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83화 (8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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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욕먹어도 싸다. 이제야 걸그룹이 다 모이다니. ㅠㅠ

항상 선작, 댓글, 추천 감사드립니다. ^^

완전체와 데뷔 준비

드디어 점심시간이 되었다. 성기호 문제는 일단 식사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어디 가는 놈은 아니었으니까.

‘우리 애들을 보여주면 아마 미칠 듯 흥분하지 않을까 싶은데…….’

강전기가 나가기 위해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으려는 순간!

띠링…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강전기가 그 문자를 읽더니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기 시작했다.

“으아! 역시 저작권! 대박! 대박!”

드디어 케이 라임을 통해 발매했던 곡의 저작권료가 강전기의 통장으로 들어왔다. 미튜브까지 같이 연결되어 있어서 정산 방식이 상당히 복잡했지만, 저작권을 다뤄주는 회사와 계약되어 있어서 한 방에 해결되는 편한 방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정기적으로 들어오게 되어있었다.

“2억 5천만 원!!”

아무도 없는 녹음실 혼자 일어서서 팔을 들어 올리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캬… 꿀이다. 꿀이야. 한 방에 거금이 딱하고 들어오네. 후… 아차, 이 돈은 당장 내가 쓸 수 없었지. 젠장…….”

생각해 보니 3억 원의 돈은 리부트 엔터의 이사가 되기 위해 자본금으로 내놓아야 하는 자금이었다. 이 자금은 멤버들의 숙소와 앨범 준비를 위해 값지게 쓰일 것이다.

“뭐, 어때. 정산이 딱 한 번만 되는 것도 아니고 계속 조금씩 더 들어오는 거니까 이게 끝이 아니지. 역시나 이래서 다들 저작권, 저작권 하는구나.”

모처럼 거금을 보자 마음이 평안해지고 어깨가 으쓱해졌다. 자신감이 절로 뿜어져 나왔다.

역시 남자는 경제력!

“파스타는 100그릇이라도 사줄 수 있겠네. 하하하…….”

강전기는 문자를 계속해서 들여다보다가 문득 자신의 휴대전화를 쳐다보았다.

“스마트폰 바꿀까? 사과폰은 샘숭페이가 안 돼서 불편해. 지갑이랑 휴대전화를 같이 챙기는 거 귀찮네.”

케이스에 카드를 넣거나 하면 해결되는 문제였는데 역시 틀딱 강전기에게는 국산 스마트폰이 딱이었다.

그가 녹음실 문을 열고 연습실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음악을 틀어놓고 댄스의 기본을 알려주기 위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1호 인하는 더블케이 엔터의 순혈파고 2호 레이카는 댄스의 본고장 미국의 댄스 고수에게 개인 영재교육을 받은 인재였다. 4호 이다미는 겨우 2티어 끄트머리에 진입한 다인기획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지만, 워낙 춤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발레 영재이자 프리 댄스의 천재였다.

이 세 명이 모이니 시유에 대한 교육에 대해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듯했다. 동갑 3인방은 벌써 카페에 다녀와서 커피를 마셨는지 이제는 반말을 쓰며 상당히 친해진 상태였다.

“왜 이렇게 시끄럽니? 호떡집에 불이라도 났어?”

강전기가 뒷짐을 쥐고 어슬렁어슬렁 연습실로 들어왔다.

“어… 피디님,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갑자기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가서 이야기하자고…….”

그들은 건물을 나와서 도보로 주변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회사가 강남 한복판이라 그런지 주위에 수많은 식당과 놀거리가 즐비했다. 점심시간이라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이 보였다. 추운데도 불구하고 다들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서 나온 것 같았다.

‘역시 강남은 최고인 것 같다. 특히 식당… 맛있는 곳이 너무 많아.’

대한민국의 모든 서비스가 다 모인 이곳 강남!

