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95화 (95/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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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아침 9시 이전에 한편 더 올라옵니다.

선작! 추천! 댓글! 제발~

감사드립니다. ^^

뉴욕 가는 길 (2부 시작)

드디어 강전기가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는 위풍당당하게 비즈니스석으로 입장했다.

번호를 찾아서 자리에 앉으니 승무원들이 분주하게 이륙을 준비하고 있는 게 보였다.

‘캬… 저 타이트한 하늘색 복장 봐라. 진짜 섹시하네.’

문득 단아하게 생긴 승무원이 허리를 굽히자 그녀의 둥그런 엉덩이 굴곡이 쫙 드러났다. 그 섹시한 모습이 강전기의 시야에 한눈에 들어왔다.

“크흠, 크흠…….”

그 승무원이 기침 소리를 들었는지 몸을 돌려 강전기에게 다가왔다.

“고객님, 무슨 불편하신 점 있으십니까?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갑자기 목이 건조해서요.”

“그럼 제가 물이라도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아…….”

“괜찮습니다. 원래 비즈니스석이 이렇습니다.”

뭔가 단아하고 정숙하게 생긴 승무원이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너무 졸아서 촌티를 냈나? 흐미… 비즈니스석에 처음 타는 거 한 번에 알아차리네. 뭐, 어때… 처음 탈 수도 있지. 아니, 앞으로는 퍼스트 클래스도 타야 할 몸이니까 당당해져야지. 암…….’

강전기는 몸을 쭉 펴고 편안한 자세로 자리에 앉았다.

‘어구야, 편하네. 예전 공무원 연수 갈 때 저가 항공사 일반석하고는 클래스가 다르구만. 큰일이네! 나중에 일반석 못 타겠는데, 이거?’

“여기 있습니다, 고객님.”

영화배우 수혜를 닮은 단아하게 생긴 승무원이 새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생수를 가져다줬다.

“감사합니다.”

‘와… 키도 크고 피부도 좋고 몸매도 좋고 역시 승무원 클래스라 이건가?’

강전기는 그녀의 가슴에 붙어있는 명찰을 흘깃 쳐다보았다.

‘한빛나… 이름이 예쁘네? 오… 얼굴에서 진짜 빛이 나는 거 같다.’

그녀의 이름은 한빛나였다. 라운지 카페에서 강전기를 유심히 지켜보던 여인이었다. 사실 아까는 그의 시선을 받기 위해 엉덩이를 드러낸 것이었다.

‘후후후… 젊어서 진짜 파릇파릇하네.’

그녀는 선천적으로 동안이라 현재 나이가 20대 후반이었으나 20대 초중반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젊었을 적에는 비행기에 타는 연예 기획사 사람들에게 캐스팅 제의도 많이 받았었다.

하지만 대부분 원나잇 목적으로 접근하는 거라는 걸 깨닫고 본인의 일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다. 오히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접근하기도 하면서 꽤 괜찮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서비스 좀 잘해줘야겠네. 호호호… 영계로 몸보신 좀 해야지.’

한편, 강전기는 귀에 무선 이어폰을 끼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만든 곡을 체크하고 있었다. 바로 리만 스쿨에 제출해야 하는 세 가지 다른 형태의 곡이었다. 업템포, 코미디송 그리고 발라드였다.

‘흐음… 뭐, 이 정도면 됐겠지. 초청하면 하는 거지 꼭 이런 걸 내라고 하다니. 귀찮구만.’

강전기는 파일들을 첨부한 뒤 BMI 담당자 앞으로 메일을 보냈다.

사실 작곡을 배우러 가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곡을 내야 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강전기였다. 콩고물에만 관심이 팔려있는지라 일단 리만 스쿨이고 나발이고 큰 감흥이 없었기 때문이다.

창문을 보니 이제 이륙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포인트를 모으기 위해 노력하다가 어제 급히 곡을 쓰느라 밤에 잠을 거의 자지 못해서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다.

‘잠깐 눈이나 붙여야겠군.’

그렇게 그는 수마에 빠져들었다. 무선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주변의 소리를 잠재웠다.

시간이 20~30분쯤 흘렀을까? 그는 피곤이 어느 정도 풀렸는지 잠에서 깨어나 허리를 일으켰다. 좌석을 눕히지 않아서 그런지 어깨가 뻐근한지라 스트레칭을 하면서 목을 이리저리 돌렸다. 비행기는 이미 이륙한 모양이었다.

“으으으… 피곤해.”

강전기는 고개를 돌리다가 옆에 앉은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비즈니스석도 항공사나 비행기마다 좌석이 다르다고 했는데 코리아 에어의 비즈니스석은 옆 사람과 약간 붙어있는 형태였다.

자신의 옆에는 어디서 많이 본 여인이 담담한 시선으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응? 뭐지… 꿈인가?’

그는 시선을 돌려 정면의 작은 모니터를 쳐다보았다.

‘뭐야, 이제 20분밖에 안 지났네.’

