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우스 엑스 마키나-168화 (168/235)

EP.168 인생은 쓰고 (5)

강간을 당하는 자들의 기분은 어떨까.

끔찍하고, 고통스럽고, 강간한 자들을 죽여버리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강간한 사람에게서 역으로 강간을 당하는 자의 기분은 어떨까.

정확히는 나의 신전에서 역강간을 당하고 있는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나는 그걸 직접 체험하기 위해, 가장 이 역할을 잘 수행해줄 수 있는 이를 불렀다.

"...왜 하필 저예요?"

"네가 이런 방향으로는 가장 잘할 것 같아서?"

헤스티아는 떫은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훑었다.

나는 얌전히 두 손을 머리 뒤에 놓았고, 발은 침대 끄트머리를 향해 놓고 구속된 자세를 취했다.

당연히 실제로 구속된 건 아니지만.

"오빠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길래 이런 걸 제안한 건지...."

"그래서 싫어?"

"아뇨. 오빠를 위해서 이런 걸 할 사람은 저밖에 없기는 하죠."

헤스티아는 얌전히 내 골반 옆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오빠네 신전에는 항상 불이 켜져 있어서, 그걸 통해서 어떻게 하는 지는 다 확인했으니까."

"......."

펨돔성녀들은 조금 다양한 방식으로 강간범들을 괴롭혔다.

가령 밀랍 안에 심지를 넣어 불을 붙인 다음, 그 촛농을 몸에 떨어뜨린다거나.

그런 방식으로 인간을 괴롭히고 있으니, 불이 다른 방면으로 사용되는 것에 헤스티아는 불쾌감을 가질 법도 했지만....

"한 번 해봐도 돼요?"

"그건 안 돼."

"아쉽네요...."

헤스티아는 아쉬워하며 밀랍을-양초를 옆으로 밀었다.

"그럼 원래 예정된 대로 진행하면 되죠?"

찰팍.

헤스티아는 라텍스와 같은 얇은 장갑을 착용한 뒤, 그릇에 한가득 담은 허니젤을 손에 치덕치덕 펴 발랐다.

"흐흥, 오빠 또 발기하셨네요."

"언제나 발기하는 게 내 자지지."

"자랑은."

헤스티아는 내 자지를 가볍게 손으로 붙잡았다.

허니젤이 로션처럼 질척거리며 내 자지를 차갑게 적시기 시작했고, 헤스티아는 따스한 손길로 허니젤을 위아래로 펴 바르기 시작했다.

찰팍, 찰팍.

헤스티아는 거칠게, 평소와는 다른 템포로 내 자지를 말고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크으으...."

조막만 한 손이 거칠게 자지를 자극하며, 허니젤이 점차 위로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냥 자지 전체에 있을 때는 괜찮았는데.

왠지 모르게, 귀두에 닿는 순간 내 자지를 더욱더 달아오르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크어어...."

진짜 좋다.

헤라나 데메테르, 다른 동생들은 이렇게 자지를 거칠게 손으로 쥐어짜지 못한다.

보지로는 어떻게 할 수 있어도, 손은 그게 불가능하다.

"흐응, 여기 흘러나오는 건 뭘까요?"

헤스티아는 내 귀두를 검지로 콕콕 눌렀다.

귀두와 그녀의 검지 사이에 길게 이어진 투명한 점액질이 늘어졌고, 나는 짜릿한 감각에 등골이 오싹했다.

"헤스티아, 좀 더...."

"싫어요."

꽈아악.

헤스티아는 내 자지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한 손으로는 다 잡히지도 않는 자지를, 마치 으스러뜨릴 듯이 붙잡아 조물조물하는 손길에 나는 당장이라도 정액을 싸버리고 싶었다.

"어머, 벌써 가버리려고 하는 거예요? 오빠는 어떻게 저 상대로는 이렇게 조루처럼 쉽게 가버리는 거죠?"

"크윽...!"

"좀 더 버텨봐요. 올림포스 최고신이 이래서야 되겠어요? 부부는 닮는다더니, 헤라 언니 보지에 매일 드나들더니 허접보지가 옮았나 보네요."

"크흑, 너...!"

그래, 그거다.

누구도 내게 하지 못 할 말을 거침없이 해주는 게 바로 헤스티아다.

"...여동생 손에 상스럽게 질질 흘리기나 하는 허접 자지♥"

우효오옷.

