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59화 (159/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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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와... 한편 쓰는게 이리 힘들다니... 등장인물이 많아서 그런가 죽겠네요..

차기작으로 쓰려고 했던 스토리가 옆동네 투베 1페이지에 떡하니 들어가있는걸 발견하고 대충격.. 완전 똑같지 않은데.. 약간 비슷... 어떻게 해야되나... 빙글빙글 하늘이 도네여. 친구들한테 감평받은 여러개 중에 반응 제일 좋았는데...ㅠㅠ

설문조사 있어요. 참여해보세요.

첫번째 경연

네임드로즈 신디의 등장에 장내 분위기가 아주 뜨거워졌다.

“우와아…….”

MC들은 현 케이팝 걸그룹 최강자인 신디를 가운데로 두고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긴 어떻게 오게 된 건지?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있는지 등등 여러 가지 대화가 오고 갔다.

신디는 자신이 나온 이유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더블케이에서 일정이 맞지 않아 이번에 데뷔 조를 낼 수 없었으며, 그 대신 자신이 데뷔를 축하해 주기 위해 경연장을 방문한 것이라 했다.

“그러니까 더블케이에서는 체면치레만 하시겠다는…….”

“아… 그게 아니라… 오빠, 진짜 저 그냥 가요?”

심해철의 농담에 신디가 버럭 했다.

“아니… 농담이지. 자, 여러분. 신디 보셨죠? 여러분도 이 경연에서 승자가 되시면 신디처럼 저를 막 대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인기 있는 걸그룹 후배한테는 엄청 약하거든요?”

“제가 언제 막 대했다고……. 그렇게 항상 농담만 하시니 아직도 여자친구가 없으시죠.”

“아… 이번 멘트 좋았습니다. 심해철 씨에 대한 팩트 폭행 아주 좋았어요.”

신디와 정상균이 서로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와… 이렇게 뼈를 때리나? 어우, 어질어질하다. 신인 후배님들도 4년 동안 활동해서 살아남으면 이렇게 뻔뻔해질 수 있습니다. 명심해 주세요.”

계속 깐죽거리는 심해철의 멘트에 신디가 응대를 포기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 그런데 가만 보니 여기 제가 아는 동생이 두 명이나 있네요.”

“네? 정말요? 그게 누군가요?”

“저기 맨 끝에 있는 김인하 씨와 손미연 씨입니다.”

“어디 한번 손들어 보세요. 어떻게 아는 사이시죠?”

“미연 씨는 더블케이 연습생으로 같이 있었고, 저기 인하 씨는 같은 데뷔 조였어요.”

“네? 정말요? 이거 벌써 멤버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 명은 더블케이 연습생, 한 명은 네임드로즈 최종 데뷔 조!!”

“아니, 같은 연습생도 아니고 최종 데뷔 조였다구요? 네임드로즈가 원래 6인조였어요? 5인조가 아니고?”

“저도 자세히는 모르는데요. 그 당시 인하의 나이가 고1? 고2?로 너무 어리기도 했고, 홀수가 포메이션 짜기 더 좋은 것도 있고 해서 대표님이 맨 마지막에 그렇게 결정하신 것 같아요.”

“지금 핑크엔진의 김인하 씨 얼굴을 보니 완전히 굳은 표정인데요. 어때요? 신디 씨 말이 맞는 건가요?”

“글쎄요. 아닌 거 같습니다. 나이 문제는 아닐 거예요. 그때는 제 실력이 부족했습니다.”

“본인의 실력이 좀 모자랐다. 겸손하시네요. 잠깐, 그런데 어금니는 왜 꽉 깨물죠?”

“아, 그게… 암담했던 최종 탈락 순간이 떠올라서요.”

“신디 씨! 인하 씨는 실력이 부족했다는데요? 서로 말이 다르네요?”

“그럴 리가요. 제가 많이 도움도 받았었는데요. 인하는 어렸지만, 진짜 만능이었어요. 모든 면에서요.”

“자! 만능 발언 나왔습니다.”

