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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나라를 팔았습니다-74화 (74/131)

#74

붉은 융단이 들판을 갈랐다.

길의 양옆으로 빳빳한 제복을 갖춰 입은 자들이 도열했다.

그 사이로 화려한 가마가 지나간다.

황금으로 테를 두르고, 보석을 깎아 꽃처럼 장식한 가마는 걸어 다니는 태양처럼 번쩍번쩍했다.

가마에 놓인 붉은색의 실크 쿠션은 폭신한 양털을 가득 채운 것으로 장시간 앉아 있어도 무리가 없는 최고급품이었다.

가마를 짊어진 이들은 붉은색의 융단과 대비되는 푸른 벨벳으로 된 시종 복을 입고 있었다. 모자와 망토까지 제대로 갖춰 입은 청년들의 얼굴에는 높은 분을 모시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마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빙 둘러선 시녀들이 향기로운 꽃잎을 뿌려댔다.

가마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한쪽은 깐깐하게 생긴 삐쩍 마른 중년의 남성이었고, 다른 한쪽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소녀다.

오만하게 턱을 치켜든 남자는 거리낄 것 없다는 듯 가마의 정중앙을 차지한 채 느긋이 몸을 기댔다. 반면 곁에 앉은 소녀는 어딘지 불편한 얼굴로 가마의 끝자락에 조용히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행렬에 대한 반응이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사람 사이에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불순물 하나 섞이지 않은 깨끗한 은발을 지니고 있다는 거였다.

“……아바마마.”

행렬 내내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소녀가 먼저 말문을 떼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곁에 앉은 이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에는 미약한 부끄러움이 묻어 나왔다.

“당연하지. 알타이르가 가는 길은 언제나 고귀해야 한단다. 딸아.”

그에 소녀의 아버지이자 알타이르 길드장인 데니다스가 근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데니다스의 딸은 황금과 보석으로 치장해 청년 여섯이 들어도 무거운 가마와 양옆에 도열한 충성스러운 기사단, 꽃비를 뿌리는 시녀들까지 규모가 과하다고 이야기했으나, 그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그러니 겨우 이런 것에 주눅 들지 말렴. 아퀼라.”

데니다스의 눈에는 자신과 제 딸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부족하고 허술해 보였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것보다 더 화려하고, 이것보다 더 웅장하고, 이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못마땅한 표정을 지은 데니다스가 이걸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낮게 혀를 찼다.

“우리가 아직도 우리였다면, 방문 행렬이 이것보다는 더 화려했겠지.”

우리가 아직도 우리였다면.

데니다스가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말에 소녀, 아퀼라는 대답하기 곤란한 얼굴을 했다.

일어나지도 않은 가상과 싸워서 이기는 법을, 그녀는 아직 몰랐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늘은 대꾸할 말이 있다는 거였다.

“……이번에는 좋은 일로 가는 것도 아닌데요.”

아퀼라가 똘똘한 눈으로 제 아비를 바라보았다.

실상이야 어쨌든 그들은 시그너스 길드 사이에 일어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에 온 거였다. 기습을 당한 시그너스 길드는 아직도 수복 중이었고, 그로 인해 관할 지역의 가시를 파괴하지 못해 알타이르 길드의 영토가 검게 물들었다.

아무리 평소에 좋은 사이가 아니라 하더라도, 상대의 실수를 이렇게까지 기뻐하는 티를 내는 건 의롭지 못한 일이었다.

“왜 좋은 일이 아니냐?”

일단 그녀가 생각하기엔 그랬는데, 아버지는 이 순간이 축제 비슷한 것처럼 여겨지는 모양이었다.

시그너스 길드로의 방문이 확정된 날로부터, 아바마마는 매일이 싱글벙글이셨다.

“그 반역자 놈이 드디어 빈틈을 보였으니, 이번에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아 올 수 있게 되지 않느냐.”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경쟁자로 여기는 시그너스 길드장의 앞에서 목에 힘을 줄 생각에 신이 나신 거였고.