나는 그만 참을 수 없었다.

두 손은 최대한 머리에 꽉 붙이며, 아래에서 차오르는 감각을 마음껏 토해내려고-

"안 돼요."

꽈악.

헤스티아는 두 손으로 내 자지의 아래를 엄지로 눌렀다.

꿀렁거리며 차올라야 할 감각이, 헤스티아의 엄지에 막혀 좆대의 아래에서 꽉 차올라 터지는 느낌에 전신이 부르르 떨렸다.

"히힛."

헤스티아는 한참 내 자지를 누르다가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귀두에 살포시 입술을 붙이며, 나를 올려다보면서 엄지를 슬며시 풀었다.

쬬릅, 쬬릅, 쮸르릅.

헤스티아는 조용히 내 정액을 빨아먹기 시작했고, 나는 얌전히 그녀에게 모든 걸 맡겼다.

"......최고다, 헤스티아. 역시 이런 건 너뿐이야."

"고마워요, 오빠."

쮸으읍.

헤스티아는 남은 정액을 모조리 빨아 마시며 내게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언제 또 특별하게, 남들 모르게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와주세요. 저는 오빠를 위해 뭐든지 다 해줄 수 있으니까."

"그럼...."

소곤소곤.

헤스티아는 내 부탁에 눈을 잠시 크게 떴다가, 반달처럼 휘어진 눈으로 내 자지 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올라타 달라고 말하면 올라탈 사람 정말 많을텐데...."

"너만큼 잘 타는 애가 또 없잖아. 안 그래?"

"그렇긴 하죠."

헤스티아는 내 옆으로 무릎을 꿇으며, 천천히 자지를 보지로 눌렀다.

"그런데 넣어준다고는 안 했던 것 같은데~"

"......."

"농담이에요."

찌걱.

* * *

허니젤 자체의 문제는 없다.

하지만 허니젤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본다면, 그건 분명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똑, 똑, 똑.

끓여서 증기로 만든 허니젤이 유리병 안에 차곡차곡 쌓인다.

디오니소스는 가운의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한참 증류수가 쌓이기만을 기다렸다.

그 양은 물컵으로 따지면 반의반도 차지 않을 양.

하지만 이게 허니젤의 진정한 목표이자 목적, 인간들을 위한 보급형 넥타르가 된다면 얘기는 달라지리라.

쪼르르.

디오니소스는 조심스럽게 증류수를 잔에 부었다.

찰랑거리는 투명한 액체는 달콤한 기운을 한가득 풍겼고, 디오니소스는 경건한 자세로 잔을 들었다.

"...성공을 위하여."

할짝.

디오니소스는 잔에 혀를 살짝 건드렸다.

그리고는 단숨에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음...."

미리 준비한 실크천에 깃털펜으로 맛과 향을 끄적인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나타나는 반응 또한 구체적으로 기록한다.

가장 중요한 건 허니젤로 인한 의도치 않은 부작용-'미약 반응'이 없어야 한다는 것.

만약 미약 반응이 없다면, 그저 넣는 데 도움이 되는 점액 정도로만 쓰인다면.

적어도 여인이 강제로 발정이 나서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일도 없으리라.

"끄아아악!!"

신전 방향에서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디오니소스는 그들을 향해 잠시 애도를 표한 뒤, 저들의 지옥 같은 고통을 끝내주기 위해서라도 허니젤의 부작용을 빨리 지워야만 했다.

솔직히.

강간을 저지른 것 자체만 두고 보면 악질 그 자체.

하물며 디오니소스가 모든 인간이 잠시나마 고통을 잊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어낸 물건을 감히 파과의 고통을 잊게 하는 데 사용한다?

"...합의된 처녀 섹스에 쓰인다면 몰라도, 강간은 절대 용서할 수 없지."

허니젤은 이미 인간 세상에 깊게 침투해버렸다.

남성성에 자신이 없는 남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또 첫 경험을 두려워하던 여인들에게도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이후에도 빠르게 서로의 성감을 확인하고 관계를 끝맺을 수 있으니, 빠르게 성욕을 해결할 필요가 있을 때는 허니젤만큼 좋은 게 없었다.

또한.

"끄아악, 그, 그만둬...! 기, 깃털 착정은 그만...!!"

"뭐래. 조루 새끼...♥"

"으아악!!"

"......."

