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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자 빌드업 또 들어갔습니다. ㅋㅋ 오늘은 한편이네요. 킹덤 보느라 ㅠㅠ
항상 선작, 댓글, 추천 감사드립니다.
쿠폰 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레몬같은 상큼이들
다음 날, 레몬캔디 멤버들이 최종 녹음을 하기 위해 리부트 엔터 녹음실을 찾았다. 오전에 단체로 화보라도 찍고 왔는지 풀 메이크업에 옷도 비슷한 분위기로 맞춰 입고 있었다.
개인별 특색에 맞게 옷의 디자인이 약간씩 달랐는데 기본적으로는 코발트블루 벨벳 코트에 은은한 광이 있는 화이트 실크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목에는 리본은 아니고 끈으로 된 나비 모양으로 포인트를 줬다. 하의는 짙은 남색 스커트에 흰색의 긴 양말을 신고 검은색 단화를 신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인당 수십만 원은 할 것 같은 고급스러운 재질의 의상에 구두도 수제로 제작된 모양인지 발목에 가죽끈이 달려서 뭔가 소공녀다운 느낌이 났다. 기민이 형 말대로 그야말로 이익이고 나발이고 그냥 돈을 무제한으로 풀어버린 느낌이었다.
헤어스타일링과 화장도 한 명 한 명 공들인 티가 났다. 그야말로 애니메이션에서 툭 튀어나온 비주얼이었다. 아침에 민호 형과 기호랑 오랫동안 이야기해서 그런지 눈이 침침했는데 상큼이들이 녹음실로 들어오자 그야말로 개안 수준이었던 것.
특히나 김선녀 김초희가 흑발을 날리며 들어오는데 무슨 청춘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극적으로 등장하는 신 같았다. 옆을 살짝 보니 성기호가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눈을 부릅뜨는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피디님.”
“안녕하세요.”
“어… 어. 그래, 어서 와라.”
일단 레몬캔디 멤버들과 너무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참고해 오늘부터는 말을 편하게 하기로 했다.
강전기는 그렇게 크리스티안에 빙의해서 연기했건만 취향 저격 스타일로 꽃미녀 군단이 몰려오자 평정심이 그만 무너져 버렸다. 그는 목이 심하게 타는지 엄한 커피만 쭉쭉 들이켜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막내 공소연이 양 갈래머리를 하고 들어오자 먹던 커피를 가볍게 뿜고 마는 강전기였다.
“푸흡…….”
‘큭… 귀… 귀여워. 양 갈래라니 이건 반칙 수준의 취향 저격이잖아.’
김초희가 여주인공 같은 매력을 뽐냈다면 공소연은 귀여운 막내 여동생처럼 특유의 하늘하늘한 병약미와 살균 미소로 녹음실의 시커먼 남자들의 눈을 깨끗하게 정화시키고 있었다.
‘강제 안구 정화 수준이다. 으으으…….’
강전기는 미소녀 군단을 보고 뭔가 영감이 떠오르는지 머릿속에서 멜로디가 마구 샘솟고 있었다.
그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주변의 상황도 잊은 채 궁극의 평온함을 느꼈다. 천국의 이미지가 떠오르고 첫사랑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멜로디가 봄에 흐르는 시냇물처럼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성기호가 뜬금없는 상황에 강전기를 건드리려고 했지만, 최민호가 뭔가를 눈치챘는지 성기호를 저지했다. 그리고 모두 조용히 하라는 수신호를 내보냈다.
3~4분 후 강전기가 두 눈을 떴다. 그는 작곡할 때 가끔 미친 듯 집중 모드로 변환될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버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머릿속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심정에서 나오는 집중력 같은 것이었다.
몸이 바뀐 후로는 그런 현상이 더 심해져 영혼을 관조하는 듯 제삼자의 눈으로 최적의 멜로디에 수많은 리듬과 비트를 입혀보는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하다 보니 주변 상황을 아예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얼마 전 뉴욕 거리에서 그런 식으로 악상을 떠올린 적도 있었다.
