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77화 (177/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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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겨우 시간 맞췄네요.

힘들당...ㅠㅠ

오탈자 검사도 하긴 했네요. 정신이 몽롱해서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한글을 안쓰고 원노트라는 프로그램을 쓰거든요. 오탈자 잡는데 시간 오래걸립니다.

첫 방송 걸그룹 4차 대전!

“오빠, 뭐야 이거? 원래 이렇게 많이 나오는 거야?”

잠시 망막에 송출된 3성 스킬을 보다가 옆에서 나는 소리에 깜짝 놀라는 강전기였다.

이화는 어느샌가 물티슈를 집고 눈과 입부터 시작해 얼굴에 묻은 것을 닦아내고 있었다.

“미안, 깜짝 놀랐지? 내가 좀 쓸데없이 왕성해서 그래.”

“이건 왕성한 정도가 아니라 이상한 거 아냐? 말도 안 되는 양인데?”

“난 다른 사람과 달리 특별한 사람이야. 그것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강전기는 그냥 농담으로 얼버무렸지만, 피부 재생 나노 크림은 원래부터가 기존 발사량의 두 배가 뿜어져 나오도록 설계된 스킬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나와서 강전기 본인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무래도 그간 너무 참은 듯싶었다.

“에구… 내가 무슨 말을 못 해요. 잠깐 여기 있어봐. 나 씻고 올 테니까.”

“안 씻어도 될 텐데…….”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오빠?”

“어디서 보니까 정액이 피부에 좋다고 하더라고…….”

“정말? 에이… 거짓말이지?”

“음, 사실은 효과가 있다? 없다?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긴 한데, 요즘 연어 정액에서 추출한 DNA 성분으로 고기능성 화장품까지 나왔으니 그냥 농담으로 치부하기에도 좀 그래…….”

“에에? 그딴 걸 누가 얼굴에 바르겠어. 좀 이상하다. 킥킥…….”

어느 정도 얼굴을 닦아낸 이화가 자신의 옷가지를 챙겨 욕실로 들어가려 했다.

“나, 나도 들어갈까?”

“됐거든요!”

‘쩝, 아쉽네.’

“그래, 씻고 와.”

‘뭐, 살짝 운은 떼놨으니 흉터가 싹 사라진 3일 후에 많이 당황하진 않겠지? 나중에 물어보면 대충 둘러대지, 뭐. 이럴 때 보면 이화의 평균 이하의 지력이 고맙긴 해.’

이화를 보내고 강전기는 아까 망막에 송출됐던 정보들을 황급히 다시 띄웠다.

[띠링… 3성 스킬 업로드를 완료하였습니다.]

★★★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 ▶ 세부 정보 열람

★★★ 빙의(Possession) ▶ 세부 정보 열람

★★★ 엘릭서 제조소(Elixir Manufactory) ▶ 세부 정보 열람

‘와! 대박이다. 이제는 뭔가 좀 무서운걸? 위 스킬들을 보니 뭔가 막 현실의 경계를 넘으려고 하는 거 같다.’

강전기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첫 번째 3성 스킬인 마인드 컨트롤의 세부 정보를 열람했다.

[주 기능]

1. 당신의 의도에 맞게 대상의 정신을 조종할 수 있다.

―호감도 80/100, 흥분도 80/100 이상의 대상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호감도가 떨어지거나 상대가 본능적으로 강하게 거부할 때 마인드 컨트롤이 해제될 수 있다.

―보조 AI가 판단하여 해당 기능의 비도덕적 사용을 금함.

(ex. 세뇌, 납치, 감금 외)

[보조 기능]

1) 최면 : 무의식을 치료하는 최고급 최면술을 펼칠 수 있다.

2) 플래시백 : 모든 일을 꿈이라고 착각하게 한다.