인하는 그건 절대 아니라며 고개를 가로로 흔들었다.

“정말 처음부터 쟁쟁한 분들이 정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있는데요.”

“상균 씨, 제가 뮤직넷 자주 보잖아요. 요즘에 제일 많이 본 영상이 뭔 줄 아세요.”

“혹시… 그 빌보드 1위 광고…….”

“맞습니다. 그 빌보드 1, 2위를 동시에 석권한 작곡가인 일렉케이가 바로 인하 씨가 있는 핑크엔진을 프로듀싱한다고 합니다.”

“와우…….”

“신디 씨도 보셨는지요?”

“네, 영상도 보고 빌보드 곡들도 다 들어봤습니다. 제 생각에는 작곡가분이 그냥 천재 같던데요? 핑크엔진 여러분들은 일렉케이 프로듀서님을 개인적으로 자주 뵈셨을 텐데요. 어떠신가요?”

김인하에게서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다미가 2번 타자로 대답했다.

“피디님이 빌보드 1위를 하셨다길래 저희도 당황스러웠고요. 솔직히 처음엔 믿지 못했어요. 멤버들 모두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지긴 했습니다. 평소에 약간 아재 개그도 잘하시고 밥도 잘 사주시고 그러시거든요.”

“아재 개그요? 나이가 좀 있으신가 보네요?”

“그… 그건 아닙니다. 나중에 방송으로 보시면 아실 거예요.”

“오호,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상균 씨, 사실은 놀라운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뭡니까?”

“일렉케이 프로듀서가 핑크엔진 말고 다른 한 팀을 더 맡는다고 합니다.”

“네? 아무리 빌보드 1위 작곡가라지만 이거 너무 힘든 거 아닐까요? 남들의 두 배를 해야 할 텐데요?”

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신디가 경악하며 물었다.

“힘들거나 말거나 그건 전적으로 본인 사정이고요. 저는 빌보드 1위 작곡가가 어떤 그룹을 추가로 프로듀싱하는지 궁금합니다.”

“상균 씨, 그건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레몬캔디입니다.”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레몬캔디입니다.”

“귀… 귀여워.”

“해철 씨, 진행하셔야죠. 헤벌레해서 뭐 하시는 거예요.”

“죄… 죄송합니다. 제가 「걸즈 스쿨」 열혈 시청자였거든요. 개인적으로 차은성 씨가 원픽이었어요.”

“와…….”

걸그룹 덕후 심해철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호기심걸 차은성이 깜짝 놀라며 내가 맞느냐며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고 있었다.

“차은성 씨, 맞대요. 해철 씨의 윈픽이었답니다.”

“헤헤… 감사합니당.”

“혹시 은성 씨는 커플의 나이 차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고 계세요?”

“아, 전 평소에 위아래로 20년은 커버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네에? 20년요? 잠시만요. 차은성 씨,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저 열일곱 살요. 빠른이라…….”

“심해철 탈락…….”

“커흐흑… 젠장…….”

“어어? 혹시 서른여덟 살…….”

심해철은 충격으로 급기야 주저앉고 말았다.

“해철 씨, 꿈에서 깨시고요. 그러다 철컹철컹…….”

“크흠, 진행하시죠.”

심해철이 정상균의 철컹철컹 소리를 듣고 놀라 바로 일어나 정신을 차렸다.

“저희가 무슨 이야기를 했죠? 아, 맞네요. 일렉케이 작곡가가 레몬캔디도 동시에 프로듀싱을 한다고 했죠?”

“같이 작업하면서 일렉케이 작곡가님을 보셨을 텐데 어떠셨어요?”

“아이돌 그룹 센터처럼 잘생기셨어요.”

“SSJ 연습생 출신이라더니 정말인가 보네요. 혹시 심해철 씨보다 잘생기셨나요?”

“…….”

“아니! 이럴 수가! 레몬캔디 멤버들이 피식 웃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웃고 있어요. 심해철 씨를 어디다 갖다 붙이느냐는 뜻인 거죠. 웃기지도 않는다는 말입니다.”

