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화 〉 16.5. 짐승의 발정기 (4)
* * *
"……오랜만에 싼 거라 그런가…… 츄읍……, 양이 많네……. 꿀꺽……"
루이스는 음경의 뿌리 부분에 코를 댄 채 흘러넘친 정액을 조금씩 수습하고 있었다. 음경의 면적이 넓고 흘러넘친 정액의 양도 상당한 탓에 혀로 닦아내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루이스는 쉬지 않고, 단 하나의 정액도 남김 없이 모조리 혀로 그러모았다.
그러모은 정액을 꿀꺽 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삼킨다.
루이스의 눈동자는 이미 흐릿해져 있었다.
"푸하."
루이스의 상반신이 휘청휘청 흔들리다가 간신히 중심을 잡는다. 그리고 타이즈 위에 덧대어서 입는 핫팬츠의 단추 부분에 손을 가져갔다.
성적으로 흥분한 탓인지 루이스의 양손이 벌벌 떨리고 있다. 몇 번을 실패한 끝에 간신히 단추에 손을 대고,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단추를 풀어도 워낙 골반이 발달한 탓에 바지는 엉덩이에 걸려서 내려오지 않았다. 결국 루이스는 다시 한 번 용을 쓰며 조심스럽게 바지를 아래로 내려야만 했다.
바지를 내린 아래에는 피부를 지키는 검은 타이즈가 있다. 하지만 그 중 어느 한 지점, 루이스의 다리 사이에 있는 공간만이 유독 색이 짙고 번들거린다.
뭔가 열기가 집중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타이즈의 경우 바지 이상으로 벗는 게 쉽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루이스는, 네 다리로 백신현의 오른팔이 있는 자리까지 다가간 후 힘이 빠진 목소리로 질문했다.
"후……, 후……. 네가…… 찢을래……?"
"……그럴까."
"읏……."
백신현이 오른손을 들어올려서 푹 젖어 있는 타이즈에 검지를 밀착시킨다. 육안으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젖어 있었던 만큼, 실제로 손을 가져갔을 때의 감촉은 상상을 초월했다.
손을 대고, 그대로 밀면 검지가 그대로 안쪽으로 밀려 들어갈 것 같다.
젖어 있는 타이즈에 검지를 걸고, 시계 방향으로 비틀면서 조심스럽게 뜯어낸다. 아주 조금 찢어진 것만으로도 타이즈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쩍 갈라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수수한 검은색 속옷.
몸이 상당히 민감해진 상태인지 속옷이 타이즈 바깥으로 노출된 순간 찌르는 듯한 신음 소리를 토해냈다.
하지만 백신현이 보기에는 아직 조금 부족하다. 루이스의 사타구니는 이미 푹 젖어 있었지만 무리 없이 삽입하기 위해서는 좀 더 풀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턱을 살짝 든다. 그리고 루이스와 시선을 맞춘 채 속옷을 옆으로 비껴내고 그 아래로 드러난 두툼한 보짓살 사이로 검지와 중지를 삽입했다.
"힉……, 으……!?"
루이스의 몸이 마치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비틀어졌다.
연금술사가 파비아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조용히 설명하고 있었다.
"……수컷의 경우 어느 정도 적셔두기만 해도 충분하지만, 우리 같은 암컷들은 삽입 전에 저런 식으로 풀어둘 필요가 있어. 그렇지 않으면 많이 아프거든. 신현이 건 특히 어마어마하게 큰 편이니까, 더더욱 부드럽게 해 둬야 해."
"꿀……, 꺽……"
파비아는 이미 백신현의 하반신에 정신이 쏠려 있는 상태였다. 연금술사는 파비아가 이야기는 제대로 알아 들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녀의 눈은 붉게 충혈된 것처럼 보였다.
헥, 헥, 파비아의 호흡이 조금씩 거칠어진다.
"윽……, 아……!!"
루이스가 다시 한 번 허리를 비틀면서 절정했다.
가끔씩 혼자서 할 때와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루이스는 스스로가 이 정도로 쉽게 절정하는 몸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백신현은 루이스 자신보다도 더 이 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손가락을 넣고, 쑤시고, 비틀 때마다 자극되는 모든 위치가 루이스의 약점이었다. 루이스는 소리를 제대로 참지 못한 채 몇 번씩이나 천박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루이스는 이제 다리로 버티지 못하고, 침대 시트에 양손바닥을 짚은 채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하지만 백신현이 보기에, 루이스의 안쪽은 아직도 빡빡하고 굳어 있는 느낌이 있었다. 아직도 루이스의 몸뚱이는 긴장한 상태라 근육의 이완이 미처 끝나지 않았던 탓이다.
