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우스 엑스 마키나-4화 (4/235)

EP.4 신, 강림 (3)

크로노스는 티탄이다.

레아도 티탄이다.

여기서 이 티탄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거인을 의미하는 것인가?

아니다.

티탄이라는 말이 단순히 종족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그냥 '신'들을 지칭하는 말이더라.

이른바, 위대한 신들에 대한 경외를 담은 지칭이더라.

이게 지금은 그냥 고유명사처럼 티탄으로 쓰이다가 훗날 '위대한'이나 '거대한' 같은 명칭이 붙었는지 몰라도, 티탄은 신들을 가리키는 일종의 종족명기도 했다.

신을 종족이라고 부리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남쪽의 옆동네처럼 일반 괴수나 몬스터 따위와는 분명히 다른 신, 갓이었다.

벼락을 다루든, 전쟁을 다루든, 아주 뛰어난 전사든,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감히 괴물들 따위가 범접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가령 신들의 최강인 크로노스의 경우.

그는 하늘 위에서 지상을 향해 낫을 휘두르는 것으로 산을 반으로 가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머니 레아도 티탄인 만큼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크로노스에 준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만, 인간 여인 정도는 손짓 하나로 평생 동물로 살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둘의 피를 이어받은 만큼, 나도 신이다.

번개의 신?

절대주신?

아니면 강간의 신?

'명예와 칭호는 그만한 업적을 이루고 난 뒤에 얻는 법.'

나는 아직 평범한 티탄 Z에 불과하다.

내가 정말로 제우스가 되기 위해서는 신좌의 찬탈을 성공해야하며, 강간의 신이든 번식의 신이든 그건 아주 먼 미래의 일이다.

'당장은 크로노스를 조져야지.'

어떤 신인지는 일단 크로노스를 조지고 난 뒤의 일이며, 지금 당장 내가 노려야 하는 건 신살자의 칭호다.

신을 죽인 신.

대가리를 쳐야 그 구역의 대빵을 먹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

물론 패륜이기는 하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왕위를 위해 제 아버지의 성기를 잘랐다.

잘한 일이다.

거기서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비너스가 태어났으니 우라노스의 좆을 커팅한 건 분명 잘한 일이다.

하지만 내 형제자매를 먹어치웠다.

'명분은 내게 있어.'

가족을 구하기 위해 패륜을 저지른 아버지를 쳤다!

크로노스가 폭정을 일삼게 된다면, 나의 왕위 찬탈에는 강력한 명분이 생기는 셈이다.

'명분은 이미 충분해. 부족한 건 능력이지.'

찬탈자로서의 필요한 능력은 하나 뿐.

크로노스를 상대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전투력' 뿐이다.

다행히 나의 육체는 나름 크로노스의 자식이라는 유전자 덕분인지, 신으로서 막강한 힘과 엄청난 능력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했다.

불과 수 년.

나는 아직 소년답다면 소년답지만, 성인다운 모습으로 자라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내 몸은 서서히 '제우스'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단적으로 말해, 몸이 2차 성징을 맞이하여 점점 커지고 있다는 말.

나르키소스 조차도 나를 보고 미소년의 미에 대해 논할 정도로 미려했던 육체가 서서히 남성성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마 성장하고 나면 그리스 신화의 모습을 대리석 조각으로 만든 라오콘상과도 같은 근육질의 몸이 되겠지.

아니면 헬창이 되거나.

'괴물들 때려잡을 거 생각하면 내가 존나 강해지기는 해야해.'

여리여리한 외형이어도 괜찮기는 하지만, 크로노스를 잡고 괴물들을 잡는데 근육이 필요하다면 떡대가 되어도 괜찮다.

왜냐?

이미 나의 좆은 제우스가 되었으니까!

"아우, 으으...."

아말테아는 내 알몸을 보며 많이 부끄러워했다.

수면에 비친 나의 몸은 상당한 언밸런스의 극치였다.

아래만 빼고 보면 여리여리한데, 가운데를 보면 많이 과장하여 세번째 다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

"왜 그러세요, 누나?"