강전기 뒤로 네 명의 미소녀가 줄지어 지나가자 행인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쏟아졌다. 날고 긴다는 외모의 인재들이 대거 강남에서 활동하긴 했지만, 이들 다섯 명은 그중에서도 톱 오브 톱이었다. 패션 감각까지 끝내줬으니까.

강전기는 물론이고 레이카와 이다미를 필두로 인하까지 패션 감각이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역시 우리 팀의 아킬레스건인 최시유는 얼굴이 예쁜 편이긴 했지만 그냥 깔끔한 옷을 입고 있을 뿐이었다.

‘크흠… 시유는 뭐, 천천히 개조시키자고…….’

행인들이 지나가는 강전기를 보고 자연스럽게 압도되어 자기도 모르게 오오오… 소리를 냈다면, 마지막에 시유와 어깨동무를 하고 오는 레이카를 보고 말문이 턱하고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야말로 사기적인 외모의 초절정 미소녀였다. 남자들은 물론이고 여자들까지 외모로 사로잡아 버리는 마성의 존재였다.

하지만 강전기는 그녀가 어떤 짓을 하더라도 유일하게 담담할 수 있었다. 그녀의 실체를 누구보다 똑똑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외계인이 만든 프랑켄슈타인이었으니까……. (정작 본인도 그러면서…….)

‘쟤는 혼자 다니면 안 되겠네. 사고 나기 딱이야. 남자들 엄청 꼬일 거야.’

강전기가 뒤를 돌아보니 행인들이 멈춰 서서 레이카만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

그의 눈에는 마성의 미소녀가 아니라 살인 병기 혹은 괴물로 보였기 때문에 제삼자의 입장으로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처음에 이정수 대표가 레이카를 앞에 두고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는지 생각해 보면 레이카의 외모가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정수 대표가 연예계에서 얼마나 많은 미녀를 봤을지 짐작이 가는가? 일주일에 대여섯 개의 정규 프로그램을 뛰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유명한 연예인 얼굴은 한 번 이상 본 게 이정수였다. 그런 그가 극찬한 게 바로 레이카였다.

‘근데 왠지 모르겠지만, 길거리를 걷는 기분이 왜 이렇게 좋지?’

통장에 거금도 딱하니 들어오고 미녀 네 명이 자신을 믿고 뒤를 졸졸 쫓아오고 있는 상황이 너무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그냥 절로 어깨가 으쓱해지는 상황!

이제는 주변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기 시작한 강전기였다.

딸랑딸랑―

레스토랑 문을 열자 기분 좋은 종소리가 났다.

“어서 오세요… 어?”

레스토랑 여직원이 강전기를 보며 움찔했다. 강남에서 어느 정도 존잘러에게 면역되었지만 색기 갑에게는 어림없는 일이었다. 일반인이라면 강전기의 외모를 엄청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다섯 명 자리 있나요?”

“네… 네… 있… 있습니다, 손님. 이쪽으로…….”

여직원은 일행을 손수 자리까지 안내해 줬다.

“자, 이제 먹을 거 시키자. 메뉴판 보고 골라봐. 어디 보자… 나는 알리올리오 파스타!”

강전기는 평소에 좋아하던 평범한 알리올리오 파스타를 간단하게 골랐다. 그러자 멤버들도 하나둘씩 자기가 먹고 싶어 하는 파스타를 시키기 시작했다.

“전 매운 크림파스타 시킬래요.”

“나는 시푸드 토마토 파스타.”

“피디님… 저희 샐러드랑 피자도 시켜도 되져? 사주실 거죠?”

“콜라도 시켜도 되져?”

“그럼, 그럼… 다 시켜, 전부 다…….”

강전기는 그녀들의 애교에 살살 녹았다. 마치 손녀에게 홀려서 마트에서 장난감을 몽땅 사주는 할배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주문이 끝났다.

“시유는 많이 먹어야겠더라. 너무 말랐어.”

