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55 너 때문이니까 책임져 (1)
찌걱, 찌걱.
자지가 다르다.
허리를 흔드는 느낌도 다르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도 다르다.
모든 것이 달랐지만, 세멜레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한 사랑을.
발등을 핥고, 전신을 애무하며, 평소보다도 훨씬 더 길게 몸을 만져주고, 심지어는 단 한 번도 해주지 않았던-보빨마저 해주는 남자.
그가 바로 제우스였다.
자신의 아이를 낳아준 여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듯, 보답을 하듯 혀와 손을 움직이며, 오직 세멜레만을 신경써주는 이 남자야말로 진정한 올림포스의 주인, 모든 여인들의 남편이었다.
"아...!"
자지가 더 깊게 들어온다.
평소에는 그냥 거칠게 쑤시고 들어왔다면, 지금의 자지는 육벽조차도 다치지 않게 천천히 들어와 깊은 곳까지 닿았다.
찌걱.
마치 귀두로 아이를 낳느라 벌어진 질을 다독이듯, 자지는 출산의 노고를 치하하듯 안을 토닥이듯 두드렸다.
아이를 낳기 전에 제법 긴 시간 괴로워하며 스스로 위로했지만, 그간 괴로워했던 것이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행복.
아이를 기르고 키우는 것이 어머니로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분명 여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절정의 쾌락일 터.
"아, 아아...!!"
세멜레는 느꼈다.
이 행복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더 없다는 것을.
왜 헤라 여신이 제우스 신의 아이를 임신한 자신을 상대로, 그 대단한 여신이 고작 인간을 상대로 질투심을 보인 건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자지를 상대로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응, 응하앗...! 사, 살살...!"
"살살할까?"
"네, 제발, 지금 저 죽을 것 같아요...!"
"알았어."
한창 허리를 흔들며 열을 올리고 있었음에도 제우스는 세멜레가 원하는 대로 허리의 움직임을 늦췄다.
빼지는 않은 채,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기만 하며 세멜레의 호흡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좋아?"
"네...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그럼 더 좋게 해줄까?"
"여, 여기서 더요...?"
"그럼."
우둑, 우두둑.
제우스의 몸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는 자신보다 한참 큰 청년이었다면, 지금은 마치 제우스가 한창 활동하던 시절을 바라보는 듯 했다.
"어때? 이 시절의 나는 유피테르라고 하고 다녔지."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잘생겼나?"
"잘생긴 것도 있지만...귀여워서, 흐끅?!"
쿵.
안에서 느껴지는 강한 충격에 세멜레는 이를 악물었다.
"이것도 귀엽나?"
"아, 아뇨...!!"
"이제는 귀엽게 느껴질 거야."
제우스는 세멜레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방금 전까지는 키 차이 때문에 닿지 않았지만, 제우스는 세멜레의 몸에 착 달라붙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엄마가 되었으니까 이제 이것도 나오겠지?"
"아, 아아...!!"
"쯉, 쮸읍."
제우스는 세멜레의 가슴을 입에 물었다.
애무하는 듯, 그러면서도 마치 아이가 젖을 빨듯 혀를 움직이면서 빨아당기니 세멜레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리스 최고의 신이, 자신의 가슴을 아기처럼 핥는다.
어떤 여자가 와도 질투하는 게 당연했고, 이 침대 위에서는 인간이든 여신이든 그런 건 아무 것도 상관 없었다.
오직, 세멜레라는 아름다운 여인만이 가장 가치있고 아름다운 여인일 뿐.
"제, 제우스 님...."
세멜레는 조심스러운 얼굴로 베개 아래에 숨겨둔 물건을 꺼냈다.
"이, 이거...."
"이거 해달라고?"
"네...."
씩.
제우스는 입맛을 다시며 목줄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그럼, 스스로 직접 채워봐."
".....네."
철컥.
세멜레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목줄을 찼다.
뭔가 더이상 여기서 더 나가면 안 될 것 같았지만, 뭔가 불안했지만 멈출 수 없었다.
제우스의 쾌락은, 정말 모든 것을 내던지고도 얻고 싶은 강력한 행복이었으니까.
그리고.
"아, 아아, 행복해...! 좋아 죽을 것 같!"
뚝.
"...어?"
시야가 하얗게 물듬과 동시에, 세멜레는 몸안에서 행복이 가득 차올라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화르륵.