"아무것도 아니야...."

다행히 샘의 찬물로 몸을 씻어내서 망정이지, 세운 상태였으면 내가 괜히 부끄러웠을 것이다.

...아니다.

순간, 나는 머리가 갑자기 비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내 속에 있는 제우스가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나는 번뜩이는 머리로 한 가지 꾀를 생각해냈다.

'이게 지혜의 신이지.'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괜히 내 머릿속에서 나왔겠는가?

"...아."

갑자기 우울해진다.

언젠가 아테나가 내 머리를 쪼개고 나올 거라는 걸 생각하니, 그 엄청난 고통이 엄습할 걸 생각하니까 솟구치려던 혈기도 가라앉았다.

'제우스가 아테나를 따먹었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마도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애초에 아테나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도 기억을 못하는데 어떻게 알아.'

그냥 제우스의 머리를 쪼개고 태어났다는 임팩트가 커서 그렇지, 왜 그녀가 내 머리에서 불쑥 튀어나왔는지는 나도 모른다.

'예언이나 믿어야지.'

예언.

그리스 신화에서 예언은 절대적이다.

크로노스도 그러니까 예언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를 쓰고 자신의 자식을 죽이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저기...."

"누나, 예언은 꼭 이루어질까요?"

"...이루어질 거야. 반드시."

아말테아는 내 손을 꼭 잡으며 손등을 두드렸다.

그녀의 보드라운 손은 정말이지 따스했다.

"내가 보장할게."

"고마워요, 누나. ...그런데 누나, 요즘 저, 고민이 있어요."

"고민? 뭔데?"

자.

내 안의 제우스가 시킨 마법의 대사를 읊을 때가 되었다.

"그, 그게...."

나는 일부러 가랑이를 오므렸다.

그리고 시선을 아말테아의 가슴으로 향했다.

가슴, 배, 골반.

얼굴이야 매일같이 보고사니까 그냥 넘어가도, 이렇게 대놓고 몸을 볼 기회는 잘 없다.

'님프는 사실 엘프가 아닐까?'

둘 다 '프'자 돌림인 걸 생각하면, 님프의 아름다움이 충분히 이해간다.

'새삼 다시 느끼지만 개꼴리게 생겼네, 슈벌.'

왜 제우스가 여신에 인간에 요정까지 건드리고 다녔는지 알겠다.

님프는 존재 자체가 음란이었다.

이걸 따먹고 임신시키지 않는다?

비단 제우스라서 그런게 아니라, 앞으로 있을 신화 전체에 대한 모독이다.

그러니까.

"저...누나를 볼 때마다...."

움찔, 움찔.

아말테아의 표정은 점차 굳기 시작했고, 나는 그녀를 향해 애원하듯 눈을 연신 깜빡였다.

마법의 주문.

"눈나, 저 꼬추가 이상해요...."

이 영롱한 제우스의 스케일을 보라.

티-탄.

그 자체다.

"어, 으, 으...."

아말테아는 얼굴을 붉히며 당황했다.

나같이 어린 아이가, 숙명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가 죽을 상을 지으니 얼마나 죄책감이 들겠는가?

'꼬우면 성교육 해야지!'

그녀는 아직 내게 '성'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았다.

싸우는 법, 무기를 쥐는 법, 적을 상대하는 법을 가르치기만 했지,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교미를 하고 아이를 낳는지 가르쳐주지는 않았다!

"누나, 저 어떻게 해야해요?"

나는 아말테아에게 공을 던졌다.

그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나는 69가지 패턴에 대해 74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 892개 중 하나의 답을 낼 것이다.

"그게...어, 음...."

아말테아는 내 앞에 무릎을 꿇으며, 내 허벅지를 향해 입을 벌렸다.

"...누나가 호 해줄게."

야스.

나는 부끄럽다는 듯 두손으로 얼굴을 덮으며 하늘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계획대로.'

그러지 않으면 씩 올라간 입꼬리가 들킬 것만 같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돌아간 남자가 최후의 승리를 선언할 때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호오, 하아, 아픔아...날아가라...."

"......."

