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자~ 여러분들이 싫어하는 기호가 등장했습니다.
이쯤해서 3부 복선 좀 깔겠습니다.
오늘은 바빠서 하나만 올립니다.
선작, 댓글, 추천 감사드립니다.
내일은 연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아재드립은 자재하겠습니다. 어떤 분께서 아재라 어쩔수 없다고 하시던데.. 팩폭은 하지 마세요. ㅋㅋ 몸만 아재지 정신은 25살임.
레전드급 재능
강전기는 리만 스쿨 워크숍에 들러 강의를 듣고 휴이를 만나 작업을 진행했다. 끝나고 나서는 복삿집에 들러 성기호에게 온 메일을 열고 영문 계약서를 출력했다.
“어디 표준계약서 내용으로 잘 번역했나 보자. 흐음… 뭐, 이 정도면 무난하네.”
그는 계약서를 가방에 넣고 근처의 약속 장소인 카페에 들어가서 멜리나를 기다렸다.
잠시 후 그녀가 환한 표정으로 가게 안쪽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어제와 다르게 간단한 옷을 걸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와우… 안구가 정화되는 비주얼이야. 이러니 그런 C급 보컬 상태로도 조금씩이나마 활동을 할 수 있는 거겠지.’
“안녕, 멜리나…….”
“기다리고 있었어? 나 조금 늦었지?”
“아니야, 나도 금방 왔어. 자… 여기 계약서야.”
“나 이런 거 어려워서 잘 몰라. 케이가 설명 좀 해줘. 그냥 계약 기간하고 비율만 알려주면 될 거 같아.”
“그래. 계약 기간은 총 5년이고, 수익 비율은 7 대 3이야. 회사 수익이 30%지. 원래 한국은 신인이면 5 대 5 정도인데, 여긴 미국이니까 미국 시스템을 좀 참고했지. 여긴 10~20% 정도 수수료를 요구하더라고. 그런데 나는 너에게 섬세한 케어와 레슨을 할 테니까 그런 것들을 좀 반영했지. 이건 배우로 활동해서 번 수익에 관한 것이고, 나는 너를 가수로도 데뷔시킬 작정이니까 가수로 버는 수익은 5년간 6 대 4야. 다음 계약 때는 조건이 더 좋아질 거야.”
“정말? 나 케이팝 가수도 시켜주는 거야?”
“음… 뭐…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넌 지금 목 상태가 너무 안 좋기 때문에 그거 치료하는 비용까지 포함돼서 6 대 4인 거야. 어때? 딜?”
“그래, 계약하자. 한국에서는 그 정도면 꽤 좋은 수준이잖아.”
“참… 멜리나 너는 진짜 한국 사람이구나? 너무 잘 알아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너무 많아.”
솔직히 강전기가 아니었으면 이런 레전드급 재능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버렸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녀로서도 손해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조지 로페즈가 음악 감독을 하는 영화에 꽂아(?)줄 수도 있다는 소리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계약하게 된 것이다.
“오케이, 됐고… 진짜 법률적인 그런 것들은 대니얼 박이라는 변호사가 해줄 거야. 만약에 내가 미국에 없어도 대니얼하고 이야기하면 돼. 그 사람이 .EXE 미국 변호사거든. 예전에 할리우드 에이전시에서도 일했나 보더라. 이런 쪽 전문가라 .EXE도 맡고 있는 거고…….”
“그렇구나… 그런데 나도 같이 한국 가면 안 돼?”
“에이… 넌 일단 여기에서 영화를 찍어야지.”
“아직 오디션도 안 봤는데 너무 앞서가는 거 아냐?”
“흐흐흐… 나만 믿으셔. 자… 일단 진단부터 하러 가야지. 커피 다 마셨으면 일어나자.”
“알았어.”
그들은 커피를 마시고 다시 강전기의 숙소로 돌아온 상태였다.