“아… 아니요, 저희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레몬캔디의 메인 보컬 정우리가 급히 수습하며 말했다.

“남민지 씨? 외모를 따진다면 심해철 씨는 몇 점인가요?”

“아이, 야… 뭐 그런 걸 물어봐.”

심해철이 쑥스럽다는 듯 얼굴을 붉혔다.

“에? 음… 90점?”

“역시! 레몬캔디네요. 사람 볼 줄 압니다. 정말 대단한 그룹이에요.”

“잠시만요, 심해철 씨. 좀 조용히 하시고요. 민지 씨, 그러면 일렉케이 작곡가의 외모는 몇 점이죠?”

“으음… 800점? 900점?”

“이럴 수가! 민지 씨의 만점은 천 점이었습니다. 저는 백 점인 줄 알고… 와, 소름… 소감이 어떻습니까? 심해철 씨…….”

“허… 정신이 얼얼하네요.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지 몰랐습니다.”

“선배님! 농담입니다. 두 분 다 1,000점입니다. 얘 말은 듣지 마세요. 별명이 도른자입니다.”

차은성이 어떻게든 수습해 보려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심해철을 위로하고 있었다.

“정말 일렉케이의 정체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금 이곳에서 한마디도 못 하고 조용히 구석에 있는 정체불명의 걸그룹이 있습니다. 바로 클로버즈…….”

그 후로 인지도 순서에 따라 차례로 해당 그룹에 대한 소개와 질문들이 이어졌다. 심해철이 중간중간 해당 소속사 선배 걸그룹 댄스를 춰서 긴장을 풀어줬다.

또한 정상균이 선을 넘을 듯 말 듯 한 수위의 멘트로 소녀들을 까르르 웃겼다. 방송이 처음이다 보니 별로 재미없는 말도 배꼽이 빠지게 웃어주는 신인들이었다.

“자, 웃고 떠드는 사이에 여덟 팀의 소개가 다 끝났습니다. 그런데 신디 씨, 경연을 앞둔 지금 가혹한 사실을 하나 전해야 한다죠? 그게 뭡니까?”

“네, 경연별로 최하위를 한 팀은 안타깝게도 탈락을 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꼴찌를 하게 된다면 다음번 경연에는 참가할 수 없습니다. 이 점을 꼭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탈락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누군가는 그럼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대부분은 옆 사람과 조용하게 귓속말을 나누고 있었다.

“자, 처음에는 확률이 그리 높지 않아요. 여덟 팀 중에 한 팀입니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기요, 여기 신인들에게는 그것도 가혹한 조치거든요? 뮤직넷은 왜 이렇게 항상 힘들게 해요?”

“신디 씨, 예전 오디션 프로 보면 첫 번째 탈락에서 반이 날아갑니다. 그때와 비교해 보면 진짜 양반이에요.”

“어쨌든 경연에서 최하위를 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겠네요.”

“맞습니다. 그런데 신디 씨, 경연에서 관객들에게 평가를 받을 때 엄청나게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게 뭔지 아시나요?”

“혹시 경연 순서 말씀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이 경연 순서가 순위에 상당히 크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이 중요한 경연 순서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화면 보여주세요!!”

심해철과 정상균이 동시에 외쳤다.

*경연 순서*

1. 클로버즈 (오프닝)

2. 나인테일

3. 라라걸즈

4. 글로리아

5. 퓨리틴

6. 핑크엔진

7. 레몬캔디

8. G파워 (엔딩)

“자, 경연 순서는 사전 인지도 순위의 반대로 이루어집니다.”

웅성웅성…….

이러한 조치는 결국 이슈가 적었던 그룹이나 작은 회사에 불리했다.

“하지만 이러면 좀 재미없죠? 그래서 저희가 사전 인지도 1위를 한 G파워에게 순서 재조정권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략적으로 자신의 팀을 더 유리하게 할 수도 있고 강력한 라이벌을 불리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너… 너무해요.”

