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음치가 궁금하신 분들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음치" 를 유튜브에서 검색해 보세요. 마지막은 감동적입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남사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꾸민 작전이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가죠. ㅎㅎ
4호는 어디에?
“이건 어떻게 고칠 수 없는 거죠?”
“아무래도 심각한 수준이다 보니까…….”
“생… 생목으로 불러서 그래요. 마이크 있으면 이 정도는 아니에요.”
“어… 어, 그래.”
하리가 마이크가 있다고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하리는 되지도 않는 변명을 하고 있었고 고개만 형식적으로 끄덕이고 있는 강전기였다.
아무리 음치라도 개선 가능한 수준이 있는 법인데 하리는 애초에 그 수준을 훨씬 넘었다.
‘와… 진짜 심각한 수준의 음치구나. 어쩐지 노래방은 절대로 안 간다고 할 때부터 눈치챘어야 했어. 이러면 완전 나가리야. 걸그룹 비주얼 센터들도 이 정도는 아니야. 최소한 평타치는 되어야 브리지라든지 노래의 중요한 연결 부분을 맡겨서 포인트를 살린다고…….’
하리가 노래 부를 때 박자를 못 맞추는 것도 심각했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음의 고저가 거의 없거나 전혀 다른 음을 맞추는 문제였다.
“오빠, 실망했어요?”
“으응? 아니야. 그냥 내가 일방적으로 말한 건데, 뭘…….”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도 놀림을 많이 받아서 노래 부르는 가수 쪽으로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친구들이 가수에 열광해도 일부러 멀리하는 척했어요. 혹시나 노래방 가자고 할까 봐.”
“그래서 스트리머로 노선을 잡은 거구나.”
“맞아요. 그러지 말고 이다미한테 물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다미가 예전에 기획사에 잠깐 있었다고 하던데요? 춤도 동아리 여자 중에서는 넘버원이고요. 아니, 솔직히 말하면 진짜 웬만한 걸그룹 이상으로 추잖아요. 프리 댄스까지 자유자재로 추는 앤데…….”
강전기가 하리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긴 듯 귀를 매만졌다.
“흐음… 예전에 물어보니까 집에서 아버지가 엄청 반대하신다던데? 그래서 데뷔도 못 한 거고. 아예 물어보지도 못했어.”
“그런 거라면 쉽겠네요. 게네 집에 지금 우환이 있어요. 혹시 몰라요?”
“우환? 혹시 다미네 아버지 돌아가셨어?”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그럼 뭔데? 궁금하니까 빨리 좀 이야기해 줘봐…….”
“호호… 오빠 왜 이렇게 안절부절못해요.”
‘어? 지금 세 명하고 이다미를 붙여보니 그림이 어느 정도 나오는데? 다미만 추가되면 러블리 걸즈파워 콘셉트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강전기의 머릿속에서 리부트 걸그룹이 부를 곡들과 콘셉트들이 쫘르륵 펼쳐지기 시작했다.
팀의 허리를 받치는 수준급의 리드보컬이자 최고 수준의 랩 실력을 겸비한 1호 김인하!
동족(?) 출신으로 누가 봐도 초절정 미소녀로 그룹의 비주얼 센터를 담당할 2호 레이카!
뭔가 어둡지만, 충분히 개선 가능한 외모를 가진 고음 특화의 메인 보컬 3호기 최시유!
팀 내 섹스(?) 아니, 섹시와 댄스를 담당할 로켓녀, 쭉 뻗은 기럭지의 예비 4호 이다미!
‘어어… 뭔가 그림이 그려진다. 으으… 맞춤형 곡 악상이 마구 떠오른다.’
역시나 뭔가 그룹의 이미지가 잡히자 그의 머릿속에서 곡의 아이디어가 마구 떠오르고 있었다. 역시나 섹스 토이의 가공할 연산 능력은 대단했다. 벌써 수십 곡의 후보곡들이 시뮬레이션 되고 있었다.
