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우스 엑스 마키나-11화 (11/235)

EP.11 성교육 복습하기 (1)

아말테아와의 성교육 실습 오리엔테이션 이후.

서로 아다를 뗐지만, 우리의 일과는 변하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몸단장을 하고 수련에 매진한다.

푸시업 100회, 윗몸일으키기 100회와 같은 현대식 운동과는 다른, 고대 그리스식 군사 훈련에 가깝다.

솔직히 말해, 하루하루가 유격이다.

몸이 성장할수록 나날이 훈련의 강도는 강해졌고, 이제는 맨손으로 거대한 사자를 때려잡을 수준으로 성장했다.

힘든가?

힘들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몸에 활력이 넘쳐나.'

신의 신체는 위대하며, 그 체력은 무한에 가깝다.

아무리 훈련을 거듭해도 지쳐서 쓰러지는 일은 없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저질스러운 체력이라 힘들 수 있겠지만, 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헬창의 피와 육체를 이어받고 태어났다.

지치면 더 강해진다.

육체의 활력을 한계까지 사용해도, 자고 일어나면 말끔히 회복된다.

몸에 큰 상처가 남아도 금방 낫고, 흉터도 시간이 조금 지나니 아물어 사라졌다.

'역시 제우스.'

헤라클레스가 괜히 근육 떡대로 자란게 아니다.

헤라클레스라는 대영웅이 신들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강인한 인간 영웅이 된 건 그에게 내려진 수많은 시련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기본적으로 제우스로부터 내려받은 유전자도 톡톡히 역할을 했을 것이다.

제우스의 육체는 힘이 넘친다.

넘치는 활력을 주체못해, 일부러 한계까지 무구를 휘두르며 무술을 수련할 때도 있었다.

무술 수련에 육체적 한계는 사실상 없으니, 남은 건 정신적인 문제 뿐이었다.

지루함.

무료함.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

그것을 나는 전투 훈련으로 해결했다.

검술도 배우고, 도끼질도 배우고, 창질도 배우고, 활도 배웠다.

아말테아는 내가 원하는 전투 훈련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나는 아말테아의 훈련 덕분에 큰 무리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아말테아, 그녀는 내게 완벽한 유모이며 가정교사다.

'왜 가이아가 아말테아를 내 교사로 지정했는지 알겠어.'

단순히 가슴이 크고 아름다운 님프여서 그런 건 아니다.

아말테아는 님프지만, 한 명의 학자이며, 한 명의 전사였다.

카앙, 카앙!

-아래!

나는 아말테아의 허상을 상대로 검을 휘둘렀다.

아말테아의 허상은 어깨를 노리는 내 검에 유유히 몸을 빙글 돌리며 거리를 벌렸다.

-아무리 둔해보이는 적도 자신보다 재빠를 수 있어요. 공격을 하고 나면 항상 다음을 준비하세요.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그간 검을 나눈 경험을 되살려 상상 속 환영을 상대로 검을 휘둘렀다.

카앙, 카앙!

검을 휘두르는 아말테아의 눈빛은 너무나도 진지한 여전사였다.

침대에서 제발 더 강하게 해달라고 애원하던 여인은 이 자리에 없고, 힘은 밀리지만 손목의 유연함과 날랜 몸을 이용해 기교로 승부하는 님프 전사가 있을 뿐이다.

아말테아는 내게 그리스에서 살아가는 지식을 가르치며, 동시에 내게 검술을 비롯한 다양한 무술을 가르쳤다.

크로노스 척결.

신들의 왕이 된 존재에게 얕은 기교는 통하지 않는다.

특히 그가 사용하는 대낫은 두 팔로도 다 감싸쥐지 못하는 대리석 기둥조차 갈라버린다.

어줍잖은 힘으로 막아서려고 한다면, 아마 허리가 두동강나서 제/우스가 되겠지.

그래서 나는 님프의 검술을 배웠다.

날랜 몸을 이용해 상대보다 빠르게.

강한 적을 상대로 약점을 살피고 약점을 찌르며.

