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우스 엑스 마키나-193화 (193/235)

〈 193화 〉 헤라의 영광 (3)

* * *

저것을 용기라고 할 수 있을까?

모두가 보는 앞에서 구혼의 대상인 알크메네 공주를 강간하는걸?

"이, 이놈이!!"

엘렉트리온 왕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격분했다.

안 그래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을 시집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는데, 딸이 눈앞에서 강간당하는 걸 그냥 눈 뜨고 봐야 한다고?

"저놈을 죽여라! 당장 죽여서 딸을 구하라! 그자에게 내 딸을­"

"아하아앙!"

연회장에 높은 교성이 울렸다.

어찌나 그 소리가 높고 명확했는지, 암피트리온을 향해 달려들려고 한 이들이 모두 흠칫 발걸음이 멈출 지경이었다.

"아악, 아항, 오흐응...!"

알크메네는 짐승처럼 울부짖기 시작했다.

쇠사슬에 몸이 휘감겨 움직이지 못하는 건 일단 그렇다 치더라도, 두 팔과 다리가 암피트리온을 꽉 잡으며 달라붙는 건 누가 봐도 '그런' 것 같았다.

"아학, 이, 이거 견딜 수 없어...!"

주룩.

알크메네의 아래로 붉은 무언가가 뚝뚝 떨어졌다.

그것이 처녀의 상징이라는 것 정도는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바로 알아챘다.

"아, 아으, 이, 이건...! 이런 거, 알게 된 이상 참을 수 없어요...! 저, 저는...!"

그리고 동시에, 알크메네가 어떤 감각을 느끼고 있는지 다들 알게 되었다.

"하악, 날아갈 것 같은, 오호옥?!"

"아, 알크메네...!"

평소의 정숙하고 세련된 모습은 사라진 채, 남자가 주는 쾌락에 무너진 암캐가 한 마리 있었다.

그 쾌락이 어찌나 대단한지, 조금 전까지 옅은 미소로 남자들을 설레게 하던 고혹적인 미녀는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아하악, 이, 이런 거 몰랐어...! 하악, 처, 처음인데...! 이런 거, 몰랐는데...! 알게 되어버린 이상,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

알크메네는 자신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점차 변해가는, 쾌락으로 물들어가는 자신을 자신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으호오옥?!"

하지만 보라.

몇 번 아래에서 위로 튕기지도 않았는데, 그저 자지를 넣은 채 위아래로 들썩거리기만 하는데도 몇 번이고 고개를 뒤로 젖히며 가버리는 허접보지를.

저래서야 그냥 어느 남자든 자지를 넣기만 해도 금방 가버릴 것 같은, 남자가 한 번 사정하기까지 최소한 열 번 가까이는 절정하여 쾌락에 울부짖을 것 같은 암컷의 모습을.

"누가, 누가 저 남자를 막아!"

엘렉트리온이 찢어지는 고함을 지르며 구혼자들의 정신을 일깨웠다.

"정신 차려라! 지금 저놈은 내 딸을 '강간'하는 중이라고!!"

"!!"

그제야 구혼자들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뭔가에 홀린 듯이 암피트리온과 알크메네의 섹스를 지켜보려고 한 순간, 그것이 암피트리온이 예고도 없이 알크메네를 냅다 잡고 자지를 박은 강간이라는 것을 자각했다.

"으으...."

하지만 마음속에 약간의 머뭇거림이 생겼다.

자고로 모든 남자는 여자의 처녀를 맛보고 싶어 하는 법.

아무리 미인이라고 해도, 저런 식으로 자지가 박혀 눈을 까뒤집은 채 가버리는 처녀­(였던 이)를 상대로 자지를 박고 보지를 빨고 싶은 생각은 조금 사라지기 마련이다.

"알크메네.... 씁...."

"아쉽긴 해도, 저런 놈을 상대로...."

일부 구혼자들인 입맛을 다시며 뒤로 슬쩍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래로 연신 암컷의 즙을 흩날리며 신음을 흘리는 알크메네를 멀찍이 구경만 할 뿐, 상황을 관망하며 얌전히 와인잔을 들 뿐이었다.

"이 건방진 놈!! 감히 내 아내를!"