“오빠… 갑자기 왜 그래요…….”
“어… 엉? 아… 미안, 미안… 갑자기 뭔가 머릿속에 떠올라서……. 다미네 집이 뭐 어쨌다고?”
“오빠, 그게…….”
얼마 전 「왜 혼자 살고 있니」가 화제가 되어 강전기가 상당히 불편해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우연히 연예계 성 상납 비리가 터지면서 강소라 집안 이슈가 사라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미투 열풍이 불었다.
그 미투로 곤란해진 사람 중 하나가 국회의원인 이다미의 아버지였다. 여보좌관이 미투 선언을 해서 이미지가 추락하고 이미 당에서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축출당하기 직전이라고 했다.
“혹시 이거 사람들 많이 알까?”
“그 국회의원 딸이 다미라는 거요?”
“응… 그거…….”
역시나 하리는 머리 회전이 빨랐다. 강전기가 궁금해하는 것을 바로 딱 짚어냈다.
“아마 모를걸요?”
“그럼 너는 어떻게 알고 있어? 너 다미랑 별로 안 친하잖아?”
“아… 얼마 전에 동아리 1학년 모임에 오랜만에 다미가 나왔더라고요. 거기서 술을 많이 먹고 취해서 울더라고요. 그때 들었어요.”
“이거 누구랑 누구랑 알고 있는 거야?”
“저랑 지은이랑 정우랑요.”
“혹시 소문 안 났겠지?”
“그 자리에서 애들하고 비밀로 하자고 했어요. 아마 저희 외에는 아무도 모를 거예요. 다미는 자기 아버지가 정치인이라고만 했지 누군지는 절대 말하지 않았어요.”
“그렇구나. 잘했네.”
강전기는 마치 닳고 닳은 회사원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만… 이렇게 되면 다미를 설득하기 쉬워지는 거 아냐? 아버지는 자기 코가 석 자라 반대할 여력도 없을 테고… 원래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거 하면서 살아야지. 한 번 사는 인생 뭘 이것저것 재는 거야?’
자신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도 아닌데 고개를 끄덕거리며 스스로 정신 승리 중인 강전기였다.
“다미한테 제안하시려고요?”
“어, 해봐야지.”
“하긴… 다미라면 충분히 걸그룹에 들어갈 만하죠.”
“네 생각은 어때? 괜찮은 거 같아?”
“그렇죠. 여자가 보기에 이다미 진짜 매력 있잖아요. 키도 크고 몸매 좋고 춤도 잘 추고…….”
“그렇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강전기의 모습을 보며 유하리의 눈매가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말로 미끼를 던졌는데 그냥 그대로 넙죽 받아먹는 그의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혀를 차면서 다시 강전기가 앉아있는 침대로 올라오더니 강전기의 가슴을 손으로 밀어 뒤로 그를 눕게 하였다.
“갑자기 왜…….”
턱!
유하리가 약간 풀이 죽어있던 전기의 대물을 오른손으로 잡아챘다. 전기의 대물은 풀이 죽어도 한 손에 들어오지 않는 크기였다.
하리는 그대로 입을 가져가 맹렬한 펠라티오를 시전했다. 그녀의 오른손은 부드럽고 빠르게 기둥을 훑었다. 사정없이 핥는 그녀의 혀가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그러면서 전기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가 배시시 웃자 전기도 따라 웃었다. 정말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하리의 핸드잡과 오럴로 금세 전기의 대물이 빳빳해졌다. 다시금 위용을 자랑하는 그의 쇠철심이었다.
‘이 오빠는 얼굴도 잘생겼는데 물건도 진짜 크고 굵어. 온몸의 피부도 정말 매끈매끈하고… 여자인 내가 부끄러울 정도야. 세상에 이런 남자가 또 있을까? 훗… 이런 남자를 독점한다는 발상이 우스운 거지.’
그녀가 황홀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의 오럴을 즐기고 있는 강전기를 쳐다보았다. 바라만 봐도 정신적인 만족감이 정말 대단했다.
