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5화 (5/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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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수아는 언니입니다. 이유는 나중에~

선호작, 댓글, 추천 감사드립니다.

처음 가본 클럽

클럽 문 앞에 도착하니 벌써 소리가 쿵쿵 울리는 게 장난 아니었다.

“MD한테 2층 테이블 예약했어. VIP라 바로 들어가면 됨”

MD는 머천다이저의 줄임말인데 쉽게 말해서 나이트 삐끼랑 비슷했다. 손님을 데려오면 일정 부분의 돈을 받는다고 했다. 강전기가 민성이를 따라서 클럽 안으로 들어가니 음악 소리가 그의 고막을 강타했다.

‘으으으으… 진짜 시끄럽네.’

그는 클럽이 처음이었지만 티를 안 내려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클럽 스팀은 홍대에서 유명한 곳이었다. 강남 클럽과는 다르게 약간 자유로운 분위기에 EDM과 힙합 음악이 번갈아 나오고 미튜브 등에서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나 있는 곳이었다.

1층에는 이미 사람들이 DJ의 음악에 맞춰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강렬한 사이키 조명이 번쩍거렸고 홀에는 벌써 짝을 찾아 부비부비를 펼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캬, 내가 클럽에 오게 되다니… 꿈이냐, 생시냐.’

“형, 누구 찾는 사람 있어? 왜 이렇게 두리번거려?”

“아, 아냐…….”

민성은 자연스럽게 2층으로 향했다. 2층 오른쪽 중앙엔 이미 두 명의 남자가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둘 다 티브이에서 몇 번 봤는지 얼굴이 낯익었다. 왼쪽은 힙합 프로듀서인 쿨타임이었고 오른쪽은 제이디였다.

“오우, 던대니… Long time No See. 일찍 왔네?”

“요, 제이디… 마이 브로.”

적당히 악수하고 스웩을 맞춰주며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는 민성이었다.

“요, What's up… 이게 누구야? 요즘 씬에서 엄청 핫하다는 슈리 님 아니신가?”

떡대가 상당한 쿨타임이 같이 들어오던 슈리를 보며 아는 척했다.

“안녕하십니까? 형님. 슈리라고 합니다.”

“오… Good……. 앉어, 앉어.”

“전기야, 오랜만이다. 저번에 상병 휴가 나왔을 때 보고 처음이지?”

제이디가 전기에게 마지막으로 아는 척했다.

“그래, 잘 지냈어?”

‘제이디는 나랑 동갑, 쿨타임은 스물아홉 살이라고 했지?’

그는 준비성 있게 인터넷에서 미리 검색하고 온 상태였다.

“내가 뭐 있냐. 평소엔 음악하고, 주말엔 클럽에서 놀고 그게 내 인생이지, 뭐.”

“형님, 안녕하세요?”

“…….”

전기가 쿨타임에게 인사했으나 그는 인사도 안 받은 상태로 그의 얼굴을 빤히 보고만 있었다.

“쿨 형, 오늘은 전기 형이 센터 잘 서주신다고 했어요.”

상당히 뻘쭘한 상황이었지만 민성이 재치있게 잘 치고 들어왔다.

“지난주에 흥남이가 엄청 예쁜 애를 찜했다던데, 싹 빼돌린 게 너냐?”

“아, 죄송합니다. 조심할게요.”

“야, 너 내가 두고 본다. Mother Fucker!”

쿨타임의 포스에 살짝 쫄렸지만, 나름 포커페이스로 잘 대처했다.

‘휴… 젠장…….’

민성이가 전기 쪽을 보며 윙크했다.

‘이 민성이란 애는 좀 괜찮은데? 타이밍 좋았다.’

이미 테이블에는 양주와 음료수가 깔려있었다. 평소에 술을 즐기지 않던 그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었고 현재 이 테이블의 위치는 DJ 옆 메인 쪽에 가까웠다.