빈틈을 발견한 순간, 빠르게 찌른다!

퍼억.

허상의 아말테아는 사라졌다.

"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아말테아가 드디어 허상이나마 내 검에 일격을 맞았다.

훗.

허상 속 아말테아는 나를 향해 대견하다는 듯 웃었다.

나는 너무나 감격하여 허상의 그녀를 그만 와락 안을 뻔 했다.

"...크흠."

남들이 보면 혼자서 검을 휘두르며 생쇼를 하던 놈이 혼자서 좋다고 헤실거라다 허공을 끌어안는 모습처럼 보이겠지.

나는 가슴을 두드리며 마음을 달랬다.

'이제 조금은 닿을 수 있어.'

아직 육체적으로 완전히 준비는 되어있지 않지만, 전투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게 한눈에 체감되었다.

"...하하."

내 주변은 초토화되어있었다.

마치 벼락이 바닥을 때리고 부순 것처럼 땅이 갈라져있었다.

크큭, 이제는 이 섬도 나의 힘을 감당할 수 없는 건가.

...반쯤 농담이지만, 반쯤 진담이기도 하다.

'아말테아에게 상담을 해봐야겠어.'

나의 전투력은 얼마나 성장했는가.

그리고 앞으로 크로노스를 죽이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강해져야만 하는가.

그 척도를 아말테아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아말테아가 내 질문을 듣고 대답을 한 뒤였다.

-혼자서는 크로노스를 이길 수 없을 거야.

동료.

...생각해보니 혈육을 구하며 혼자서 크로노스를 잡은게 아니라, 제우스는 형제들과 함께 3인 파티로 크로노스 레이드를 뛰었더라.

그랬다.

나의 첫번째 임무는 '인명구출'이었다.

* * *

크로노스가 레아의 마지막 아이를 삼킨 것으로, 더이상 비극은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이 '마지막'이라는 말을 함에 있어, 한 가지 분명히 해야할 점이 있었다.

크로노스가 레아를 더이상 임신시키지 않는다?

그렇다.

놀랍게도 크로노스는 마지막 여섯 번 째 아이를 먹어치운 것으로 더이상 레아를 건드리지 않았다.

'싫증'이 난 것이다.

-재미가 없군.

아이를 모두 잃어버리고 망가진 인형처럼 지내는 레아를 상대로, 크로노스는 레아를 범하는데 질려버린 것이다.

-너같은 여신은 얼마든지 있다. 부부의 정을 생각하여 쫓아내지는 않으마.

크로노스는 레아를 감금용 동굴에서 꺼냈다.

레아는 스스로 밖으로 나갈 자유를 얻었지만, 크로노스의 신전 안에서 조금도 나가지 않았다.

그저 인형 여섯 개를 만들고, 그 아이들을 마치 자식처럼 대하며 눈물로 매일매일을 지새웠다.

레아의 비극은 신전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크로노스에 대한 불만은 고조되기 시작했다.

레아가 겪은 비극이 너무 슬퍼서?

아니다.

레아가 소위 '고장'남에 따라, 크로노스는 새로운 장난감을 찾으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크헤헤, 어디 저항해보거라!

-안 돼요! 싫어요! 아아악!!

크로노스는 다른 여인들을 강간하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를 범하는 것 자체에서 쾌감을 얻듯.

저항하는 여인을 힘으로 굴복시키는 것에 자긍심을 얻듯.

그는 여신을, 님프를, 심지어 인간 여자까지 범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아내를 빼앗고, 누군가의 여동생을 범하고, 누군가의 딸을 강제로 침실로 들였다.

그러나 누구도 크로노스에게 반기를 들지 못했다.

그 우라노스를 상대로 낫으로 성기를 잘라낸 자가 크로노스다.

만약 누군가가 감히 크로노스를 상대로 이길 수 있었다면, 진작 가이아가 그에게 크로노스를 대처하라고 얘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크로노스를 제압할 수 있는 이들은 모두 크로노스에게 봉인되었다.

