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우스 엑스 마키나-124화 (124/235)

EP.124 에우로페 (3) 응애 나 아기 헤라

"햐으응…."

"괴도 쥬지, 흐윽, 강해…."

"흐흐, 그러길래 까불지 말았어야지."

나는 둘을 묶어둔 밧줄을 풀었다.

이미 둘은 내게 절정한 순간 전의를 상실했고, 나는 키벨레와 마찬가지로 다른 이들이 둘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함께 으슥한 곳으로 옮겨두었다.

"다음에는 더 강해져서 돌아와라."

찰싹.

나는 둘의 엉덩이를 동시에 때렸다.

그러자 둘의 안에 사정한 정액(정자없음)이 질컥거리며 흘러나왔다.

"......크으."

사진기라도 있었으면 저걸 찍어두는 건데.

하얀 피부에는 붉은 손길이 가득하고, 머리카락은 헝클어졌고, 눈은 풀려서 초점이 없는 게 영락없이 범해져 정신을 잃은 여인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모습은 업보다.

키벨레와 마찬가지로 이 여자들은 나를 범하려고 했고, 나는 강간 시도에 강간으로 갚았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자주 있겠지.'

제우스를 향한 반역심.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나를 향해 아무런 문제없이 나를 향해 반항할 수 있는 합법적인 야자타임, 아니 야스타임을 만들었다.

주신과 여신이 아닌, 강간마와 여인으로서 만난다면?

플레이야스를 통해 여신들은 인간을 체험하며, 동시에 나의 플레이야스, 쥬피터를 범하려고 했다.

-하하하, 이거 내가 쥬피터로 다니다가 다른 플레이야스에게 따먹히는 게 아닐까 몰라.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간 듯 웃으면서 공언을 했다.

합법적으로 쥬피터를 강간할 수 있는 기회!

나도 여신들과의 술래잡기에서 도망을 치는 입장이 되고, 동시에 이렇게 따로 빠져나온 이들을 상대로 합법 강간을 하는 유희를 기어이 만들어내고 만 것이다.

'이게 다 플레이야스 덕분이지.'

신으로서 할 수 없는 과격한 행위들을 인간의 몸으로 하자.

의도도 좋았고, 과정도 좋다.

이제 남은 것은 결과만 좋으면 끝.

'아직 여신들은 또다른 플레이야스의 존재를 몰라.'

쥬피터와 유노가 프로토타입 플레이야스라고 한다면, 지금 여신들이 쓰는 플레이야스는 1세대 플레이야스라고 할 수 있다.

완성된 여성의 대리석 마네킹에 영혼의 조각을 불어넣어 생명으로 만드는 것.

이것은 이미 어른으로, 성인이 된 상태에서 인간으로 유희를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2세대 플레이야스는 다르다.

헤파이스토스 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여신들도 함께 힘을 합쳐 만들어낸 2세대 플레이야스는 아주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끼이익.

나는 2세대 플레이야스의 프로토타입이 있는 곳의 문을 열었다.

"누, 누구…?"

감미로운 목소리.

하지만 겁에 질렸고, 벌벌 떨고 있다.

얇은 천 너머로 보이는 실루엣은 절로 자지를 불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에우로페."

내 목소리에 여인, 에우로페는 침대 위에서 몸을 다급히 일으켰다.

펄럭!

"늦었어."

하지만 나는 단숨에 달려가 에우로페를 덮쳤다.

놀란 얼굴을 향해 손을 뻗어 비명을 지르려던 입을 막고, 우악스럽게 그녀를 침대에 강제로 눕혔다.

"웁, 우읍…!"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 네가 성인이 되는 날이다. 이제 합법적으로 따먹어도 되는 날이라는 거지."

왜 하필 성인이냐.

성인이어야하기 때문이다.

나의 속에 있는 제우스가 성인만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으으읍!"

"저항하지 마라. 너는 이렇게 될 운명이었으니."

"우우웁…!"

에우로페의 눈에 맺힌 눈물이 아래로 흘러내렸다. 나는 아득바득 나를 향해 휘두르는 주먹을 무시하며, 에우로페의 치마를 걷어 일단 자지부터 맞췄다.

찌걱.

"!!!"

"이제, 깨어날 차례다."

나는 에우로페의 몸에 있는 '봉인'을 찢었다.