"하아아. 으으, 아, 안 가라앉네...?"

고개를 내리니, 아말테아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당황한 채 계속 내 자지에 뜨거운 숨결만 내뱉고 있었다.

알고 그러는 걸까, 아니면 몰라서 그러는 걸까?

'이런 상황은 조금 난해한데.'

아말테아가 알고 그러는 거면 요망하기 짝이 없는 짓이고, 모르고 하는 거면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짓이다.

"하아, 하아...."

만지지도 빨지도 않고 숨만 계속 호호 불고 있으니, 좆이 정말 터질 것 같다.

나는 거칠고 질척한 제우스의 번개같은 자극을 원하는데, 내게 주어지는 건 아말테아의 따스한 숨결 뿐이다.

아흐흑.

'입보지가 있는데 왜 박지를 못하니!'

살짝 열린 입이 있다.

귀두만큼만 앞으로 나아가면 자지가 아말테아의 입술을 훔쳐간다.

찌를까?

그냥 본능대로 움직여?

그럼 아말테아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으으. 소용이 없네...."

아말테아는 곤란하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유피테르, 아직도 아파?"

"응, 아까보다 더 화끈거려졌어...."

죄책감 추가.

"나 어떡해? 이거...뭔가 잘못되는 거 아냐?"

"잘못은...하아, 안 되는데...."

앗.

지금 뭔가 실마리가 보인 것 같다.

"방법을 알려줘. 그러면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으, 으으...."

아말테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내 어깨를 붙잡고 내 몸을 돌게 만들었다.

"유피테르도 어느새 어른이 되었구나."

샘을 향해 나는 반듯하게 서게 되었다.

아말테아는 내 뒤에서 나를 백허그하듯 가슴을 붙였다.

'옷 벗어어어어어어!'

저 간악한 드레스가 살결의 촉감을 막고 있다.

님프의 드레스를 찢어버리고, 포근한 가슴이 얹어지기만을 기다린 나의 기대감을 돌려줘!

'아니면 아말테아가 스스로 벗고 비비기를?'

"...손 줘봐."

그런 건 없었다.

아말테아는 그저 자신의 손을 내 손등 위에 포개듯 붙잡고 사타구니 쪽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근육이 뭉쳤을 때 어떻게 해야된다고 했어?"

"손으로 꾹꾹 눌러주면서 풀어줘야한다고 했어."

"이것도 마찬가지야. 이렇게...."

지저스.

아말테아의 푹신한 손이 드디어 내 자지를 붙잡았다.

오른손 엄지를 내 귀두 위에 놓고, 장대를 움켜쥐듯 손가락을 아래로 밀어넣어 내 자지를 붙잡았다.

"이, 이러면 되는 거야? 아까보다...더 따가워."

"조금만 기다려봐."

아말테아는 내 왼손을 튕겼다.

그러자 아래에 있던 샘물이 위로 솟구쳐, 내 자지를 위에서부터 천천히 적시기 시작했다.

"무, 물은 왜 끼얹는 거야? 뜨거워서?"

"...그런 게 있어."

그런 게 있다.

그런 게 뭘까?

그냥 손을 앞뒤로 흔들거나 탁탁탁하면 되는 것 같은데, 물은 왜 끼얹는 걸까?

"유피테르, 지금부터 하는 걸...대지모신께 말하면 안 돼."

"마, 말하면 안 돼? 나 큰일나?"

"...내가 큰일나니까 그래."

"그, 그럼 치료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거기까지는 괜찮아."

아말테아는 뒤에서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녀의 숨결이 내 머리칼을 간질였다.

방금 전까지는 자지 앞에서 하악거리던 숨을 내 머리 위에서 내뱉으니, 정말 기분이 짜릿했다.

사실 그보다도 더 짜릿한 건 역시 대딸이었다.

'이게 얼마만의 사정이냐.'

지금까지 나는 한 번 도 자위를 한 적이 없었다.

왜?

이 날을 위해!

"...실례할게."

아말테아는 아주 천천히, 물에 젖은 내 자지를 움켜쥔 손을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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