[부가 기능]

1) 오버로드 : 안드로이드 징집에 사용되는 부가 기능으로, 전쟁 참여 시 전술 지휘관(군주)으로 활약할 수 있으며 하위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조종하고 임무를 내리는 지휘기 역할을 한다. 육체적 능력에 특화된 워머신을 100기까지 통제 가능하다. 일사불란하게 명령을 내리고, 능력을 통제하며,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

강전기가 일반적으로 익히 알고 있던 마인드 컨트롤의 내용이었다. 다만 무차별적으로 쓸 수 없고 오직 자신에게 호감도가 높은 상대에게만 사용할 수 있으며, 비도덕적 사용이 금지된 나름 건전한(?) 기능이었다.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단어 자체가 비도덕적 아냐? 어떤 판단 기준인지 애매하구만? 어쨌거나 나를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거니까. 으음, 뭐, 일단 써봐야 정확하게 알겠는데?’

강전기는 내용을 천천히 곱씹다가 마지막 부가 기능을 읽고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이, 이건!!”

이 부가 기능의 오버로드란 스킬은 워머신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이었다. 과거 ‘안드로이드 파이널 워게임’에서 이 전술 지휘관 기능으로 전세의 불리함을 뒤엎고 승리한 후로는 상위 안드로이드들에게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 기능이었다.

‘오호라! 왜 워머신처럼 육체적 능력에 특화가 안 되어있나 했더니 이 개체가 바로 지휘기였기 때문이구나. 미친… 좋았어! 이건 레이카에게 써먹는 기능이구나. 흐흐… 까불면 육체 능력을 봉인해야겠어!’

강전기는 매우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자, 다음!’

강전기는 두 번째 3성 스킬인 빙의의 세부 정보를 열람했다.

[주 기능]

1. 전 우주에서 최강이라 일컬어졌던 존재로 빙의할 수 있다.

―누군가의 능력을 빙의한 것처럼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일례로 전 우주 최강 [SEX 극락 마스터]로 빙의 가능함.

―우주의 아카식 레코드에 접근하여 대상을 물색할 수 있다. 다중차원 검색 가능.

―빙의 슬롯(능력)은 열 개이며, 한 슬롯을 추가로 채우기 위해서는 30포인트가 필요함.

―가능한 능력에 대해서는 해당 스킬을 구매 후 아카식 레코드에 접근해야 알 수 있음.

―단, 현재 세계의 상황을 반영하여 밸런스 붕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보조 AI가 개입하여 접근 가능한 아카식 레코드를 제한할 예정임.

‘일단! 무슨 소린지 100% 이해는 안 가는데, 어쨌거나 뛰어난 누군가로 빙의하는 거네?’

말은 어려웠지만, 간단히 뭉뚱그려서 이해하는 강전기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성 스킬인 엘릭서 제조소의 세부 정보를 열람했다.

[주 기능]

1. 각종 중증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만능 치료 약을 제조하는 기술이며 필요한 영양, 성분은 제공되는 레시피를 섭취해야 함. 2성 스킬인 맞춤 영양제 제조를 습득한 상태에서 파생되는 고난도 추가 스킬임. 엘릭서를 1회 제작할 때 추가로 30포인트가 소모된다.

‘우와! 중증까지 치료한다고? 중증이라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네? 혹시 암 같은 것도 치료되나? 흐미…….’

일단 스킬들은 구매해 보고 써봐야 진정한 위력이 나오는 법이라 당장 어떤 것을 사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졌다.

‘그래, 아무래도 이게 좋을 것 같아.’

강전기는 의외로 쉽게 결정을 내렸다.

[띠링… 3성 스킬을 구매하셨습니다.]

강전기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제일 끌리는 스킬을 선택한 후, 망막에 비친 정보를 꺼버리고 기분이 좋은 듯 계속 히죽거리고 있었다.

사실 리얼돌 섹스 토이는 워머신보다 상위 버전의 개체였으므로 각종 기능에서는 비교가 불가능했다. 오로지 힘만 센 워머신 레이카와 차원이 다른 다양한 기능들이 장착돼 있었고, 드디어 3성 기술이 오픈되자 비슷하던 격차가 확 뒤집히기 시작했다.

‘역시 내가 머리라면 레이카는 주먹이나 발이구나. 3성 스킬이 나오니 이제야 깨달았네.’