걸그룹 멤버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러분, 세상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경연에서 평등한 기회를 제공할 뿐 애초부터 존재하는 유불리함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전쟁입니다. 한 나라의 총자원을 가용해서 싸우는 피를 튀기는 혈전입니다. 자! G파워분들은 10분간 상의하시고 경연 순서를 재조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카운트다운! 10:00, 09:59, 09:58…….

5인조 G파워 멤버들은 서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약 7분 후 생각이 정리되었는지 리더인 이유진이 손을 들었다.

“네, 결정하셨나요?”

“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나오셔서 해당하는 그룹의 이름을 재배치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재조정된 경연 순서가 공개되었다.

*경연 순서*

1. 레몬캔디 (오프닝)

2. 나인테일

3. 라라걸즈

4. 글로리아

5. 퓨리틴

6. 클로버즈

7. G파워

8. 핑크엔진 (엔딩)

“앗! 레몬캔디가 오프닝으로 바뀌었고, G파워는 정작 한 단계 아래로 내렸고 자신의 앞뒤로 클로버즈와 핑크엔진을 배치시켰습니다.”

“이건 어떤 전략적인 결정인가요? 이유진 양?”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비밀입니다.”

“그렇군요. 가뿐하게 무시하시는 거네요. 소속사 선배고 나발이고 아무 필요 없는 거죠. 제가 봤을 때는 해철 씨의 최애 걸그룹을 깔끔하게 보내버리기 위한 전략인 것 같습니다. 자! 모두 주목해 주십시오. 이렇게 경연 순서가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클로버즈의 표정은 한결 좋아졌고, 핑크엔진은 아까 그대로 무표정이었으며, 레몬캔디는 그야말로 초상집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 * *

한편, 옆방에서 다른 프로듀서들과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던 강전기는 G파워의 판단에 대해 분석 중이었다.

아무래도 레몬캔디를 오프닝으로 끌어내린 건 SSJ가 최대의 경쟁자로 레몬캔디를 생각하고 경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실제 프로듀싱도 일렉케이가 하고 있으며 「걸즈 스쿨」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다져진 상당히 큰 팬덤의 힘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는 의지로 생각됐다.

‘으흠. 이건 패착 아냐? 아재 집합소 메이저리그 게시판이 또 난리 날 거 같다. 이래서는 더욱 단단히 결집할 거 같은데?’

그리고 클로버즈를 자신들의 앞의 순서로 붙인 건 아무래도 제일 못할 것 같은 애들 뒤에 그들이 나온다면 극적인 대비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었고 실력을 알 수 없는 핑크엔진은 G파워의 뒤에다 세워놓고 끝까지 긴장하도록 해서 무대를 망치도록 하는 전략을 쓴 것 같았다. 아마도 결성된 지 얼마 안 됐다는 것을 SSJ가 알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이 전략은 G파워가 자신의 무대에서 완벽한 퍼포먼스를 한다는 가정이었고 핑크엔진이 그저 그런 실력의 신인이라는 가정하에 만든 전략인 것 같았다.

‘아직 알 수 없어. 뭐, 잘된 걸지도 몰라.’

까놓고 말해서, 첫 번째로 한다고 해서 1위를 못 하리란 법은 없었다. 실제 경연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강전기가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프로듀서 대기실 문을 열고 네임드로즈의 신디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

여러 프로듀서에게 꾸벅 인사한 그녀가 대기실을 쓱 훑어보더니 강전기 쪽으로 걸어가 그의 옆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신디는 낮은 목소리로 다른 사람이 들리지 않게 강전기에게 속삭였다.

‘미국에서 뵙고 5개월 만이네요. 왜 지금까지 연락 안 하셨어요? 제가 번호까지 남겨드렸는데…….’

팔짱을 끼고 있던 강전기가 허리를 뒤로하고 게슴츠레한 눈으로 신디를 응시했다.

‘제가 연락을 해야 하나요?’

신디는 강전기의 심드렁한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분명 두 번째 곡을 보내줄 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상대방은 아예 생각이 없어 보이는 듯했다. 뭔가를 말해야 하는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 내가 왜 그러지? 이 사람 앞에만 서면 바보가 된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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