긴장을 풀고 굳어 있는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을 때까지 계속 자극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계속 한다."
"으, 응……"
루이스의 허락이 떨어졌다. 백신현은 이제 균열 안쪽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루이스의 구멍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매우 붉고, 커진 상태로 충혈되어 있는 클리토리스를 살짝 쥐어서 자극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극이 크지 않은 사타구니 주변의 피부를 문지르면서 은근하게 몰아붙이기도 한다.
백신현은 루이스를 조금 더 다채로운 방식으로 절정시키고 싶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제대로 준비를 끝마칠 때까지.
"긱……, 으아앗……!?"
절정이 다섯 번을 넘어섰을 때, 루이스는 아예 몸을 제대로 지탱하지도 못한 채 백신현의 오른팔에 매달리다시피 하고 있었다.
큼지막한 가슴 사이로 백신현의 팔뚝이 파묻혀 있다. 하지만 그 손끝은 아직도 루이스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은 상태다.
이미 루이스가 스스로 몸을 가누지도 못할 만큼 힘이 빠진 상태에서도 사타구니 사이를 농락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
루이스는 꼴사납게 쓰러진 상태에서 몇 번씩이나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혀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탓에 열린 입술 사이로 혀가 삐져 나와 있었다.
다리 사이의 균열은 완전히 풀어져서 뻐끔뻐끔 움직이고 있었다. 루이스는 일어서기는커녕 한동안 몸을 곧추세우지도 못했다.
허리가 부들부들 떨린다.
루이스가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연거푸 균형을 잃으며 무릎으로 섰다. 찢어진 타이즈 사이로 드러난 균열에서 끈적끈적한 투명한 액체가 길게 늘어졌다. 이 이상 젖을 수도, 이 이상 풀어질 수도 없을 정도로 한계에 가까운 상태였다.
피부가 흰 편인 루이스였기 때문에 붉게 충혈된 다리 사이의 균열은 더더욱 눈에 띄었다. 그 부분만 화상을 입은 것처럼 비정상적으로 붉다. 혈액순환이 지독할 정도로 활성화된 탓이다.
루이스는 간신히 백신현의 골반 위로 올라탔다. 바로 앞에는 길고, 굵고, 두껍게 휘어진 음경이 있다.
루이스는 저도 모른 채 침을 꿀꺽 삼켰다. 이것을 삽입하기 위해서는 무릎을 곧게 펴서 사타구니를 높이 들어올릴 필요가 있다.
"으응……"
허리에 힘을 주고 사타구니를 들어올린다. 그때마다 다리 사이의 균열이 움직이며 군침을 흘려댔다. 살짝 말라 있었던 백신현의 음경 위로 애액이 마치 성수처럼 쏟아진다.
위치를 잡은 후 루이스는 벌벌 떨리는 손을 움직여서 균열을 스스로 벌렸다. 후, 후, 다시 한 번 숨을 크게 몰아쉰다. 루이스에게 있어서도 삽입은 매우 오랜만이다. 마지막으로 몸을 섞은 후로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
심장이 뛴다. 긴장? 흥분? 루이스는 어느 하나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복합적인 감정을 품은 채 허리를 내리려 하고 있었다.
후, 후, 루이스가 살짝 입술을 깨문 후 고개를 들어서 백신현와 시선을 맞췄다. 백신현도 집중하고 있는지, 서로 시선이 마주치는 게 살짝 늦었다.
기대하고 있던 건 루이스 뿐만이 아니었던 거 같다.
"그, 그럼…… 시작할게……?"
"……응."
연신 몰아쉬던 숨을 한 순간 멈춘다. 몸에 힘을 준 다음, 백신현과 시선을 맞춘 채 천천히 귀두에 보짓살을 밀어붙인다.
이 이상 풀어질 수 없을 정도로 루이스의 몸은 이완되어 있었지만, 그럼에도 도저히 간단하게 삽입할 수 없었다. 찍, 찌익, 하복부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삽입이 힘겹다.
