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57화 (157/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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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전 아침형 인간인가 봅니다. 집중력이 최고네요.

이 작품 빨리 해치우고 넷플릭스 갑니다. ㅋㅋ

항상 봐주셔서 감사해용~

첫번째 경연

드디어 대망의 「걸그룹 4차 대전」의 첫 녹화가 있는 날! 성기호와 매니저가 핑크엔진을 데리고 뮤직넷으로 향했다.

강전기는 황아영의 코디로 깔끔하고 쿨한 패션을 연출했다. 그는 몸에 살짝 달라붙는 고급스러운 얇은 흰색 긴소매 셔츠를 입고 위의 단추 두 개를 풀었다. 일반적인 셔츠가 아니고 일명 ‘차이나 카라 셔츠’라고 불리는, 목 부분이 라운드 처리가 된 헨리넥셔츠였다.

그 셔츠를 팔꿈치까지 롤업하여 섹시함을 강조하고 카키색 슬림한 롱팬츠에 흰색과 카키색이 혼합된 스니커즈를 깔 맞춤으로 매치했다. 5월에 바닷가로 드라이빙을 떠나는 남친룩 콘셉트였다.

왼쪽 팔목에는 미국에서 크리스타인이 골라줬던 명품 시계를 차고 있었다. 물론 몇억 원씩 하는 시계는 아니고 사실 고가의 제품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적당히 천만 원대 가격에서 고른 물건이었다.

그렇게 깔끔하게 입어도 강전기의 떡 벌어진 어깨 때문인지 야성미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또한 허리가 날씬해서 마치 모델 같은 황금 비율의 신체를 자랑했다.

“야, 황씨야. 이런 거 꼭 해야 하냐? 너무 너절해 보인다.”

강전기는 자신의 팔에 감겨있는 팔찌가 너무 귀찮았다. 안 그래도 잘 하지 않는 명품 시계까지 차고 있는데 반대편 손에 과하게 액세서리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가 해주는 대로 입고 나가봐. 다 내가 요즘 트렌드를 연구해서 입혀주는 거야.”

“아씨… 네가 무슨 누나야.”

“언니, 얘 머리 좀 깔끔하게 해주세요.”

황아영이 거울 앞에 앉아있는 강전기를 이리저리 쳐다보다가 옆에 서있던 헤어 디자이너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누가 이런 스타일로 다니냐? 병지 컷이야? 예전 록스타 스타일이잖아. 구려. 낡았다고!”

“그렇게 이상해? 난 괜찮은 거 같은데 괜히 그러는 거 아냐?”

“지금도 멋지긴 한데요. 솔직히 여친 말이 맞아요. 요즘은 깔끔한 게 더 인기예요.”

“언니, 쟤 남친 아니에요.”

‘남친은 아니고 친구 겸 섹파지.’

“호호… 죄송해요. 너무 잘 어울려서 실수했네.”

헤어 디자이너가 강전기의 긴 머리를 사각사각 잘라가고 있었다. 샴푸를 한 뒤 에센스와 스타일링제로 촉촉한 느낌을 주었다.

“너무 많이 자르진 않았어요. 턱선이 날카로워서 어느 정도 긴 머리가 잘 어울리거든요. 지저분한 것만 좀 쳐냈어요.”

“거봐. 자르니까 훨씬 가벼워 보이고 예쁘잖아. 링 귀걸이도 확 사네. 멋지다.”

“제가 몇 년간 머리 잘라본 사람 중에 제일 잘생기신 것 같아요. 피부도 어쩜 이렇게 좋은지 무슨 아기 피부도 아니고…….”

“자, 여기다가 립글로스 좀 발라주고 눈 밑에 섀도를 살짝 좀 주면… 오케이, 스타일 완성!”

“와… 미쳤다. 무슨 마성의 귀공자 스타일의 미남자 같네요.”

거울에 비친 강전기의 외모를 보고 미용실 헤어 디자이너가 감탄을 터트렸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 내가 작곡가지, 아이돌이야?”

“넌 기본 베이스가 배우상이야. 아이돌 따위는 명함도 못 내밀어.”