그런 현상을 몇 번 봤던 최민호가 적절히 조처해서 그런지 신곡에 대한 대강의 구조를 만들어버린 상황이었다. 레몬캔디 멤버들도 조용히 소파에 앉아 강전기가 그렇게 작곡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레몬캔디가 보이지도 않는지 마스터 키보드를 누르며 멜로디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15~20분 후 정신을 차린 강전기가 고개를 돌려 주위를 쳐다보았다. 모두 이게 무슨 상황인지 눈만 멀뚱멀뚱 뜨고 강전기만 쳐다보고 있었다.
‘으앗! 내가 미쳤지. 애들도 와있는 상태에서 이게 무슨 추태야?’
“아… 미안, 미안. 갑자기 뭐가 떠올라서… 많이 기다렸지?”
강전기가 좌중을 둘러보며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레몬캔디 멤버들도 정신을 차린 듯 시계를 보거나 자신의 뺨을 살짝 때리는 행동을 했다. 그들도 일렉케이가 작곡하는 모습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기 때문이다.
“작곡가님!”
남민지가 조심스럽게 오른손을 들었다.
“그래, 민지야. 말해봐.”
“원래 그렇게 작곡하시는 편인가요?”
“지루했니? 미안. 매번 이러는 건 아닌데 가끔 이럴 때가 있어.”
“지루하진 않았어요. 뭔가 신비로운 느낌이에요.”
옆에 있던 차은성이 호기심이 가득한 말투로 대답했다.
“신비롭다고?”
“네… 한 가지에 몰두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음악이 곁들여지니까 듣는 맛도 있고요.”
“후후… 듣는 맛이라… 그거 재밌는 표현이네. 지루하지 않았다니 다행이네.”
말을 마친 강전기는 레몬캔디의 녹음을 하기 위해서 해당 음원들을 준비했다.
“야,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아… 아니야.”
차은성은 얼굴이 어디 아픈 사람처럼 붉어진 이유리를 유심히 쳐다보다가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대봤다.
“어? 너 진짜 어디 안 좋은 거 아냐? 왜 이렇게 숨을 가쁘게 쉬어? 노래 부르기 전이라 떨려서 그래?”
“아… 괜… 괜찮다니까 그래. 손 치워.”
“참, 나……. 걱정해 줬더니 화를 내냐. 어이없네! 이유리.”
아직도 이유리의 눈은 일렉케이 피디에게 꽂혀있는 상태였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미친듯한 창작 의욕이 끓어올랐다. 남주인공은 천재 프로듀서, 여주인공은 여자 아이돌 연습생! 그들이 펼치는 달달한 로맨스.
그녀는 황급히 수첩을 꺼내 아끼는 펜으로 뭔가를 막 메모하기 시작했다.
‘케이 님… 너무 멋진 듯.’
차은성은 숙맥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듯 메모충 이유리를 보고 ‘또 시작이네’라고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 2주간 연습 좀 많이 했어?”
“네!!”
“우와, 기합 봐라. 연습 많이 했나 본데? 자, 그러면 곧바로 녹음 시작해 볼까?”
그렇게 레몬캔디의 데뷔곡 「마지막 여름」의 녹음이 시작되었다.
강전기가 지시한 대로 미션을 충실히 수행했는지 이유리, 김초희의 보컬 능력이 한 단계 이상 성장했다는 게 느껴졌다. 리드보컬로서 정우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력이 된 것이다. 더군다나 둘의 보이스 컬러는 어느 정도 성량이 있는 정우리와 상당히 달랐다.
이유리는 깨끗하고 또렷하게 들리는 소리였고 김초희는 얇고 나긋나긋한 보이스라 데뷔곡을 훨씬 풍성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이러면 불필요한 사운드 이팩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메인 보컬이 노래하고 두 명이 코러스를 하는 더블링으로 자연스럽게 보컬이 꽉 차는 느낌을 줄 수 있어 라이브 시 상당히 유리했다. 노래를 못하는 멤버도 음색이 독특하면 포인트로 써먹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이었다.
‘좋아, 좋아. 이렇게만 가자.’