하품을 한번 해주고 눈을 비비고 다시 옆을 쳐다보니 꿈에서 본 듯한 여인이 아직도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어? 신디?’

그랬다. 강전기의 옆에 앉은 여인은 바로 월드 스타로 발돋움한 네임드로즈의 리더 신디였다. 강전기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빼꼼 내밀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헉… 뭐야, 이거? 라미, 재은, 안젤라, 초향 그리고 내 옆의 신디까지…….’

강전기 주위로 네임드로즈 멤버들이 자리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고 오로지 신디만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는데 강전기가 잠에서 깨자 그를 조용히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불편한 자세로 되게 편하게 주무시네요?”

“어… 제가 혹시 시끄럽게 했나요?”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조용히 숨소리만 내셨어요.”

“다행이네요.”

“저희가 시끄러워서 깨신 거 아닌지…….”

“아… 그런 건 아닙니다.”

지금 무선 이어폰을 빼서 주위가 시끄럽다는 것을 안 거지 시간이 지나 좌석이 불편하자 자연스럽게 잠에서 깬 거다. 절대 네임드로즈 멤버들 때문이 아니었다.

강전기가 고개를 들어 신디와 눈을 마주쳤다.

신디(Cindy).

네임드로즈의 리더이자 맏언니로 미국의 유명한 여성 래퍼 니나 마츠와 비견되는 실력의 소유자였다. 외모도 상당히 출중했는데 네임드로즈의 섹시 걸크러시의 이미지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녀의 옅은 삼백안이 상당히 유명했는데 오늘 실물을 영접하게 될 줄이야.

‘와… 진짜 섹시하다. 눈이 진짜 독특한걸? 실물로 보니 진짜 포스가 장난이 아니구나.’

삼백안은 눈을 떴을 때 검은자위가 위쪽에 붙어 좌우와 밑에 흰자위가 보이는 눈으로 약간 치켜뜬 눈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대표적 연예인으로는 김안선 누님이 있었다.

‘안선이 누님은 좀 무서운 쪽이었는데 신디는 섹시하지. 뭔지 모르지만 포스가 줄줄 흐른달까…….’

“뉴욕에 가시나 봐요.”

“네… 공부하러 갑니다. 그쪽은요?”

“저희는 전미 투어하고 연말 뉴욕 M케이콘 때문에요. 공연하거든요. 저 모르시진 않죠?”

‘아아… 연말에 뉴욕에서 케이팝 합동 공연이 있었지. 이제 생각났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한 강전기였다.

그는 최근 걸그룹하고 관계를 맺기도 하고 자신이 프로듀서로 손수 제작 중인 1티어급 핑크엔진 멤버들하고 같이 오래 있다 보니 미녀에게 면역 같은 게 생겨났다. 예전처럼 미녀 앞에서 덜덜덜 떨거나 말을 더듬는 모습이 완벽히 사라진 것이다.

“아… 죄송해요. 제가 그런 쪽에 관심이 없어서요.”

강전기의 말에 담담했던 신디의 얼굴에 작은 파문이 일어났다. 어? 이것 봐라 하는 느낌으로 입꼬리가 쓱 올라갔다.

“그럼 그쪽은 뭐 하시는 분이신데요?”

신디는 상대방이 감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오기가 생기는 모양이었는지 뭐 하는 사람이냐고 반대로 묻고 있었다.

“아… 저는 뮤지컬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전미저작권협회에서 운영하는 리만 스쿨에 초대되어 가는 중입니다.”

“뮤지컬… 리만 스쿨…….”

그녀는 뮤지컬은 잘 모르는지 고개를 갸웃했다.

‘흐흐흐… 당연히 모르겠지……. 작곡하던 나도 처음 듣는 소리였는데, 뭐…….’

“그럼 뮤지컬 음악 같은 걸 만드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작곡가입니다.”

“그렇군요. 혹시 만드신 곡이 있으면 한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웬만하면 그냥 관심을 끊고 영어로 된 책을 읽었을 신디였지만,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엄청난 미남이 자꾸 눈에 밟혀서 계속 말을 걸고 있는 것이었다.

‘얘가 왜 이러지? 혹시 뻥이라도 치는지 의심하고 있는 건가?’

대응해 주지 않는다면 자칫 무시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강전기가 주머니를 뒤져 무선 이어폰을 꺼냈다.

“갑자기 난감하네요. 흠… 그럼 제가 리만 스쿨에 포트폴리오로 제출한 곡을 들려드릴게요. 그냥 아직 수정할 게 많은 곡입니다. 감안하고 들으세요.”

강전기의 방금 한 말은 사실이었다. 날림 중의 날림. 그리고 발라드 한 곡은 예전에 리나랑 떡치고 현타에 빠져 만든 곡이었고…….

전기는 담담한 눈으로 이어폰을 꺼내 신디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는 일류 연예인 포스로 강전기와 아이 콘택트를 유지하면서 그것을 귀에 착용했다.