황아영은 뭔가 자기 남자를 감상하며 자랑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아재 강전기에게는 이런 연출된 패션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차라리 중후(?)하고 고급스럽게 명품으로 도배하는 게 나아 보였다.

“쓰읍…….”

강전기는 영 마음에 안 드는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뭔가 너무 부드러워 보여. 나는 상남자 스타일이 좋은데…….”

“잔말 말고 이렇게 나가. 더 중얼거렸다간 누나가 때찌 한다.”

“쩝… 알았어.”

“이제 가자. 난 이제 일하러 가야지.”

“그래, 고맙다. 너밖에 없다. 아, 참! 네가 소개해 준 스타일리스트 진짜 괜찮더라. 우리 애들 의상 입은 거 보고 깜짝 놀랐잖아. 진짜 멋지던데?”

“미정이 진짜 실력 있는 애야. 아이돌 코디나 하는 게 아까운 애라고. 내가 아끼는 동생이니까 대우 잘해줘라.”

“안 그래도 우리 애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아주 죽이 잘 맞아요.”

“당연하지. 내가 소개해 준 사람인데? 내가 누구라고?”

“눼눼 백만 미튜버님, 넘나 유능한 거…….”

“훗… 알면 됐어. 그리고 구독자 백오십만이다. 정정해. 아무튼, 오늘 녹화 잘해라. 끝나고 어땠는지 보고하고.”

“오케이. 수고하고.”

강전기는 아영과 헤어진 후 애마에 올라타고 상암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내려 녹화장 옆 대기실로 들어섰다.

핑크엔진 멤버들은 약간 긴장되는지 모두 서성이고 있었다. 멤버들이 그러고 있으니 성기호와 매니저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생각해 보니 얘네들은 이런 거 처음이구나. 나는 음방에라도 한번 나가봤으니까…….’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고 풀 메이크업을 하는 애들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금방 연예인이 될 것 같은 상실감도 동시에 느껴졌다. 의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블랙 앤 화이트로 비슷하게 입고 있었다.

그들의 진짜 걸그룹 같은 모습을 보고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드는 강전기였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네. 모델 같은 우리 리더, 얼굴이 다 하는 얼굴 천재 레이카, 파워&섹시 다미, 러블리걸 시유… 진짜 얘네들은 톱티어급 인재들이야. 어느 누구 빠지는 사람이 없네. 방송 보고 눈구멍이 제대로 달린 사람이라면 알아채겠지.’

“흐음…….”

“어? 피디님, 메이크업하셨어요?”

김인하가 전기에게 다가오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안 한다고 했는데 자꾸 뭘 발라주네. 나도 민망하다, 쩝.”

“전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닌데요. 엄청 잘 어울려요. 이거 잘못하면 우리보다 피디님이 더 뜨게 생겼는데요?”

“무슨 소리야. 그러면 안 되지. 잠깐! 지금 카메라 돌아가고 있지?”

“네, 그냥 오버하지 마시고 하던 대로 하세요. 그게 더 이상해요.”

옆에서 복장을 점검하던 이다미가 곁눈질하면서 강전기에게 말을 건넸다.

다미는 이번 곡 「루저 혁명」에서 댄스 브레이크 때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했다. 일단 팀의 전체적인 복장부터가 걸크러시를 연상시키고 있었다.

몸에 달라붙는 검은색 스판 상의에 군복을 연상시키는 블랙 앤 화이트 바지와 검은색 군화. 블링블링한 액세서리와 날카롭게 섹시한 고양이 눈매의 포스가 엄청났다. 특히 풀 메이크업을 한 이다미의 피부는 마치 무결점에 가까웠다.

‘와… 다미 미쳤는데? 그런데 자꾸 왜 가슴에 눈이 가지? 으음… 으헛, 안 돼! 카메라에 찍힌다.’

강전기는 다미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다미야, 제발…….’

“피디님, 마지막으로 저희에게 당부하시고 싶으신 거 있으신가요?”

나름 리더라고 프로그램에서 영상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노력하는 김인하였다.