녹음을 진행하며 강전기는 터져 나오는 미소를 참지 못했고 그 영상은 고스란히 녹화되고 있었다. 그는 촬영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뒤 중간중간 웃음을 참고 이빨을 꽉 깨물었지만 멤버들이 바뀔 때마다 터지는 아빠 미소를 참을 수 없었다.
‘어우야… 오늘 왜 이러지. 너무 주책 떠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다음은 1절과 2절 단 두 마디만 배정을 받은 공소연의 파트였다. 그녀는 특유의 느릿한 걸음으로 녹음 부스로 들어가더니 헤드폰을 쓰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바운스를 타고 있었다.
“자! 소연아, 들어간다. 쓰리, 투, 원.”
그녀는 검지를 편 상태에서 하늘로 팔을 뻗고 점프하면서 깜찍하게 윙크를 하며 소리쳤다.
“Let's go!”
공소연은 Break down(곡이 중간에 변함) 끝부분에 정확한 타이밍으로 자신의 파트인 가사를 외쳤다.
“오케이!”
“까아악… 우리 막내 너무 귀여워.”
“어우…….”
강전기는 터져 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레몬캔디 멤버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졌고, 양옆으로 앉은 성기호와 최민호는 심장 어택을 당한 듯 아예 가슴을 부여잡고 의자 깊숙이 나가떨어졌다.
“저 끝났어여?”
“응, 그만 나와도 돼.”
“이잉… 뭔가 이상해요. 녹음한 거 같지가 않아요.”
“아냐, 퍼펙트야. 엄청 잘 살렸어.”
강전기의 입꼬리가 여전히 씰룩대고 있었다. 마치 무균실에 들어온 것처럼 영혼이 깨끗해지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딱 한 마디 하는 애가 제일 기억에 남지? 임팩트 오지네. 그야말로 핵미사일급 스케일이다. 크크… 이건 무조건 메인 짤이야. 이 부분에선 남자건 여자건 호불호가 없을 듯.’
옆에서 미쳤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는 기호의 뒤통수를 가볍게 한 방 갈겨줬다.
‘그만 주접떨어, 인마.’
한 방 처맞고도 그저 좋다고 실실 쪼개고 있는 성기호였다. 옆에서 최민호까지 빙구처럼 웃고 있는 모습!
‘어이… 아조씨, 그만 입 좀 다무쇼. 보는 내가 부끄럽네.’
하지만 강전기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표정이었다. 나중에 이 장면이 방송에 나온다면 아마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야 할 듯한 모습이었다.
그다음 타자는 과학고 출신 이보경이었다. 그녀는 무슨 전쟁에라도 나가는 사람처럼 심각한 표정으로 녹음 부스로 들어가더니 목을 풀기 시작했다.
이보경은 주먹을 꽉 쥐고 기합을 넣었다.
기숙사에서 공부하다가 받은 한 통의 메시지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뮤직넷 작가가 중학교 졸업 앨범을 보다가 예뻐서 연락했다고 했다.
그냥 코웃음을 치고 끊으려다 예쁘다는 말에 현혹돼서 얼떨결에 지원까지 하게 된 「걸즈 스쿨」. 교수인 엄마한테 엄청 혼났지만, 끝까지 고집을 부려 아이돌로 데뷔하기 직전이었다.
‘아자! 아자! 나는 할 수 있다.’
그녀는 두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가볍게 쳤다.
‘재는 또 왜 저래?’
강전기가 너무 오버하는 이보경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자, 간다.”
드디어 강전기가 신호를 주자 벌스 부분의 반주가 나오고 이보경의 보컬이 시작되었다.
[꽉 막힌 이곳을 떠나기만 하면~ 가볍게 손을 맞잡고 Hi~
유리처럼 반짝이는 우리의 시절~ 모두 자유롭게 fly high~]
‘어라? 잘하네?’
“보경아, 다시 한번 해보자. 좀 더 신나게 해봐.”
“넵…….”
“너무 힘이 들어갔다. 힘 좀 빼고…….”
“넵…….”
