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05화 (105/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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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엄근진 슈퍼 틀딱 강전기 등장?

선작, 코맨트, 추천 감사드립니다.

뉴욕의 그녀들

“그런데… 그렇게 노래 부르면 안 돼. 다메 다메…….”

“에에? 케이… 그게 무슨 소리야? 노래를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니?”

“그렇게 생목으로 부르다간 성대도 다치고 쉽게 피로해져. 그리고 노래도 늘지 않지.”

“에……?”

아야카는 뜬금없이 가라오케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지적하는 케이 때문에 뜬금없이 에? 에? 만 연발하고 있었다.

“혹시 아야카는 한국의 SSJ라고 알아?”

“SSJ?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아… 뮤직비디오에서 본 것 같아.”

“그래, 맞아. SSJ는 한국에서 가장 큰 기획사야. 거대 기획사의 표본 같은 곳이지.”

“아, 맞다! 소녀세븐…….”

“그래, 소녀세븐도 있고 아티스트가 엄청 많지. 내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거기 연습생 생활을 꽤 오래 해서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거든.”

“정말?”

그녀의 목소리가 엄청 커지기 시작했다.

“놀라긴… 별거 아냐. 지금은 회사를 나왔거든. 아무튼, 그래서 내가 노래에 조언을 좀 해줄까 하는데 듣고 싶어? 물론 아야카가 연습생도 아니지만 뭐, 노래 잘하면 좋잖아?”

“응… 나 노래 레슨 받고 싶어.”

“공짜로?”

“헤헤… 뭐 해줄까?”

강전기의 눈이 게슴츠레해졌다가 다시 초롱초롱해졌다.

“해주긴… 그냥 잘 들어봐.”

“알았어. 내 노래의 문제가 뭐야? 일본에서는 다들 이렇게 불러.”

“내가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거 알려줄게. 일단! 문제가 뭐냐면… 노래가 너무 끊겨. 노래를 이어 불러야 해. 가사도 너무 딱딱 끊는 게 문제야. 스타카토도 아니고… 원래 노래라는 게 호흡이 먼저 나오고 소리가 나와야 하거든. 연결되어야 해. 단어와 단어 사이를 끊지 말고 호흡으로 이어봐.”

아야카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었는지 당장 시험해 봤다. 처음에는 잘 안 됐지만, 신경을 쓰고 부르니 무미건조한 노래에 생명력이 깃들기 시작했다.

“옳지, 바로 그거야. 물이 흐르듯 이어져야 한다고…….”

“오오, 뭔가 바로 개선되는 느낌이야.…….”

“하하하… 나만 믿어. 한국의 제일 큰 회사에서 배운 실력이라니까…….”

사실 강전기는 섹스 토이가 되고 나서는 음악적인 능력이 엄청나게 증폭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가 아야카의 노래를 듣고 알맞은 처방을 내리는 방법은 일류 보컬 트레이너의 뺨 싸대기를 후려칠 정도였다.

“그다음…….”

“와, 기대된다…….”

“호흡이 너무 불안해. 거의 목으로 부르다 보니 호흡이 불안해서 음정이 왔다 갔다 하거든? 호흡 자체를 일정하게 뱉어줘야 하는 거지. 복식 호흡이라고 알지? 꼭 복식 호흡이 아니더라도 호흡을 어떻게 컨트롤 하냐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척도야. 아야카는 주로 목으로만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음정이 엄청 불안한 거야.”

강전기가 아야카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그가 가까이 다가온 그녀의 목과 배에 손을 갔다 댔다.

“평상시대로 소리 내봐.”

“아, 아아, 아…….”

“자, 이제 배로 소리를 내봐.”

“아아아아아…….”

“그렇지, 좋아… 음을 일정하게 내도록 신경 써봐. 그렇지 호흡! 옳지, 굿!”

