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25화 (125/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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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그렇게 그녀는 각성했다!

선작, 댓글, 추천 감사드립니다.

오늘 진짜 미친듯 썼습니다.

댓글을 다시면 후원 쿠폰이 생깁니다. 3월 17일까지!!

레전드급 재능

‘하긴… 「Let it come」 작곡가라면 웬만한 영화감독보다 훨씬 더 잘나가고 유명할 수 있겠구나. 그런데 뭔가 개운치가 않단 말야. 나랑 몸을 섞었다고 맨입으로 소개해 줄 수도 없고… 그냥 한번 물어나 보지, 뭐…….’

“멜리나, 너 혹시 에이전시 있니?”

강전기가 멜리나의 표정을 살피며 초조한 듯 손바닥을 비비고 있었다.

“휴… 내가 에이전시가 있으면 에리나랑 여기서 이러고 있겠어? 얼마 전 에이전시랑 계약 끝났어. 뭐, 잘렸다고 봐도 무방하지.”

‘오… 다행이다. 타이밍 오지고요…….’

“아니! 뭐라고? 그런 봉사 새… 아니, 보는 눈이 그렇게 없는 녀석들이 있나? 우리 멜리나를 감히 잘라? 이걸 한국말로 뭐라고 하는지 알아?”

“킥킥… 뭐라고 하는데?”

“어이가 없네…….”

강전기가 닭살 돋게 영화 「베테랑 형사」에 나오는 악당 유하인 같은 표정을 지으며 대사를 읊은 것이다.

“꺄하하하… 나 이거 알아…….”

“어? 이것도 알아? 재밌었어? 넌 한국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구나?”

“내가 몇 년을 케이팝을 들었는데… 많이 듣다 보면 다른 것들도 많이 알게 돼. 커뮤니티에 그런 한국 연예계 정보들이 다 올라오거든.”

“그렇구만… 참 좋은 세상이다. 좋은 세상이야.”

마치 6‧25 전쟁을 겪은 참전 용사 할아버지가 배달의 만족으로 짜장면을 시켜 먹고 참 세상이 좋아졌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처럼 보였다.

“내가 조지 로페즈 아저씨를 소개해 주기 전에 한 가지 해야 할 것이 있어.”

“그게 뭔데?”

“나랑 에이전시 계약을 해야 해.”

“에? 계약? 넌 학생이잖아. 영어랑 뮤지컬 작곡을 배우는…….”

강전기는 그녀의 얼굴 앞에서 검지를 좌우로 흔들었다.

“노, 노, 노우……. 내 이름은 케이가 아니라 일렉케이야. 프로 작곡가이면서 한국 차트, 아이튠 20개국 차트 1위 작곡가지. 그리고 한국 리부트 엔터의 이사이기도 해.”

그는 당당하게 미소를 지으며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케이! 나 화낸다. 농담하지 마.”

“농담 아닌데? 정말인데?”

“내가 어떻게 믿어? 나 아르헨티나에서도 계약 잘못했다가 진짜 고생 많이 했단 말야.”

“나는 믿을 만한 사람이야. 세상에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면!!”

“없다면?”

“그건 내가 죽은 거야.”

“뭐야… 자꾸 왜 딴소리를 해.”

“알았어. 농담 그만할게. 어쨌든 사실이야. 하아…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음… 옳지… 내가 작곡한 노래를 틀어 줄게.”

강전기는 호텔 방을 두리번거리며 TV 리모컨을 찾았다.

“크리스티안, 리모컨 어디 있냐?”

“거기 있잖아. 소파 사이에 껴있네… 뭘 보여주려고?”

“얘가 안 믿잖아. 내가 1위 작곡가라니까…….”

“아… 그러셔? 큭큭…….”

“이 자식이… 장난인 줄 아나…….”

호텔 방에 있는 TV는 최신형이라 미튜브 앱이 내장되어 있었다.

“옳지, 여기 있네. 이게 내가 처음 프로 데뷔한 곡이야.”

강전기는 소울퀸즈의 「쿨한 여자」를 검색했다.