“애들아… 오늘 물이 좋은 것 같은데 분위기가 좀 튼 거 같다. MD들이 옆 테이블 애들한테 로비하느라 난리도 아냐.”

“왜요? 쟤들이 누군데요?”

위치를 보면 옆 테이블이 진정한 메인 테이블이라 할 수 있었다. 여름이라 춤을 출 때 클럽이 엄청 덥기 때문에 여자들에게는 에어컨이 빵빵한 자리가 무척 선호되었다. 옆에는 살짝 보기에도 부티 나게 생긴 애들이 대여섯 명쯤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친한 MD에게 물어보니까 주로 강남에서 노는 큰손들이라고 하더라. 재벌 3세 모임 같은 건가 봐. 붕어들이 노는 곳에 메기들이 물을 흐리는 거지.”

쿨타임이 혀를 차며 샴페인을 들이켰다.

“형님들, 홍대가 어떤 곳입니까? 강남 룰이 여기서 적용 안 될 수도 있어요. 오히려 쟤들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애들도 많을걸요?”

힙합 음악에 리듬을 타던 슈리가 끼어들었다. 음악 소리가 커서 다들 큰 소리로 말해야 겨우 들릴 정도였다.

“제이디 형님하고 전기 형님이 난간 쪽에 잘 보이게 앉아주시고요. 그러면 제가 홀에서 애들 좀 섭외해 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오… 실력 발휘 부탁한다, 슈리야.”

“맡겨주십시오, 흐흐.”

슈리가 말을 마치고 홀로 내려가더니 거침없이 여자들에게 다가갔다. 벌써 스캔을 끝내놓은 것 같았다. 키도 멀대같이 커서 한번 쓱 둘러보고 괜찮은 애들을 칼같이 찾아내는데, 역시 전문가다운 모습이었다.

“저 새끼 프로네, 프로야. 클럽 다닐 시간에 랩 연습 좀 더 하지. 저런 열정이면 벌써 언더에서 터지고도 남았을걸? 낄낄…….”

제이디가 시니컬하게 술을 빨며 말했다.

“야, 그래도 저러고 다녀도 씬에서는 꽤 평가가 좋아. 스타일이 개성도 있고, 사교성도 좋고 말이지.”

“그렇죠, 쿨 형. 그래서 제가 데리고 다니잖아요. 재랑 같이 오면 겁나 편해요. 깔끔하게 잘 놀기도 하고.”

민성이가 쿨타임의 말에 맞장구를 쳐줬다.

슈리는 홀에 음악 소리가 너무 컸는데도 불구하고 간단한 손짓과 속삭임으로 여자들을 낚아왔다. 이미 옆 테이블 재벌 3세들에게 가장 예쁜 애들을 뺏겼지만, 곧바로 그에 준하는 애들을 단번에 건져온 것이다. 역시나 민성이 말처럼 전문가가 틀림없어 보였다.

“다들 앉아…….”

“응, 오빠들 안녕? 이 테이블은 TV에서 뵌 분들이 계시네요?”

몸에 쫙 달라붙는 흰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좌석에 엉덩이를 붙이며 말했다. 총 네 명이 같이 올라왔는데 두 명은 야시시한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고 있었고 두 명은 조금은 단정한 투피스 차림이었다. 간단한 인사들이 오가고 각자 파트너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섹시한 원피스녀들보다 약간 수수한 투피스녀들의 외모가 훨씬 뛰어났다. 전기의 파트너는 자리에 올라올 때 인사했던 흰 원피스녀였다. 지난주에 강전기가 도대체 뭘 했는지 궁금했지만, 쿨타임의 레이블인 레이어드에 찍힌 상태로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오빠, 좀 생기셨네. 나 술 좀 주라. 아까 홀에서 보니까 오빠밖에 안 보이더라. 내가 좀 얼빠라, 히히…….”

섹시한 옷차림과 다르게 말투에서 어린 티가 팍팍 느껴졌다. 외모가 다른 여자들보다 떨어지긴 했는데 강전기에게는 이것도 감지덕지했다. 솔직히 찐따 시절 짝사랑하던 돌싱녀 김현정보다 이뻤으니까.

