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41화 (41/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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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실제로 미국에서 한 래퍼가 비버리힐즈를 돌며 이런 식으로 돈 한 푼 없이 뮤직비디오를 찍었다네요. 실화입니다. 초호화 주택, 요트, 슈퍼 카 등을 그냥 빌렸다는... 캑…

그런데 게임이나 하는 한여름을 언제 프로듀스하지? 그건 다음편에...

항상 선작, 추천 감사드립니다~^^ 꾸벅~

한여름을 프로듀스

일행은 카페를 정리하고 초호화 주택에 들어섰다. 안윤정의 매니저를 포함하여 모두 다섯 명이었다. 한여름은 매니저 없이 직접 본인의 차를 몰고 현장에 왔기 때문이다.

강전기는 아직도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돌아이 성기호가 눈이 뒤집혀서 벌인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마당에는 처음 보는 아기자기한 식물들과 고급스러운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작은 연못에서는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이 집 정원이 진짜 멋지네요. 영화에 나오는 집 같은데요?”

“그러게요. 이 비싼 땅에 이렇게 잘 꾸며놓다니! 진짜 돈 많은 사람 많네요.”

여자들은 멋진 정원을 보고 다들 크게 감탄했다.

작은 정원을 지나자 1층이 보였는데 투명한 통유리 안쪽에 슈퍼 카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1층은 접견실이나 주차장으로 쓰는 모양. 이 집의 현관은 2층에 있는 것 같았다.

“우와! 람보르기니다. 포르쉐도 있고…….”

성기호는 멋진 차를 보자 흥분한 나머지 침까지 튀기기 시작했다. 뭔가 찍을 장면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런 거 보면 내가 전생에 벌었던 30억은 그냥 껌값이었네.’

스스로 돈을 초월했다고 생각했던 그였지만 이런 웅장한 장면을 보니 약간 주눅 드는 게 사실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 벨을 누르니 자동으로 현관문이 열렸다. 집주인이 문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

집주인은 삼십 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정중한 남자였다. 옷은 편안해 보이지만 고급스러운 소재로 이루어진 명품이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과 키는 그냥 아주 보통인 흔남(흔한 남자)으로 유니클론 옷을 입혀놓는다면 전혀 얼굴을 기억하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성기호가 주머니에서 본인의 명함을 꺼내 집 주인에게 건넸다.

‘엥? 성덕후 녀석이 명함도 있었나?’

그 남자는 명함을 받아들고 힐끗 보는 척하더니 곧바로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하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여기 배우들입니다. 인사하시죠.”

“안녕하세요. 한여름입니다.”

그녀를 시작으로 윤정과 전기도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네… 저는 이기민이라고 합니다. 두 분은 TV에서 종종 뵀던 분들이라 얼굴이 익숙하군요. 그쪽 남자분만 빼고…….”

“실은 제가 작곡가입니다. 배우에 사정이 생겨서 대신 찍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외모는 충분하다 못해 넘치시는데요? 어쨌거나 이 집은 저 혼자라 그냥 편하게 촬영하시면 됩니다.”

“편하게요? 그럼 혹시 아까 1층에 있던 차량도 협조가 가능할까요?”

강전기가 민망함에 팔꿈치로 옆에 있던 성기호의 옆구리를 때렸지만 아주 막무가내였다. 그는 앞만 보고 달리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 같았다.

“그럼요. 저기 테이블에 차 키 보이시죠? 맘껏 쓰세요. 그리고 3층 가시면 발코니 풍광이 아주 좋을 겁니다. 그 옆에 작은 풀장도 딸려 있고……. 아참, 지하로 내려가시면 전용 극장도 있어요.”

“헉… 전용 극장까지… 감사합니다.”

“촬영하는 거 옆에서 지켜봐도 될까요?”

“오… 그거야 당연하죠.”

오히려 그의 대인배 같은 말에 모두가 놀라고 말았다.

성기호는 양해를 구하고 집주인이 언급한 장소를 쭉 둘러보았다.

“와… 대박! 여기 쭉 돌고 저녁에 스포츠카 운전 신 하나 찍으면 완벽할 것 같다.”

성기호가 순식간에 찍을 곳과 동선을 잡고 시놉을 다시 완성했다. 윤정의 스케줄이 오후에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먼저 3층 발코니에서 환상적인 정원 뷰를 배경으로 강전기와 윤정의 행복했던 옛 시절을 촬영했다. 고급스러운 커튼이 잔잔한 바람에 날리고 있었는데 뮤직비디오를 찍으면 그림이 아주 잘 나올 것 같았다.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에 이어 성기호 감독의 특별 요구대로 서로 행복하게 껴안는 장면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오빠랑 연기하니까 감정 이입도 잘되고 되게 편한 거 같아요.”