한동안 세차게 물건을 빨던 하리가 강전기의 위로 올라왔다. 곧바로 그들은 기승 위로 결합했다.
“아흐흑… 오… 오빠… 난 다른 건 많이 안 바라요. 나랑 있을 땐 내 생각만 해줘요.”
“어흐… 미… 미안… 하리야, 강하게 좀…….”
침대 위에서 다시 한번 격렬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전기의 머릿속은 빨리 싸고 이다미에게 연락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일은 일이고 섹스는 섹스야.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사내가 기둥을 세웠으면 한 발은 빼는 게 인지상정!’
강전기가 일을 치른 후 하리의 집을 나온 시간이 일곱 시 반쯤이었다.
“아… 너무 아쉽다. 걸그룹 멤버로 분위기 메이커인 하리가 진짜 딱 맞는데… 아오…….”
아무리 초절정 미소녀 레이카가 있다고 하지만 뭔가 사랑스러움이 부족한 애들이었다. 사실 레이카는 완벽한 여자라고 보기도 뭐했다. 강전기와 함께 외계인의 산물이자 유산!
“센터 옆에서 방긋방긋 웃으면서 분위기 메이킹하면 좋았을 텐데…….”
그가 천재 프로듀서가 됐지만 아무리 용을 써도 음치를 고칠 수 있는 능력은 없었다. 차가운 바람이 몸을 스치자 겉옷의 지퍼를 끝까지 위로 올려 입는 강전기였다.
“어우… 이제 춥네… 겨울이다, 겨울…….”
아직 초저녁이어서 이다미에게 연락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음… 이 정도 시간이면 나올 수 있겠지?’
그는 스마트폰을 꺼내 이다미를 검색했다.
‘저번에 안마하면서 한 번 하고 연락을 안 해서 그런지 약간 애매한데?’
꼭 따먹고 연락을 끊은 것 같은 모양새였는데 다미도 자존심이 강하다 보니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강전기의 손가락이 약간 떨리는 것 같이 터치를 주저주저했다.
“크흠… 내가 의도적으로 무시한 건 아니지. 솔직히 바빴잖아? 에잇… 나도 모르겠다.”
그의 손가락이 휴대전화 수화기 아이콘을 꾹 눌렀다. 한참 동안 신호가 가도 전화를 받지 않는 이다미였다.
“음… 안 받네. 화났나?”
―여보세요…
휴대전화 너머로 목이 잠긴 듯한 다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다미야… 잘 지내니?”
―…네…….
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아주 짧게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다미였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오랜만이지?”
―오빠가 전화 준 건 처음인데요?
“아하하… 내가 그랬나?”
―방학도 했는데 어쩐 일이세요?
목소리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보였다.
“흠흠… 저녁이긴 한데… 혹시 밥은 먹었니?”
―아뇨…
“그래, 그럼 잘됐다. 내가 너한테 할 말이 있거든. 혹시 만날 수 있을까?”
―…….
“치맥이나 하자. 내가 사줄게…….”
―그래요. 어디서 볼까요?
그렇게 겨우 만날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강전기는 여덟 시 반에 학교 앞 치킨 가게에서 만나기로 톡을 보내고 약속 장소에서 다미를 기다렸다.
드디어 문이 열리며 이다미가 가게로 들어왔다. 강전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다미에게 손을 들었다.
“여기야…….”
그녀는 하얀색 털이 복슬복슬한 파카에 목까지 올라오는 롱 니트 셔츠를 입고 두터워 보이지만 몸에 딱 붙는 레깅스에 통굽 털 부츠를 신고 나왔다. 그래서 그런지 키가 아주 커 보였다.
‘역시 다리가 쭉쭉 뻗었네.’
오랜만에 봤더니 머리카락이 더 길어져서 그런지 한층 더 섹시해진 것 같았다. 다미는 자리에 앉기 전 파카를 벗었는데 그녀의 가슴골 사이로 흔들리던 은빛 피스 모양의 목걸이가 쏙 들어갔다.