“고마워, 너도 이쁘다. 이름이 뭐야?”

“나? 주리라고 해. 오빠는?”

“나는 전기야, 강전기.”

그는 걸그룹 마니아였지만 실제 눈높이는 매우 낮은 상태였다. 남자로서 최악의 조건에 환경적으로도 흡사 신부나 수도승의 삶처럼 36년간 살다 보니 누구든 잘해주면 오케이였다. 오히려 주리처럼 대놓고 싸 보이는 게 부담도 없고 좋은 것 같았다.

클럽에 오기 전 미리 인터넷이나 미튜브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파악하고 와서 그런지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충실히 매뉴얼을 따르고 있었다.

‘홈런을 칠 생각은 버리고 여자를 친구처럼 대하라고 했지? 어색하게 대하면 안 되고…….’

“몇 학년?”

“아… 나랑 쟤는 대학생 아냐. 숍에서 일하고 저기 투피스 입은 애 둘은 이학년이야.”

“아, 그렇구나.”

“오빠는 뭐 하는 사람이야? 혹시 오빠도 연예인이야? 엄청 잘생겼다. 저기 제이디랑 던대니는 알겠는데 저쪽 떡대 오빠랑 멀대 오빠는 처음 보네.”

“아냐… 나는 그냥 대학생이고, 저분들은 힙합 하시는 분들이야.”

“아… 그래? 근데 왜 오빠가 젤 연예인처럼 생겼어? 키도 크고, 몸도 좋고 피부도 매끈매끈 엄청 좋다.”

갑자기 과감하게 얼굴을 만지려는 주리에게 깜짝 놀랐지만 계속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녀의 몸에서는 향수인지 화장품인지 모르겠지만 진한 향기가 났다. 순간적으로 물건이 팽창할 뻔했다.

“남자가 피부 좋아서 뭐 하게…….”

“치이… 나 얼빠라니까… 조금만 만져보자. 응?”

“그래, 알았어, 알았어. 만져봐.”

“엄마, 어떡해. 너무 부드럽다. 오빠 피부 관리 받아? 무슨 여자보다 피부가 좋냐?”

주리가 몸을 밀착하고 안겨드는데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몸이 바뀌고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지 말과 행동이 나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왜 소개팅 나갔는데 못생긴 애 앞에서는 말발이 터지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예쁜 애 앞에서는 어버버버…….

‘예전의 상찐따 주기만이 아니다!’

“이크, 오빠… 내 친구 정화가 여기 노려본다. 히히……. 지금 파트너 맘에 안 드나 보다.”

그 말에 고개를 돌려보니 쿨타임 형 옆에 앉아있던 투피스녀가 이곳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오… 네 명 중에서 제일 이쁘네. 키도 크고 비율도 좋고 완전 준연예인인데. 약간 승무원 느낌? 그런데 자리를 잘못 앉았네. 하필 쿨타임이라니…….’

한편, 정화는 자리를 잘못 앉았다고 생각했다. 무심코 앉았던 게 화근이였다. 떡대 아저씨보다는 주리 옆에 있는 남자가 자신의 타입이었다. 키 크고 몸도 좋아 보이는데 얼굴까지 잘생겼다.

친구라고 데리고 다니긴 하지만 폭탄 처리반으로 쓰이는 주리는 그 존잘 옆에서 아주 물 만난 듯 좋다고 몸을 밀착시키며 대시 중이었다. 최소한 그나마 얼굴이 많이 알려진 제이디와 파트너였으면 이렇게까지 짜증이 안 났을 텐데… 이 떡대 아저씨는 힙합이 어쩌고저쩌고 짜증 나는 말을 자꾸 해댔다.

‘주리 저 짜증 나는 년… 제일 괜찮은 남자를 떡하니 차지하고……. 아… 이 아저씨도 진짜 분위기 파악 못 하네. 내가 여기 힙합 강의 들으러 왔어? 그리고 입에서 담배 냄새. 어우… 머리 아파 죽겠네.’