“어우… 이 그지 같은 탐색 기능… 어… 이거다. 자, 잘 들어봐.”

그가 플레이를 누르자 대형 TV 화면에서 소울퀸즈의 스타일리시한 댄스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어? 나 이거 들어봤어. 이 그룹은 잘 모르지만 차트에 꽤 오래 있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허… 넌 무슨 한국 사람이니? 대단하다, 정말…….”

“나 진짜 많이 알지? 헤헤…….”

별로 자랑거리는 안 되는 것 같은데 강전기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멜리나였다.

“헤이, 케이… 이거 네가 작곡했다고? 노래 신나는데?”

크리스티안이 신나는 비트에 맞춰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응… 네 의견은 필요 없다. 그리고 빤스나 입고 춰라. 짜증 나니까…….”

크리스티안의 덜렁거리는 물건을 본 전기가 아주 질색하며 미간을 와장창 찌푸리면서 눈을 흘겼다.

“그리고… 이거…….”

“어? 이건 케이 라임이잖아. 이거 엄청 유명한 곡이잖아. 이 곡도 네가 쓴 거야?”

“맞아, 내가 작곡해 준 거야.”

‘이걸로 짭짤하게 돈 좀 벌었지. 흐흐흐…….’

“와… 진짜? 대단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여줄까 말까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블루비의 「세뇨리타」 뮤직비디오를 플레이했다. 화려한 EDM과 블루지한 사운드가 결합된 독특하면서 트렌디한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꺄악… 이거 1위 곡이잖아!!”

‘오… 이거 뭐야. 뮤직비디오 진짜 잘 만들었네. 편집 뭐야, 이거?’

생각해 보니 이 뮤직비디오를 오늘 처음 보는 강전기였다.

‘헐… 내가 진짜 작곡가 맞냐? 어떻게 자기 노래 뮤직비디오를 아직도 안 보다니…….’

“대박! 대박! 와… 진짜 대단하다.”

“크흠… 아까는 이상한 애들이니 뭐니 하지 않았나?”

“미… 미안… 딥블랙 때문에… 근데 이 노래 진짜 좋긴 해. 1위 할 만하더라…….”

“그렇게 생각하면 됐어. 자… 잠깐… 어? 이거 잘못된 거 아니지? 조회 수 뭐야?”

“9천만 뷰네… 저번 주에 나왔으니 딱 일주일 됐어. 곧 있으면 1억 뷰 나오겠다.”

멜리나가 조용히 박수를 치며 숫자를 불러줬다.

‘실… 실화냐? 왜 이렇게 빨라? 블루비가 .EXE도 아니고… 뭐지, 이거?’

퍽퍽퍽―

‘응… 이거 무슨 소리야?’

강전기가 놀라다 말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크리스타인이 에리나에게 침대를 잡게 하고 뒤에서 피스톤질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야… 음악 듣다 말고 뭐 하는 거야. 짜증 나게…….”

“미안… 이거 음악을 듣고 있으니까 커져버렸어. 이럴 땐 한 번 더 빼줘야지…….”

‘미친놈 아냐, 이거?’

강전기는 아직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 「세뇨리타」라는 곡이 누군가에게는 최음제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말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조회 수는 이 곡을 계속 듣고 있는 골수 리스너가 많았기 때문이었고, 암암리에 이러한 정보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갑을논박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주 질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던 전기가 멜리나를 보며 다시 물었다.

“어때? 나랑 계약할래? 어차피 밑져야 본전 아냐? 너 지금 뭐 더는 떨어질 곳도 없잖아. 에이전시도 없고…….”

“그런데 에이전시가 한국 회사잖아. 그게 가능해?”

“무슨 상관이야? 조지 로페즈는 내가 소개해 주는 건데? 어떤 에이전시가 그런 걸 해줄 수 있어?”

“못… 못 하지.”

“거봐. 넌 나랑 계약하는 게 베스트야.”

“그런데 넌 날 뭘 보고 계약하자고 하는 거야? 네가 소개해 준다고 해도 내가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건데?”

“후후후… 하하하… 하하하하…….”

