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우스 엑스 마키나-209화 (209/235)

인간형으로 변할 수 있다.

보지가 있다.

자지가 선다.

이 세 가지 조건만 충족된다면, 나는 얼마든지 박을 수 있다.

인간을 죽인 괴물이 아니냐고?

아, 그런 건 모르겠고, 일단 박고 싸고 즐길 걸 다 즐기고 난 다음에 생각하면 될 일.

"아아아앙!!"

아홉 개의 머리에서 서라운드로 교성이 울려퍼진다.

늪 아래의 지하 동굴 속에 아무도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게 소리가 동굴 전체에 울려퍼지니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다.

"우웁?!"

나는 내가 안고 있던 히드라의 하반신을 한손으로 지탱한 뒤, 한 손으로 나와 마주하고 있는 머리를 붙잡고 입을 맞췄다.

"읍, 으읍?!"

키스라는 행위를 해본 적이 없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칠게 물고 빨고 나니 서서히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웁, 우움, 우으음...."

히드라의 입이 서서히 열린다.

동시에 길쭉한 혀가 내 혀와 맞닿아 섞이기 시작했다.

뭔가 톡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게 혹시 히드라의 독액인 걸까.

자지가 발딱 서있어서 그 감각 때문에 독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면, 적어도 이 정도 감각이라면 버틸 수 있다.

할짝, 할짝.

서로의 타액을 섞으며 천천히 히드라를 안으로 잡고 들어간다.

아무래도 동굴 속에 평평한 곳이 없는 만큼, 그리고 히드라의 뒤로 꼬리처럼 달린 머리가 있는 만큼 체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결국 계속 들박을 해야 한다는 건데, 마냥 들박만 해서는 언젠가 나도 히드라도 지치게 될 터.

체력적으로 지친다는 말이 아니다.

같은 체위를 반복하게 되면서 싫증이 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자연히 섹스에 대한 감흥도 떨어질 수 있다.

'섹스는 무조건 계속 변주를 줘야지.'

체위를 바꾸든, 장소를 바꾸든, 아니면 의복을 입히고 새로운 체위로 섹스를 하든, 뭐든지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야만 한다.

그래야 본격적으로 섹스를 즐길 수 있다.

괴수들도 암컷이고, 이전에 제우스였을 때 카드모스의 도움을 받아 티폰을 상대로 이겨서 강간했을 때도 나는 확인했다.

괴수들이 오히려 섹스에 더 약하다는 것을.

여신들보다 더 짐승에 가까운 존재이기에, 강자의 씨를 받아내는 섹스에는 쥐약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러니.

"흐흐. 내 아이를 낳으면 인간이 태어날까, 아니면 뱀녀가 태어날까?"

"?!?!"

히드라를 임신시킨다는 생각으로 섹스한다.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마자 바로 히드라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고, 나는 다시 히드라와 입을 맞추며 자지를 힘차게 찔러올렸다.

푹, 푹푹, 푹푹푹!!

아래에서 위로 자지를 찔러올릴 때마다 보지에서 씹물이 줄줄 흘러나온다.

실제 뱀의 보지에 박아본 적은 없지만, 히드라는 바다의 여신 포세이돈보다 더 많은 보짓물이 터져나왔다.

절정으로 조수를 뿜어내는 게 아니라, 진짜 보지에서 애액이 철철 흘러나오고 있다.

이조차도 독이라고 한다면, 내 자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짜릿한 감각이 독에 중독되는 거라고 한다면, 이 죽음은 가히 짜릿한 호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

"흐흐. 내가 죽을 때까지 네 뱃속에 내 씨를 뿌릴 줄 알아라. 우리 사이에서 태어나는 자식이 알로 태어나든, 아니면 아기로 태어나든, 앞으로 너는 죽을 때까지 내 자식만 낳을 줄 알아라. 흐흐흐."

나중에 죽이는 거 아니냐고?

섹스 도중에 그런 무드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설령 눈앞에 있는 이 히드라라는 암컷이 인간을 수백 수천 명 잡아먹었다고 하더라도, 그 심판은 내가 히드라를 온전히 몸도 마음도 제압하고 난 뒤에 내릴 일.

