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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섹뮤직 그 전설의 시작!
지각했습니다. 늦게 퇴근하고 미친듯 달립니다. 졸려~~~~
(안올라온다 싶으면 공지를 확인해주세요. 무단 연재빵구는 없습니다. 최소한 공지라도 올리겠습니다. 물론 빵구 안내야죠. 하하~)
항상 선작, 추천, 댓글 감사합니다.
아참 설문 올렸습니다. 다들 참여해주시고요. ㅎㅎ
뉴욕의 그녀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젠장…"
이기민은 자괴감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노래를 들으면서 바지를 벗고 딸을 잡았다고? 물론 내가 요즘 좀 많이 굶은 건 사실이야. 크리스마스이브라는 특수성도 있었고…….’
그러나 그가 모르는 사실이 한 가지 더 있었다.
이기민은 일반인과 다르게 상당히 감각이 예민한 사람이었다. 곡에 담긴 키워드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짚어내는 그의 능력 때문에 뭐에 홀린 듯 노래를 들으며 수음을 해버린 것이었다. 일반인이었다면 절대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블루비의 다른 곡들과 비교해 봤을 때 춤이나 의상은 오히려 더 정숙해졌어. 그렇다면 곡 때문이라는 건데…….’
이기민은 앉은 그 자리에서 팬티를 다리에 반쯤 걸친 채 반복적으로 곡을 들어보고 분석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 듣는 내내 기묘하게 변하고 있었다.
‘모든 게 조화롭게 계산된 사운드야. 역시 일렉케이 스타일이군. 마치 뭔가 키워드를 잡고 거기에 맞춰 사운드를 수없이 조합해 보고 전심전력을 다해 만든 그런 곡이랄까? 선정성을 논하려고 하더라도 곡의 말도 안 되는 퀄리티 때문에 묻혀버려. 감히 어떻게 이 곡을 깔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선정성은 기존 콘셉트보다 약해지면 약했지 강하진 않으니까… 대중들에게 격한 거부감도 없을 테고…….’
“그야말로 천재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하아… 일렉케이… 대단하군. 이 곡이 어떤 논란을 가져올지 모르겠지만 이건 분명 어떤 식으로든 커다란 이슈가 될 거야. 후후… 나의 레몬캔디는 당신의 곡으로 데뷔할 수밖에 없겠어.”
테이블 위에서 깍지를 끼고 생각에 잠기는 이기민이었다.
‘아차! 이럴 게 아니라 얼른 일렉케이를 만나서 곡을 하루빨리 의뢰해야겠군.’
그는 황급히 성기호가 운영하는 아메리카 TV의 24시간 걸그룹 직캠방에 들어갔다.
[열혈팬 투명한케이엠 님이 방송에 참여하였습니다.]
이기민이 로그인을 하자 방장인 브랜뉴걸BJ가 기계처럼 말을 걸어왔다.
[브랜뉴걸BJ : 안녕하세요, 브랜뉴걸 방송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열혈 투명한케이엠 : 네, 안녕하세요.]
[정회원-마이걸 : 우왓! 케이엠 형님… 오랜만입니다.]
[정회원-사랑사랑 : 와, 큰손 형님 등장이시다…]
[정회원-고인물캠 : 형님,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보고 싶었습니다.]
역시나 돈을 왕창 지른 물주의 등장으로 시끄러워지는 채팅창이었다.
[열혈 투명한케이엠 : 혹시 방장님 안 계세요?]
[정회원-사랑사랑 : 방장님 요즘 기획사에서 일하시느라 엄청 바쁘세요.]
[열혈 투명한케이엠 : 아… 그렇군요.]
알고 보니 방장의 코멘트는 오토봇이였다.
‘이런… 내가 직접 콘택트를 해봐야 하나?’
[정회원-사랑사랑 : 형님… 제가 현재 매니저로 방을 돌리고 있습니다.]
[정회원-사랑사랑 : 그리고 혹시 연말에 시간 되시면 정모를 할 예정이오니 참여해 주셔도 되는데요.]