“왜… 왜 그래? 무서워…….”

“오디션에서 떨어진다고 하니까 너무 웃겨서… 멜리나, 내가 누구라고?”

“일렉케이?”

“그래, 작곡 천재 일렉케이. 내가 무책임하게 그냥 소개만 시켜줄 것 같아? 다 비장의 수가 있어. 넌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오디션 99% 합격이야.”

“정말? 그런 방법이 있어? 근데 1%는 떨어질 확률이 있는 거네?”

“응… 내가 뉴욕에서 길 건너다가 트럭에 치이게 된다면…….”

“뭐래, 킥킥…….”

“뭐, 혹시나 떨어진다고 해도 뭐. 까짓 거… 한국 데려가서 데뷔시키면 되지. 어때, 관심 있어?”

“정말? 나 한국말도 조금 할 줄 아는데……. 캄사합니다. 밥 머거써요? 오빠 너무 멋싰어요.”

“오… 한국말이 유창하네?”

‘흐흐… 구라지만 뭐 어때? 원래 애인한테 배우는 말이 제일 빠르게 늘지.’

“정말? 발음 괜찮았어?”

“어… 뭐, 준수하네… 그리고 넌 그냥 방송에 얼굴만 비치면 끝나.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얼굴이야. 물론 미국에서 오디션 보고 영화도 찍고 하는 게 베스트지. 뭐 한국행은 마지막 보루랄까?”

“알았어, 나 케이랑 계약할래. 어떻게 해야 해?”

“어… 내일 만나서 계약하자. 내가 계약서 가지고 올게.”

“알았어.”

“그런데 너 여기 있을래? 난 준비 좀 하려면 숙소로 가봐야 할 것 같은데…….”

멜리나는 아직도 침대에서 동물의 울음소리를 내며 섹스하고 있는 에리나 커플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속옷을 집어 걸치기 시작했다.

“휴… 나도 저거 보고 있으니까 집에 가고 싶다.”

“그래, 내가 바래다줄게. 밤에 위험하잖아.”

“고마워… 케이. 역시 한국 남자들은 친절하구나?”

“당연하지. 매너 하면 한국 남자 아니겠어?”

강전기도 벗어놓은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케… 케이… 갈… 땐 가더라도… 아까… 그… 노래 좀 무한 반복… 큭… 설정 좀…….”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고 있는 크리스티안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전기에게 소리쳤다.

“에이… 짜증 나. 알았어, 인마…….”

그가 블루비의 「세뇨리타」 뮤직비디오를 연속 재생으로 설정해 놓은 뒤, 멜라니를 기다리고 있으니 갑자기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응? 누구지? .EXE 레온이네? 무슨 일이지?’

“안녕하세요, 레온 씨…….”

―안녕하세요, 일렉케이 형님…….

“어이구… 형님은 무슨… 자꾸 왜 그래요…….”

―저희 목숨을 구해주신 때부터 .EXE에게는 형님이십니다.

“아… 뭐, 그럼 편한 대로 부르세요. 지금 한국인가요?”

―네, 맞아요. 한국에 와서 푹 쉬고 있습니다.

“그래야죠. 그런데 어쩐 일로……?”

―다름이 아니라 미국에 있는 저희 변호사가 연락했습니다. 왜 저번에 같이 가셨던 분 아시죠?

“아… 그… 대니얼 박이라는 분이죠? 그 인상 좋게 생기신……”

―맞아요. 그분이 그러는데 저번에 총격 사건 범인들이 형님을 고소했다고 하네요. 과잉 방위로요.

“네? 과잉 방위요? 허… 미친…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총을 든 사람을 잡은 건데 그게 어떻게 과잉 방위가 돼요? 정당방위지?”

―맞아요. 흥분하지 마시고 들어보세요. 대니얼이 그 정도 고소는 자기 선에서 다 처리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마도 형님이 법정에 서시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어요. 그분 실력은 믿을 만합니다. 진짜예요. 아무려면 저희가 변호사로 아무나 썼을까요?

“휴… 흐미… 당연히 그렇겠죠? 초특급 일류로다가…….”