둘은 분쟁의 해결을 알타이르 측에서 하는 보상으로 요구할 대가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뭐가 됐든 둘 다 훌륭한 군주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었다.

다른 누군가의 불행을 보고 행복해하는 소인배라면 몰라도.

아퀼라는 존경하는 아버지가 다른 사람의 눈에 그렇게 비치길 원치 않았다.

그리고 스스로를 만인지상이라 여기는 아버지를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그의 딸인 자신뿐이었다.

“아바마마. 시그너스의 영웅은 반역자가 아니에요.”

혁명가죠.

기꺼이 사명감을 짊어진 아퀼라는 가장 먼저, 남들이 들을까 무서운 험담을 제대로 고쳐 주었다.

“그리고, ‘그분’을 소유물처럼 말씀하지도 마시구요.”

그다음으로 유난히 그녀의 귀에 틀어박히는 표현을 지적했다.

만약, 이런 말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당장 목이 날아갔을 테지만, 데니다스는 자신의 딸에게만큼은 간도 쓸개도 내어 줄 마음으로 가득한 준비된 아빠였다. 그는 부모의 권위에도 기죽지 않고 바른 소리를 하는 아퀼라를 흐뭇하고 기특한 눈으로 바라봐 주었다.

“아비에게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다니, 내 딸은 참 올곧기도 하지.”

아낌없이 칭찬은 해 주지만 그렇다고 딸의 조언에 ‘알았다’고 하지도 않는다.

자세를 고쳐 앉은 데니다스가 자연스럽게 대화의 핵심을 흐리며 말문을 돌렸다. 영특한 아퀼라가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었으나, 방금처럼 단호하게 할 말을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분’이라니 너무 먼 호칭이구나.”

“예……?”

“곧 부부가 될 사이잖니. 내 앞에서는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도 된다.”

“그, 그건…!”

왜냐하면, 데니다스가 끌어올린 주제는 언제나 그녀의 평정심을 흩트려 놓기 때문이다.

입가에 맴도는 그리운 이름에 아퀼라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크게 헛숨을 들이켠 그녀는 그런 건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는 듯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대답했다.

“오, 오, 오, 오라버니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는 없어요.”

“어허, 그냥 이름을 부르래도. 생판 남인데 오라버니는 무슨 오라버니.”

누가 들으면 진짜 오라버니인 줄 오해할라.

그 모습에 이번에는 데니다스가 엄한 목소리로 주의를 주었다. 미래에 부부가 될 인연이니 미리 친해지라는 의미로 어렸을 때 함께 시간을 보낸 게 화근이었을까. 아퀼라는 알타이르에서 가장 고귀한 공주님으로 자랐으면서도 이상하리만치 스노우. 그 남자만큼은 어려워했다.

상대는 어려워하기는커녕, 귀엽고 예쁜 제 딸을 두고 도망치기나 했는데 말이다.

하는 짓만 두고 보면 참으로 마뜩잖은 신랑감이었지만, 어쩌겠나. 내 딸이 저렇게나 그를 곁에 두고 싶어 하는데.

물론, 딸보다 데니다스가 먼저 침 발라 놓은 신랑감이긴 하다.

그러니 약간의 일탈 정도야 애교로 받아넘길 수 있었다.

인자한 미소를 되찾은 데니다스가 어느새 가까워진 검은 가시. 그 너머에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시그너스 길드의 인원들을 굽어 보았다.

그들이 여전히 그들이었다면, 얼굴을 마주 보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했을 천한 자들 사이로 순금을 녹여 만든 듯 깨끗한 금발이 보였다.

“보거라. 아퀼라.”

스노우를 발견한 데니다스가 제 딸을 향해 속삭였다.

“저기 얼룩덜룩한 잡종들 속에서도 네 태양은 찬란히 빛나고 있구나.”

“……저들은 잡종, 그런 게 아닙니다.”

아퀼라가 그 표현에 질색을 해댔지만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지난 5년간, 그렇게 찾으려 해도 그림자 한번 밟지 못했던 스노우가 저토록 얌전히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니. 배 속에서 올라오는 통쾌한 웃음을 참아 내기가 여간 힘이 든 게 아니었다.

