오직 에이미의 상태뿐이다.

돌파구의 실마리는 거기에 있을 게 분명하다.

[ 활성화 된 효과 ]

< 약한 페로몬 ( 라크 아트리에 ) : 03시 48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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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지금은 날 응징하고자 냉철한 원칙주의자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였지만,

그 몸 속에는 여전히 내 미약으로 중독되어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데이지 선배가 새로 제조해낸 특제 미약다웠다.

데이지 선배에게 듣기로는 내 페로몬 액체를 주입한 더 강력한 미약이라고 그렇게 말했었지...

그리고 그 미약을 에이미는 내가 물병을 건네자마자 말릴 새도 없이 벌컥 벌컥 들이켜 마셔서 원샷을 했으니, 약효가 배는 더 크고 빠르게 다가왔을 것이다.

내 눈앞에 보이는 홀로그램 창에서 시선을 올려서 에이미의 얼굴을 바라보니,

새삼 그녀의 얼굴이 다르게 보였다.

인내심.

무언가 참는듯한 묘한 기색.

얼굴에 옅게 뜬 홍조하며, 움찔거리는 입술 끝은 인내하고 있다는 증거다.

무엇으로부터 인내하는 걸까?

어슴푸레 들어오는 달빛이 희미하게 경련하고 있는 그녀의 뽀얀 어깨를 비쳐낸다.

아마 근질근질 하겠지.

전신은 불타는 것처럼 뜨거울테고.

아직까지도 약효가 남아있다고 한다면, 내가 해야 할 행동은 오직 하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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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미의 성감대 : 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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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를 품자마자 나타는 홀로그램 창.

상대방의 약점을 가르쳐주는 ‘ 성감대 파악 ‘ 이라는 스킬이다.

그런데... 입도 아니고? 혀..?

나는 창에서 시선을 떼고 눈앞에 있는 에이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굳게 꾹 다물고 있는 에이미의 입술.

그렇지만 건강한 붉은 색채를 띈 입술은 젤리처럼 말캉거리며 부드러워 보이기도 했다.

아니 실제로도 부드러울테지.

돌연 그 무심하게 보이던 에이미의 꾹 다물린 입술이 들어올려진다.

“ 계속 그렇게 입 다물고 있겠다는 거니? 좋아, 그럼 너만 더 아파지는거란다. “

냉소적으로 코웃음을 친 에이미는 내게 철권제재를 내리고자 힘을 주려던 순간에.

“ 앗...?! 끄흐읍...?! “

박치기를 할 기세로 내가 불쑥 얼굴을 들이미는 순간.

또 다른 인격의 에이미는 내 예상대로 동요하며 바싹 얼어붙고 말았다.

그 결과.

쮸우웁... 쮸웁... 츄룹...!

“ 읍...! 으읍...! “

강제로 입을 맞대고 재빨리 혀를 집어넣어서 안쪽에 가만히 있는 에이미의 혀를 적극적으로 공격하니,

내 머리를 움켜쥔 에이미의 손아귀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에이미의 왼팔이 휙 쳐올라 오는게 보인다.

나는 뒤늦게서야 에이미의 팔이 날 밀치려는듯 움직이는 걸 보고, 더욱 질척이게 혀를 짓누르면서 내 타액을 에이미에게 넘겼다.

괜한 생각을 하지못하도록, 엄마가 내게 각인시킨 야하고 끈적끈적한 음탕한 딥키스를,

나는 가차없이 에이미에게 퍼부었다.

“ 하으읍....! 츄웁... 쭈우우웁.... 학..! “

말할 시간조차 주지않는 어딘가 쫒기는듯한 열렬한 딥키스는 그저 산소를 들이키는 잠깐의 시간만을 허락 할 뿐이다.

그리고 날 밀쳐내려던 의지조차 상쇄시켰는지, 에이미는 내가 넘긴 침을 꿀꺽 꿀꺽 삼키기 시작했다.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데이지의 미약과 내 페로몬의 원천이나 다름없는 체액의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되기 시작된다.

아까전에 냉철해보이던 인상은 어디갔는지...

에이미의 눈동자는 하늘을 향해 한껏 치솟아 올라있었고,

녹아내리는 버터처럼 흐물흐물해진 자세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이어서 부르르 떨어대는 고양이 귀.

이는 몇번이고 계속해서 절정에 이르고 있다는 증거였다.

수인들의 특징이지.

입술을 꼭 붙인 채로 혀를 문란하게 보일 정도로 섞어대며 나는 묶여있는 몸을 부딫쳐서 그녀를 밀쳤다.

“ 파하아... 끄윽...?! “

쿠당탕—!

거친 호흡을 내쉬는 또 다른 인격의 에이미는 힘겹게 끊어진 말들을 내뱉었다.

“ 어째서... 하악...! 약기운은... 학... 내가 몰아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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