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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엑스 마키나-174화 (174/235)

〈 174화 〉 (전)처녀신 아르테미스 ­ 악타이온 (2)

* * *

갑자기 나타난 아르테미스가 당황스럽다.

그것도 그냥 근육질의 아르테미스가 아니고, 본 모습 그대로 샘에 몸을 담그고 있는 아르테미스가 몹시 당황스럽다.

"...아버지?"

그리고 단번에 나를 알아챈 것이 제일 당황스럽다.

나름 아제우스로, 인간 제우스로 정체를 숨긴다고 숨겼는데, 어떻게 바로 정체가 드러나고 말았다.

"어떻게 알았지? 떠보는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된 거죠? 플레이야스는 아닌 것 같은데."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지 말거라."

"아, 죄송해요. 가짜 신이 아니라 인간처럼 느껴져서…."

"흐흐."

인간은 인간이다.

"인간의 몸을 만들어봤다. 플레이야스가 인간의 모습을 한 신이라고 한다면, 이건 진짜로 인간의 몸에 신이 깃든 거지."

"원래 살아있는 인간의 몸에 강신하신 건가요?"

"아니. 플레이야스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다."

"아아, 과연…. 차세대 플레이야스, 뭐 그런 거군요?"

다행히 아르테미스는 바로 내 상황을 납득했다.

"그런데 너는 어떻게 그게 '나'인 걸 알았냐?"

"자지요."

"...자지?"

"딱 봐도 아버지 자지를 달고 계시던 걸요. 그렇게 생긴 자지가 어디 흔한가요? 흐흥."

"...하긴, 그렇긴 하지."

내 자지가 확실히 유니크한 자지다.

유니크하다 못해, 그리스 최고 주신의 자지다.

더군다나 허구한날 꺼내놓고 다니는 이 그리스 시대에서 아르테미스가 내 자지를 알아보지 못할 이유는 없다.

개연성이 충분하다.

"아쉽군. 속이려고 든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우스라는 건 들키고 싶지 않았는데."

"앗, 유희 중이셨나요? 죄송해요. 그…."

"그 뭐?"

"자지만 바꿔서 다니면, 다들 그냥 뭔가 인간의 몸에 깃든 신 정도로 생각하지 않을까요?"

아르테미스의 제안은 확실히 타당해보였다.

신이라는 게 들키면 신들은 함부로 나를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제우스라는 것만 안 들키면 된다.

문제는.

"이 자지는 나의 자존심이다. 내가 어떻게 이 자지를 다른 걸로 바꿔 끼울 수 있겠어?"

"그거야 그렇죠. 아버지에게 자지는 곧 신의 권위니까요."

내가 내 자지를 달고 다니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

제우스라고 정체를 들키는 게 차라리 낫지, 내 자지가 아닌 무슨 꽈리고추를 달고 다닐 수는 없다.

다윗 대리석상에 달린 자지와 같은 그런 걸 달고 다니라고?

결코 그럴 수는 없다.

"아무튼 만나서 반갑다. 여기에는 무슨 일로 왔지?"

"근처에 멧돼지가 있다고 해서요. 여기서 몸을 씻은 뒤에 사냥을 나서려고 했죠."

"아, 그거 내가 이미 잡았다."

"예?"

아르테미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거 잡으려고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아버지께서 잡으셨다고요?!"

"그래. 인간의 몸으로 확 잡아버렸지."

"...아버지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인간의 몸으로는 위험하지 않아요?"

"육체가 바뀌었을 지언정, 테크닉은 변하지 않지 않느냐. 멧돼지를 잡는 법은 간단했다. 피하고, 맞춘다. 끝."

아르테미스는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지만, 실제로 그게 내가 멧돼지를 사냥한 방법이었다.

"진짜로 당황스럽네요. 사냥감을 빼앗긴 것으로도 모자라, 그게 '인간인 아버지'가 잡은 거라니."

"어허. 빼앗기다니. 네가 근처에 오지도 않았는데 뭘 빼앗겨?"

"난감하네요. 이 근방에 나오는 멧돼지는 여신 아르테미스가 잡겠다고 소리를 치고 나왔는데."