[열혈 투명한케이엠 : 정모요? 그게 언제인가요?]
[정회원-사랑사랑 : 12월 30일입니다. 홍대 근처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열혈 투명한케이엠 : 거기에 방장님 오시나요?]
[정회원-사랑사랑 : 당연하죠. 왜요? 오시게요?]
[열혈 투명한케이엠 : 일단 한번 생각해 볼게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정회원-사랑사랑 : 벌써 가시다니… 케이엠 형님 꼭 정모 때 오세요. 꼭요.]
[투명한케이엠 님이 달풍선 1,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정회원-사랑사랑 : 투명한케이엠 님이 달풍선 1,000개!!]
[정회원-마이걸 : 케이엠 형님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쓰읍… 여기 정모에 나가서 성기호 씨에게 콘택트를 해봐야겠어.”
‘우리 애들은 무조건 성공해야 해. 그러려면 일릭케이가 보증 수표지.’
이기민의 귀는 너무도 뛰어났다. 그는 뮤직넷에 근무하기 때문에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는 트렌드 있는 곡과 스타일을 아주 잘 꿰고 있었다.
그리고 관련된 덕질만 십몇 년째였고 급기야 자신의 돈을 쏟아부어 사심이 담긴 그룹까지 만든 미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인정한 사람이 바로 일렉케이였다.
‘일렉케이는 천재야. 이 사람을 데려와야 하는데… 지금 리부트 엔터 이사라고 했지? 쉽지 않겠는걸? 그냥 리부트 엔터를 확 인수해 버릴까? 대표가 이정수 씨라고 했지?’
이래저래 일렉케이에게 곡을 의뢰하려고 마음먹은 이기민이었다.
‘어차피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젠장, 카펫을 바꿔야겠네. 비싼 건데…….”
노래 하나 듣는 대가로 버리기엔 아까운 수백만 원짜리 카펫이었다.
* * *
한편, 강전기는 아야카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중급자 코스에서도 안정적으로 스키를 탔다.
“역시 대단한 몸이야.”
“꺄아악…….”
“어?”
갑자기 여자의 비명이 들리자 황급히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아야카가 넘어져서 뒹굴고 있었다. 다른 한 명도 멀리 나동그라진 것을 보면 서로 빠르게 내려오다가 충돌한 모양이었다.
“젠장! 아야카!”
“으으윽…….”
이미 스키는 분리돼서 저 멀리 날아간 상태였고 아야카는 다른 사람과 충돌을 심하게 했는지 설원에 누워서 오른쪽 골반 쪽을 부여잡고 있었다.
“아야카, 괜찮아?”
“아… 아… 괜… 괜찮아.”
“뭐가 괜찮아. 상태를 보니까 심한 거 같은데…….”
‘안마 스킬 ON!’
[띠링… 스킬이 발동합니다. 해당 개체를 분석 중입니다…….]
강전기의 망막에 부상 지도가 쭉 펼쳐졌다. 그녀의 오른쪽 허리 부근과 골반 그리고 허벅지까지 충격이 큰 것 같았다. 다행히 근육이 놀란 정도의 수준이어서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머릿속에는 해당 개체에 대해 어떤 식으로 마사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자동으로 로딩되고 있었다.
‘다행이네. 부상이 크지 않아.’
“아야카… 내가 보니까 크게 다친 건 아니고 타박상하고 약간 삔 것 같아.”
“으응… 옆구리가 너무 아파.”
“상대방이 세게 부딪치면서 약간 멍든 거 같아. 여기보다는 골반 쪽이 약간 삐끗한 것 같은데?”
“케… 케이, 왜 이렇게 잘 알아?”
“나야 군대에서 이런 걸 배웠으니까… 응급 상황이 있으면 조치하는 방법 정도는 알고 있다고…….”