"네가 죽인만큼 인간을 낳는 것이다! 인간의 새끼를 낳아라! 그아아앗!!"

마법의 문구로 나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으며, 히드라와의 섹스에서 체위를 단숨에 바꾼다.

"히이익?!"

히드라의 허리를 잡고 자지를 뽑아낸 뒤, 단숨에 히드라의 몸을 180도 뒤집었다.

비록 히드라의 등허리가 꼬리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다른 여자들에 비해 뒤로 드는 게 영 수월하지는 못했지만, 헤라클레스의 피지컬로 양 옆에서 골반을 잡아올린 뒤 바로 뒤치기로 자지를 찔러넣었다.

"꺄흣, 캬학, 꺄아아앙...!"

짐승이 앓는 소리가 울린다.

방금 전에는 그래도 내가 아래에서 엉덩이를 받쳐주는 걸로 도와줬지만, 이번에는 전신이 아래로 쏠려서금방이라도 바닥에 떨어질 것 같았다.

팔다리를 아래로 뻗으며 발버둥치지만 내가 든 자세 때문에 허공에 떠있어야만 했고, 그녀를 지탱하는 건 오직 나의 두 손과 자지 뿐.

"히이이익?!"

심지어 자지를 밖으로 빼내며 손으로 잡은 힘조차 슬쩍 뺀 순간, 히드라는 내 자지를 보지로 꽉 조이며 나를 붙잡으려고 했다.

항상 이렇더라.

여자를 상대로 이렇게 뒤에서 들고 박을 때, 여자들은 어떻게든 자신이 몸을 지탱할 수 있는 뭔가를 찾으려고 했다.

누군가는 지금 히드라가 하듯 보지를 꽉 조이거나.

누군가는 벽으로 어떻게든 나아가 벽을 두 손으로 짚거나.

또 누군가는 내 발등 위에 발을 뻗어 올라서거나.

히드라는 아쉽다면 아쉽게도 그럴 만한 체구가 아니어서 그런지, 그녀가 할 수 있는 넘어질 때를 대비하여 앞으로 손을 뻗어 허우적거리거나 자지를 조이는 것 뿐-

"꺄으응...."

만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꼬리가 있었고, 머리를 이용해 내 몸을 휘감으며 지탱했다.

"뀨으응...."

일곱 개의 꼬리로 내 팔 뒤와 허리, 엉덩이에 턱이나 볼을 붙이며 꽉 달라붙은 덕분인지, 히드라의 보지 조임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방금 전보다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았고, 목 위에 달린 머리가 실제로 뒤를 흘긋거리며 씩 웃었다.

마치 어떠냐는 듯 도야가오를, 그것도 다른 얼굴들이 똑같이 씩 입꼬리를 들어올리고 있는 게 조금 우스워, 나는 내가 꼴리는 대로 손을 움직였다.

"우웁?!"

내 어깨에 턱을 걸치고 있던 머리를 두 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 동시에 강제로 턱을 벌리게 한 뒤, 머리통을 붙잡고 혀를 섞으며 격렬한 키스를 시작했다.

"웁, 우웁, 우우웁...?!"

나를 상대로 주도권을 가져왔다고 자신감을 가져도 성감을 느끼는 건 또 별개인지, 나와 키스하는 꼬리의 얼굴은 눈을 까뒤집으며 눈물을 흘렸다.

할짝.

나는 그 눈물을 볼에서부터 혀로 핥아올리며 눈꺼풀 위에 키스했고, 잠시 꼬리의 히드라와 눈을 마주했다.

"키스는 해본 적이 없나? 그렇다면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지. 수컷과 암컷의 교미 키스부터, 사랑하는 연인끼리 하는 부부 키스까지."

"뀨으응...."

나는 히드라의 목을 상대로 마치 여자친구를 대하듯 길쭉한 목을 어루만졌다.

물론 순수한 여자의 몸은 아니라서 그게 또 어색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중요한 건 히드라가 지금 자신이 내게 다뤄지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고 쾌감을 느끼는 것이기에 별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애초에 기간테스와의 섹스를 하는데, 그런 정도는 감안해야지.