‘어우… 다시 봐도 진짜 명품 가슴이야. 저런 다이너마이트를 소유하면서 어떻게 발레를 했을까? 어? 살이 좀 찐 건가? 오히려 보기 좋아졌는걸? 진짜 불가사의한 게 저런 가슴에 어떻게 이렇게 가는 허리가 가능한 거야? 미쳤다. 미쳤어. 덕후들이 아주 난리 나겠어. 난리가.’
강전기는 개인적인 생각보다 팬의 관점에서 다미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것이 기존과 달라진 점이었다. 앞으로 키워야 할 그룹이기 때문에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존재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진짜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다미도 오랜만에 전기를 봐서 그런지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미소를 최대한 억제한 채 강전기를 바라보았다.
“그냥 있었어요. 요즘 집안 사정도 좀 어수선하고 그래서…….”
“그래, 집에 별로 안 좋은 소식이 있나 보다. 몸은 괜찮고?”
“네, 그때 마사지… 음… 그거 받고 진짜 좋아졌어요.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네요.”
“잘됐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너 보기 좋다.”
“뭘요… 저 살 많이 쪘죠. 몸이 이래서 기말 평가도 망쳤어요.”
몸무게 이야기를 하자 강전기와 눈을 마주치고 있던 이다미의 시선이 땅바닥으로 향했다. 강전기가 보기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아냐, 진짜 딱 좋아졌다. 예전에는 너무 살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진짜 딱 좋아. 누가 봐도 호불호가 안 갈릴 것 같아.”
“에? 호불호?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 미안해. 내가 이제 버릇이 돼서… 사실은 제안할 게 있어서 불렀어.”
“제안요?”
이다미는 차분하지만, 카리스마 있게 이야기하는 강전기를 보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더 잘생겨진 것 같았다. 옷도 심플하게 입고 나온 것 같았는데 너무 세련돼서 딱 자기 취향이었다. 그리고 최근 급격하게 강해진 강전기의 페로몬 수치가 상대를 매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너 예전에 꿈 있었잖아. 지금도 유효하니? 혹시 걸그룹으로 데뷔할 생각 없어?”
“네? 갑자기 만나자고 해서 왔더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쉿…….”
강전기가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입술에 대더니 이다미의 말을 끊었다. 그녀는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지 궁금했지만 강전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패왕색기에 반응하며 몸을 살짝 떨었다.
움찔.
그만큼 다미를 대하는 그의 자세가 진지하다는 방증이었다. 이어서 담담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다미의 귀를 파고들었다.
“내가 너랑 그날 이후로 연락을 못 한 이유가 궁금하지?”
“…그날 이후로 나한테 질린 게…….”
강전기가 다미의 말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다시 진심이 담긴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런 거 절대 아니야. 내가 너한테 말은 안 했지만 나 사실 일하고 있어.”
“에? 무슨 알바요?”
뜬금없는 알바 변명에 이다미의 미간이 좁혀지고 고개가 옆으로 기울어졌다.
“알바가 아니라 작곡 일해. 너도 들어봤을 거야. 최근 소울퀸즈 신곡… 그거 내가 썼어.”
예기치 못한 그 이야기에 이다미가 쉽사리 반응을 못 하며 눈만 멀뚱멀뚱 떴다. 그러다가 크게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네에…? 정말요?”
“맞아. 그래서 회사에서 나를 믿고 걸그룹을 키우기로 했는데 진짜 인재가 부족해. 그래서 네가 나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걸그룹…….”
이다미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래, 6개월… 아니, 너만 합류하면 3개월 정도면 데뷔 준비가 끝날 것 같아. 넌 이미 어느 정도 기본기가 있잖아.”
“…….”
“아니, 나랑 걸그룹으로 데뷔하자. 꼭 성공시켜서 네 꿈을 이뤄줄게.”
강전기의 두 눈이 걸그룹 제작에 대한 열망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