그는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서 푹신한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오늘은 정말로 보람찬 날이 아닐 수 없었다.

강전기가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 사이 이화가 욕실에서 다 씻고 나오는 중이었다. 그녀는 이미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샤워 수건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오빠, 이제 눈 안 가려도 돼. 나 다 씻었어.”

“그래, 알았어.”

강전기는 그렇게 암흑에서 풀려났다.

이화는 아침 일찍 자신의 양평 별장을 나섰다. 그녀는 강전기에게 비밀 임무를 받은 상태였다.

강전기는 외제 차를 타고 떠나가는 이화에게 손을 흔들더니 주먹을 꽉 쥐고 파이팅을 외쳐줬다.

“이화야! 잘해라…….”

그는 1분 정도 그렇게 서있다가 이화의 차가 보이지 않자 미소를 지우고 팔짱을 꼈다.

‘내가 말한 걸 잘만 한다면 오늘 안에 결판이 나서 블루비를 줍줍할 수 있을 거야. 훗…….’

그에게서 사악하기 그지없는 미소가 피어났다.

강전기는 별장으로 다시 돌아가 잠을 좀 더 자고, 오전 늦게 일어났다. 늦잠을 잤더니 머리가 개운해진 것 같았다. 어제만 해도 다음 경연 때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었는데 꿈을 꾸면서 아이디어가 튀어나왔다.

“예전에 내가 잠을 자면서 해답을 찾았었는데 역시나 몸이 바뀌어도 똑같구나.”

그는 냉장고를 열어 시원한 생수를 들이켰다.

“크… 시원하다. 그래, 우리 애들의 다음 경연곡들은 대강 정해졌다. 이제 녹음실로 가서 작업해야겠어.”

그는 좀 씻고 서울로 출발하기로 했다.

‘배고픈데? 흐음, 가다가 휴게소에 들러서 뭐 좀 먹어야겠어.’

그는 마지막으로 이화의 수려한 양평 별장 근처를 둘러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정말로 많은 일이 있었던 24시간이었다.

* * *

오후 두 시가 되어 리부트 엔터 사무실에 출근한 강전기는 곧바로 이정수 대표와 어제 있었던 녹화에 관해 이야기했다.

“어제 우리 애들이 종합 일등 했다며?”

“어? 기호가 보고했어요?”

“아니, 그 시키가 언제 보고하고 다니는 거 봤어? 인하가 톡으로 알려줬어.”

“하하… 하여간…….”

“너도 똑같아, 인마. 재깍재깍 보고해야지.”

“형, 전 촬영하느라 정신없어 죽는 줄 알았어요. 우리 애들만 했으면 말을 안 해. 다른 애들까지… 어우야.”

“하긴, 네가 제정신이 아니었겠구나. 그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촬영했을 건데…….”

“그렇다니까요.”

강전기는 이정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녹음실로 이동했다.

핑크엔진은 온종일 휴가를 얻은 상태였다. 토요일 날 녹화한 뒤 레이카를 제외하고 다들 진이 빠졌다고 했다. 데뷔도 안 한 그룹이 그런 큰 무대에서 공연했으니 엄청나게 긴장했을 테고, 피곤했을 것이다.

“진짜 잘했어요. 나중에 방송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아, 못 참겠어. 어떻게 2주를 기다려?”

“일단 이번 주 금요일 열한 시에 첫 방송 하니까 그거 보세요.”

“첫 방송에는 경연 안 나온다면서?”

“네, 그룹 소개랑 준비 과정 나와요. 다음 주에 경연이 나와요. 진짜 대박이니까 기대하세요. 흐흐…….”

“아니, 얼마나 좋았길래 그래. 내가 피디 찾아가서 녹화본 좀 미리 봐야겠다.”

“어우… 형! 왜 그래요. 거기 엄청 바쁘니까 괜히 가서 밉상 되지나 마세요.”

“젠장! 내가 녹화만 없었어도!”

이정수 대표는 너무 궁금한지 짜증까지 내기 시작했다.

“형! 저 다음 경연곡들 만들 테니 아무도 못 들어오게 좀 해주세요.”

