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우스 엑스 마키나-147화 (147/235)

EP.147 겨울의 시작 (10)

찌걱, 찌걱.

힘차게 허리를 흔들며 자지를 때려박는다.

데메테르의 보지는 언제나처럼 나를 포근히 감싸왔지만, 오늘은 더욱더 특별하다.

"보지에 겨울이 찾아왔었네. 처녀 때처럼 완전히 굳어있잖아?"

"아, 아앙...!!"

겨울이 와서 얼어붙은 건 대지만 그런 게 아니었다.

데메테르의 보지 또한 내가 자지로 데워주지 않아서 그런지, 그 사이에 상당히 굳어있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마치 처녀 시절, 굳어있던 보지를 강제로 개통하는 느낌이 다시 들어 너무나도 좋았다.

"어때? 이제 좀 정신이 들어...?"

"흐윽, 정신이 문제가 아니라...!"

데메테르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오는 눈물은 기쁨과 동시에 미안함이 서려있었다.

"너무,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뭘, 가족끼리."

나는 데메테르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다가 손을 멈췄다.

가족.

이게 얼마나 데메테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얘, 은근히 같이 있는 걸 원했지.'

이제서야 알 것 같았다.

데메테르가 왜 슬퍼했는지.

"데메테르."

나는 데메테르의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이곳은 땅속이야. 네 속이지. 여기서는 누구도 우리를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지. 오직 우리가 섹스하고 있다는 것만 알 뿐."

섹스하는 건 모두에게 들킨다.

내가 자지를 때려박을 때마다 땅이 흔들리고, 우리가 섹스하는 열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얼어붙은 대지는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으니까.

노처녀 히스테리를 이겨내는 것은 생명의 씨앗이 태어나는 봄의 요람이다.

나와 데메테르가 단순한 섹스가 아니라 '아이 만들기'를 하고 있는 이상, 대지의 모든 것들을 얼어붙어 죽게 만들려는 가이아의 삿된 짓은 결코 생명이 태어나는 열기를 이겨낼 수 없다.

콰과광!!

"아아앙...!!"

데메테르의 허리가 활처럼 휨과 동시에 멀리서 뭔가가 폭발했다.

분명 어디 화산 같은 곳이 폭발한 것일 터.

데메테르의 보지에서 조수가 분수처럼 터진 것처럼, 얼어붙은 땅에 열기가 스며들어 기어이 화산이 터진 것이다.

데메테르와 섹스 한 번 제대로 하면 폼페이가 멸망할 정도.

땅 속에서의 아이 만들기는 분명 위험했지만, 그만큼 효과를 보고 있었다.

"데메테르. 부끄럽나?"

"부, 부끄럽지는 않은데...."

"내가 아이처럼 굴어서?"

"그건...."

데메테르는 풍만한 가슴으로 나를 감싸안았다.

"오히려 좋아...."

"좋지? 그러니까 이제 더이상 혼자서 괴로워하지 마라."

나는 데메테르의 가슴에 입술을 맞췄다.

헤라의 젖을 빨던 것보다 상냥하게, 그리고 과거 페르세포네가 젖을 물었을 때처럼 아이같이 나는 데메테르의 젖을 조금씩 핥고 빨았다.

"내가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다. 그게 가족이니까."

"거짓말.... 언제나, 흐윽, 다른 여신이랑 섹스하러 다닐 거면서...!"

"거짓말이 아니야."

나는 반대쪽 가슴을 한 번 더 빨았다.

"플레이야스의 기술력이 이제 좀 더 좋아지고 있어. 이제는 내가 한 번에 여럿을 다룰 수 있게 될 정도로 성능이 좋아지고 있지. 그 중 하나는...언제나 너를 위해 쓰마."

"뭐...?"

"너 또한 플레이야스를 다룬다면, 나는 너와 함께 가정을 꾸려나가겠다."

진정한 가족은 올림포스에서 존재하겠지만, '가족놀이' 정도는 인간의 몸을 빌어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데메테르를 회유하기 위한 발판일 뿐.

진짜는 따로 있다.

"데메테르."

나는 데메테르의 안에 자지를 더 깊숙이 밀어넣었다.

"내 아이를 낳아라."

"어...?"

"너를 임신시키고 싶어졌다."

"아, 안 돼...! 잠깐만. 그러면 또 아들이 태어난다면...!"

"알게 뭐야. 내 자식인데."

찌걱, 찌걱, 찌걱.

나는 데메테르가 다른 소리를 하지 못하게 자지를 한 번 더 안으로 때려박았다.

콰과과광!!!

화산이 연쇄폭발을 하기 시작했다.

데메테르의 눈이 순간 뒤로 넘어가버렸고, 그녀의 가슴에서 흐르는 하얀 젖이 가슴골 사이로 마구 범람하기 시작했다.

"흐, 으으읏...!"

"언제나 너는 가족을 원했지.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아까 얘기했지? 이곳은 아무도 듣지도 못하는 곳이라고. 그러니까...."

나는 데메테르의 얼굴을 향해 고개를 묻었다.

"헤라 없을 때, 네가 내 부인이다."

"!!"

데메테르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에게 최대한 몸을 붙인 다음, 허리만 앞뒤로 흔드는 자세로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사랑해, 여보."

"아, 아아...!"

"너는 내 아내야."

내 아이의 어머니가 아닌, 나의 아내.

헤라가 들으면 질투하겠지만, 헤라 때문에 데메테르가 양보를 해야만 했던 자리.

