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21화 (121/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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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최강의 더블센터 좌청룡 우백호! (언제까지 울궈 먹을건가!)

으으으~ 드디어 120편 달성!!

언제나 완결을 칠 수 있으려나... 후~ 차기작 마렵다.

그래도 항상 선작, 댓글, 추천은 따봉!

감사합니다.

최강의 더블 센터

“케이팝이 역시 인터넷이나 젊은 세대에서는 상당히 많이 퍼진 것 같네. 뭔가 뿌듯한걸!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

“응? 케이, 그게 무슨 소리야? 관련 업계 종사자라니?”

“아… 별거 아냐. 원래 내가 SSJ 엔터테인먼트라고… 아는지 모르겠네…….”

강전기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팔짱을 끼며 말했다. 멜리나의 동공이 커지는 게 보였다.

“아… 알아…….”

‘오케이… 걸려 들었어…….’

“거기 연습생 출신이거든.”

“정말? 오 마이…….”

멜리나의 호르몬 수치 높아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녀의 눈이 살짝 몽롱해진 것 같았다. 물론 와인을 몇 잔 마신 영향이 컸겠지만 말이다.

“어쩐지! 저번에 봤을 때부터 그런 느낌이 있었어. 그래서 내가 네 이야기를 한 거야.”

“눈썰미 하나는 끝내주는구나? 하하하…….”

“응… 내가 좀 그런 게 뛰어나…….”

좀 흥분한 듯 호들갑을 떠는 멜리나였다.

‘그냥 한 말인데 백치미가 약간 있네.’

“그런데 지금은 안 해? 왜 미국에 있어?”

“응, 한 2, 3년 연습생 생활하다가 팀 내 불화가 있어서 회사를 나왔어. 지금은 작곡가로 활동 중이야.”

“와… 미국에서 SSJ 출신 연습생을 다 만나네. 혹시 그 팀 이름이…….”

“딥블랙(DeepBlack).”

“진짜?”

멜리나는 강전기의 말을 듣고 진짜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우와… 딥블랙 요즘 잘나가잖아. 3년간 그렇게 고생하더니…….”

“그래, 요즘 분위기 좋다며?”

강전기는 사실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했다.

“응… 안타까워. 최애는 아니지만 나름 눈여겨보고 있는 얘들이거든. 하필이면 제일 좋은 곡이 뽑혀 나왔는데 이상한 애들 때문에 1위도 못 하고……. 어제 첫 음방이 있었는데 나오지도 않은 애들이 1등 하더라.”

‘엥? 뭐야? 남돌 빠순이잖아? 무슨 한국의 음방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어? 그런데 딥블랙이 언제 2위까지 올라왔지? 하필이면 내가 그 녀석들 앞길을 막은 작곡가가 되는 건가? 이거 악연이구만. 어쨌건 1위 작곡가라고 말하기가 좀 어려워졌군.’

블루비를 이상한 애들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

크리스티안은 둘만 신나게 이야기하자 살짝 짜증 났다. 자신이 요즘 은근히 예뻐하고 있는 멜리나가 케이에게만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은 케이팝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기 때문에 대화에도 전혀 끼어들 수가 없었다.

‘케이팝이라… 게이 같던데…….’

“케이, 연습생 그만두고 작곡한다면서 여기 미국엔 웬일이야?”

“어… 미국저작권협회에서 하는 워크숍에 참석하러 왔어. 초대받았거든.”

강전기가 리만 스쿨을 언급하자 다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아무도 그게 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게 뭔데?”

“아… 젊은 뮤지컬 작사, 작곡가들을 모아서 프로들이 멘토링해 주는 프로그램이야.”

강전기도 사실상 아는 게 그게 다였다. 본인조차도 별다른 지식이 없었다.

“오우? 그럼 곡 만들 때 어떻게 해? 피아노나 뭐 그런 거로 하나?”

“크리스티안 너는 이쪽 관련해서 진짜 하나도 모르는구나?”