강전기가 몇 번 복식 호흡을 잡아주니 배로부터 안정적인 호흡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장 이런 스타일이 유지되지는 않을 거야. 계속 연습해야 해. 하루에 30분 정도 꾸준히 해봐. 호흡만 잘해도 노래가 안정적이게 돼. 맛깔나지고…….”

“우와, 대단해…….”

강전기는 보컬 트레이너가 알려준 호흡법을 아야카에게 전수해 줬다.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노래방에서 30분 이상 트레이닝을 해줬다. 아야카는 마치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강전기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난데… 일본에서는 왜 이런 간단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지?”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아… 아니야. 그냥 한 말이야.”

“후후… 싱겁긴……. 자! 내가 알려준 방법대로 아까 그 노래 불러봐.”

그녀가 다시 「헤비 로테이션」이라는 곡을 재생을 시켰다.

강전기는 그녀의 목과 배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호흡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계속 긴장을 줘야 했다.

“시작…….”

“I love you… I need you…….”

중간중간 호흡이 흐트러질 때마다 배를 누르고 목을 쓰다듬으며 신호를 줬다.

‘꿀꺽…….’

강전기의 목에서 마른침이 꿀떡 넘어갔다.

‘으… 바로 후르릅하고 싶다. 젠장, 잘못해서 뉴욕에서 감방에 갈 순 없지. 흠흠…….’

“그래… 좋았어. 너 되게 잘한다. 습득력이 되게 빨라.”

“진짜? 고… 고마워…….”

‘머리가 좋은가? 괜찮은데? 확 데려가서 가르쳐? 쩝… 아니다… 얘 한국말도 못 하는데 무리야. 본인도 그런 거 관심 없는 거 같은데…….’

한편, 아야카는 강전기의 조언에 노래 실력이 확 뛰자 엄청나게 고무된 상태였다.

‘와… 나도 이렇게 노래를 할 수 있구나. 어떻게 이렇게 한 번에 좋아지지? 난 지금까지 뭘 했던 거야?’

아야카는 그러면서 미친 듯이 연습하기 시작했다.

강전기도 제자(?)가 각성 모드에 진입하자 끊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옆에서 도움을 주었다. 마치 무협지에서 화경 단계를 돌파하기 위해 옆에서 보초를 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허이구… 아까 .EXE 떡밥 물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거 노래 연습하는 거 맛들렸네. 헐…….’

그래도 그는 친절하게 다른 팁들도 알려주었다.

“마무리를 똑바로 해야지. 왜 거기서 소리를 줄이는 거야? 끝까지 소리를 잡아! 호흡을 앞으로 밀지 마… 밑에서부터 끌어 올려야지.”

마치 1 대 1 강사가 된 것처럼 알려주었다.

그렇게 연습하길 두 시간…….

“어머… 우리 어떻게 해. 시간 엄청 지나갔어.”

“알아…….”

‘난 다 안다고… 네가 멋대로 각성 모드로 진입해서 그렇잖아. 괜히 알려줬네. 쩝…….’

“미안… 내가 너무했지?”

“아냐, 아냐… 네가 잘 따라와서 나도 괜찮았어.”

“케이는 왜 이렇게 잘 가르쳐? 혹시 회사 그만두고 보컬 트레이너가 된 거야?”

“내가? 후후후… 그건 아니지.”

“에… 너무 잘하는데…….”

“한국에서 이 정도는 기본이야.”

“정말? 다른 한국 남자들도 케이처럼 다들 상냥해?”

“흐음… 뭐 내가 좀 특별하긴 한데 한국 남자들이 다들 친절하고 젠틀하긴 하지…….”

“와… 대단해…….”

‘크… 국뽕!! 오지구요… 뭐, 어때… 나중에 깨닫겠지, 뭐. 흐흐…….’

“오늘은 늦었는데 그만 갈까?”

“으…응…….”

아야카는 뭔가 아쉬운 듯 말꼬리를 내리면서 대답했다.