정화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고 있었다. 연예인이지만 키가 작아서 그냥 무시하고 있던 던대니의 얼굴이 갑자기 잘생겨 보이기 시작했다.

‘이럴 바엔 파투 낸다.’

정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어디 가려고? 그냥 여기서 놀자… 더워 죽겠는데. 테이블 위치도 좋고…….”

주리가 일어난 정화를 흘끔거리며 말했다. 다른 여자들도 연예인이 신기한지 계속 앉아있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난 춤 좀 더 추려고… 내려갈 사람?”

그녀의 고개가 옆으로 까딱였다. 모임의 리더 격인 정화가 미리 정해놓은 신호였다. 친구들은 아쉬워했지만 어쩔 수 없이 리더의 신호를 따르기로 했다.

강전기가 파트너에게 그냥 여기서 놀면 안 돼? 라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옆에 있는 민성이 그의 팔을 잡았다.

“노노. 형, 아마추어처럼 왜 그래? 깔끔하게 놀자고… 어차피 쟤네 와꾸가 괜찮아서 여기저기 돌게 돼있어. 우리도 다른 애들 좀 보고…….”

“그, 그래?”

주리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도 몹시 아쉬워했다.

“오빠… 좀 이따 보자? 알았지? 꼭!”

그 후로도 슈리가 낚시하듯 여자들을 테이블로 끌고 오기 시작했다. 하지면 여자 일행들의 평균 외모가 제일 처음 왔던 일행보다 못했다. 역시 대형차를 타다가 준중형은 못 타는 법이었다. 일행의 텐션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민성아, 난 홀에서 춤 좀 춘다. 남자가 많아서 짝을 맞추기도 힘든데… 슈리가 너무 고생한다.”

“그래, 형… 홀은 잘 안 내려가더니… 의외네? 그나저나 조심해, 형. 크크.”

조심하라니? 민성에게 무슨 뜻인지 묻고 싶었지만,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물어보기 귀찮아졌다. 그는 예전부터 클럽이나 나이트에서 춤 한번 춰보는 게 소원이었다.

전기는 홀로 내려가서 리듬에 몸을 흔들었다. 예전의 162cm밖에 안 되는 키로 몸을 흔들었다면 다들 비웃었겠지만, 상위 0.1%의 몸매의 훈남이 몸을 흔드니 여기저기서 뭇 여성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었다.

슬금슬금 다가오는 여자들. 마치 동물의 왕국처럼 아이의 좋은 유전자를 갖기 위해 본능이 폭발하는 것처럼 말이다. 쭉빵한 여자들이 전기에게 부비부비를 시전하는 중이었다.

‘으아… 미친!! 이런 기분이구나……. 왜 남자들이 클럽에 환장하는지 알겠어! 나에게 이런 날이 오다니 꿈만 같다.’

아드레날린이 마구 치솟았다. 마치 3부 리그에 프리미어리그 1티어 선수가 그라운드를 휘젓는 것처럼 그의 주위에 공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위에서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일행의 표정이 제각기 바뀌었다.

‘저 형은 여전하네. 무슨 여왕벌도 아니고…….’

‘어휴, 저 계륵 같은 놈! 비주얼로 배치해 놓으면 여자가 잘 꼬여서 좋긴 한데…….’

‘저 형님 때문인가? 오늘 여자애들이 술술 잘 넘어오네. 참 쉽구만…….’

‘저러니까 흥남이가 여자를 뺏겼겠지. 저 시키는 요주의 감시 대상이다.’

정신없이 몸을 흔들고 비벼대는 여성들의 감촉을 느끼고 있다가 2층 테이블의 한 여자와 눈이 딱 마주쳤다. 그녀는 조용히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무슨 표정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꽤나 이쁘게 생긴 얼굴이었다. 테이블 위치를 보아하니 재벌 3세 자리에 앉아있던 유일한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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