마치 뇌가 타오르는 듯한 뜨거움과 함께, 세멜레는 제우스의 뜨거운 사랑과 자지를 느끼며 제우스의 얼굴을 쓰다듬던 손을 머리 위로 놓아버렸다.
* * *
"후, 후후...."
어머니로부터 모든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았다.
이제 '도그 플레이'에 있어서, 헤라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다.
"흥, 세멜레. 인간 주제에 감히 여신보다도 더 잘 하려고 하다니...."
사락, 사락.
헤라는 자신의 엉덩이 뒤에 달린 꼬리에 너무나 만족했다.
"후후, 세멜레. 너는 아직 약해."
머리띠는 고정.
드레스 아래 숨겨진 의상도 완벽.
그리고 엉덩이 뒤의 꼬리는 풍성하지는 않았지만, 제우스가 잡고 흔들어주기에는 충분한 길이였다.
"오빠가 다루고 싶어하는 암컷은 염소라고. 흐흥, 인간은 모르는 거란 말이지."
헤라는 레아로부터 어떤 암컷 플레이가 가장 제우스를 꼴리게 만들었는지 알게 되었다.
-제우스는 내가 아말테아처럼 분장을 하고, 야밤에 밖에 산책을 나가서 박는 걸 좋아했단다.
-머리에 단 뿔을 손으로 잡고 입으로 박는다거나, 소변을 보게 만들고 뒤치기로 박는다거나,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자기가 풀밭에 눕고 나를 올라타게 만든다거나....
-아무튼 암컷 플레이를 할 때 제일 중요한 건....
"구애의 춤."
암컷이 수컷을 유혹하는 행위가 수컷에게 얼마나 큰 기쁨과 행복을 주는가.
헤라는 세멜레에게 향하기 전, 동굴 속에서 거울을 보며 자세를 잡았다.
두 발을 엉덩이 아래에 딱 달라붙게 쪼그려 앉은 다음, 두 팔은 머리 위로 올리며 깍지를 끼고 몸을 흔든다.
알몸으로.
"...완벽해!"
이 자세, 이 구도를 연습하기 위해 레아와 얼마나 갖은 노력을 했는가.
어머니 레아가 직접 전수한 만큼, 헤라는 이걸로 제우스에게 '진짜 암캐'가 무엇인지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가자! 헤라, 오빠에게 이 그리스 최고의 암캐가 누군지 똑똑히 알려주는 거야!"
헤라는 강력한 다짐을 한 뒤, 테베로 향했다.
제우스에게 최대한 들키지 않게 옷을 추스른 뒤, 머리에 단 뿔을 잡고 조심스럽게 테베의 왕성을 향해 눈을 돌린 그녀는....
"어?"
자신이 호적수로 삼은 여인이 배를 발라당 까뒤집고 침대에 누워있는 걸 보고 말았다.
두 손은 얼굴 옆에 V자를 하고, 혀는 앞으로 내민 채 눈은 까뒤집고 있었다.
그 옆.
"씨발, 씨발, 씨발...."
세멜레를 등진 채 침대에 걸터앉은 제우스는 연초를 태우며 연신 쌍욕을 내뱉고 있었다.
헤라는 무슨 상황인지 보려고 했지만, 곧 깨닫고 말았다.
"......갔어?"
가버렸다.
영영.
"......인간이 오빠의 진짜 자지를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지만, 진짜로 자지로 죽여버렸네...."
세멜레는 쾌락사하고 말았다.
* * *
"...하아."
졸지에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은 아이로 만들어버렸다.
미안한 수준을 넘어, 친어머니 없이 자라게 한 나의 실책에 슬픔과 분노가 나를 가득 채웠다.
"응애ㅡㅡㅡ!"
"미안하구나, 아이야."
어미의 죽음에 슬퍼하는 건지, 아니면 배가 고파서 젖을 달라고 하는 건지.
"그래, 그래. 젖이라도 물려주랴? 그런데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은...."
"응애애애!"
"...하아."
나는 어린 아이를 내 가슴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쪽, 쪼옥, 쪽.
"...젠장."
더한 욕지기를 내뱉을 뻔 했지만, 그래도 아기 때부터 말을 알아듣는 게 또 티탄이다.
함부로 시발거렸다가 미래에 어떤 욕쟁이가 될 지 모르는 일이니, 나는 최대한 조심하며 아이를 계속 다독였다.