“으음, 너희는 사실 별다른 전략이 필요 없는 그룹이야. 있는 그대로 실력을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그게 끝이에요?”

얼굴에서 번쩍번쩍 빛이 나는 레이카가 뭔가 실망한 표정으로 강전기를 쳐다보았다. 그야말로 마성의 얼굴이며 보면 또 보고 싶다는 ‘얼다’ 레이카였다.

“엥? 뭘 더 어떻게 해줄까?”

“뭔가 감동적인 그런 걸 바랐는데…….”

“식구끼리 그런 거 아니다. 말 안 해도 그 마음을 다 아는 거야.”

“알긴 뭘 알아요. 말을 해야 알죠.”

“에이… 저… 저리 가. 난 녹화장에 먼저 가있어야겠다. 아무래도 너희는 집중이 필요해 보여.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되겠어.”

강전기는 떠나기 위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의자에 걱정스러운 듯 앉아있는 시유의 얼굴이 보였다.

“시유야, 나 간다. 어제 하는 거 보니까 진짜 많이 늘었고 잘하더라. 너무 걱정하지 마. 넌 잘할 거야.”

“네에…….”

영 대답하는 게 힘이 없고 매가리가 없어 보였다. 영 안 되겠는지 강전기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는 쪼그려 앉아서 시유와 같은 눈높이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막내야, 저번에 내가 알려준 거 있지? 무대에서 뭔가 실수했어도 자연스럽게 넘어가라고… 그리고 실수 좀 하면 어때? 이걸로 네 인생 평가받고 결정되는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어제처럼만 하면 분명히 1등 하고도 남으니까… 알았지?”

“넵! 피디님. 저 힘낼게요.”

“그래, 힘내라.”

강전기는 일어서며 최시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핑크엔진 대기실을 빠져나왔다. 솔직히 강전기는 핑크엔진은 걱정이 1도 안 됐다. 하던 대로만 해주면 무조건 1위라 생각했다. 그만큼 외모, 노래, 춤!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휴… 이제 나만 잘하면 돼. 젠장, 녹화 내내 크리스티안 모드 가동이닷!’

그는 두 팔을 들고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쳤다.

그의 겨드랑이에서 트레이드마크인 패왕 색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크리스티안 모드가 가동되고 경직됐던 몸이 풀어지면서 여유로운 자세가 나오기 시작했다. 눈에는 색기가 그득했고 우수에 젖은 듯 눈동자가 반짝였다.

명품 시계를 한번 흘깃 쳐다보곤 이내 녹화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세트장으로 들어서니 수많은 스태프가 분주하게 촬영 준비 마무리를 하고 있는 게 보였다.

조연출이 다가와 전기에게 말을 걸었다.

“일렉케이 작곡가님, 안녕하세요. 제일 일찍 오셨네요? 작곡가님 자리는 저기 왼쪽 끝입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무대를 바라보니 게스트와 프로듀서들이 앉는 곳은 왼쪽으로 약간 심사위원석 비슷한 모양으로 지어져 있었다. 오른쪽이 MC가 사회를 보는 곳이었고 가운데는 「아이돌 메이커」처럼 자리들이 다닥다닥 여러 층으로 붙어 있었다. 아마도 신인 걸그룹들이 앉는 자리인 것 같았다.

여덟 팀의 멤버 수를 암산으로 계산해 보니 대충 총 53명이라는 대규모 숫자가 나왔다.

‘흠… 사람이 많긴 많네. 저렇게 지어야 할 수밖에 없겠는걸? 꼭 세트가 TV로 보던 「아이돌 메이커」 같네. 처량했던 옛날 생각난다. 지금은 이렇게 직접 세트에 나오다니?’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는 왼쪽 두 번째 줄 제일 끝자리 자신의 이름이 쓰여있는 좌석에 가서 착석했다. 자리가 높아서 전망이 상당히 좋았다.

앞으로는 거대한 전광판 같은 화면이 세 개나 설치되어 있어 꼭 축구 경기를 볼 때 하이라이트나 반칙 장면이 나오는 거대한 스크린 같아 보였다.

