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79화 (179/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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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아낌없이 주는 나무 헨리 프로듀서. 헨리의 삽질의 끝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분간 스토리로 갑니다.

첫 방송 걸그룹 4차 대전!

레이카는 갑자기 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고, 곧바로 형용할 수 없는 상실감이 느껴졌다.

‘허억!’

그녀는 다리가 풀려 연습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머릿속에 긴급 공지가 떠올랐다.

[띠링… 오버로드에 의해 본체 출력이 최저 상태로 제한됩니다.]

“이카야!!”

“언니, 왜 그래. 괜찮아?”

“앗! 레이카, 어디 아프니?”

인하, 다미, 시유가 놀라 동시에 소리쳤다.

“괘, 괜찮아. 갑자기 힘이 빠져서…….”

사실 어디가 아프거나 특별히 이상한 건 아니었다. 단지 온몸에 흐르던 미증유의 힘만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레이카는 창백한 얼굴로 팀원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섰다.

“이카야, 괜찮니? 그러니까 어제 좀 쉬지 그랬어.”

강전기는 레이카를 따뜻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시치미를 뚝 떼고 나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줬다.

‘큭큭… 저 당황한 표정 보라지. 어때? 있다가 없으니까 상실감 쩔지?’

딱 봐도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았다.

‘AI야! 워머신 최저 상태라는 게 나랑 비교했을 때 어느 수준인 거냐? 왜 있잖아. 체력, 근력, 민첩 같은 거 말야.’

[워머신의 최저 상태는 현 본체의 능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이 육체는 포인트를 이용해서 육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사실 내가 보기에 지난번 수영 선수 몸매가 제일 보기 좋았어. 아냐, 됐어. 지금이 딱 맞아. 더 올리면 그게 괴물이지, 사람이냐? 지금 내 수준은 인간계 최강이라고!’

[통계적 스펙으로는 그렇습니다. 10억 분의 1 정도 됩니다.]

‘그렇다면 이화도 인간계 최강 수준이군. 뭐, 그 정도면 되겠지. 더는 내려가지도 않잖아.’

“자… 너희 다음 경연곡 들어야지?”

“오! 역시 우리 피디님!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만드셨어요?”

인하가 흥분된다는 듯 팔을 들어 올리며 기뻐했다.

“하루나 걸렸다. 어제 피곤해 죽는 줄 알았어.”

“그게 아니고 술 드셔서 피곤하신 거 아니세요? 약간 술 냄새가…….”

레이카가 정신없는 와중에도 귀신같이 냄새를 맡은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우리 이카가 몸이 좀 안 좋은가 보다. 오늘은 노래만 듣고 집에 일찍 들어가서 쉬는 게 어때?”

“그래, 넌 좀 쉬는 게 좋을 거 같아. 그건 그렇고 피디님, 저 노래 궁금해 미치겠어요. 얼른 들으러 가용…….”

“미치면 쓰나. 얼른 녹음실 가서 들어보자. 콘셉트도 내가 다 짜놨으니 설명해 줄게.”

강전기는 핑크엔진 멤버들을 데리고 녹음실로 가서 한참 설명하면서 노래를 들려주었다. 핑크엔진 멤버들은 강전기의 의외의 선곡에 깜짝 놀랐지만, 노래를 들어보고 그가 왜 이 노래를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숙소로 돌아가는 레이카를 불러 세우고 작게 소곤거렸다.

“레이카, 너 내일 체육 대회에서 괜히 이상한 짓 했다가는 연구소 같은 데 끌려가서 실험당하니까 조심해라. 가진 힘의 딱 70%만 쓰라고.”

“아, 알았어요. 안 그래도 오늘 좀 몸이 이상해요.”

“그래, 좀 쉬라고.”

그렇게 위로의 말로 어깨를 토닥여 주던 그가 멀어져가는 그녀를 보고 씨익 미소 지었다.