강전기는 품에 윤정이를 안고 있으니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그녀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를 맡았더니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이미 반쯤 남자 친구로 빙의한 상태라 정신뿐만 아니라 몸까지 솔직하게 반응하려고 했다.

‘커헉… 참아야 한다! 머릿속으로는 슬픈 생각을 해야 해. ’

“오빠는 배우도 아니면서 되게 능숙하게 잘하시네요.”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는데, 다행히 윤정이 강전기를 올려다보며 말을 건넸다.

“지금 내가 얼마나 긴장되는 줄 아니? 진짜 여자 친구가 앞에 있다고 막 스스로 세뇌 중이야.”

“여자 친구요? 호호호…….”

윤정이와는 아무래도 같이 연기하다 보니 말을 놓게 되었다. 그녀는 인기 스타답지 않게 소탈한 편이었다. 물론 잘생긴 사람에게만 그러는지 알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더더… 다정하게!!”

아주 진짜 감독처럼 신난 성기호가 감정을 더 끌어 올리라며 손으로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다.

“잠깐만… 실례할게.”

강전기는 발코니의 고풍스러운 의자에 앉고 손을 뻗어 과감하게 윤정의 허리 부근을 휘감아 자신의 다리에 그녀를 앉혔다.

전기의 갑작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표정은 일말의 흔들림조차 없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무릎에 앉히고 팔은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있으면서 서로 같은 방향을 보며 뺨을 맞대고 있는 로맨틱한 장면이었다.

‘크… 「타이타닉」에 나오는 명장면이 따로 없네.’

상태 창에 옥시토신(호감도) 수치가 올라가고 있는 게 보였다.

‘상대가 호감을 보이는데 성추행은 아니다만… 이거 큰일이다. 윤정이의 엉덩이에 내 거시기가 밀착되다니. 미치겠구나.’

급기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찾고 주기도문까지 외우고 있는 강전기였다.

“컷! 수고하셨습니다. 행복했던 과거 회상 신 촬영이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허억… 큰일 날 뻔했다.’

윤정은 강전기의 품에서 벗어나 약간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졌다. 성기호가 윤정과 그녀의 매니저에게 침대 신이 혹시 가능한지 물어봤지만, 매니저가 극구 사양했다. 기호는 그게 매우 아쉬운지 입맛만 다시고 있었다.

‘네가 설득해 주면 나야 땡큐지만 현역 아이돌이 그런 게 가당키나 하냐? 쯧쯧…….’

오후 스케줄이 있는 윤정은 촬영을 마치고 일행과 인사하고 자리를 떠났다.

‘아쉽다. 연락처라도 교환했으면 좋았을 건데…….’

강전기가 아쉬움에 미련이 남았지만, 옆에서 울려고 하는 성기호를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다음은 드디어 한여름과 강전기의 촬영이 이어졌다. 카페 직원이 실연으로 괴로워하는 남자를 보고 위로해 주고 싶은 것을 상상하는 장면이었다.

당신이 내 남자가 되면, 멋진 차를 타고 드라이빙을 해요. 멋진 곳에서 같이 수영도 하고, 영화관에서 같이 꽁냥꽁냥 영화도 보고…….

하지만 마지막에는 모든 게 상상으로 끝나며 카페 안에서 정신을 차린 한여름이 그 남자를 지켜보는 모습으로 끝나는 스토리였다.

강전기와 한여름은 개인 전용 극장 커플석에 앉아 다정한 연인 연기를 시작했다. 집주인은 센스 있게 대형 화면에 영화 「사랑과 영혼」을 틀어놓았다.

큐 사인이 떨어지자 강전기가 손을 들어 한여름의 어깨를 감싸 안았고 그녀는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의 품을 파고들었다.

‘옳지! 표정 좋고… 이제 여름 씨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을까? 그런데 어우야… 몸매가 무슨…….’

상체를 껴안고 있는 팔에 뭉클뭉클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아까 윤정이가 하리와 같은 슬렌더 스타일이라면 한여름은 살집이 좀 있는 섹시한 스타일이었다. 그녀의 적당한 살집 때문에 품에 안고 있는 맛이 났다.

‘차별을 두면 안 돼. 엄연히 맥주와 소주는 다른 술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마시는 거잖아.’

강전기가 쓰레기 같은 생각을 하자 연기의 질이 점차 하락하고 있었다.

“강전기! 집중해! 뭐 하는 거야?”

결국 성 감독에게 따끔하게 혼나고 말았다.

일행은 고급스러운 탁자에서 샌드위치와 신선한 과일, 주스로 점심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 장면까지 꾸역꾸역 담고 있던 강전기가 감사 인사를 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 폐를 끼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음식까지 대접해 주시다니요.”

집주인 흔남 아저씨가 작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뭘요. 오늘 일해주시는 분이 휴가라서 이거밖에 드릴 게 없네요. 할 일이 없어서 그냥 집에 혼자 있을 생각이었는데 잘됐죠.”