물론 강전기가 급히 지어낸 개소리였다. 그에게는 사기적인 스킬이 존재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심호흡 좀 해봐. 옳지. 별것 아냐. 잠깐만… 내가 응급조치를 해줄게. 만져서 미안… 쏘리…….”
강전기의 커다란 손이 아야카의 패딩 속을 파고들어 골반을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도수 치료를 하는 것처럼 응급조치를 시행했다.
“윽…….”
“자… 어때?”
“어라? 에에… 안 아파. 이거 왜 그래? 너무 신기해. 아까 되게 아팠었는데…….”
“내가 말했잖아. 군대에서 응급처치 배웠다고…….”
“한국 남자들은 이런 것도 할 줄 알고… 스고이…….”
“하하… 뭐, 이런 건 기본이지. 잠시만, 내가 마사지도 좀 해줄게. 골반 틀어진 건 잡았는데 근육도 놀란 거 풀어줘야지. 그래야 후유증이 없어.”
“알았어. 케이가 알아서 해줘.”
“오케이! 나한테 맡겨봐.”
강전기는 그녀의 허리와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부상을 치료했다. 그녀는 슬랜더 체형의 몸매였는데 나름 몸이 탄탄한 스타일인 것 같았다.
최상의 레벨을 달성한 안마 스킬로 그녀의 부상 부위를 부드럽게 주물렀다. 그의 손길을 느꼈는지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한 아야카였다.
‘으흐윽… 너무 시원해. 아픈 곳만 골라서 풀어주는 느낌이야. 너무 좋다.’
그녀는 눈을 감고 편안하게 마사지하는 그의 손을 느끼고 있었다.
[띠링… 개체의 부상이 완료되었습니다. 최상의 안마 스킬은 치유력이 뛰어납니다.]
‘으잉? 벌써? 말도 안 돼! 이제 15분 정도밖에 안 됐단 말야.’
(속마음 : 말도 안 돼! 이제 15분 정도밖에 만지질 못했단 말야.)
[부상이 없으면 계속 안마 시 성감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흐음… 뭐, 상관없지 않나? 아야카가 이렇게 눈을 꼭 감고 좋아하고 있는데… 에라, 모르겠다…….’
그는 순간적으로 장난기가 발동했다. 부상은 완치되었지만, 성감을 높이는 용도라면 약간 기분을 좋게 해줘도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으으음…….”
벌써 슬슬 느낌이 오는지 아야카가 옅은 신음을 내었다.
“잠깐만 실례할게. 허벅지하고 엉덩이 부근도 좀 눌러줘야 할 것 같아. 원래 인체라는 게 다 연결되어 있거든?”
“정… 정말?”
“그럼, 모든 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거야. 이 세상도 결국 올라가다 보면 빛밖에 없다고 하잖아? 태초에 빛이 있었다, 몰라?”
아야카가 뭔가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이자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술술 내뱉기 시작한 강전기였다. 그러면서도 마사지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아야카의 얼굴에 홍조가 감돌며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아흐…….”
‘으흐흐… 이 귀여운 것! 쾌감을 참기 위해서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것 좀 봐. 진짜 깨물어주고 싶다.’
강전기는 입술을 앙다물고 있는 아야카의 얼굴에 뽀뽀해 주고 싶었지만 아직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항상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게 있는 법이었다.
‘호르몬 분석’
[띠링… 나노 머신이 해당 개체를 분석 중입니다. 도파민 85%, 아드레날린 90% ― 호감도와 흥분도가 높습니다.]
‘됐다!’
어느 정도 각이 나오자 아야카의 몸을 떡 주무르듯 만지던 강전기의 손이 드디어 멈추었다. 아야카의 눈이 살짝 떠지더니 다시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좀 더 받고 싶어. 기분이 너무 좋아.’
하지만 언제까지 스키장 귀퉁이에서 이러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됐다. 아야카, 이제 한번 서봐.”
아야카는 옷을 추스르며 천천히 자세를 고쳐 잡았다.
“어때? 좀 괜찮아?”