* * *

이제 며칠 후면 첫 방송이 있는 날이었다. 화요일에 여덟 개 팀이 체육관에 모여서 촬영하고 다음 경연곡을 준비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강전기도 핑크엔진, 레몬캔디, 클로버즈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연습시키고 무대 콘셉트를 설명해 주는 등 아주 바쁜 나날을 보냈다. 다음 주 초에 녹음할 예정이니 월요일까지 연습을 완벽하게 해오라고 주문한 상태였다.

역시나 클로버즈는 비밀스럽게 녹음했다. 아무래도 강 박사가 일렉케이라는 게 드러나면 곤란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주로 늦은 저녁에 리부트를 방문해서 강전기를 만나고 밤늦게 돌아가곤 했다. 촬영까지 하느라 그녀들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의욕은 충만한 상태였다.

KM미디어 채널에서는 「걸그룹 4차 대전」에 대한 광고가 다시 한번 전면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거의 예전 「아이돌 메이커」급으로 빵빵 띄워주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 광고에는 예전에 심한 어그로로 쓰였던 일렉케이 모자이크 영상에 다른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바로 신디가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편집되어 광고 화면으로 나가고 있었다. 대중들이 궁금해하는 빌보드 1, 2위를 동시에 차지한 일렉케이에 대한 궁금증과 네임드로즈의 리더 신디가 무대에서 펑펑 운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휴… 하여간 뮤직넷 놈들 어그로는 알아줘야 해. 사실 별것도 아닌데 저걸 또 저렇게 편집해 놨네. 쩝…….’

강전기가 그 광고를 보면서 혀를 차고 있었다.

그렇게 평일이 지나가고 금요일 밤이 되었다. 누구에게는 불타는 금요일이었지만 「걸그룹 4차 대전」에 출연하는 걸그룹들과 프로듀서, 그리고 기획사와 방송 관계자들에게는 아주 긴장되는 시간이었다.

강전기는 핑크엔진 숙소에서 대형 TV로 첫 방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숙소에는 강전기뿐만 아니라 기획실장(?) 성기호, 스타일리스트, 매니저가 방송을 같이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

드디어 열한 시가 되고 방송이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어우! 광고 극혐. 도대체 언제까지 광고하는 거야? 너무하네.”

“방송국도 돈 벌어야지. 프로그램 홍보한다고 얼마나 광고했는데…….”

“어? 시작한다! 피디님, 너무 떨려 죽겠어여!”

“응… 안 죽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최시유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며 맥주 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는 강전기였다.

‘드디어 시작이군.’

첫 화면에 웅장한 음악이 나오며 여덟 개 그룹의 프로필 사진이 빠른 속도로 파파팍 펼쳐지면서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 화면을 수놓았다. 그러다 갑자기 엄청나게 큰 무대가 비치며, 두 명의 MC가 카메라에 잡히기 시작했다. 심해철과 정상균이었다.

[학생들의 장래희망 1위가 아이돌이 된 지 오래, 지망생들만 줄잡아 100만 명! 그 치열한 관문을 뚫고 한 해에 새롭게 데뷔하는 걸그룹은 평균 40팀! 그중 대중의 주목을 받는 팀은 10%에 불과하다.]

[1세대 핑키, SUS 2세대 소녀세븐, 카밀리아 3세대 마이하트, 네임드로즈로 대변되는 케이팝의 슈퍼 걸그룹의 계보! 이제는 4세대들의 시대가 왔다. 한날한시에 동시 데뷔! 각 소속사의 여덟 팀과 그들을 프로듀싱하는 프로듀서들의 처절한 전쟁이 펼쳐진다. 「걸그룹 4차 대전」!]

[총 여덟 명의 전문 심사위원단으로 꾸려진 초호화 게스트!!]

[「걸그룹 4차 대전」에서 각 팀의 프로듀싱을 맡게 될 역대 최고의 초호화 프로듀서 군단!]

[여기에 사전 심사를 통해 걸러진 4세대 새로운 걸그룹을 소개합니다. 먼저!]

두구두구…….

신인 걸그룹들이 한껏 멋지게 무대 의상으로 차려입은 채 단상에 있는 모습이 화면에 나오기 시작했다.

“우와… 우리 나왔다!!”