‘어우… 눈빛이 겁나게 섹시하네. 그냥 눈으로 쭉 빨려 들어갈 것 같다. 네임드로즈는 좋아하지 않아서 자세히 몰랐는데, 신디를 직접 만나보니 아이돌답지 않고 래퍼답게 가볍지 않다는 것을 느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인하도 랩은 끝내주고 노래도 잘하지. 그런데 신디의 이 뭔지 모를 특이한 분위기 때문에 더블케이의 형석 피디에게 최종 선택된 거겠지?’

느낌을 중요시하는 더블케이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신디도 좋긴 했다. 하지만 역시 강전기의 취향은 인하 쪽으로 기울었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다고 하지 않던가?

‘미안한데 난 걸크러시는 별로라고……. 어디 보자… 그렇지! 난 저기 앉아서 뭔가를 먹고 있는 안젤라 쪽이야.’

한국과 러시아 혼혈로 엘프 계열의 안젤라가 본인의 취향에 더 맞았다.

전기가 스마트폰의 플레이 리스트를 띄우고 첫 번째 노래부터 들려주었다.

‘아마도 이어폰에서 트럼펫, 튜바, 호른 등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뮤지컬 브라스 밴드의 업템포 음악이 나오고 있을 거야. 음… 사실 이건 그다지 자신 있다고 하긴 어렵지. 약간 생소하기도 하고 내가 뮤지컬 자체에 별 관심이 없거든.’

음악을 듣고 있는 신디가 신나는지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거렸다.

‘헤헤… 어때, 신나지? 내가 특별히 업되게 만든 노래야. 힘이 팍팍 나도록…….’

업템포 곡이 끝나자 어깨를 들썩거리는 게 창피했는지 머쓱해하는 신디의 표정이 느껴졌다.

다음 곡은 단순한 멜로디로 이루어진 코미디송이었는데 의외로 이게 신디를 놀라게 하는 것 같았다. 이 코미디송은 가사의 전달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음악으로 힙합의 비트와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멜로디를 들으며 무아지경으로 랩을 조용히 흥얼거리는 신디였다.

‘헐… 감성 뭐야. 그냥 막 빠져드나 보네.’

3분가량의 곡이 끝났다. 마지막 곡으로 현타에 빠진 강전기의 마음을 그려낸 가칭 「백년의 고독」이 흘러나왔다. 아까 두 번째 곡인 잔잔한 멜로디에 맞춰 랩을 흥얼거리는 신디에게 이 세 번째 곡은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세 번째 곡의 기초는 다인기획 주차장에서 리나와 관계를 맺고 난 후 현타 오는 시점에서 급히 쓴 곡이었다. 사실 첫 번째 곡에서 감정을 점차 고조시켰다가 두 번째, 세 번째를 거치며 감정을 거의 무저갱급으로 급전직시켜 버리는 것이었는데, 이미 만들어놓은 현타 오는 곡을 기초로 반쯤 장난삼아 만든 거였다.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리더니 삽시간에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아… 너 같은 감성이면 꽤 충격일 테지. 그야말로 우주의 고독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든 곡이거든. 앗… 이건 들려주지 말아야 하는데……. 일반인들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우울증이 있거나 민감하고 감성적인 애들은 멘탈이 흔들릴 수도 있단 말이야.’

신디는 음악에 몰입했는지 두 눈을 꼭 감고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헐… 신디 너… 몰입이… 음악적 감성이 엄청난 아이구나.’

강전기는 신디가 걱정되어 음악을 중단시켰다.

그녀는 작은 두 손을 꼭 쥐고 몸을 웅크리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어? 언니…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언니… 울어?”

네임드로즈 멤버들은 짠 것처럼 다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멤버들 사이가 무척이나 좋은 것 같았다.

그 순간 막내 초향의 눈에 옆에 앉아서 신디에게 손을 뻗으려는 남자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 나쁜 새끼야…….”

초향은 그 자리를 박차고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쿵푸를 오랫동안 연습했다고 알려진 그녀의 발차기가 강전기에게 사정없이 날아들었다. 사실 탈인간급에 가까운 강전기는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참, 나… 어이없네, 이거… 노래를 들려주다가 처맞게 생겼어. 흐흐… 하지만 내가 누구야. 인간계 최강! 색기갑 섹스 토이다.’

그는 순순히 맞아줄 생각이 없었다. 아닌 밤중에 날아 차기도 아니고.

그가 발차기를 피하려 일어서려는데 허리 부근에서 뭔가 압박이 느껴졌다.

‘헉……!!’

하지만 불행스럽게도 비행기가 이륙할 때 메어놓은 안전띠를 풀지 않은 게 문제였다.

초향의 발차기는 강전기의 안면에 정확하게 꽂혔다.

빠악…….

뭔가가 빠개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커헉…….”

강전기의 탄탄한 몸이 뒤로 밀릴 정도로 강력한 이단옆차기였다. 어렴풋이 인공 지능의 공지가 들리는 듯했다.

[띠링… 안면에 강한 충격이 감지되었습니다. 치료 나노 머신이 긴급 가동됩니다. 육체의 에너지가 급속도로 소진됩니다.]

“꺄아악… 초향아! 무슨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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