"윽, 으으으으으윽!!"
커다란 귀두를 어느 정도 집어삼킨 후, 체중을 이용해 누른다. 백신현의 음경은 불과 절반도 삽입되지 않았지만 루이스의 안쪽은 이미 가득 차서 더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지 않았다.
더 내려갈수도, 다시 올라갈 수 없는 어중간한 위치에서 루이스는 꼬챙이에 꿰인 사람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눈가에는 눈물이 고이고, 닫혀 있던 이빨이 맞물리며 딱딱 소리를 냈다.
"아……."
루이스의 상반신에서 힘이 빠지면서 몸이 앞으로 쓰러진다. 하지만 루이스는 미처 다 쓰러지지도 못한 채, 탈력한 표정으로 겍겍 소리를 내고 있다. 굵은 음경이 루이스의 몸이 쓰러지지 못하도록 붙잡은 상태였다. 루이스의 배는 음경의 형태로 돌출되어서, 마치 망가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참 동안, 루이스는 바들바들 떨며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백신현이 하나 밖에 없는 팔을 움직여서 루이스의 골반부를 틀어쥔 것은 바로 그때다.
마력을 쓰지 않아도 백신현의 완력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루이스가 강하게 느껴지는 그 존재감에 조금 놀랐을 때.
백신현이 질문했다.
"내가 움직여도 될까?"
"……아."
루이스는 잠시 흠칫했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했다.
"괜…… 찮아……. 내가, 내가 움직일 수 있게 해 줘……."
표정에 드러난 루이스의 상태는 이미 한계에 가까워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쉬운 길에 매달리지 않는 것이 루이스의 미덕인 것도 사실이다.
백신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오른손을 루이스의 엉덩이에서 떼어냈다. 그리고 그 오른손으로 루이스의 왼손을 살짝 쥐었다.
서로의 손가락이 얽히면서 마치 깍지를 낀 모양처럼 되었다.
루이스의 허리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파비아는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얼굴로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으로 들어오는 현실을 뇌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정도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너무나도 외설적이고, 너무나도 자극적이었다.
눈앞이 분홍색으로 물드는 것 같은 착각이 느껴진다.
"오, 아앗?! 앗앗! 앗앗아아아아앗?! 오?! 오오?!"
밝고 똑부러지던 루이스, 파비아의 둔한 질문에도 미소로 대답해주던 루이스는 이제 없다.
붉고 두꺼운 기둥 위에서 허리를 흔드는 루이스의 모습에 파비아는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았다.
루이스의 배는 이미 조금 전과 비교해서 눈에 띌 정도로 크게 부풀어 있었다. 음경에서 올라온 새하얀 액체가 안쪽을 채우고 있는 것 같았다.
이미 연금술사에게 여러 번 이야기를 들었지만 솔직히 파비아는 여전히 눈앞의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지식을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알 것 같다.
임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 본질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 루이스는 이대로 아기를 배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이 느껴졌다.
파비아가 새삼 침을 삼켰다.
"저런 식으로 인간은…… 그리고 너 같은 수인도 아기를 만드는 거야. 암컷의 여기에, 수컷의 정액이 들어오면 임신하게 되는 거지."
"우……, 우……."
파비아의 심장은 조금 전부터 터지지 않는 게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뛰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흥분하고는 거리가 있다. 루이스의 다리 사이가 푹 젖어 있던 것처럼 파비아 또한 하반신에서 불쾌하지 않은 습기를 느끼고 있다.
"넌 우리하고 다르게 발정기가 있어서 이런 걸 잘 알아두지 않으면 나중에 큰일이 벌어질지도 몰라. 너도 몸이 쑤시기는 하지만,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몰랐을 테니까."
"……."
파비아가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 네가 진짜로 임신하면 곤란하니까……. 정말 몸이 쑤셔서 참을 수 없게 된다면, 이걸 먹어."
연금술사가 종이에 싸인 환약을 파비아에게 건넸다.
"이, 이거언……?"
"피임약. ……지금 루이스처럼 안에 잔뜩 정액을 사정 당해도 이걸 먹으면 임신하지 않을 거야. 네게 맞춰서 만든 물건이니까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고."
손바닥 위에 올린 후, 놓치지 않게 꽉 쥐어준다.
"……."
파비아의 시야가 아득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