그리고 일부, 알크메네를 이미 자기 아내로 생각하던 구혼자들은 진심으로 분노하며 암피트리온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은 자신의 것이 빼앗겼다고 하는 분노.

알크메네를 상대로 이미 손자와 손녀까지 봤던 남자들은 격분하여 암피트리온에게 주먹과 무기를 뻗었다.

"흥!"

하지만 암피트리온에게는 닿지 않았다.

암피트리온은 괜히 알크메네를 쇠사슬로 묶은 게 아니라는 듯, 한 손으로 알크메네의 등허리를 받치며 다른 손으로 달려드는 구혼자의 명치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쿠ㅡㅡㅡ웅!

제법 덩치가 큰 구혼자가 일격에 나가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암피트리온이 몸을 크게 움직이는 바람에 알크메네의 몸 또한 크게 들썩거렸다.

"아하하앙?!"

알크메네의 고개가 뒤로 넘어갔다.

구혼자가 쓰러지는 소리보다 더 큰 교성을 내지른 그녀의 아래로 무언가 찌르르 찰팍거리는 소리가 울렸고, 투명한 액체가 둘의 아래로 투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 아아...!"

"폐하!!"

엘렉트리온 왕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한 나라의 국왕인 만큼 그는 많은 전사를 봐왔고, 가벼운 움직임만 봐도 그 남자의 실력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연회장에는 저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더욱더 좌절하였다.

냅다 딸의 처녀를 빼앗고 강간하는 남자가 딸의 남편이라고?

자기 사위이자 자신의 왕국을 이을 다음 대의 왕이라고?

"하, 하하, 하하하...."

엘렉트리온은 아찔함에 그만 정신을 놓아버렸고, 곧 시종들이 그를 부축하여 침실로 이끌었다.

"저런. 판정해줄 왕이 떠나버렸나."

암피트리온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손을 아래로 뻗었다.

찰싹!

"오호옥?!"

"생각보다 신음이 천박하군. 고작 이 정도로 그렇게 가버려서야 되겠나? 앞으로, 평생 내 자지를 받아들여야 할 텐데."

"이, 이걸 평생...?!"

"그래. 앞으로 평생. 네 보지에서 내 자지가 빠져나온 순간이 있다면, 네 자궁에 나의 자지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들어가 있을 때의 일이다."

"하악...!"

알크메네는 암피트리온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서, 설마...!"

"그래. 내 아이를 배면 자지를 빼주마."

"그, 그럼 그때까지 계속...!"

"임신할 때까지 박고 또 싸기를 반복하는 거지."

찰싹.

암피트리온이 아래에서 엉덩이를 때리듯 들어 올렸다.

"아아아앙!!"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알크메네의 보지를 찌르는 자지를 과시하며, 암피트리온은 쇠사슬째로 알크메네를 위아래로 직접 들었다 내리며 모두를 훑었다.

"전사들이여. 멀리까지 와서 미안하지만, 이 여자는 내 것이다. 이 여자의 처녀는 내가 따먹었고, 앞으로 이 보지는 내 전용이다."

암피트리온의 선언에 모두가 헛웃음을 흘렸다.

과연.

저것이 용기인가.

다른 경쟁자들의 앞에서 당당히 내 여자를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힘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용기인가.

"그대들의 헛걸음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지금부터 알크메네의 안에 내 정액을 뿌리는 걸 모두가 보는 앞에서 보여주지."

"뭐, 뭐라고...?"

"보여주마. 나의 힘을. 나, 암피트리온은...."

그는 하늘을 향해 검지를 높이 치켜들었다.

"제우스 신께서도 '너의 섹스는 감히 인간이지만 나의 젊은 시절에 견줄만하구나!'라고 말씀하신 남자다!!"

구혼자들은 경악에 입을 떡 벌렸다.

아니, 어떻게 저런 말을?

뒷감당을 할 수 있는가?

제우스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한단 말인가?

저자는 제우스가 두렵지 않은 건가?

"만약 내 말이 거짓이라면 하늘은 계속 맑을 것이며, 내 말이 진실이라면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질 것이니!!"