‘와우… 시원시원하구만. 경연할 때 뒷모습이 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커다란 화면이 세 개나 있어서 되게 잘 보이겠네.’

강전기가 두리번거리며 방송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구경하고 있으니 세트장으로 프로듀서들과 게스트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프로듀서들은 안면이 있어서 그런지 인사를 주고받았지만, 게스트들하고는 왕래가 없어서 약간 서먹한 느낌이 들었다.

보아하니 게스트들 섭외도 나름 신경 쓴 것 같아 보였다. 여러 가지 유명한 사람들이 꽤 포진해 있었다. 연기파 배우, 레전드 여가수, 유명 안무가, 뮤지컬 배우, 작곡가 겸 방송인, 체육인 출신 방송인, 아이돌 레전드, 대중음악평론가 총 여덟 명의 심사위원단으로 꾸려진 게스트였다.

‘뭐야, 처음에 좀 아는 척도 하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그냥 다들 대본만 보고 있네?’

강전기는 제작진들의 여러 가지 공지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제작진은 게스트들에게 프로듀서 근처로 가지 말라는 권고를 이미 받은 후였다. 혹시나 모를 친목질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좀 긴장되네.’

강전기는 목이 타는지 앞에 놓인 생수를 한 모금 들이켰다. 아무리 크리스티안 모드라지만 이 정도 스케일로 방송이 진행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직접 체감해 봐야 알 수 있는 충격이었다.

그가 입맛을 다시고 있자 옆으로 김찬기 프로듀서가 슬그머니 다가와 자리에 앉았다.

“후배님, 안녕!”

“예, 안녕하셨어요?”

“오랜만이네. 준비는 잘했고?”

“그냥 힘닿는 대로 했습니다.”

“오호라… 우리 빌보드 1위 후배님이 얼마나 힘을 주셨는지 한번 볼까나?”

“살살 좀 해주세요, 선배님.”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도중 간지(GAN-ZI) 프로듀서가 자신의 앞인 첫 번째 줄로 입장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피디님.”

“흥… 어디 패션쇼 나가니? 무슨 네가 아이돌이야? 애들을 돋보일 생각을 해야지. 쯧쯧, 하여간 생각하는 게 글러 먹었어.”

역시 보자마자 상대의 가슴을 후벼 파는 간지 피디의 날카로운 공격이었다. 촌철살인의 멘트가 무방비한 상태로 있던 강전기의 빈틈으로 파고들었다.

‘큭… 맵다, 매워. 사실 나도 좀 찔리는지라 할 말이 없구만. 하지만 이 정도로 동요해선 안 돼.’

“매운 건 여전하시네요. 어디 그래서 남자라도 만나시겠어요?”

“뭐, 인마?”

“여기저기 카메라 있는데 그만하시죠.”

간지 피디가 당황한 얼굴로 사방을 훑어보다가 아래 있는 조연출을 불렀다.

“이거 아직 녹화 안 되고 있죠?”

“아… 넵. 곧 작동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아직 OFF 상태예요.”

“강전기! 이게 어디 어른을 놀리고 있어? 확 그냥…….”

“피디님도 방송 처음이시라 좀 걱정되시겠어요? 청심환이라도 하나 드릴까요?”

강전기가 비릿한 표정으로 능글맞게 실실 쪼개고 있을 무렵… 마이크에서 책임 피디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 MC분들 입장하시고 지금부터 카메라 돌리겠습니다. 다들 준비하시고. 3, 2, 1. 액션!”

갑자기 왼쪽 사이드의 프로듀서 좌석을 비추고 있던 불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다.

‘으응? 뭐야, 핀포인트 조명이네? 아하! 지금은 껐다가 나중에 소개하면서 하나씩 켤 모양이로군.’

강전기가 세트를 보며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있자 김찬기 프로듀서가 자신의 입에 손을 대고 작은 소리로 말을 했다.

“표정 관리… 지금 촌티 난다.”

‘쓰읍. 오케이. 땡큐, 아자씨…….’

무대 밖 입구에서 이 프로그램의 MC와 예능형 아나운서가 같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오!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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