그는 왜 이런 곳에서 혼자 살고 있을까? 강전기는 그 사실이 살짝 궁금했다.

“일단 스포츠카 드라이빙 신은 저녁에 찍어야 할 것 같아.”

샌드위치를 우물거리고 있던 성기호가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일이 너무 커진 거 아니냐? 그냥 두 시간 정도만 대충 찍을 예정이었잖아.”

“뭐 어때. 여름 씨도 좋다고 하잖아.”

옆을 바라보니 한여름이 샌드위치를 벌써 다 먹어치우고 과일을 먹으면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여름 씨, 뭐 하세요.”

“아… 이거요? 게임 방송이에요. 어제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찍느라 생방을 못 봐서요. 근데 음식 너무 맛있지 않아요?”

‘허어… 이 누나도 겜순이네. 뭔가 남자 친구 같아.’

“여름 씨, 다음 신을 수영장에서 찍을 건데요. 혹시 차에 수영복이나 수영복 비슷한 옷 없나요?”

“야, 이 미친놈아… 갑자기 뭔 수영복이야?”

강전기가 깜짝 놀라 성기호를 다그쳤다.

“아니!! 여기 이렇게 멋진 3층 풀장이 있는데 어떻게 그냥 가! 여름 씨, 안 그래요?”

“그러니까요. 수영복 있었으면 여기서 놀고 싶네요. 어쩜 이렇게 인테리어가 멋지죠? 꼭 할리우드에서 파티할 때 나오는 곳 같아요.”

‘에?’

한여름의 얼굴을 보니 진짜로 수영을 하고 싶어 하는 해맑은 표정이었다.

“수영복 드릴까요?”

구석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흔남 아저씨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혹시 있나요?”

성기호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그는 잠시만 기다리라는 손짓을 하더니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고급스러운 검은색 비키니를 가져왔다.

“여름 씨 수영하는 거 촬영 가능할까요?”

“넵!! 저 수영 엄청나게 잘해요! 중학교 때까지 선수였어요.”

“어이구… 그러셨구나. 좋습니다. 수영장 신 가시죠. 전기 너도 준비해!”

“준비? 내가 또 무슨 준비를 해? 난 그냥 이대로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

“흐음… 여름 씨는 비키니가 어울리겠지만 넌 수영복이 아니라 그냥 셔츠 앞을 풀고 있는 게 낫겠다. 복근이 살짝살짝 보이게 말이야. 바지는 괜찮아 보이네. 그냥 신발만 벗으면 될 거 같아.”

“어이구야… 애초에 네 말을 들은 내가 잘못이지.”

한여름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풀장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건너편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 명의 남자는 순간적으로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미… 미쳤다.’

검은색 비키니를 입고 나오는 한여름의 몸매는 그야말로 엄청났다. 어떻게 이런 훌륭한 몸매를 한 번도 드러낸 적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중학교 때까지 수영했다는 게 사실인 듯했다. 그야말로 건강한 S라인 몸매의 정석이었다.

남자들이 환장할 하얀 피부에 적당한 살집으로 마치 서양 여자 같은 스타일이었다. 가슴도 거의 C컵 정도는 돼 보였다. 사실 가슴이 크다는 것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가슴에 보이는 초록색 핏줄은 남자들의 가슴을 떨리게 했다.

“와… 여름 씨, 진짜 예뻐요. 그림 잘 나올 것 같습니다.”

강전기와 한여름의 투 샷 촬영이 시작되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웃고, 터치하고, 안고, 진짜 연인처럼 속삭이기도 했다.

“좋습니다. 좋고요.”

성기호의 들뜬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투 샷을 찍고 한여름의 독무대가 펼쳐졌다. 풀장으로 걸어 들어오는 워킹 신, 수영 신, 물속에서 튀어나오는 고전 클리셰까지…….

그녀는 마치 물을 만난 인어처럼 흥에 겨워 꺅꺅거리면서 즐거워했다.

‘조금 야하긴 한데. 뭐, 그림은 잘 나오고 있는 것 같으니 상관없으려나?’

오후에 풀장에서 신나게 논 일행은 저녁이 되자 스포츠카 운전 신을 찍기로 했다. 람보르기니 안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운전은 한여름이 하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찍기로 했다. 2인승이라 어쩔 수 없이 강전기만 조수석에 올라탔다.

“작곡가님! 저 운전하는 거 진짜 좋아해요. 꽉 잡으세요.”

우우우웅―

람보르기니의 강력한 배기음이 고막을 때렸다.

“꺄하하하…….”

한여름은 레이싱을 하는 것처럼 액셀을 과격하게 밟았다. 차의 속력이 순식간에 200km를 돌파했다.

“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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