"아, 아악, 그, 그마안...! 그렇게 마구 자지를 쑤시면, 아항, 저, 저 이제 견딜 수가 없...!"

퍽퍽퍽퍽.

암피트리온은 허리만 빠르게 위아래로 움직이며 세차게 알크메네의 안에 자지를 쑤셔 박았고, 허리가 앞으로 튕길 때마다 아래로 알크메네의 애액이 바닥에 튀었다.

"와, 와요...! 아, 아으, 더, 더는 견딜 수 없어...! 모두, 죄송해요...! 하악, 저, 저는...! 이 남자의 아내가...!"

"말하면, 안에 가득 싸주지."

"될게요오옷!! 저, 알크메네는 당신의 아내에요오오!"

알크메네의 비명이 고점에 이른 순간.

쿠구구궁!!

천둥이 울렸다.

구혼자들은 연회장의 뻥 뚫린 천장을 올려다봤고, 마른하늘에 푸른 번개가 한 번 크게 울렸다.

그리고 그 번개는 마치 엄지를 척 들어 올린, 마치 '역시 내가 인정한 인간이로다'라고 인정하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미친...."

"제우스 신께서 섹스로 인정하신 남자라고...?"

구혼자들은 이제 더 이상 암피트리온을 경쟁자로 볼 수 없었다.

"이 자는 카드모스 왕과 같은...인간 영웅이라는 건가!"

"하아, 하아, 하아...."

알크메네는 암피트리온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귓불까지 빨개진 채, 헐떡이는 숨을 암피트리온의 쇄골에 토해내며 눈을 감았다.

"벌써 정신을 잃으면 안 되지. 당신 아버지가 돌아와서 우승자가 나라는 걸, 당신의 남편이 나라는 걸 인정할 때까지."

"에...? 자, 잠깐만요...! 여기서, 더 한다는...?!"

"물론."

암피트리온은 사슬을 단숨에 풀었다.

순식간에 알크메네의 알몸이 밖으로 드러났고, 암피트리온은 알크메네의 엉덩이를 잡고 연회장에 놓인 테이블 위에 살포시 올렸다.

"꺄아악!!"

"우오오...."

알크메네의 얼굴만큼 큰 가슴이 출렁거리자 구혼자들은 입맛을 다셨고, 암피트리온은 옆에 놓인 와인잔을 들고 한입에 털어 넣으며 알크메네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전사들이여. 지금부터 나와 내 아내의 사랑을, 내가 아내를 임신시키는 걸 지켜보시오. 그리고 축복해주시오."

"...으하하! 이 무슨 대단한 용기란 말인가! 자기 아내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질싸하다니!"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제우스 신께서 인정한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하라! 알크메네의 남편이여!"

구혼자들은 저마다 자리를 잡으며 아랫도리에 손을 뻗었다.

"아, 아으, 으으으...!"

"모두가 보는 게 싫다면, 엎어지게 할 수도 있는데."

"아, 으응...!"

알크메네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작게 속삭였다.

"아내는, 흐윽, 남편의 뜻에 따르는 게...!"

"그럼."

퍼ㅡㅡㅡ억.

암피트리온은 자지를 깊이 찔러넣으며, 하늘을 향해 와인잔을 들었다.

"올림포스에 계신 제우스 신께 축배를 들며, 우리 부부의 가정에 평안과 사랑이 함께하기를. 그리고 우리의 자식이 영광으로 태어나기를. 건배!"

"""건배ㅡㅡ!"""

구혼자들의 축하와 함께, 암피트리온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알크메네의 남편이 되었다.

열 달 뒤.

알크메네는 금발의 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를 두고 헤라 여신이 직접 내려와 아이에게 축복을 내렸다.

­암피트리온이 알크메네와 사랑을 나누는 걸 보고 제우스 신께서 감동하시어, 나를 알크메네와 같이 안으셨도다. 이에 나는 알크메네의 자식에게 축복을 내릴 것이니, 어미의 초유를 마신 다음에는 내 젖을 한 번 물려주리라.

아이의 이름은 헤라의 영광.

태어나 어미의 젖 다음으로 마신 젖이 무려 헤라 여신의 젖이라는 영광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

'헤라클레스'의 탄생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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