강전기가 마치 사심 없는 듯 초롱초롱한 눈으로 아야카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역시 음흉한 마음을 품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그는 마치 자신이 사이코패스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괜찮은 것 같은데? 와… 신기해. 나 솔직히 아까 크게 다치는 거 아닌지 했거든?”
“뭐, 가볍지는 않았지. 내가 응급조치를 잘한 거지.”
“고마워, 케이. 넌 진짜 상냥한 것 같아.”
‘어허… 말로만?’
“이제 내려가자. 너 다쳤는데 이런 경사진 곳을 무리해서 내려가면 안 되는 거 알지?”
“그럼 어떻게 내려가?”
“자, 업혀! 나 힘 엄청 세다.”
강전기는 씩 미소를 지으며 아야카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하아? 나 엄청 무거운데? 스키도 있잖아.”
“아야카, 나 한국 군대에서 80kg 군장을 메고 6박 7일 훈련을 받은 사람이야. 너는 그냥 깃털이야, 깃털…….”
“아닌데… 나 무거운데…….”
‘어휴… 이것아, 내 근력이 탈인간급이라구. 발버둥 치는 80kg 성인 남자도 둘러메고 계단을 마구 오르내리는 사람이 바로 나야. 하물며 겨우 50kg 나 될까 하는 가만히 있는 여자가 무거울 리가 있겠어?’
“얼른 업혀. 이제 슬슬 내려가야 해. 네 시 반에 버스 출발한다고 했잖아.”
“아… 알았어, 케이.”
시간으로 압박하니 순순히 전기의 등에 업히는 아야카였다.
“아야카, 너 밥 좀 먹어야겠다.”
“응?”
“무슨 소말리아 빈민이니? 몸이 너무 가볍다.”
“푸훗, 나 웃기지 마. 무거우면서…….”
‘무겁긴… 무슨 종이 인형, 아니 아기 업은 것 같은 느낌인데? 역시 가만히 있으면 전혀 안 무거워.’
“나 힘세다. 내 몸 보면 모르겠어?”
“글쎄…….”
아야카의 눈에 케이의 태평양같이 넓은 등판이 들어왔다. 그의 등에 업혀서 그를 껴안은 상태로 어렴풋이 느껴지는 단단함과 강인함…….
‘왜 이렇게 듬직하지? 일본 남자에게서는 못 느껴본 감정이야.’
그녀도 연예계 생활 7년 동안 몇몇 남자를 만난 적 있었지만 이런 스타일의 남자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아야카는 자기도 모르게 케이를 힘껏 껴안았다.
‘으… 너무 좋다. 스키장에서 러브러브 너무 좋고…….’
그는 신나서 슬로프 아래로 성큼성큼 내려가기 시작했다. 옆에서 누가 보면 커플이 애정 행각을 벌이는 것으로 오해할 만했다.
스키장의 하루가 갔다. 강전기는 처음 스키를 타본 것치고는 꽤 능숙해진 상태였고 아아캬와 알콩달콩 유사 연애 감정도 느끼고 아주 보람찬 하루였다.
뉴욕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강전기가 아주 편하게 그녀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아까 걸어보니 어땠어?”
“응… 다리랑 다 풀렸는지 아무렇지도 않았어. 너무 고마워, 케이…….”
“뭘…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우린 친구잖아. 한국에서는 친구끼리 그 정도는 기본이라고.”
“후훗, 거짓말…….”
‘당연히 거짓말이지… 그래도 아야카 너라면 어떤 누구라도 그리했을걸? 넌 너의 값어치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
“거짓말이 뭐예요? 먹는 건가요?”
“헤헷… 오늘 너무 재미있었다.”
“나도 재밌었다. 스키는 오늘 처음인데 꽤 재미있네. 스키장에 사람이 많은 이유를 알 거 같더라.”
“아무튼, 오늘 너무 고마웠어.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아.”
“좋은 추억이라… 나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마치 연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강전기에게는 연인이 아니라 부부 그 이상의 관계로 느껴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