조약의 힘이 대단하긴 하군.

강한 보람을 느낀 데니다스가 오늘 유독 예쁘게 치장을 한 아퀼라에게 비장한 목소리로 장담했다.

“너는 아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 아비가, 네 손에 최고만을 쥐여 줄 테니.”

그리고 데니다스가 고른 최고는 스노우였다.

오로지 그만이, 잃어버린 알타이르의 영광을 되찾아 줄 수 있었다.

달콤한 꿈에 취한 왕이 마침내 주인공을 곤경에 빠뜨린 악당처럼 미소 지었다.

아퀼라는 도무지 성군이 될 의지가 없어 보이는 아버지를 향해 중얼거렸다.

“……아바마마.”

그러면 애 버릇 나빠져요….

충심 어린 그녀의 말은 마지막으로 길게 울린 뿔 나팔 소리에 묻혀 흩어졌다.

가마가 멈추었다.

헐레벌떡 달려온 시종이 바닥에 네 발로 엎드렸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선 데니다스가 망설임 없이 그 등을 밟고 붉은 융단 위에 내려섰다.

아퀼라는 싫어 죽겠다는 얼굴로 그 뒤를 따라 내렸다.

“하이랄.”

당당하게 시그너스의 영토에 입성한 알타이르 길드장이 자신의 가장 충성스러운 신하를 불렀다.

“네. 폐하.”

그에 가마와 가장 가까운 말에서 내린 푸른 머리 하이랄이 데니다스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내려가서, 시그너스 길드장까지 가는 길을 뚫거라.”

다른 잡종들과는 말을 섞고 싶지 않구나.

근엄한 황명에 부름을 받은 기사가 절도 있는 동작으로 고개를 숙였다.

네, 폐하! 우렁차게 대답한 그가 부하들과 함께 시그너스 길드 진영을 향해 달려갔다.

***

하는 짓이 딱 졸부 같네.

세라는 질린 눈으로 알타이르의 등장을 지켜보았다.

뿔 나팔부터 과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붉은 융단과 번쩍이는 가마, 흩뿌려지는 꽃잎 등등이 등장했을 적에는 웬만해서는 잘 놀라지 않는 세라조차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주 온 세상의 이목을 독차지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관심 병자가 생각해 낸 행렬 같았다.

그 과시하기 좋아하는 소서 황제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놀라서 말조차 잊은 그녀와는 달리, 시그너스 길드원들은 익숙하다는 양 벌써부터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중 몇몇은 은근히 원망스러운 눈으로 스노우를 바라보기도 했다. 가시는 명분일 뿐, 이 반갑지 않은 조우의 핵심에는 스노우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었기 때문이다.

“스노우네 길드는 참 요란하네요.”

길드원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 세라도 은근슬쩍 스노우와 자신 사이에 선을 그었다.

“에이, 왜 그래~. 같은 배를 탄 사이끼리.”

한 방 먹은 스노우가 이러지 말라는 식으로 애교스럽게 세라의 팔에 매달렸다.

“어우, 누구세요.”

세라가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그를 모른 척하며 킬킬거렸다.

“누구긴 네 애인이지.”

“느끼하거든요.”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넌 이미 나와 같은 배를 탔어.”

“그럼 배에서 뛰어내리면 되겠네.”

사이좋게 놀고 있는 두 사람은 겉보기에 꿀이 뚝뚝 흘러넘치고 있었다. 주변의 모두가 둘의 연애를 구경하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연인의 행복한 한때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다 같이 이 악물고 다가가지 않고 있었다.

그리하여 생긴 미묘한 경계선이 세라와 스노우의 데이트를 암묵적으로 도와주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짧은 시간 세라가 열심히 일한 덕에, 두 사람이 시그너스 길드의 대표 커플쯤으로 되어 버린 탓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흐름을 읽지 못하고 눈치 없이 초를 치는 자가 있게 마련이었다.

“그 배. 나도 태워 줘.”

친근하게 붙어 선 두 사람의 사이로 새빨간 머리통이 끼어들었다.