“내가 어릴 때 가장 싫어한 게 바로 음악이었어.”

“후후… 답변해 주자면, 키보드가 건반이니 피아노라고 봐야겠지.”

“그렇구나.”

크리스티안은 강전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기 피아노 연주할 수 있어?”

그가 고개를 돌려 홀의 안쪽 무대 위를 가리켰다. 아까 화장실에서 들어보니 마침 오늘 연주자가 펑크를 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 것이다.

“응? 여기서?”

“뭐 어때? 오늘 연주할 사람도 없다는데…….”

“에헤이… 그건 예의가 아니지.”

“왜 부끄러워하고 그래? 저기요, 피아노 좀 써도 되죠?”

크리스티안이 갑자기 지나가는 직원을 부르더니 자연스럽게 허락을 받아냈다.

“자… 네 실력을 보여줘 봐. 흐흐…….”

강전기는 이놈이 그냥 아무 생각이 없는 건지 아니면 자신을 엿 먹이려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우… 저 능글능글한 새끼… 너 인마, 내가 연주곡으로 영화 OST까지 계약한 몸이야. 너 그러다 완전 쭈글이 될 텐데…….’

“그래, 케이. 한번 솜씨 좀 보자.”

크리스티안 옆에 앉아있던 에리나까지 합세해서 전기를 코너로 몰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전기가 누구인가? 섹스 토이가 되고 가지고 있던 본래 능력이 증폭된 상태!! 연주 실력도 준프로급이었다.

‘내 자랑 같아서 안 하려고 했는데 판을 깔아주니 또 살짜쿵 감동을 줘야겠구만……. 한국인들은 이렇게 한 번씩 사양하는 게 국룰인데 서양 애들은 참 오해도 잘해요.’

“이렇게 다들 원하시는데 한번 해볼까?”

강전기가 멜리나에게 장난스럽게 윙크했다.

멜리나는 그런 전기의 제스처를 보며 입을 조그맣게 모으고 조용히 박수를 쳤다.

‘귀엽네…….’

드르륵―

의자가 뒤로 밀리며 존잘러 강전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겉옷은 이미 벗은 상태라 셔츠만 입고 있었다.

그가 홀 안쪽 무대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웬 훤칠하게 생긴 키 큰 동양인이 지나가자 많은 사람의 시선이 그를 향하기 시작했다.

‘후… 뭘 하지?’

피아노 앞에 앉은 강전기가 고개를 들어 식당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이미 무슨 일인지 먹는 걸 멈추고 무대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내가 가끔 혼자 울면서 연주했던 걸 해볼까? 아주 가슴을 후벼 파는 곡으로…….’

강전기는 전생에 집에서 헤드폰을 끼고 외로움에 사무쳐 펑펑 울기 위해서 가끔 연주했던 곡인 「인생의 회전목마」를 떠올렸다. 바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에 들어가 있던 곡이었다. 마법에 걸려 90세 할머니로 변한 18세 소녀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담아낸 서정적인 곡! 엄청 슬픈 내용은 아닌데 왠지 모르게 그 곡을 연주하고 있으면 눈물이 났다.

‘오케이… 결정했어!’

“굿 이브닝… 아름다운 저녁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온 작곡가 케이라고 합니다. 오늘 제가 연주할 곡은 「인생의 회전목마」라는 곡입니다. 저기 앉아있는 아름다운 두 명의 여성과 제 친구 크리스티안에게 바칩니다.”

마이크에서 강전기의 목소리가 식당에 은은히 울려 퍼졌다. 그 청년의 영국풍(?)의 악센트와 훤칠한 외모는 식당에 있는 모든 사람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남녀노소 입가에 미소를 띠며 무대를 바라보았다.