언제나 페르세포네, 내 자식의 어머니로 만족해야만 했던 그녀를 위한 비밀 선물.

"이 땅 속에서는 누구도 듣지 못해. 그러니까...."

나는 데메테르의 얼어붙은 보지를 녹일 수 있는, 모든 기혼남들이 무조건 한 번은 사용했을 필살기를 날렸다.

"나랑, 결혼해줄래?"

사아아.

겨울이 물러나고, 대지에 봄이 찾아왔다.

* * *

[에필로그]

수 년 뒤.

엘레우시스 왕국에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두터운 옷을 챙겨 입으며 집 안에 화로를 만들어 열을 보존했다.

"고맙습니다, 부인."

"뭘, 힘들 때는 다 서로 돕는 거지."

청년은 자신을 향해 따스한 스프를 내어주는 여인의 마음씨에 괜히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추운 겨울.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존재하지 않았던, 하지만 자라면서 갑자기 나타난 '겨울'이라는 것 때문에 그는 가족을 잃었다.

청년은 부모를 잃었고, 여인은 홀로 살아왔다.

난생 처음 겪는 겨울의 추위는 많은 이들의 가족을 앗아갔다.

"겨울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니?"

"혹시 아십니까?"

"알지. 이야기에 따르면, 겨울은 데메테르 여신 님께서 자식을 잃은 슬픔이 지상에 스며드는 기간이라고 하시더라."

"여신님께서 자식을요...?"

"그래."

여인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제우스 님께 반기를 드는 자들이 하데스 님으로 변장을 하여, 데메테르 님의 딸 페르세포네 님을 명계로 납치하셨다고 하더라."

"그게...가능합니까?"

"그러니까 말이야. 아마도 제우스 님께서 과거 싸우셨다고 하는 옛 티탄 족이 나타난 게 아닐까?"

인간들이 아무리 자기 먹고 사는데에 관심이 많다고 한들, 신의 삶은 인간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당장 겨울만 하더라도 신의 슬픔이 인간에게 추위를 가져온 만큼, 인간은 신의 피조물로서 정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자식 잃은 슬픔은 정말...이루 말할 수 없어. 이런 말을 하면 불경하기는 하지만, 나는 데메테르 님의 슬픔을 이해해."

"그렇군요...그런데 신도 죽습니까?"

"페르세포네 님은 명계에서 더이상 나오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고 하더라. 죽은 자들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몸이라면, 그건 죽은 거나 마찬가지 아닐까?"

"저런...."

명계에 납치당한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에 의해 구출되었으나, 이미 명계의 독기가 파고들어 더이상 지상에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겨울은 데메테르 님이 페르세포네 님이 있는 명계로 내려가는 시간이야.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잠깐이라도 함께 있을 수 있는 곳에서 지내시는 거지."

"100일 정도 되는데 짧은 시간입니까?"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100일은 길고 긴 시간이지만, 신들의 관점에서 보면 100일은 찰나와도 같지."

여인은 따스한 차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래도 이번 겨울은 작년보다 따스해서 좋아. 눈도 적당히 내리고, 마수들도 겨울에는 잠을 자서 마을을 습격하는 일이 없거든."

"그건 또...나름 괜찮군요."

짐승들은 겨울의 추위를 피하기 위해 하나 둘 동굴을 파고들어 숨기 시작했다.

인류를 하루에도 몇 번이나 위협했던 짐승들은 최소한 겨울에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있잖아, 겨울에는 농사를 할 수 없잖아? 그러니까 미리 내년 수확철까지 먹고 지낼 쌀을 비축하는 거야."

"그냥 그 때 그 때 자라는 걸 먹으면 됐었는데...."

"더이상 안 되는 거지. 그래도 나름 좋아졌어. 데메테르 님께서 겨울이 되기 전에 땅에 사랑을 듬뿍 넣어주고 가셔서 그런지, 가을에 수확되는 곡식들은 일 년은 커녕 내년 까지도 거뜬히 먹고 지낼만큼의 양이 나오거든."

"......삶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군요."

"추위를 이겨내고 따뜻한 나날이 돌아온다면, 그 때부터 다시 살아가는 거지."

인류는 그렇게, 겨울을 나는 방법을 하나 둘 깨우치고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있어. 지금은 우리가잠시 쉬어가는 기간이라고."

"쉬어가는 기간이라."

청년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제가 괜히 부인의 휴식을 방해한 것 같아서...."

"아니야, 아니야. 나도 오랜만에 사람이랑 이야기하고 좋았어. 그런데."

그런데?

청년은 뭔가 의아함을 느꼈지만, 의아함을 느낄 새도 없이 몸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어, 어...?"

"자기, 어디 갈 곳 없지?"

"어어어?"

"들리는 속설에 따르면, 겨울의 추위가 간혹 따스해지는 이유가 뭔지 알아?"

스르륵.

"제우스 님과 데메테르 님이 사랑을 나누는 열기에 겨울의 추위가 녹아내리는 거라고 하더라."

"무, 무슨...!"

"잘 생겼네."

할짝.

"겨울에 몸을 따스하게 하려면, 역시 이게 최고지. 신들께서도 검증해주신 방법이라고."

"머, 멈춰...!"

"하지만 네 몸은 정직한 걸?"

"으, 으아아악!!"

겨울.

한 겨울에 대지에 안착한 씨앗은 가을이 되어 열매를 맺어 세상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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