크로노스가 우라노스를 제압하기 위해 가이아의 아들들을 구했으나, 정작 그 자신도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퀴클롭스'들을 우라노스처럼 봉인해버리고 말았다.

크로노스에게 저항할 수 있는 이들은 누구도 없었다.

-절대...굴복하지 않을 거예요!

-크하하! 너같이 말하는 여자들의 씹물을 다 모았으면 스틱스 강을 진작에 채웠을 것이다. 언제까지 저항하는지 두고보자고!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크로노스는 한 명의 여인이 레아처럼 마음이 꺾여 절망할 때까지, 그 여인만을 건드린다는 것.

그리고 더이상 아이까지는 임신시키지 않는다는 것.

레아 한 명을 범할 때는 자식을 먹어치우는 것으로 해결했지만, 레아가 아닌 집밖으로 나돌아다니기 시작하면서 그는 나름대로 아랫도리 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임신은 시키지 않는다.

대신 강간은 한다.

그리스 전역에서 여인들의 피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크로노스의 악행을 막지 못하는 상황.

시대는, 새로운 영웅을 바라기 시작했다.

* * *

"섹스."

"맞아요. 남녀가 사랑을 나누고 서로 성기를 맞추는 행위를 우리는 섹스라고 불러요."

늦은 밤.

아말테아는 내게 성에 대해 더 가르쳤다.

밖에서 가져온 성교육 교재는 다소 적나라한 내용도 있었고, 유익한 내용도 있었다.

"그러니까 누나 말은 너무 자주하면 몸이 상한단 말이죠?"

"네. 건전한 성관계를 유지하려면...음...일주일에...."

아말테아는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내 시선을 피했다.

'대답 잘 해라.'

대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성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나는 평정을 가장하며, 아말테아의 손가락이 최대한 많이 펼쳐지기를 바랐다.

"...세 번?"

"네, 알았어요. 세 번."

씨발.

"그런데 왜 세 번이에요?"

"...두 번은 너무 적고, 네 번은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아니다.

틀렸다.

하루에 세 번도 많은게 아닌데, 어떻게 일주일에 세 번밖에 안 할 수 있어!

"알았어요, 누나. 그런데 어...만약에 제가 못 참을 것 같으면 어떻게 해요?"

나는 흥정을 걸었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약속을 하지 않은 지금이라면, 좆을 비벼볼 껀덕지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다.

"혼자서...해야해요?"

"...그 때는 제가 빼줄게요. 아, 아니. 빼줄게."

처녀를 취한 이후.

아말테아는 가끔 내게 존댓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를 키우며 내가 누나누나 할 때 그녀는 나를 편하게 대했지만, 점차 자라면서 내 안의 신성이 흘러나와 그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

'원래 존댓말이 어울리는 여자지.'

나긋나긋하고 상냥한 마음을 가진 연상의 님프.

도도하거나 표독스럽고 기가 센 인상이 아니라, 서글서글하여 존댓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님프다.

'언젠가 더 세게 박아줘가 아니라 박아주세요라고 하는 날이 오게 되겠지.'

생각만해도 짜릿하다.

일주일에 고작 세 번인 횟수가 조금 좆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하루 걸러 하루 섹스를 하면 괜찮지않을까?

"아 참. 잠깐 나갔다가 올게요."

"...응? 누나, 지금 한다고 안 했어요?"

섹스에 대해 알고 건전한 횟수도 알았으니, 나머지는 당연히 실습이다.

그런데 아말테아는 잠깐 어딘가로 간다고 한다.

그녀는 너무나도 서운한 얼굴로 내게 두 손을 모았다.

"...잠깐만 기다려줄래요?"

"......알았어요. 대신 금방 와요."

아말테아는 종종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간편한 하얀 드레스 안에 비치는 실루엣이 절로 내 자지를 화나게 만들었다.

* * *

늦은 밤.

아말테아는 동굴을 빠져나와, 누군가의 앞에 섰다.

"위대하신-"

"쉿."

사락.

아말테아는 인사를 하기도 전에, 얼굴에 뿌려지는 향에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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