“아쉬우면 나중에 내가 한 번 정도 더 봐줄게. 고음 내는 거라든지…….”

“정말……? 나 진짜 고음 잘 내고 싶어.”

“흠… 나 너무 믿지는 말고… 나 보컬 트레이너 아냐. 그냥 내가 아는 수준에서 알려주는 거야.”

“괜찮아… 그 정도만 돼도 충분해.”

사실 강전기는 알지 못했지만, 그의 음악적 식견은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었다. 절대 음감은 물론이고 소리의 미묘한 차이와 음악적 원리를 감각적으로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아야카에게 완벽히 맞춤 교육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단점을 완벽하게 꿰뚫어 봤기에 대책을 제시하여 단번에 각성 상태로 진입시킨 게 바로 그 단적인 예였다.

‘보컬 교육을 해보니 알겠어. 뇌가 이상해서 음치가 아닌 이상 적절한 방법만 제시하면 쉽게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거 말야…….’

그들은 열 시가 넘어서 노래방을 나오게 되었다. 이미 주위는 어두워진 상태였다.

“아야카… 집이 어디야? 내가 데려다줄게.”

“안 그래도 돼. 여기서 멀지 않거든.”

정확한 위치를 물어보니 강전기의 집이 더 멀었다. 하지만 같은 방향이라 같이 걸어서 가기로 했다.

길을 걸어가는데 아야카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계속 음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젠장, 너무 잘 알려줬나? 완전히 몰입했네. 이렇게 되면 나가린데…….’

뭔가 음흉한 진도를 나가보려는데 상대방이 엄한 것에 정신이 완전히 뺏긴 상태라 좀 힘들어 보이긴 했다.

‘에이… 어차피 집에 가면 케일린도 올 텐데… 뭐, 인위적으로 거리를 만들 필요는 없겠지. 진짜 초가와이하네. 저런 순진한 애한테 무슨 수작을 건단 말인가… 아서라, 강전기!’

엄청 즐거운 듯 허밍하면서 폴짝폴짝 가볍게 뛰는 아야카의 모습을 보자 뭔가 머릿속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머릿속은 정화되는데 그의 고추는 살짝 부풀어 올랐다는 게 문제였다.

‘하여간 주책이야. 아까 아야카의 몸을 좀 더듬는 바람에 그런 거 같아. 참자, 참어…….’

그녀의 숙소에 도착했다. 아야카는 밝은 얼굴로 강전기에게 손을 흔들며 집으로 들어갔다. 강전기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내 발걸음을 돌려 뉴욕의 밤거리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곧바로 아야카의 방에서 창문이 열리며 그녀가 소리쳤다.

“케이! 고마워…….”

강전기는 몸을 돌려 아야카를 돌아보고 손을 흔들었다.

“잘 자…….”

아야카도 미소를 띤 채 그를 보며 열심히 손을 흔들고 있었다.

‘후후… 귀여운 것.’

강전기의 마음속에 뭔지 모르지만 따뜻하고 간질간질한 감정이 생겨났다. 예전에 하리와 데이트를 하던 그런 느낌인 것 같았다. 그는 가슴 부근을 문지르며 입가에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아… 두근두근해… 사랑이 이런 느낌인가? 하지만 사랑은 나에게 사치에 불과해. 나는 모든 예쁜 여자들에게 공평해야 한다고… 부처나 마더 테레사와 같이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줘야 하는 운명…….’

“크흐흑… 그냥 안주하고 싶다…….”

뭔가 가슴이 아려오고 쓸쓸함이 그를 짓눌렀다.

그가 숙소에 도착하자 이미 케일린이 와있는 상태였다. 강전기는 케일린을 보자 눈가가 촉촉해졌다.

‘맞다, 얘도 나를 좋아하지… 내가 안주하면 모든 다른 예쁜 여자들은 어떻게 해? 안 돼. 내가 희생하는 게 맞아.’