“케이… 그런데 무슨 진단을 집에서 하는 거야? 설마…….”
멜리나는 강전기를 실눈을 뜨고 게슴츠레 쳐다보았다.
“오우… 노우! 절대 그런 거 아냐. 네가 생각하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마. 나도 프로페셔널이라고…….”
“미안… 그런 뜻 아니었어. 나도 농담 한번 한 거야.”
그녀가 팔을 벌려 강전기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그는 정색하며 멜리나를 밀어냈다.
“진짜야. 진단에 집중하자고. 너도 도대체 무슨 문제인지 알아야 할 것 아냐?”
“응… 미안해. 내가 괜히 농담해서…….”
“자, 여기 겉옷만 벗고 침대에 누워봐. 그래, 옳지…….”
그는 의자를 가져와 침대 옆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
“자, 아… 해봐. 계속…….”
강전기는 멜리나에게 쓸데없는 짓을 시키며 뭔가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손으로 그녀의 목을 만지면서 망막으로 마이너 사항 분석을 띄워놓고 있었다.
===[간편 분석]===
1. 기본 사항 (중요)
―키 : 172cm / 몸무게 : 57kg / 시력 1.0(좌우) / 체력 B / 근력 B / 민첩 B / 지력 D-
2. 사용자의 요구로 상대 개체와 교감을 나눌 시 유용한 분석 내용은 생략됩니다.
3. 사용자 요구 반영 분석 사항 (마이너 사항)
―가창력 : C+ (A-) / 댄스 : B+ (A) / 언어 능력 C (B+) / 연기력 A+ (S) / 예능감 B+ (A)
=============
‘흐음… 언제 봐도 대단하네. 포텐 수치가 무서울 정도야. 자… 안마 스킬 ON!’
그가 스킬을 펼치고 멜리나의 목을 부드럽게 주무르자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띠링… 상대의 해당 부위에 지속적인 피로와 성대 결절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치료하시겠습니까?]
‘당연하지…….’
최상급에 다다른 안마 스킬이 멜리나의 목 부근에 펼쳐지고 있었다. 강전기의 섬세한 손이 멜리나의 후두를 만지고 있었다. 그는 갑상연골 양측을 손으로 감싸듯이 잡고 좌우로, 바깥에서 안쪽으로 원을 돌리듯 마사지를 해줬다. 그런 다음 귀 뒤에서부터 쇄골까지 이어져 있는 근육을 손으로 지그시 눌러 피로를 풀어주었다.
또한 상체를 일으켜 세운 뒤 목을 이리저리 돌리고 턱을 들고 젖히고 성대와 연관된 모든 근육을 이완시켰다.
[띠링… 개체의 성대 결절이 호전되기 시작하고, 피로도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해당 개체의 손상은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상태이기 때문에 약 1주일간의 집중 치료가 필요합니다.]
‘흠… 아예 여기로 옮기라고 할까? 나야 맨날 예쁜 멜리나의 얼굴도 보고 좋지. 잠시 신혼 놀이를 하는 거지, 뭐…….’
하여간 그놈의 신혼 놀이를 너무 좋아해서 탈이었다.
[띠링… 오랜 기간 노래를 잘못된 방식으로 부른 것으로 보이는 손상입니다.]
‘그렇구나. 이건 전적으로 연습을 잘못한 결과야. 미국까지 왔으니 얼마나 열심히 했을까?’
“으… 으음… 하아…….”
멜리나는 계속 이어지는 강전기의 마사지에 목의 상태가 신기할 정도로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케이… 이거 어떻게 한 거야? 나 목 상태가 너무 좋아진 거 같아.”
“아… 별거 아냐. 성대 마사지인데 한국에 있을 때 배운 거야.”
“음… 이상한데… 나도 여러 군데서 마사지도 받고 그랬는데 절대 이러지 않았어.”
‘역시나 몸은 철저할 정도로 민감하구나. 그러니 모든 신체 능력치가 B 이상이지.’