"캬하아아악!!"

갑자기 히드라의 저항이 거칠어졌다.

순간적으로 머리로 붙잡고 있던 걸 놓더니, 보지의 조임까지 풀어버려서 순간 자지가 밖으로 쑥 빠져나왔다.

혹시 만족하지 못한 걸까.

그럴 리가 없다.

보지는 방금 전부터 계속 절정하듯 경련하고 있었고, 암컷의 본능에 따라 그냥 자지만 쑤시는 게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걸 내놓으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섹스를 멈추는 건ㅡ

"캬앙!"

히드라 본체는 꼬리의 머리를 잡고 강제로 내게서 떼어냈다.

나는 무슨 짓을 하냐는 의미로 인상을 찌푸렸지만, 곧 이어진 히드라의 행동에 헛웃음이 속으로 터져나왔다.

"키쮸, 키쮸으으."

"...언어는 배워야 할 것 같군."

히드라 본체가 뒷발꿈치를 들며 나를 향해 입술을 뻗었다.

아마도 메인 헤드의 감각은 공유되어도, 꼬리 쪽 머리는 감각이 공유되지 않아서 그렇겠지.

섹스를 통해 히드라의 비밀을 하나 알았다.

꼬리 쪽 머리를 잘라도 본체의 머리를 자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테고, 본체의 머리를 잘라도 꼬리쪽의 머리가 남아 다시 또다른 본체가 되거나....

"흐흐, 그렇게 키스가 좋아? 그러면 계속 해주지. 아홉 머리가 다 동시에 만족할 만큼 마음껏."

그런 건 모르겠고.

"근데 방금처럼 드는 건 좀 그렇고, 다른 방법으로 섹스를 해야겠어."

일단 섹스다.

나는 히드라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번쩍 들어올렸다.

위로 세운 자지를 보지에 맞추자마자 히드라는 눈꼬리를 파르르 떨며 경련했고, 나는 히드라를 들박한 채로 동굴 안쪽에 조금 평평한 곳을 찾아나섰다.

다행히, 제법 넓은 평상 같은 게 보였다.

평상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제단처럼 보이는 것이, 네메아의 사자를 잡았을 때 녀석의 동굴 속에 있던 제단과 비슷한 것 같았다.

아마 티탄신의 신전을 점거했을 터.

어느 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을 위한 제단은 나와 히드라를 위한 섹스베드가 될 예정이다.

스륵.

나는 제단에 엉덩이를 붙이며 걸터앉았다.

동시에 허벅지로 히드라를 받쳤고, 히드라는 내 뒤로 두 다리를 뻗었다.

꾸우욱.

자지와 보지가 더 밀착한다.

안 그래도 딱 달라붙어있던 두 성기가 대면좌위까지 하니, 완전히 밀착해서 씹물이 끈적하게 거품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잘 들어라. 히드라. 네 보지에서 자지가 빠지는 순간은, 내가 오줌을 싸거나 네가 새끼를 낳는 순간. 단 두 순간 뿐이다."

"......."

"그리고 키스는."

할짝.

히드라가 길쭉한 혀를 앞으로 내밀었고, 나는 대답 대신 그녀와 마찬가지로 혀를 앞으로 내밀었다.

할짝, 할짝.

둘이서 키스를 이어나가며 점차 입술을 가까이 한 순간.

"큐히이이잇....!!"

꼬리 쪽 머리 하나가 눈을 까뒤집으며 혀를 길게 내밀었다.

동시에 히드라의 아랫배에서 큥큥거리는 소리가 울렸고, 절정의 잔떨림이 내 자지를 통해 전해졌다.

아래로 축 늘어지며 아헤가오로 가버린 걸 보니, 나는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히드라는.

아홉 개의 머리를 동시에 잘라야 죽는다더라.

그렇다면.

'승부다.'

아홉 개의 머리를 전부 가버리게 만든다면, 이 승부는 나의 승리다.

설령.

이 몸이 중독되어 죽는다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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