"......하나 새로, 산 채로 잡아올까?"

"아뇨. 괜찮아요. 뭐 걸고 내기를 한 건 아니라서. 그냥 와인 한 잔 사다 주면 돼요. 그런데…."

아르테미스는 중요 부위를 가린 채, 나를 향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언제까지 자지를 발기한 채로 저한테 겨누실 거예요?"

"이건 불가항력이다."

"하지만 인간이시잖아요."

"어허. 인간의 모습을 한 신이지."

"방금은 인간처럼 지내시겠다고 하셔놓고는."

아르테미스는 샘의 한 켠, 위로 솟아난 바위 위에 살포시 앉았다.

"계속 그렇게 서 계실 거예요? 여기 오세요."

아르테미스는 자신의 옆을 가리켰고, 나는 아르테미스의 곁으로 다가가­

"?!!"

앞으로 발을 뻗기 무섭게 몸이 아래로 쑥 내려갔다.

밤이라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보니 아래 부분의 수심이 상당히 깊은 편이었다.

"푸하."

나는 빠르게 앞으로 헤엄을 쳐서 아르테미스에게로 나가갔다.

"...신의 힘으로 물 속에 서있었군."

"막 물 속에서 나오려고 하던 참이었죠. 후후. 재미있네요. 아버지 방금 표정, 정말 재미있었어요."

아르테미스는 내가 물에 훅 빠진 지점을 가리키며 싱글벙글 웃었다.

"좋네요. 이렇게 나와서 아버지의 이런 모습도 보고. 얼굴도 생김새도 다르지만, 확실히 아버지께서 당황하시면 그렇게 당황하실 것 같아요."

"쯧. 아버지 그렇게 놀리면 못 쓴다."

"자지 그렇게 세워놓고 그런 말씀 하셔도 별 느낌 없는데요?"

"이게."

나는 몸을 돌려 아르테미스에게로 손을 뻗었다.

"너, 이렇게 알몸의 남자를 바로 옆에다가 두면 이상한 짓을 당할 수 있다. 조심해?"

"세상에 어느 누가 처녀신 아르테미스를 건드리겠어요? 그것도 인간이?"

"인간도 수틀리면 목숨 날아갈 각오하고 덤빌 수도 있는 거야. 몰라?"

"어머, 그래요? 그럼 어디 한 번 해보실래요? 후후. 아버지는­"

나는 아르테미스의 손목을 붙잡았다.

처음으로 아르테미스의 눈이 살짝 굳었고, 나는 그대로 아르테미스에게 씩 미소를 지어줬다.

"어때?"

"...흥. 손목 잡은 것 정도…자, 잠깐."

내가 점차 아르테미스를 마치 섹스를 할 것처럼 상체를 가까이 하자, 아르테미스는 당황하며 주변의 눈치를 봤다.

"지, 진짜로 하시게요?"

"그럼. 언니한테 이야기 못 들었어? 아니, 못 들었겠지. 흐흐."

"...혹시."

아르테미스가 착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언니가 따먹었다던 그 여자님프가 혹시, 꺄악!"

"잘 들어, 아르테미스."

나는 아르테미스를 단숨에 넘어뜨렸다.

"나는 '악타이온 아제우스'다. 제우스가 아니야."

"그런 변명이 통할 것 같아요?"

"통하지 않아도 통하게 만들면 되지. 여기 주변에 요정도 없고, 님프도 없고, 오직 나와 너 둘 뿐이다."

"...저보고 인간에게 강간을 당한 여신으로 남으라는 건가요?"

"아르테미스. 나는 말이야."

나는 아르테미스의 손을 내 자지에 닿게 만들었다.

"제우스 신이 만들어낸 섹스머신 같은 거다. 살아있는 생체 자지와 같은 거지."

"...그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에요?"

"어디서든 제우스, 언제든지 제우스. 네 엄마나 다른 여신들을 위해 만들어줬던 수많은 딜도의 발전형이라는 거지. 이른바, 찾'아'가는 제우스. 그래서 아제우스다."

"억지도 이 정도는 되어야 올림포스 최고 주신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하아."