약 30분가량의 마사지가 끝났다.
강전기가 멜리나를 일으켜 세웠다.
“으음…….”
멜리나는 강전기의 마사지가 맘에 드는지 무척이나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이제 아무 노래나 해볼래?”
그녀는 강전기의 요구로 뮤지컬에서 했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와… 진짜 신기하다. 왜 이렇게 좋아졌지?”
“조심해야 돼. 지금 마사지로 좋아지긴 했는데 이거 최소 일주일 이상 치료해야 하는 거야.”
“알았어.”
“너 병원엔 가본 거야?”
“아니… 아픈 건 아닌데 병원까지 가봐야 해?”
“지금이야 내가 돌봐주면 되지만 이전에 갔어야지. 성대는 많이 쓰면 쓸수록 결절이 오기 쉬워. 관리 없이 강한 성대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그래서 일류 가수들이 목을 아끼는 거야. 적당한 연습, 적당한 휴식이 중요해.”
“레슨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는 안 하고 열심히 하라고 하던데…….”
“그건 사이비 선생이지. 어디서 교습을 받는지 모르겠지만 당장 그만둬.”
“알… 알았어.”
“너 성대 결절 오기 직전이야. 나를 만나서 다행인 거지. 너 술도 많이 먹지? 그 상태로 춤추면서 노래도 부르고?”
“어… 어떻게 알았어?”
“일이 잘 안 풀리는 건 알겠지만, 술을 먹거나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면 수분이 고갈돼서 목도 건조해지기 쉬워. 그러다 일 나는 거지. 성대가 부어오르면서 섬유화가 된다고…….”
“헉… 나 큰일 날 뻔했네…….”
“물론 나한테 관리받으면 절대 그런 일이 없지.”
“대단해, 케이… 뭔가 전문가 같아.”
“뭐래… 나 전문가 맞거든?”
강전기를 쳐다보는 멜리나의 눈빛이 100% 신뢰를 보였다.
“아예 이쪽으로 옮겨서 집중적으로 관리를 받자. 한 일주일 후면 엄청 좋아질 거야.”
“정말? 너 불편해서 어떻게 해?”
“너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참아야지. 중요한 시기잖아.”
“아… 케이… 고마워…….”
멜리나는 강전기의 시커먼 속셈을 모른 채 감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멜리나가 짐을 챙겨오기로 하고 집을 나간 사이 강전기도 옷을 입고 쇼핑을 하러 나갔다.
“마트 전자 제품 코너에서 가습기를 하나 사고… 아… 한국 슈퍼에 가서 목에 좋은 모과차랑 목캔디도 사야겠다.”
강전기는 일단 구매해 온 고정형 가습기를 방에 설치하고 모과차를 끓이기 시작했다. 커피포트에 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멜리나가 짐을 들고 숙소로 돌아왔을 때 그의 방에는 습도도 알맞고 상큼한 모과 향이 진동하고 있었다.
“와… 케이… 이거 다 나를 위해서 준비한 거야?”
“당연하지. 적당한 습도가 중요해. 자, 목을 촉촉하게 해줄 이 모과차도 좀 마셔봐. 그리고 일주일간 최대한 말을 줄여봐. 자 이거… 간이 가습기야. 어디 갔을 때 항상 틀어놓고 있어. 알았지?”
“고… 고마워…….”
멜리나는 미국에 온 후로 이렇게 세심하게 자신을 신경 써주는 사람은 케이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감동했다.
“흑… 흑흑… 케이…….”
“에? 우리 애기 왜 울어…….”
“몰라… 흑흑… 고마워…….”
강전기는 그녀를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 *
치료는 일주일간 계속되었다. 그리고 신혼 놀이도…….