처녀막이라는 봉인은 에우로페를 진정한 여인으로 만들었고, 에우로페는 파과의 고통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아, 아아…."

에우로페의 신음이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입을 막은 손을 옆으로 놓았고, 에우로페는 풀린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정말...이제 갓 성인이 된 여인의 처녀를 강제로 취하다니. 이 더러운 강간마."

"뭐래. 크으, 오래 참았다."

나는 에우로페의 유두에 가볍게 키스를 남겼다.

"그래서 20년 만에 맛보는 남편 좆맛은 어때?"

"흐응, 정말, 이상한 걸. 분명 '나'는 어제도 섹스를 했을텐데, 이렇게 맛보니까…."

에우로페는 입맛을 다시며 야릇하게 웃었다.

"존나 맛있어."

"인간에 물들었군."

"지금은, 흐응, 인간인 걸…."

찌걱, 찌걱.

에우로페는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내 자지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아아앙…. 느긋한, 흐읏, 처녀섹스…. 너무 좋아…."

"미안하지만 그런 거 할 시간은 없다."

"히익?!"

나는 단숨에 에우로페를 붙잡았다.

"네가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경비병들이 슬슬 눈치채고 달려오고 있잖냐."

"...그럼 당연하지. 강간당하는데 누가 비명을 안질, 러엇…!"

찌걱.

나는 에우로페를 꽉 끌어안고 창문으로 향했다.

쿵!

"공주님!!"

문이 부서지며 한 무리의 남녀가 나타났다.

그들은 핏자국이 남아있는 침대, 그리고 창문을 향해 선 나를 보고는-

"이 더러운 새끼!"

욕설과 함께 뛰어들려고 했다.

"움직이지마."

나는 그들을 향해 에우로페를 보이며 겁박했다. 나는 내게 안긴 에우로페의 목에 단검을 겨눴다.

"움직이면 찌른다."

"이, 이미 찌르고 있으면서…!"

"자지로 찌르는 게 아니라, 칼로 목을 찌르겠다는 거다."

"이, 이…!"

에우로페와 닮은 남자들은 검을 부들부들 떨며 분노했다. 나는 그들을 향해 일부러 케라우노스의 검면을 혀로 핥으며 비웃었다.

"흐흐흐, 왜 그러지? 약혼자라도 되나?"

"에우로페 누님을 놓아줘!"

"아하! 남동생인가? 만나서 반가워, 처남!"

"이 개자식!"

아아, 짜릿하다.

올림포스에서 느낄 수 없는 '진짜' 모멸감.

제우스가 강간하는 건 위대하고 부러운 일이지만, 인간 쥬피터가 강간하는 건 범죄고 쓰레기 짓이다.

저런 이글거리는 눈빛을 받는 강간이야말로 진정한 강간이다.

내가 당장 따먹고 있는 에우로페에게 그걸 받지 못하고 있으니, 에우로페의 동생에게 대신 모멸을 받아 진짜로 여자를 강간 납치하는 기분이 들었다.

"에우로페는 나, 괴도 쥬지가 가져간다! 으하하하!"

나는 창밖을 향해 몸을 던졌다.

에우로페를 들박한 채로.

"오빠, 이 뒤에 계획은?"

"아주 특별한 계획을 만들어뒀지. 그보다 더는 그거나 해. 그거."

"...부끄러운데."

"어서."

에우로페는 짧게 심호흡을 한 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살려주세요, 누군가!!"

밤이 찢어져라, 비명을 질렀다.

* * *

"어이쿠, 어디선가 미인이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는데."

나는 지상에서 들려오는 비명에 등골이 오싹했다.

"헤라, 들려? 저기 강간당하는 여자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

"흐읏, 뭐래…."

의자에 앉은 헤라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움찔거렸다.

나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몸을 붙였다.

"왜 그래? 누가 보면 네가 나랑 섹스하는 줄 알겠어."

"읏, 으읏…!"

헤라는 현재 그 어떤 것도 성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 중이다.

내 자지를 보지에 넣지도 않았고, 딜도를 안에 꽂지도 않았고, 황금옥좌에 앉아 절정 지옥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인데, 마치 방금 처녀라도 꿰뚫린 것처럼 절정하고 있는 셈.

"더 세게 박아줄까? 응?"