소리 없이 나타난 그가 부득불 세라와 스노우 사이로 제 몸을 비집어 넣어 자리를 잡았다.

순순히 밀려난 스노우가 반가운 목소리로 그를 반겨 주었다.

“웬일로 일어나 있었네. 대장? 귀찮아서 안 나올 줄 알았더니.”

“귀찮아서 나온 거야. 너희 길드는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징징대니까.”

싱긋, 마주 웃어 준 에녹이 언제나처럼 나른한 어조로 대답했다.

“……?”

그에 스노우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평소와 같은 에녹인데, 미묘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차가워졌다는 감상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겉보기엔 세라가 한 것처럼 ‘너희 길드’라며 장난을 친 것 같았으나, 말속에 담긴 절단력의 정도가 세라와는 차원이 달랐다. 세라는 나뭇가지로 대충 선을 긋는 느낌이었다면, 에녹은 그 위로 성검을 내려쳐 아예 건너오지도 못하도록 싹둑 잘라 버린 느낌이었다.

그가 황당하게 눈을 끔뻑이는 사이, 에녹의 고개가 세라를 향해 돌아간다.

“내 노예는 오늘따라 얼굴이 좋아 보이네.”

그리고 누가 들어도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

“……?”

왜 또 시비야.

세라는 하지 말라 경고하는 의미로 인상을 썼다. 하지만 고작 그런 걸로 에녹을 닥치게 할 수 없다는 걸,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둘이 간밤에 좋은 시간 보냈나 봐.”

역시나 아랑곳하지 않은 에녹은 커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

세라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저런 말을 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이제부터 두 사람의 일을 도와주겠다고 하더니 이것도 그것의 일환인가.

도와주는 건 정말 고맙고 반가운 일이지만, 에녹이 갓 피어난 꽃처럼 싱그럽게 웃고 있는 게 마음에 걸렸다. 쟤가 저렇게 웃을 때는 항상 사고를 쳤으니 말이다.

“대장도 어제 환락가에 갔다더니. 오늘따라 기분 좋아 보이네~.”

그의 말을 별다른 의심 없이 흘려 넘긴 스노우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었다.

환락가에 갔던 대장이 제 옆방에서 밤새 무슨 짓을 했는지 조금도 알지 못하는 눈치였다.

하긴 당연했다.

세라가 죽을힘을 다해 신음을 참았으니까.

“맞아. 오늘은 아주 기분이 좋아.”

에녹은 순순히 제 기분이 좋다 못해 날아갈 것 같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고는 굳이 세라를 바라보며 한마디 덧붙였다.

“나도 간밤에,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거든.”

“그거 다행이네~. 대장~. 오늘 우울증까지 도졌으면 곤란할 뻔했는데~.”

“…….”

잠자코 듣고 있던 세라의 미간에 깊은 골이 팼다.

약간의 사생활 침해는 있었지만, 표면적으로 서로 안부를 물을 뿐인 대화는 들을수록 영 마음이 불편해졌다.

에녹이 스노우는 모르는 어젯밤의 일을 입에 담고, 세라를 지그시 쳐다볼 때마다.

어쩐지 자신이 스노우를 두고 에녹과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 같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과 부합하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내가 왜 이런 더러운 기분을 느끼게 된 거지.

이유는 그리 머지 않은 때에 밝혀졌다.

“옷을 왜 이렇게 갑갑하게 입었어?”

간단한 안부 인사를 끝낸 에녹이 이번에는 세라의 옷에 관심을 보였다.

자신의 흔적을 꼭꼭 숨겨 주는 옷깃을 은근히 만지작거리며, 에녹이 그녀만 알아차릴 수 있는 말을 속삭였다.

“아깝게.”

“…….”

단박에 같은 말을 들었던 다른 상황을 떠올린 세라의 입가가 순간적으로 움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그만큼 또 마음이 불편해졌다.

가까스로 평정심을 유지한 그녀가 배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심란한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니가 왜 내연남인 것처럼 구는 건데.

도와주겠다며, 이 화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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