강전기는 관심이 집중되자 정신을 집중했다. 그가 팔뚝에서 셔츠를 걷어 올리자 뽀얀 손목이 드러났다. 뒤로 넘긴 머리가 정말로 무슨 피아니스트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가볍게 통통거리는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주 서정적인 멜로디가 청중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그는 강약과 템포를 조절하면서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식당 대부분의 손님이 나이프와 포크를 놓고 곡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그의 화려하고 가벼운 건반 터치가 피아노 위를 미끄러지고 있었다. 그 선율에 맞춰 마치 곡에 심취해서 연기하듯 피아노를 연주하는 강전기였다. 그 모습이 무슨 영화에 나오는 장면 같아 보였다.

그의 완벽한 연기 덕분이었을까? 피아노 뒤의 하얀 배경과 커다란 화분 그리고 그를 비추는 조명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아주 애달픈 소리를 극대화시키고 있었다.

“하아…….”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지나가고 1절이 끝나가는 것 같자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의 손가락이 경쾌하고 빨라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곡의 분위기가 재즈로 바뀌고 있었다. 약간 왈츠 느낌도 나는 그런 편곡이었다.

“오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살짝 들렸다. 강전기가 너무 축축 처지는 것 같자 일부러 곡의 흐름에 변화를 준 것이다. 애절한 감상에 빠져있던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굉장한 연주였다.

강전기가 눈을 들어 멜라니를 보니 가슴에 손을 얹고 감동한 듯한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후후후… 어때? 혼이 쏙 빠지지? 이쯤 해서 다시 한번…….’

경쾌한 재즈 선율로 연주하고 있던 강전기가 다시 원곡 모드로 진입했다. 아까보다는 더 애절하고 통통통 피아노를 내리치듯 연주했다. 거기에 음악에 심취한 듯한 연기는 덤이었다.

다시금 변한 소리에 사람들의 눈이 커지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마지막 부분을 끝으로 그의 「인생의 회전목마」 연주곡이 끝났다.

“우와…….”

“짝짝짝짝…….”

“브라보…….”

엄청난 탄성과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나이가 지긋하신 여성분들은 연신 손수건으로 눈을 훔치고 있었다.

‘후후… 감동이지? 역시 이 곡은 멜로디가 좋아서 그냥 처음 듣는 사람도 가슴이 촉촉해지지. 그런데 역시 음악가도 외모가 중요하다니까? 이렇게 차려입고 대충해도 그냥 난리가 나잖아? 집중도가 완전히 다르네.’

강전기는 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청중들에게 인사했다. 자리에서 내려오려는데 누군가가 강전기를 향해 외쳤다.

“앙코르…….”

앙코르 요청이 여기저기서 쇄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중요치 않았다. 강전기가 멜리나 쪽을 쳐다보니 그녀 또한 박수를 치면서 앙코르를 외치고 있지 않은가?

‘옜다. 서비스로 하나 더 해준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원래 한 곡만 하려고 했는데 다른 곡을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키 구라모토의 「Lake Louise」입니다. 날씨 좋은 날에 평화로운 파란 호수를 떠올리며 곡을 들어주세요.”

강전기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곡을 선택했다. 듣고 있으면 잔잔해서 영혼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피아노 연주곡이었다.

곡이 시작되자 많은 이들이 잔잔한 호수를 떠올렸는지 눈을 감고 곡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는 이 곡에는 별다른 기교 없이 있는 그대로 따뜻한 느낌을 실어 연주하기로 했다.

대신 가벼운 미소를 띤 채 멜리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멜리나는 이미 감동했는지 두 손으로 입을 막고 뭐에 홀린 듯 강전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너무 과했나? 나한테 너무 빠지면 안 되는데… 뭐든지 적당한 게 좋은데 말이야.’

그는 두 곡을 연주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테이블로 돌아오는데 많은 사람이 악수를 청하고 박수를 계속 쳐주었다. 그는 감사의 인사를 해주고 멜리나 옆자리에 다시 앉았다.

“와… 케이… 연주 너무 좋았어. 어쩜 그렇게 피아노를 잘 치는 거야?”

멜리나는 강전기의 연주에 감동한 듯 눈가가 촉촉해진 것 같았다.