"그래, 쪽쪽이 대신 이거라도 핥으렴."
아이는 다행히 내 가슴을 어미의 젖처럼 계속 핥았다.
비록 헤라나 다른 여신들처럼 젖은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이 순간 만큼은 세멜레를 대신하여 쪽쪽이라도 해줘야 했다.
'근데 이제는 어떻게 하지.'
1년 안에 육체적 성장이 끝나는 티탄과 달리 반인반신인 이 아이는 분명 유아기가 상당히 길 것이다.
그동안 어머니 없이 자라는 슬픔에 많이 괴로워 할 것이며, 나는 이 아이에게 어머니가 없는 괴로움을 최소화 해줘야 한다.
'엄마 없는 슬픔은 내가 잘 알잖아.'
내게는 유모 아말테아가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 레아가 없다는 것이 나는 이 그리스 땅에 전생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뼈에 사무쳤다.
아무리 주변에 수많은 여신들이 대신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해준다고 한들, 친어머니가 죽었다는 것이 괴롭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너무나 많은 아이들의 아버지이기에 이 아이만을위해서 사랑을 줄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이 아이가 다른 아이들의 질투와 시기를 받을 터.
그렇다고 가만히 아무에게나 맡기거나 모른척 할 수 없다.
나로부터 태어난 아이를 내가 어찌 모른척하고 버릴 수 있을까?
"...아이 이름."
나는 세멜레의 유품 중에서 일기를 찾았다.
그녀는 나와 만난 첫 순간부터 아이를 낳기 전까지의 모든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고, 나는 세멜레의 기록을 통해 그녀가 어떤 감정으로 나를 대했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나에 대한 불신.
나에 대한 사랑.
태어날 아기에 대한 믿음.
그리고.
나는 그녀의 일기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헤라 여신님께서 찾아오셨다.
"...헤라?"
갑자기 헤라가 왜 나오는 거지?
나는 세멜레에게서 헤라를 만났다거나, 다른 여신을 만났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헤라 여신께서는 내게 물었다. 정말로 네가 만난 존재가 제우스 신이 맞냐고. 그분의 말씀은 내게 혼란을 가져왔고, 나는 제우스 님을 뵐 때마다 고뇌에 빠졌다.
정말 뜬금없는 상황이지만, 헤라라면 이해할 수 있다.
'설마 드디어 헤라가 시작하는 건가?'
질투.
신화 속 제우스가 난봉꾼이라면, 헤라는 질투의 여신이다.
이는 다 제우스가 남편인 주제에 다른 수많은 여신들을 건드리고 다녀서 그런 거지만, 헤라의 질투는 그 정도가 다소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제우스가 제우스인 것처럼, 헤라도 헤라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으니.
"설마 헤라가...응?"
나는 이상한 문구를 발견했다.
-헤라 여신께는 불경한 말이지만, 그분께서 흘러나오는 기품은 여신의 것이었으나 체향은 아니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다급히 썼다가 지워놓은 흔적.
덧칠로 숨겨놓았지만, 나는 세멜레가 적은 글귀에서 범인을 특정해낼 수 있었다.
"닭장, 그 씨발년이...?"
범인은 가이아다.
일단 헤라에게 가서 한 번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헤라는 이런 짓을 저지를 리가 없다.
이런 짓을 저질렀을 때, 자신에게 박아주지 않는 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니까.
오늘도 또다시 그리스의 여인을 슬프게 한 가이아에게 반드시 피의 복수를 하리라.
쪽, 쪼옥, 쪼옥.
"...그게 그렇게 좋니? 하아."
딸이라서 망정이지, 아들이 이랬으면 아마 진심으로 소름돋았을 것이다.
"...하아, 젠장. 헤라가 좀 받아줬으면 좋겠는데."
젖은 헤라에게서 흘러나오는 게 최고다.
헤라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난 다음, 헤라를 위해 진심으로 한 번 안아주고 나면 그녀도 나를 이해해주고 대신 젖을 물려주리라.
"하아, 이름은...."
일기의 끝.
"아."
나는 이 아이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아이 이름은, 디오니소스 라고 하고 싶다. 제우스 님께서 허락해주실까?
"......."
디오니소스.
올림포스의 마지막 신.
"...나 때문에 네 어머니가 죽었으니, 책임져주마."
나는 디오니소스를 꼭 끌어 안았다.
쪽, 쪼옥,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