"그, 그마안…!"

"뭘 그만하라는 거지?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데."

"달리면서, 흐끅, 자지 쑤셔넣지 말란 말이야…!"

헤라는 울먹거리며 나를 흘겼다.

나는 그녀를 토닥이며, 나의 화신으로 적들을 피해 도망치고 있는 쥬피터를 향해 지시를 내렸다.

'슬슬 거기로.'

'본부대로.'

쥬피터는 나다.

나의 분신인 동시에, 나의 제우스 적 기질-강간마의 면모를 짙게 가지고 있는 나다.

그래서 때때로는 마치 원래 내가 제우스의 몸에 빙의하면서 내 몸에 있던 제우스의 영혼이 강간마 쥬피터의 모습으로 깨어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더 좋은 건가?'

딱히 별개의 존재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만약 영혼이 분리가 된다고 해도, 나는 제우스고 제우스는 나다.

"크으."

제우스가 취하는 여자가 곧 내가 취하는 여자이며,

쥬피터가 따먹는 여자도 내가 범하는 여자다.

제우스든 유피테르든 쥬피터든, 그 모든 것들이 나다.

그들이 취하는 여자도 내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모든 여자를 취할 수 있지만….

"헤라, 쥬피터 자지 어때? 응? 다른 느낌인가?"

"하아, 하아. 다른 느낌이면 안 돼…. 모습은 달라도, 흐끅, 자지는 똑같아야 해…!"

헤라는 내 손을 붙잡으며 으르렁거렸다.

"자지, 바꾸면 죽여버린다…!"

"...안 바꿔, 안 바꿔. 걱정하지 마라."

이럴 때면 제우스의 정체성은 자지가 아닐까 싶지만, 내 자지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니 어쩔 수 있나.

'최고다! 플레이야스.'

헤라는 간접 경험으로 길게 섹스를 할 수 있어서 좋고, 나는 '인간적'으로 자란 헤라의 또다른 보지-에우로페를 맛볼 수 있어서 좋고.

플레이야스를 개발한 헤파이스토스는 신이다. 정말.

1세대만으로도 행복한데, 2세대는 더 대단하다.

아기부터 시작하는 인간체험.

2세대 플레이야스는 인간 그 자체다.

정자와 난자가 이미 준비된 상태로 태아가 되어 자궁에 깃들게 하는 방식이다.

에우로페는 페니키아의 왕과 왕비의 자식이 맞다.

하지만 그게 자연 수정이 아닌, 신의 힘으로 정자와 난자를 결합시켜 인공 수정으로 낳게 한 자식이다.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신들의 조작이 들어갔으니, 조금 비인도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대가로 불임을 치료해줬었지. 기브 앤 테이크라고.'

에우로페를 낳게 해준 대신, 그 뒤로 영웅이나 마찬가지인 세 아들을 낳게 해줬으니 보답으로는 충분했다.

딱히 내가 왕비를 임신시켰다는 건 아니다.

나는 그들의 몸에 흐르는 '나의 혈통'을 살짝 일깨워줬을 뿐이다.

다른 남자의 여자를 안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나도 얼굴 몸매 나이 가리는 남자다.

왕비는 내가 안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았다. 외형적으로.

"하아, 오빠. 그런데, 흐끅, 어떻게 도망칠 거야?"

"응?"

"저기 있는 인간들 중에는...하아, 오빠네 자손이 있다고."

"아, 저것들."

도망치는 괴도 쥬지를 쫓아오는 세 명의 남자들에게는 미약하지만 내 힘이 느껴졌다.

다른 이들과는 다른, 신의 혈통으로 피가 그다지 옅어지지 않는 소위 '영웅'이라고 할만한 존재들이었다.

"이오의 자손들답군."

에파포스로부터 이어진 혈통은 분명 대단했다.

다른 플레이야스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제법 빠른 속도로 나를 추격하고 있었다.

"그럼 이오의 도움을 받아볼까."

마침 준비해둔 '장치'가 있다.

나는 괴도 쥬지를 장치가 있는 방향으로 달리게 만들었다.

"아, 오빠. 그, 있잖아…. 저걸로 도망치기 전에."

"응."

"에우로페, 기억 봉인하는 건 어때?"

"......."

헤라는 역시 올림포스의 정실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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