“알았다. 열심히 해서 우리 회사 좀 띄워봐. 떡상 알지?”

“훠이, 훠이. 작작 하세요, 좀…….”

강전기가 이정수를 밀치며 녹음실 밖으로 쫓아냈다.

“전기야, 대박이다! 알았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그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프로그램을 켜기 시작했다.

두 번째 경연은 선배들의 곡을 커버하는 무대였다. 강전기는 세 그룹이 어떤 곡을 해야 할지 이미 결정했다. 곡은 일단 정해졌으니 그들에 맞게 편곡하면 됐다.

‘우선 레몬캔디는 The Sharp의 「Sweet」다.’

스피커로 「Sweet」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20년이 지난 노래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가 않은 명곡이었다. 방송 3사 1위를 휩쓰는 것은 물론 온통 거리에 울려 퍼진 히트곡이었다.

아무래도 20~40대 남성 팬들이 주축인 레몬캔디는 예전 그들이 들었던 향수를 자극해서 라이트 팬들을 좀 더 집결시키게 만들기로 했다.

강전기는 레몬캔디가 대중적 인기도 얻으면 좋겠지만, 완전한 팬덤 그룹으로 만들 작정이었다. 코어 층이 소비해 주는 그룹의 형태로 자리를 잡게 할 예정이었다.

‘앨범, 사진집, 굿즈, 팬미팅, 콘서트로 이어지는 5연타로 아재들의 지갑을 터는 강도단으로 등극할 예정이지. 푸훗…….’

노래는 크게 고치지 않기로 했다. 워낙 밸런스가 완벽해서, 애들 목소리만 잘 들리도록 공연장을 고려하여 믹싱을 했다.

그리고 역시나 강전기가 힘을 준 건 무대 연출이었다. 그는 비장의 한 수도 준비해 뒀다. 공연에서 레몬과 같은 상큼함을 보여줄 거라 확신했다.

‘이 정도면 됐고…….’

두 번째 클로버즈 노래는 DJ. DOG의 「난 이런 사람이야」였다. 악동 이미지의 힙합 그룹으로 나이가 들어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룹이었다. 「청담스타일」로 유명한 싸희가 프로듀싱한 곡으로 사회 비판적 가사였는데, 교육 체계를 살짝 비판하는 내용으로 바꾸고 외계 괴생명체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자신을 자랑하는 곡으로 만들기로 했다.

“난 이런 사람이야. 알아서 기어…….”

10년이 지난 곡이지만, 역시나 세련된 곡이었다. 크게 바꾸지는 않고 EDM 사운드를 약간 귀여운 느낌으로 바꾸고 자극적인 가사를 수정했다. 그리고 중간에 댄스 브레이크를 넣어서 이태리의 명품 댄스를 돋보이게 하기로 했다.

‘역시 클로버즈는 영상이 중요하지. 중간중간 스틸 영상을 넣을 거야. 크크… 클로버즈가 제일 바쁘겠군. 연습하랴, 영상 찍으랴.’

영상은 역시나 비밀이었다. 오직 강전기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마지막은 핑크엔진 차례였다.

“핑크엔진은… 아주 파격적으로 무대를 꾸미겠어.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려면 슬슬 충격 요법도 써야지.”

강전기가 엄숙한 표정으로 곡을 편곡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테이블 위에 놓아둔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수아였다.

“어… 수아야! 웬일이냐. 별일 없고?”

“…전기야, 우리 오늘 술이나 좀 사줘라.”

“응? 멤버들이랑 다 있나 보네?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술은 왜…….”

“우리 다 때려치우기로 했다.”

“응? 때려치운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계약 기간 1년 남았잖아.”

“헨리 피디 놈이 계약서 다 찢었어. 우리보고 꺼지래.”

“뭐어?”

강전기는 깜짝 놀라는 음성이었지만, 그의 눈과 입은 마치 하회탈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화가 잘했나 보군. 됐다. 블루비는 내가 줍줍한다. 더욱 완벽해진 이화와 함께 말이지… 크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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