―네… 어쨌건 알고만 계세요. 아마 따로 연락은 가지 않을 거예요.

“아… 혹시 모르니까 그 변호사님 전화번호 좀 찍어주세요.”

―네… 톡으로 찍어드릴게요.

“어우… 미국에서는 진짜 함부로 나서면 안 되겠네요. 범인들이 소송을 걸다니…. 정말 소송 천국이네요.”

강전기는 소송 소식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미국 법정에 서서 그 녀석들과 싸우는 상상을 하자 피가 싸늘하게 식고 말았다. 두 명을 때려잡았다고 으스대던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역시… 현실에서는 그냥 맞는 게 나아. 괜히 사람 때렸다가 깽값이나 물어주고 감방이나 들락거리는 거지.’

그가 잠시 침묵하자 레온도 잠시 말을 멈추고 있었다.

“케이… 나 준비 다 했어.”

강전기는 멜리나를 보고 손을 들어 잠시 멈추라는 시늉을 했다.

“레온 씨… 혹시 영상 통화 가능한가요?”

―영상 통화요? 왜요? 주변에 누구 있어요?

역시나 레온은 눈치가 빨랐다. 하긴 주변에서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요청했겠는가?

“제 친구가 팬이라는데 한번 인사라도 시켜주려고요. 염치 불고하고…….”

―아니에요, 일렉케이 형님께서 백 번을 시키시더라도 자다가도 받아야죠.

“어우… 뭐 그렇게까지…….”

―하하하… 농담입니다.

“음…….”

―하하… 잠시만요. 제가 화상으로 연결할게요…….

잠시 전화가 끊기더니 영상 통화로 전화가 걸려왔다.

“멜리나… 이리 와봐.”

“응? 왜? 누군데?”

멜리나가 강전기의 품에 착 안겨왔다.

―안녕하세요, 레온입니다.

“응? 레온? EXE 레온?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영상의 얼굴을 본 멜리나가 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고 마구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강전기는 갑자기 한국의 고등학생이 되어버린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어깨를 꽉 틀어쥐었다.

“멜리나, 정신 차리고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 저는 멜리나입니다. 만나소 반갑…슴니…다?”

―아하하하… 안녕하세요. 미인이시네요…….

“캄사합니다.”

“어? 너 무슨 뜻인지 알아들어?”

“왜 그래. 나 바보 아냐. 한국어 공부했다고 했잖아.”

멜라나가 팔꿈치로 강전기의 옆구리를 가볍게 때렸다.

“어우… 아프다. 레온 있다고 왜 내숭을 떨어?”

“무슨 소리야!”

멜리나가 강전기를 무섭게 째려보기 시작했다.

“윽…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봐.”

“레온 씨! 몸조리 잘하시고 좋은 곡으로 다시 봬요…….”

멜리나는 빼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했다.

‘아우… 참, 말도 잘해요.’

“레온 씨, 영상 통화 고마워요. 나중에 한국 들어가면 봬요, 그럼…….”

―들어가세요, 형님…….

그렇게 레온과의 전화 통화가 끝났다.

“우와… 대박! 대박! 케이!! 너 .EXE는 어떻게 아는 거야?”

“그냥 아는 브라더들이야.”

“브라더? 와… 이건 미쳤어!”

역시나 .EXE의 파워는 굉장했다. 아까 강전기에 대해 70~80% 정도 믿음이 있었다면, 레온과의 영상 통화 후엔 거의 99% 신뢰하는 것 같았다.

‘참, 나… .EXE가 뭐라고 이렇게 사람이 돌변하네. 역시 사람은 성공해야 하나 보다. 씁쓸하네. 그래도 시기적절하게 통화한 것 같구만…….’

“진정해… 그리고 이제 가자. 크리스티안, 우리는 간다. 하던 일 마저 해라. 나중에 보자.”

그는 아직도 에리나를 폭격 중이었고 스피커에서는 블루비의 노래가 연속 재생되고 있었다.

“크윽… 싸… 싼다…….”

“어우… 저 짐승…….”

그들은 그렇게 호텔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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