‘후… 뭐 이 정도야…….’

강전기는 그 말을 듣고 답례를 짧게 하고 물을 한잔 들이켰다. 맞은편에 앉은 크리스티안도 놀랍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의 표정에 진지함이 묻어있는 거로 봐서는 크게 악의로 시키거나 그런 건 아닌 듯했다.

“와… 나는 어디 가서 아무리 좋은 곡이 나와도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이 아닌데 네 연주곡은 정말 잘 들었다. 넌 진짜 재능이 뛰어난 것 같아.”

그는 순순히 강전기에게 감탄하고 있었다. 축구도 잘하는데 피아노도 이리 잘 치다니…….

아까는 멜리나와 둘만 이야기하는지라 약간 짜증이 섞여서 어디 한번 해보라는 치기 어린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티안은 그 능숙한 연주로 인해 한 명의 인간으로서 강전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강전기도 그의 마음이 전해지는 칭찬에 어느 정도 마음이 누그러졌다. 그가 보기에 크리스티안은 결코 나쁜 놈이 아닌 것 같았다. 그냥 워낙 원래부터 잘나고 집이 잘살다 보니 남에게 맞추고 그런 걸 못 하는 마이 웨이 스타일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강전기의 연주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누며 와인을 즐겼다. 그로 인해 분위기가 훨씬 좋아지고 레스토랑 매니저에게 서비스로 와인 한 병을 선물 받았다. 그래서 그들은 더 취할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가 그래서 대화도 더 노골적이고 스킨십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렇게 이야기하길 약 15분 정도 되었을 때였다. 에리나가 전화가 왔는지 스마트폰을 들어 누군가와 대화하기 시작했다.

“아아… 타케시? 하이…….”

‘타케시가 누구지?’

그녀는 그게 아주 자연스러운지 일행 앞에서 통화했다가 언성이 조금 높아지더니 전화를 끊었다.

“무슨 일 있어?”

크리스티안이 에리나의 뺨을 손가락으로 쓱 어루만지고 있었다.

“타케시가 언제 일본으로 돌아오냐고 자꾸 그래서…….”

“후… 때가 되면 가겠지. 왜 자꾸 그런데?”

“몰라… 짜증 나……. 나 잠깐 화장실 좀… 멜리나, 같이 가자.”

그렇게 그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강전기가 크리스티안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봤다.

“크리스, 누군데 그래?”

“타케시라고 일본에 있는 에리나의 약혼자야.”

“응? 약혼자?”

“어… 일본에서 공인회계사래. 여기 미국 올 때도 그 사람이 비용을 다 대주었나 봐.”

“그럼 바람피우는 거네? 남자 친구가 실컷 돈 벌어서 집에 보내줬더니…….”

“후후… 나도 좀 찔려서 몇 번 만나다가 그만 만나려고 하는데 얘가 매달리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에리나가 섹스를 엄청 좋아해. 특히 나랑 하는 게 그렇게 좋다네. 일부러 헤어지려고 하면 귀신같이 나를 만족하게 할 만한 것을 찾아와. 그래서 지금까지 만나는 거야.”

“만족하게 할 만한 것? 가령?”

“가령 쓰리썸이나… 뭐 그런 거…….”

“그렇구만… 역시…….”

“뭐가 역시야?”

“아냐, 그냥 혼자 하는 말이야.”

‘이 모든 사태의 핵심 연결 고리는 에리나였군. 그녀가 크리스티안을 계속 만나기 위해 이런 그림을 짜고 있는 거고… 순진한 멜리나까지 끌어들여 쓰리썸까지… 이러니 크리스티안이 예뻐할 수밖에……. 그런데 왜 일본에 있는 타케시가 불쌍해지는 거지?’

곧 에리나를 일본이 아닌 천국으로 보내줘야 하므로 본인의 양심이 찔리는 것 같았다.

그들은 계산하고 다시 크리스티안의 방으로 돌아가 한잔 더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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