아르테미스의 눈동자가 좌우로 굴러간다.

내 눈을 잠시 바라봤다가, 옆을 바라봤다가, 다시 나를 바라본다.

"...진심이세요?"

"그래."

"저, 스틱스 강에 맹세를 한 거 아시잖아요."

"그렇지. 그래서 꼼수를 쓸 거다."

나는 아르테미스의 두 다리를 붙잡았다.

현재, 나의 힘은 그저 인간.

아무리 아제우스라고 해도 인간 중에서 조금 강한, 소위 '영웅'과 같은 존재.

그런 존재의 힘을 아르테미스가 뿌리치지 못할 리가 없다.

그러나.

아르테미스는 얌전히 내게 잡혔다.

다리를 꼼지락거리며, 계속 당황하는 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아르테미스. 나는 네 아버지 제우스가 아니다. 아제우스지."

"억지를 지적하는 걸 포기하라는 말인가요…."

"네 마지막 저항심을 덜어주려고 하는 거지. 스틱스 강에 맹세한 게 이쪽이라면."

"히끅?!"

아르테미스는 내 손이 스친 곳에 기겁을 했으나­

"여기로 하면 되지."

"자, 잠깐만요!"

내가 손을 옮긴 곳에 더 기겁을 하며 깜짝 놀랐다.

"거, 거긴 아니죠!"

"왜?"

"아, 아니!! 갑자기 만난 것도 당황스러운데, 만나자마자 이렇게 딸을 범하려 드는 게 어디있어요?!"

"딸을 범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나는 아제우스다. 제우스가 아니야!"

나는 아르테미스의 몸을 뒤집었다.

바위에 엎드린 그녀의 위로, 위에서 덮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엎어졌다.

"이, 이건 또 무슨…."

"혹시나 위에서 누가 보면 못 보게 해야지."

"......."

나는 얼굴을 아르테미스의 하반신으로 놓고, 무릎을 그녀의 어깨 옆으로 놓았다.

덕분에 자지가 아르테미스의 어깨 아래로 쑥 뻗은 형태가 되었지만, 아르테미스가 바닥에 바짝 엎드린 덕분에 크게 부담은 없었다.

내 고간이 정확히 아르테미스의 뒤통수 위에 올려져 있다는 것만 빼면.

"지, 진짜로 할 거예요?"

"그럼 내가 자지를 세우고 가만히 있을까봐? 나, 아제우스는 예쁜 여자가 있으면 여신이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아."

"정말, 다른 여신들이 들으면 기가 막히다고 할 이야기네요…."

아르테미스의 목소리에 서서히 체념이 깃들기 시작했다.

"...저기, 정말 살아있는 딜도 같은 거나 마찬가지죠?"

"그래. 제우스 신은 지금 올림포스에서 열심히 레토를 따먹고 있다."

"...엄마랑 섹스하면서 저랑 이렇게 한다고요?"

"나는 제우스가 아닌데?"

"또 그 말. 하아. 제우스가 아니긴요…."

아르테미스는 엎드린 손을 살짝 꺾어, 내 자지를 아래에서 움켜쥐었다.

"이게 제우스가 아니면 뭐죠?"

"아제우스지."

99.99% 제우스.

"아르테미스. 나는 내 자지 잡은 여자 상대로 더 긴 말 안 한다."

나는 아르테미스의 엉덩이 골에 턱을 묻었다.

그리고 그녀의 앙증맞은 엉덩이를 가볍게 양손으로 움켜쥐고 좌우로 벌렸다.

"내가 말이야, 스틱스 강에 이미 다녀오는 길이거든?"

"인간이라면서요."

"스틱스 신이 말하기를, 아슬아슬하게 이쪽은 세이프라고 하더라고."

나는 혀를 아래로 뻗으며, 아르테미스의 엉덩이 골 사이를 향해 밀어넣었다.

"여기는 말이야."

"으읏…!!"

"아르테미스."

나는 아르테미스의 뒷보지에 남은 물기를 핥으며 엉덩이를 토닥였다.

"개같이 따먹을 예정이니까, 마음 단단히 먹도록."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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