“그만 호들갑 떨어. 한 1초도 안 나왔어.”

강전기는 호들갑을 떠는 인하에게 핀잔을 주며 오징어를 씹고 있었다.

[…이렇게 신인 걸그룹 여덟 팀과 최고의 프로듀서들이 각 소속사의 명예와 4세대 차기 걸그룹의 왕좌를 놓고 격돌합니다. 채널 고정어어엉!]

웅장한 배경 음악과 화려한 조명이 한동안 명맥이 끊긴 오디션 같은 느낌을 물씬 내주고 있었다.

“애들아, 직접 찍은 거랑 다르지? 화면으로 보니까 실감 난다, 그지?”

“피디님이 제일 신나셨네.”

“어흠… 어흠… 자! 레이카, 집중하자, 집중.”

강전기가 민망한지 헛기침하며 다시 화면을 바라봤다.

‘와… 내가 꼭 「아이돌 메이커」에 출연한 것 같잖아? 무대와 화면 때깔은 전 프로그램 못지않은데? 오히려 출연진을 생각하면 인물들은 훨씬 위야.’

강전기의 생각대로 각종 커뮤니티에는 실시간으로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역시나 가장 빠른 건 디씨 아웃사이드 「걸그룹 4차 대전」 마이너 갤러리였다.

―와! 별 기대 안 했는데 와꾸 씹상타치다.

―정말이네? 하도 뮤직넷에서 광고하길래 보고 있는데 「아이돌 메이커」 때보다 외모가 훨씬 낫다.

―당연하지. 「아이돌 메이커」는 그냥 구색 맞추기 어중이떠중이들 많았는데 여긴 전부 데뷔 조잖아. 기획사에서 진짜 고르고 고른 애들임.

―야, 인마. 어중이떠중이라니.

―예쁜 애들 겁나 많음. 팀당 한 명 이상은 완전 1티어임. 인정?

―뮤직넷에서 광고 오지게 때릴 만하네. 모아놓고 보니 「아이돌 메이커」 저리 가라네.

한편, 아재들의 서식처 MLB커뮤니티는 레몬캔디 응원 방으로 변신한 상태였다.

―여러분들, 울 얘기들 나옵니다. 채널 고정!

―방금 나왔다! 와, 진짜 오랜만이다. 다들 진짜 예뻐진 듯.

―레몬캔디 누가 프로듀싱하는지 아직도 공개 안 됐나요? 다이아 엔터에 프로듀서 없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

―KM 미디어가 대주주인데 알아서 잘했겠죠. 느긋하게 애들 응원이나 하렵니다.

―아… 또 여기 아재들 난리 났네. 왜 여기가 레몬캔디 응원 게시판으로 바뀐 거임?

―아재들이 금요일에 어디 갈 데는 없고 집에서 오디션 겁나게 봄. 예전엔 「아이돌 메이커」 응원방이었음.

―아하…….

―보기 싫으면 보지 말든가. 꼭 이런 놈들 있더라.

―너희 응원 게시물 때문에 읽을 만한 게시물이 순식간에 뒤로 밀리니 그런 거 아니냐?

―윗분 앞으로 금요일 밤은 웬만하면 오지 마세요. 한동안 이럴 겁니다. 냄시 나는 아재들 극혐.

20대~30대 남초 게시판인 에프엠꼬레아 게시판, 덕후들의 놀이터 로리웹, 연예계 소식의 본진인 Enstiz와 besti 그리고 오염의 온상인 주베와 더쿡에서도 하나둘씩 반응이 올라오는 중이었다.

처음 소개 무대가 순식간에 지나간 후 곧바로 한 건물을 카메라가 비추고 있었다. 첫 번째로 나온 기획사는 SSJ였다. 얼마 전 쇼핑 공간과 함께 오픈한 신사옥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화려한 레스토랑까지 운영 중이었다.

‘와! 역시 최고 기획사답게 건물 한번 화려하네. 난 언제 저런 건물 한번 올려보나?’