강전기는 리만 스쿨을 다니면서 멜리나 케어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휴이는 꽤 괜찮은 스토리를 만들어왔고 그 대사에 맞춰 음악을 맞춰나갔다. 다른 팀들도 작업하는 것을 봤는데 의외로 꽤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씩 강전기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그에게 강한 영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뮤지컬에 관심이 없다 보니 크게 감흥이 없었던 그는 멜리나 케어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었다. 곧 영화 OST에 들어갈 곡을 멜리나가 녹음해야 했기 때문이다.
강전기의 오디션 작전은 간단했다.
의뢰가 들어온 이별에 대한 곡을 완벽하게 멜리나에게 맞춰서 편곡해서 보낼 작정이었다. 그 곡이 오케이가 떨어지면, 멜리나가 그 곡대로 노래를 부르고 그 영상을 찍어서 조지 로페즈에게 소개해 줄 작정이었다.
‘시각, 청각 장애인이 아닌 이상 그 영상을 보면 캐스팅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말이지.’
강전기는 아주 자신이 있는지 박수를 한번 크게 치고 노트북으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Singer in the Dark」을 멜리나에게 들려줘 연습하게 했다. 이미 뮤지컬은 단역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목을 위해서 아예 그만두게 했다.
‘넌 영화 오디션만 집중해. 영화 한 편 찍고 단번에 할리우드 스타 되는 거야. 물론 영화가 잘돼야겠지만… 그건 내 손을 떠나는 일이니 뭐, 어쩔 수 없지.’
그는 그녀를 연습시키고 이따금 보컬 트레이닝도 신경 써서 해줬다. 상태가 안 좋아서 그렇지 원래는 일류 가수라는 A급의 포텐 소유자라 성대가 회복되자 노래 실력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곡을 가볍게 연습하고 있던 멜리나가 테이블에 앉아 작업하는 강전기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꼭 오디션에 붙어서 성공하고 말 거야. 케이가 이렇게 신경 써주는데… 미안해서라도 꼭 합격해야 해.’
“멜리나…….”
테이블에서 케이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멜리나는 강아지처럼 그의 앞에 가서 섰다.
“이제 곡 작업이 다 끝났어. 뭐, 기존하고 크게 바뀌는 것은 없어. 소소하게 임팩트만 줬거든. 가사는 다 외웠니?”
“응… 어제 다 외웠지. 안 보고도 그냥 할 수 있어.”
“그래, 내가 만든 이 곡은 이별에 대한 노래야. 뮤지컬 배우인 여주인공이 남자 친구가 떠나서 서럽게 우는 장면이거든? 어때, 지금 할 수 있겠어?”
“응… 당연하지. 우리 예전에 역할 놀이 할 때 있잖아…….”
“역할 놀이? 아… SSJ 여자 연습생 데뷔 때문에 헤어지는 그거 말하는구나?”
“맞아, 그거 생각하면서 부르면 될 거 같아. 약간 상황은 다르긴 한데 이별하는 상황은 비슷하거든?”
“오호라… 우리 멜리나 대단한데? 역시 명품 배우의 자질이 엿보여. 딱 봐도 연기의 대가가 될 거 같단 말이야?”
“호호… 정말?”
“그럼, 그럼… 내 눈이 얼마나 정확한데…….”
강전기의 칭찬에 100점 맞은 아이처럼 좋아하는 멜리나였다. 강전기는 그 모습을 사랑스러운 듯 지켜보고 있었다.
‘사실 그것보다는 특성 분석으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거야. 거의 사기급에 가까운 스킬이지. 넌 무조건 성공한다고…….’
이윽고 멜리나가 강전기가 작곡한 곡을 부르기 시작했다. 철저히 그녀의 음색과 키에 맞춰서 수정했기 때문에 못 부르려야 못 부를 수 없는 곡이었다.
‘와… 정말 100% 맞아떨어지는 곡이네. 내가 봐도 미쳤다. 이렇게 작곡할 수 있는 내가 너무 무서울 정도야.’
역시나 또 도가 지나치고 있는 강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