제우스의 신전에 모인 여인들은 어느덧 강간에 대한 복수심이 뭔가 다른 방향으로 깨어나게 되었다.

저들에게 허니젤은 강간범들을 괴롭히기 위한 무기가 되었고, 허니젤을 이용하면 고작 3분이 채 되기 전에 강간범들을 싸게 만들 수 있었다.

"에휴."

그런 식으로 복수를 하는 것에 복수를 하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역시 하루에 스무 번 가까이 강제로 사정하게 만들어서 더 이상 나올 게 없을 때까지 강제로 사정시키는 건 조금 그렇지 않을까.

사람이 말라비틀어져서 제대로 음식도 먹지 못하는 상태에 이를 때까지 괴롭히는 건 그냥 고문에 불과했다.

심지어 그런 때가 되면 먹이는 것도 허니젤이니, 디오니소스로서는 한편으로 또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러려고 이걸 만들었을까."

디오니소스는 입 안에 머금었던 증류수의 반응을 기록하며 한탄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아랫배가 뜨거워지고, 비부가 간지러워지는 반응은 여실없는 성감의 증폭이었다.

"...이번에도 실패."

벌써 몇 번째 실패인지 모를 정도로 여러 차례 실패를 하고 나니 덜컥 짜증이 일었다.

디오니소스는 깃털펜을 내려놓고 비틀거리는 몸을 간신히 움직여, 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저온저장고로 향했다.

"씨발, 허니젤 잔뜩 먹고 딸이나 쳐야지.... 응?"

디오니소스는 저온저장고 속에 있는 물건을 보고 인상이 와락 찌그러졌다.

"어떤 녀석이 과일을 허니젤에다가 담가놓고 까먹은 거야?"

간혹.

미친 자 중에는 기존의 음식들을 허니젤에 발라먹는 자들이 있었다.

허니젤 자체가 기본적으로 넥타르를 모방하여 만든 음식이기에, 꿀을 기반으로 만들 음식이라 몇몇 인간들은 허니젤의 부작용을 감수하고 일용할 식량으로 써먹기도 했다.

과일을 허니젤에 찍어 먹는다.

파격적이면서도 압도적인 사치의 흔적이 남은 것에 디오니소스는 덜컥 짜증이 일었다.

"우와아...."

과일은 허니젤 속에서 형체를 알 수 없을 만큼 문드러져 있었다.

이걸 그대로 먹자니 신경이 쓰였지만, 나머지는 연구 재료라서 어떻게 써먹을 수가 없었다.

"젠장...."

디오니소스는 입에 붙은 욕지기를 내뱉으며 증류장치에 과일이 섞인 허니젤을 밀어 넣었다.

이미 허니젤을 증류한 걸 맛본 나머지, 빨리 증류한 다음 딸이나 치고 잠이나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인생, 시발."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의 딸이다.

한 명의 어엿한 티탄 신이다.

이제는 OO의 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야 할 존재이며, 자신을 향한 신앙도 이제는 상당히 규모가 커졌다.

문제는.

발정의 신.

허니젤의 신.

역강간의 신.

펨돔의 신.

강간마의 조력신.

"......."

어려서부터 찾고자 한 자아가, 자신의 사명과도 같은 신으로서의 권능이 정말 이따위 것들로 채워져야 한단 말인가?

사랑의 신이나 달의 여신 같은 건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맡아야 할 권능과 권위가 역강간이니 펨돔이니, 심지어 강간마들을 돕는 조력자로서의 신이라고 한다면 디오니소스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인생 진짜 거지 같다."

디오니소스는 계속 쌍욕을 내뱉으며 증류수를 뽑아냈다.

쪼르르.

잔 위에 투명하게 차오르는 액체.

디오니소스는 그걸 단숨에 입에 털어 넣었고.

"!!"

목이 잠시 화끈거린다 싶더니, 순식간에 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크, 허억...?!"

미약 반응은 아니다.

그냥 신체가 뭔가 이상해졌다.

"......오."

디오니소스는 잔에 남은 액체를 할짝댔다.

혀가 얼얼해지고 여전히 몸속이 화끈거리지만, 이건 미약 반응이 아니라....

"......이거, 조을지도...?"

혀까지 풀려서 발음이 꼬였지만, 디오니소스는 떨리는 손을 참을 수 없었다.

"...이거야."

디오니소스.

그녀는.

리큐르의 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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