“네… 저 살찌우는 중이에요. 이카 언니가 미션을 내려줬어요.”

“이카? 아아, 레이카…….”

줄임말을 남발하는 애들답게 역시나 호칭도 자기들 언어로 대화 중인 모양이었다.

“아까 연습실에서 왜 그렇게 시끄러웠던 거야?”

“아… 시유 때문에요. 댄스 기본기를 가르쳐야 하는데 셋 다 의견이 달라서요.”

“어떻게 하기로 했는데 그래?”

“다들 배운 게 달라서 서로가 좋다 경쟁하고 있었어요.”

“시유 문제는 다 레이카에게 맡겨놔.”

“아싸… 거봐. 피디님이 안목이 있다니까?”

강전기의 말에 레이카가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피디님, 왜요?”

“왜긴… 시유가 레이카를 제일 잘 따르잖아. 그리고 내가 춤추는 거 봤는데 기본기는 다들 비슷비슷해. 그럴 바엔 제일 잘 따르는 레이카가 낫지.”

레이카는 벌써 시유의 머리카락을 쓱쓱 쓰다듬고 있었다. 마치 애완견처럼…….

좋다고 헤죽헤죽 웃고 있는 시유를 보자 얼굴이 찌푸려지는 강전기였다.

“아… 솔직히 노파심에서 말하는 거지만 춤은 역시나 다미가 제일 낫긴 하거든? 그런데 다미는 뭔가 베이스가 달라. 일종의 몸을 쓰는 것은 천재과라 뻣뻣한 시유를 잘 이해하지 못할 거야. 정확한 건 아닌데 그냥 내 생각이니 신경 쓰지 말고…….”

강전기는 ‘몸을 쓰는 것은’이라는 말을 하다가 이다미와 관계를 맺었던 그 날 밤이 생각나 고개를 살짝 흔들고 말았다. 다미는 정말로 강전기의 대물을 분쇄해 버릴 정도의 명기였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레벨 업도 다소간 해놓은 상태였다.

‘아… 살짝 아쉽네.’

강전기가 다미의 명품 몸매를 보며 아쉬움에 입맛을 살짝 다셨다.

‘강전기, 이 새끼야! 정신 차려. 걸그룹을 성공시켜야 할 거 아냐. 넌 다미 말고도 많잖아.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괜찮은 여자들과는 할 수도 있고… 하리도 언제나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는 팔꿈치를 테이블에 대고 손으로 턱을 만지면서 생각에 잠겼다. 연습생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끊임없이 재잘대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들 진짜 예쁘고 귀엽다. 진짜 레전드네.’

둥근 탁자에 둘러앉은 멤버들은 정말로 눈이 정화되는 비주얼이었다. 한 명만 있어도 눈이 번쩍 띄는데 네 명이 전부 수준급 외모라 그야말로 심 봉사 개안 수준의 비주얼 충격이었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는 손님들이 강전기 일행을 힐끔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후후후… 부럽지, 이놈들아.’

강전기가 득의의 웃음을 짓고 있는 찰나, 음식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와아아… 맛있겠다.”

“흐으응… 이 냄새… 나 아침도 안 먹었는데 배고파 죽는 줄…….”

나온 음식은 비싼 값을 했다. 정말 맛있었다.

“자… 얘들아, 많이 먹어. 그래야 연습도 잘하지.”

“열심히 해야죠. 피디님이 곡 써주시면 완벽하게 마스터해 놓을 거예요. 솔직히 여기에서 연습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더블케이에 있을 때는 진짜 잠자는 시간 빼고 연습했거든요.”

“그래서 리부트에서는 그 정도로는 이제 안 하겠다는 소리니?”

“켁켁… 히잉… 말이 그렇게 되나요? 저는 그게 아니라…….”

“하하하… 농담이야. 인하는 이제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될 거 같은데? 솔직히 실력은 차고 넘쳐. 문제는 시유지.”

