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2 아프로디테 (3) 자면서 제우스
아프로디테와의 섹스는 굉장했다.
그리고 나는 새삼 티탄 여신의 몸이 얼마나 대단한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으아아앗! 아프로디테 보지 굉장해요오옷!
수많은 티탄 여신들을 취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깨닫게 되었다. 여신은 고대 티탄에 가까울수록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즉 가이아에 가까울 수록, 태초에 존재했던 이들과 가까울수록 더 보지가 막말로 '개쩐다'고 할 수 있다.
상스럽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더 이 보지를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최고였어.
비교를 하자면, 헤라보다도 좋았다. 메티스보다도, 레아보다도 좋았다.
지금까지 내가 해본 수많은 섹스 중 아프로디테와 비벼볼 수 있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과거의 일은 옛날이니까? 아니다. 나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인상깊은 섹스를 골라보라면 단연 오늘의 섹스를 항상 우승 후보에 올릴 것이다.
그나마 비벼볼 수 있는 여자가 있다면 '테미스'였다.
아이를 낳기 전의 테미스는 내 부인의 자리를 한 때 차지했을 정도로 정말 개쩔었고, 테미스가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난 지금도 나는 테미스와 열락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프로디테는 그런 테미스 이상의 존재였다.
나중에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여신 중 최고의 몸을 가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태초와 가장 가까운 처녀(였던) 여신.
아프로디테가 이럴 진데, 가이아는 어땠을까.
'우라노스가 밉다.'
갑자기 가이아의 처녀를 취했을 우라노스가 밉다. 아니, 이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가? 가이아는 스스로 우라노스를 잉태했으니, 가이아의 처녀는….
'우라노스가 밉다.'
섹스가 아니고 출산으로 가이아의 소중한 처녀를 찢다니. 유감스럽다.
'하지만 아프로디테를 낳아줬으니 봐준다.'
가이아 대신 아프로디테와 섹스를 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가이아의 처녀 시절을 맛보게 된다면 아마 나는 정신을 못차리게 될 지도 모른다.
운명?
-예언을 하게 해다오. 대신 내 처녀를 주마.
-내일 날씨부터 앞으로 인류의 미래까지 뭐든 말만 하시오! 내 그대의 예언을 기호로 만들어 저 머나먼 이국땅에 대지 전체에 새겨놓을 것이오!
-아, 아니 거기까지는….
-당신의 처녀를 먹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처녀면 인정이지.
가이아의 처녀를 맛볼 수만 있다면 앞으로 아무나 예언을 하고 다니라고 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이아와 동세대의 처녀들은 어떨까.
가이아와 동세대의 존재들과도 섹스를 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의 처녀 시절과 살을 섞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다.
한 때 인간이었던 나 또한 마찬가지다.
수많은 여신과 섹스를 했지만 늘 새롭고 짜릿하다.
그러니 아프로디테와도 계속 섹스를 이어나갈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으니….
"아프로디테, 너는 올림포스 12신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나는 그녀가 응당 가져야 했을 자리를 하나 건넸다.
아프로디테는 12신의 자리라는 것에 고개를 갸웃거렸고, 나는 그녀에게 올림포스를 다스리는 12신에 대해서 안내했다.
"12신이라면서요."
"그래. 12신이지."
"저까지 포함하면 13신인데요."
"그래. 그래서 한 명에게 양해를 구했다."
나는 미리 마음씨 착한 '그녀'에게 협조를 구했다. 처음부터 올림포스 12신의 자리에 딱히 관심이 없던 그녀는 내가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마자 흔쾌히 받아들였다.
조건 하나를 내걸기는 했지만, 그게 썩 나쁜 조건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더 반기는 바였다.
"따라와라."
나는 아프로디테를 안고 올림포스로 들어갔다.
그리고 미리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 그녀에게로 바로 직행했다.
"어머, 오빠? 옆에는 누구예요?"
"일곱 번째 이모."
나는 화로 앞에 누워있는 헤스티아에게 아프로디테를 소개했다.
"헤스티아, 네게 부탁이 있다."
* * *
며칠 뒤.
나는 올림포스 12신의 회의를 소집했다.
몸단장을 마치고, 주신으로서의 권위를 갖춘 나는 올림포스 12신이 기다리고 있을 대신전으로 향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프로디테는 분홍빛 드레스를 입은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여신들은 감히 소화하기도 힘든 연분홍빛 드레스를 그녀는 마치 처음부터 제 색깔이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입고 있었다.
"옷 색깔이 예쁘구나. 유두와 보지를 구분할 수 없겠어. 흐흐."
"일부러 색을 맞춘 겁니다."
"...오우."
자신감, 대단해.
"가자."
구름에 아프로디테를 실어 하늘로 올랐고, 나는 이미 기다리고 있던 12주신과 수많은 여신들을 향해 그녀를 소개했다.
"이미 기다리고 있었군. 소개하마.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불릴 아프로디테다."
"......."
세상이 얼어붙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여신들의 눈에 불이 붙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아프로디테."
그리고 내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또한 싸늘하게 변했다.