강전기는 어처구니없는 자기 합리화로 자신의 문란함을 정당화했다. 그야말로 사이비 교주의 논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전기 씨… 왔어요?”

“누… 누나?”

강전기는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케일린을 보자마자 상황극을 시전했다. 오늘 밤도 그렇게 케일린과 역할극 놀이를 하며 새벽까지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강전기였다.

홈런…

* * *

크리스마스이브였다.

강전기가 학원에 도착해 보니 미니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헉헉… 늦을 뻔했다. 꼼짝없이 크리스마스이브에 혼자 놀 뻔했어. 휴… 졸았네…….’

인원을 체크해 보던 액티비티 강사가 기사에게 출발을 알렸다. 강전기가 고개를 주위를 돌아보니 한 명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때였다. 제일 뒤편에서 아야카가 손을 소심하게 흔들고 있는 모습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오, 다행이다. 아야카도 스키 타러 가는구나… 앗싸…….’

“안녕, 아야카… 너도 스키 타러 가는구나?”

“케이 안녕, 반가워… 그리고 어제 너무 고마웠어.”

“뭘… 별거 아냐. 그런데 너 스키 잘 타니?”

“아니… 나 한두 번쯤 타봤어. 그냥 겨우 초보는 면한 수준이야.”

“그렇구나. 난 오늘 처음이야.”

“에에? 그럼 내가 스키 타는 거 알려줘야겠는데?”

“나야 그럼 고맙지. 우리 예쁜 아야카가 직접 가르쳐준다고 하는데 열심히 해야지.”

“킥킥… 아침부터 엄청 기합이 들어갔네.”

잠시 아야카와 대화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깜빡 잠들었다. 강전기가 침침한 눈을 비비고 시간을 보니 한 시간쯤 흐른 상태였다.

“오, 스키장이네…….”

마운틴 크릭.

뉴욕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리조트였다. 뉴저지에 위치한 제법 큰 스키장이었다.

학생들은 주차장에 내려 스키 장비를 빌렸다. 강전기는 대충 발에 맞는 것을 골랐는데 사실 그리 좋은 장비는 아니었다.

‘에이… 뭐, 한번 타보는 건데 대충 고르자…….’

장비를 빌리고 셔틀버스를 타고 스키장으로 향했다. 강전기는 당연히 초보자 코스를 선택해서 기본적인 강습을 30분 정도 받았다. 아야카는 혼자 타지 않고 그가 교육받는 것을 지켜보았다.

‘흠… 뭐 별로 어렵지 않은 거 같은데? 이제 위로 리프트 타고 올라가서 좀 내려와 볼까?’

“아야카… 가자!”

강전기는 아야카의 손을 잡고 곤돌라에 탔다. 둘을 태운 곤돌라가 천천히 산으로 올라갔다.

“아야카, 좀 춥지? 지퍼 올려… 목에 바람 들어가…….”

“케이… 야사시…….”

“아… 상냥하다고? 하하하… 뭐, 이 정도야…….”

한편, 강전기와 눈을 마주치고 있던 아야카는 그의 상냥함에 감동했다.

“케이… 한국 남자들은 다 케이처럼 상냥해? 아까도 스키 같은 무거운 것도 대신 들어주고…….”

“흠… 나는 그냥 보통인데? 아야카의 질문에 대답하자면 뭐, 그런 편인 거 같아.”

“그럼 다들 케이처럼 잘생겼어?”

“크흠… 애매한데? 뭐, 그럭저럭 괜찮게 생긴 편이지… 나는 좀 상위권? 하하하…….”

“와, 그렇구나……. 스고이…….”

‘어우, 국뽕 오지네. 사실 와꾸로 따지면 0.1%일 건데… 큭큭… 그냥 재미로 하는 말이지, 뭐…….’

강전기는 즐거워하는 아야카가 너무 귀여운 나머지 그녀의 볼을 가볍게 꼬집어줬다.

“가와이!”

그렇게 스키장에서 알콩달콩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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