장면이 순식간에 바뀌고 SSJ 회의실로 보이는 곳에 소녀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었다. 그들은 인사하며 자유롭게 떠들다가 한 소녀가 테이블에 있던 카메라들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어? 이 카메라 뭐지? 언니들! 여기 카메라 있어요. 어라? 벽에도 카메라 있다.]

[에? 진짜네? 뭐지? 미튜브 촬영하려고 하나?]

그녀들은 바로 G파워였다. G파워 멤버들은 무인 카메라를 보며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거나 브이 자를 그리고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오! 역시나 이유진이 제일 예쁘네. 괜히 SSJ가 끝까지 잡은 게 아닌 거 같다.’

회사 관계자가 들어오니 G파워 멤버들이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자! 조용… 다들 모였네. 너희 좀 있으면 데뷔하는 거 알지? 5인조고 이름은 G파워야. 다들 들어서 알고 있지?]

[네엡!!]

[실장님! 그런데 이 카메라들 뭐예요? 그리고 실장님까지 왜 카메라를 들고 있어요?]

[크흠… 너희에게 알려줄 소식이 있어서 모이라고 했어. 너희는 리얼리티 경연 프로그램에서 데뷔하게 될 거야.]

[네에?! 리얼리티 경연 프로그램요?]

카메라에 깜짝 놀라는 멤버들의 얼굴이 고스란히 찍혔다. 아무래도 짜고 치는 영상은 아닌 듯싶었다.

그렇게 회사 관계자가 G파워에게 경연의 취지와 일정에 대해 알려주기 시작했다. 놀라고, 의욕을 다지는 모습이 전국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곧바로 화면이 전환되며 G파워의 소개가 시작됐다. 역시나 「아이돌 메이커」의 빠른 편집을 그대로 이어받은 모습이었다. 쓸데없는 장면은 과감히 건너뛰는 정신없는 컷 편집이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SSJ에서 6년 만에 선보이는 5인조 신인 걸그룹 G파워입니다. 반갑습니다.]

SSJ의 G파워가 첫 타자로 등장하자, 다시금 디씨 아웃사이드를 필두로 커뮤니티에 글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와, SSJ에서 드디어 신인 걸그룹을 내놨구나. 체리스노우만 주야장천 돌리더니…….

―나는 SSJ가 걸그룹은 이제 안 만드는 줄 알았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여자 연습생 풀이 망가졌다는 소리가 있었는데 역시나 다들 예쁘게 생겼네.

―딱, SSJ 얼굴상인 애들만 못 나가게 관리했나 보네.

―그러네. 얘네들은 항상 요런 깔끔하고 모범생 같은 스타일이잖아.

―오옷! 너무 기대된다. 외모부터 벌써 기대감 폭발!

―설마, SSJ인데 보통 이상은 하겠지.

―그건 모른다! 뮤직넷에 안 나오던 SSJ가 나온 거 보면, 좀 이상하긴 해.

―위의 너는 왜 나왔는지 그것도 모르냐? 일렉케이 때문이잖아.

멤버들의 개개인 소개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스피디하게 CG를 이용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휙휙 내보낸 것이다. 그러더니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모습과 가볍게 배경 음악에 맞춰 체리스노우의 대표곡 커버 댄스를 추는 모습이 나왔다.

그리고 그녀들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녹음실로 이동했다. 살짝 SSJ의 내부가 나왔는데 그야말로 으리으리했다. 마치 5성 호텔처럼 내부를 꾸민 것 같았다.

G파워가 녹음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머리를 질끈 묶고 안경을 쓴 여자가 몸을 휙 틀었다. 그러면서 화면이 멈추고 자막으로 ‘간지(Gan-Zi) 프로듀서’가 휙 하고 날아들었다.

그러면서 그녀가 프로듀싱했던 초일류 그룹들과 히트곡들이 수도 없이 주르륵 자료 화면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캬! 저 아줌마 대단하긴 대단하네.”

강전기가 마치 아재처럼 손뼉을 치자 핑크엔진 멤버들 모두가 그를 돌아보았다.

“쏘리… 화면 봐라.”

강전기는 간지 프로듀서의 소개를 보고 자신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엄청나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벌써 재밌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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