마치 내 앞에서는 내숭이었다는 듯, 혹은 남들의 앞에서는 도도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듯,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찬 얼굴로 오만하게 고개를 들었다.
그래, 저 모습은 마치….
-이 구역에서 가장 예쁜 여신은 나야.
라고, 얼굴과 몸으로 말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여신들에게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크윽…!"
아프로디테의 몸은 안쪽만 쩌는 게 아니다. 아름다움의 여신이라는 이름은 당장 그녀의 외형부터 걸맞는 이명이다.
객관적으로 봐도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웠다.
원숙미, 성숙미, 세련미 등으로 아름다움의 종류를 나누고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누구나 다들 아름답다고 말할 존재가 있다면 아프로디테일 것이다.
'파리스가 괜히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건넸겠어?'
그리스 신화에 대해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훗날 트로이 전쟁의 계기가 된 황금사과 사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미모를 뽐내게 되었으니, 파리스는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결국 아프로디테를 선택했다.
인간 왕자의 눈에도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선택된 여신이다.
한낱 인간이 가장 아름다운 여신을 고른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거기서 이겼다는 것이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을 증명하고 있다.
"아프로디테는 올림포스 12신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내 엄포에 모두가 경악했다.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아직 누구와도 이야기가 안 되었던 만큼, 아테나마저도 기겁을 하며 놀랐다.
다들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
"혹시 '저 불여시 같은 년이 제우스한테 꼬리쳐서 제우스 눈 돌아가게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침묵.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음을 안다.
"헤스티아."
"네, 제우스 님."
나는 미리 약속한 그녀를 불렀고, 헤스티아는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네 어깨에 얹은 화로의 신이라는 이름에서 올림포스 12신이라는 짐을 덜어내니, 너는 앞으로 화로를 관장하는 여신으로서 너의 일에 전념하거라."
"감사합니다, 제우스 님."
헤스티아의 은퇴다.
올림포스 12신으로 계속 회의에 나와야 할 필요 없이, 앞으로 헤스티아는 화로의 옆에서 지낼 것이다.
"...후후, 이제 저도 일하면서 놀면 되겠네요."
나도 잘 몰랐다.
헤스티아가 극강의 니트라는 것을.
지금까지는 올림포스의 건국을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올림포스가 자리잡은 지금에 와서는 그냥 화로 옆에 누워서 밖으로 나가지 않는 극강의 히키코모리라는 것을 나는 몰랐다.
그래서 아프로디테의 등장은 헤스티아에게도 상당히 좋은 일이었다. 귀찮은 일을 아프로디테에게 맡기고 자신은 화로를 담당하는 일만 하면 되니까.
"질문있습니다, 제우스 님."
"말해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여신은 도대체 어디서…?"
"우라노스의 좆."
나는 아프로디테의 탄생 비화를 널리 알렸다.
우라노스의 임신과 성기에서 태어난 존재라는 것에 많은 여신들은 다소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제대로 빼내어버리는 형태가 된 만큼, 아프로디테에 대해서 상당히 고깝게 여기는 눈빛이 강했다.
누군가는 아프로디테의 미모에 질투를 하고.
누군가는 아프로디테를 향한 나의 총애를 질투하고.
또 누군가는 헤스티아의 자리를 꿰차고 단숨에 올림포스 12신이 된 것을 질투하고.
당연한 일이다.
아프로디테가 올림포스의 건국부터 함께했다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 당장은 아프로디테가 올림포스에 융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나는 여신들에게 한 가지 선물을 줄 것이다.
새롭게 아프로디테가 12주신이 된 기념으로 돌리는 선물이다.
"모두 받아라. 아프로디테가 너희에게 주는 기념 선물, 향초다."
"선물이니 고맙게 받겠습니다만, 향초…?"
"그래. 헤스티아로부터 불을 받아 피워라. 그러면…."
씩.
"나와의 섹스를 임상체험 할 수 있을 것이다."
"뭐...라고요…?"
"아프로디테는 나와의 섹스 경험을 이렇게 향초로 만들어낼 수 있다."
티탄 대단해!
가능한 지 물었고, 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과감히 아프로디테가 느낀 모든 것을 향초로 담아 만들었다.
"아프로디테. 내가 너의 처녀를 어떻게 가져갔지?"
"그, 그게."
오만하고 도도하던 아프로디테는 처음으로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리듯 속삭였다.
"드, 들박이라는 방법으로 저를 취하셨습니다."
"들박!"
아테나가 비명을 지르며 놀랐다. 다른 이들 또한 눈에 불을 켜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들박이 뭐야?"
"들고 박는 거! 세상에, 제우스 님께서 자지로 아래를 받쳐주시다니!"
"그러니까 저거를 쓰면…제우스 님께 처녀가 깨지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건가?"
여신들은 하나 둘 아프로디테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저 여신이 제우스 님과 섹스를 하면 그걸 우리가 간접체험 할 수 있다고?"
그러하다.
아프로디테는 사랑과 미의 여신.
남녀가 사랑을 나눈 것을 모두에게 경험으로 나눌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이것은 바야흐로, '자면서 제우스.'
여신들은 이제 자면서 나와 섹스를 할 것이다.
"향초 필요한 사람?"
모두가 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