“무슨 앵무새냐? 잘하고 있으니까 긴장 풀어. 자, 다시 간다… 됐다, 잘했어.”
이보경이 나름 만족한 표정으로 녹음 부스를 나왔다.
“보경아, 너 연습 진짜 많이 했구나? 수고했다. 벌스 부분 너무 잘 나왔다.”
“감… 감사합니다.”
이보경은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는 일렉케이 프로듀서가 고마워 가슴이 울컥했다. 하지만 약하게 보이기 싫어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런데 보경아, 저번에는 왜 노래를 그렇게 불렀어? 너무 다른데? 연습으로 좋아진 수준이 아냐, 이건.”
확실히 세계적인 프로듀서라 그런지 차이점을 명확히 구분해 낸 것 같았다.
“그게… 그때 제가 폐렴에 걸려서 회복한 지 얼마 안 돼서요. 그래서…….”
“그랬구나. 그런 일이 있으면 말해야지. 내가 오해하면 안 되잖아. 네가 이렇게 잘하니까 메인 보컬 파트를 조금 더 분배해도 될 것 같아. 솔직히 아직도 메보인 우리의 부담이 너무 과중해. 아무튼, 너무 잘했어.”
이보경은 울지 않으려고 허벅지를 꽉 꼬집었으나 자리도 모르게 두 눈가가 촉촉해졌다. 부끄러움에 황급히 고개를 숙였지만 동그란 안경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강전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보경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입을 열었다.
“잘해놓고 왜 울어. 울지 마.”
강전기는 감정이 북받친 이보경을 달래주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안경을 벗고 두 눈가를 훔치는 그녀의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옆에서 멤버들이 우는 이보경이 신기한지 그녀 곁에서 등을 토닥여주고 있었다.
‘안경 써도 귀여운데 벗으니까 얼굴이 새초롬하니 예쁘네. 어떻게 보면 이보경이 아이돌계의 끝판왕일지도 몰라. 키가 163cm이라는데 체감상 160대 후반으로 보일 정도로 비율이 뛰어나고 얼굴도 예쁜데 머리까지 초특급으로 좋잖아. 이쯤 되면 뭐 거의 사기캐 아니냐? 그 뭐냐, 엄친딸 그런 거. 첫인상에서 노래가 그다지 임팩트가 없어서 별생각 없었는데 오히려 내가 완전히 잘못 판단했었구나. 어이! AI… 특성 분석 아직이냐?’
강전기는 노래하고 나온 그녀의 모습이 범상치 않았기 때문에 아까 어깨를 터치하면서 분석 나노 로봇을 몰래 침투시켜 놓은 상태였다.
[95% 분석 중…….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띠링… 간편 분석이 완료되었습니다. 사용자 요구대로 레포트를 송출합니다.]
이보경의 분석 레포트가 강전기의 망막으로 전송되었다.
===[간편 분석]===
1. 기본 사항 (중요)
―키 : 163cm / 몸무게 : 47kg / 시력 0.2(좌우) / 체력 B+ / 근력 B- / 민첩 C / 지력 S
2. 사용자의 요구로 상대 개체와 교감을 나눌 시 유용한 분석 내용은 생략됩니다.
3. 사용자 요구 반영 분석 사항 (마이너 사항)
―가창력 : B (A) / 댄스 : C+ (B) / 언어능력 A (A) / 연기력 A- (A+) / 예능감 B+ (A)
#지수는 어빌 (포텐)로 표시됩니다.#
(요약) 해당 개체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어빌과 포텐이 뛰어남. 가창력 수준은 B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A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습관화된 학습 능력 덕분. 지력이 상위 0.01% 수준으로 판단되어 머리를 쓰는 일은 어떤 분야건 무조건 최고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학문 분야에서 활약해야 하지만, 굳이 예능계로 진출한다면 작곡을 가르치는 걸 추천함. 이른 시일 내에 일류 작곡가가 될 확률이 높은 천재임.
또한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마인드를 탑재하여 기업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됨. 참고로 5분 간편 분석은 통계학적 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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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분석 내용을 읽어보던 강전기는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크헉… 이 무슨 미친 스탯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