“컥… 물… 물 좀…….”

강전기의 은근한 압박에 시유가 피자를 먹다 말고 목이 막히는지 급히 물을 찾았다.

“열… 열시미 할게여…….”

“그래… 그런 마인드면 안 되는 게 없어! 너 「아이돌 메이커」 알지?”

“네… 알아여…….”

“거기 처음에 숙소 들어가면 잠도 안 재우고 테스트곡 연습시키잖아. 막 자발적으로 하기도 하고…….”

“…….”

“그 정도까지는 바라진 않지만, 진짜 열심히 해야…….”

“피디님… 그건 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피디님은 곡만 끝내주게 뽑아주시면 돼요. 제가 책임지고 중간보고까지 다 할 거예요.”

레이카의 해물 파스타가 그녀의 조그만 입 속으로 호로록 빨려 들어갔다. 음식을 먹고 있긴 한데 시선은 강전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움찔.

강전기가 레이카의 시선을 은근슬쩍 피했다.

“그… 그래, 알았어. 내가 부담 좀 그만 줘야지…….”

강전기가 목이 타는지 앞에 있는 콜라잔을 잡고 꿀꺽꿀꺽 마시기 시작했다.

인하가 강전기의 콜라 목 넘김을 보고 있다가 손뼉을 쳤다.

“와, 피디님 콜라 한 캔을 쉬지도 않고 그냥 다 드시네요. 대단하당…….”

“응? 이게 뭐라… 꺼어어억…….”

너무 급하게 마셨는지 콜라의 탄산이 트림으로 올라왔다. 거하게 트림을 시전한 강전기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이고… 미안, 미안… 급하게 먹었더니 내가 실례를 했네?”

“뭘요… 그럴 수 있죠. 저도 속이 답답할 때 가끔 억지로 그러거든요, 헤헤…….”

그가 슬쩍 다미와 시유의 얼굴을 살폈으나 그녀들의 표정은 의외로 무덤덤했다. 다만 레이카의 눈썹 사이 인중에 내 천(川) 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는 자세를 바로잡고 레이카와 눈을 마주쳤다.

“레이카, 데뷔곡을 연습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 것 같니?”

“글쎄요? 곡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유가 아예 춤을 춰본 적이 없는지라 기본기를 익히려면 최소한 3개월은 걸리지 않을까 싶은데요?”

“최소한 내년 3월은 되어야 한다는 소리구나.”

“그렇죠. 그것도 최소한으로 잡은 거예요.”

“그럼 앨범 작업하고 안무 연습, 각종 마케팅 같은 거 하려면 빨라도 5월이네?”

“저랑 정확하게 같은 생각이시네요. 사실 그 정도만 돼도 준수한 편이죠. 대신 미리 사전 작업 같은 걸 다 해놔야 할 것 같아요. 이를테면 SNS 마케팅이라든지…….”

“아… 그건 걱정 마. 내가 전문가 두 명이나 알고 있거든.”

바로 아이돌 오덕후 성기호와 80만… 아니, 지금은 100만 뷰티 미튜버 황아영이었다. 그들을 영입해서 미튜브 콘텐츠를 만들 작정이었다. 하지만 레이카의 얼굴은 뭔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멋있어요.”

“응? 시유야, 그게 무슨 소리야?”

“이카 언니랑 피디님요. 뭔가 막 전문가 같아여. 그리고 이카 언니는 보면 볼수록 신기해 죽겠어요. 한국말을 너무 잘해서…….”

“아, 맞다… 얘 일본인이지? 나 자꾸 까먹어. 너무 한국 사람처럼 말을 잘해서…….”

김인하도 자신의 무릎을 탁 치면서 놀랍다는 듯 말했다.

‘으음… 저 워머신한테 한국말을 좀 어설프게 하라고 일본인 코스프레라도 시켜야 하나?’

강전기는 하나둘씩 고민이 생기는 것 같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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