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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욕먹을까봐. 몰아서 썼네요. (그래도 레이카 인기투표 2위인데...ㅠ)
이만 자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차 경연 방송
「걸그룹 4차 대전」 3회 방송은 역시나 많은 이슈를 몰고 왔다. 포털사이트에 레전드 체육돌의 탄생이라며 레이카의 기사가 메인으로 걸렸다. 최근 포털은 연예면 댓글 기능이 막혔기 때문에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반응을 확인해야 했다.
대부분의 게시물에서 미친 운동 능력이라는 코멘트가 달리면서 단번에 레이카와 핑크엔진의 네임밸류가 확 올라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본인이라는 핸디캡으로 인해 악플도 간간이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MLB 커뮤니티에서는 폭풍과 같은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형님들, 115km 실화입니꽈? 이게 가능한 수치임?
―일본의 그 유명한 시구녀도 103km인가 던지던데… 그거보다 10km 이상 빠르네요.
―스피드건 이상한 거 아님? 구속 보고 눈을 의심함. 그런데 눈으로 봐도 빠르긴 빠름.
―여자 야구 선수 중에도 130km 던지는 사람도 있잖수.
―그 사람은 거의 직업처럼 하는 사람인데 제외해야죠.
―그러니까요. 제 말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다 됐고 토네이도 폼 뭐임? 이거 전성기 노모 히데오 폼이자너. ㅠㅠ
―이거 맞다. 느린 화면으로 봤음? 공이 묵직하게 일직선으로 들어감.
―공의 회전수 쩔드라. 직구 그립도 완벽했음. 무슨 스톤 부다 승완이 형의 돌직구가 들어가는 줄?
―나 지금 수십 번 돌려보고 있음. 존나 예쁜데 야구도 개잘하네. 평생 팬질한다. ㅠㅠ 레이카, 날 죽여! 당장 핑크엔진 앨범 사러 간다.
―던지는 폼 보고 메이저리그 해설 위원들 다 기립하는 거 봤음? 그만큼 충격이었던 거야.
―팔씨름, 수영…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스포츠 걸이더라. 일단 육체 스펙이 톱티어임.
―촘촘한 근육 보소. 미쳤다. 난 저런 스타일 환장함.
―미튜브 찾아보니까 이 처자 캠핑한 동영상 있더라고요. 한번 보세요. 재밌네요. 특기가 캠핑이랍니다.
또한, 수영 대회도 화제였다. 수많은 게시물과 짤이 양산되기 시작했다. 선정성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반응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아이돌들이 다치는 육상 대회보다 훨씬 낫다는 반응이었다. (물론 이런 여론은 KM 미디어에서 직원들을 온라인으로 돌려 사전 작업을 철저히 한 결과였다.)
오늘은 양평에서 비밀리에 이화와 함께 「걸그룹 4차 대전」 4화를 시청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주에 녹화를 마친 상태였고, 멤버들은 5화를 위한 촬영까지 끝낸 상태였다.
이화는 아침에 벌써 양평에 도착했고 저녁때쯤 강전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도 이제는 준연예인이기 때문에 스캔들을 조심하고 있었다. 몇 번이고 뒤에 따라오는 차가 없는지 체크까지 다 한 상태였다.
그들은 만나서 뜨거운 저녁을 보냈다. 보자마자 미친 듯 서로를 탐닉했다. 이화는 이제 완벽에 가까운 상태로 회복되었고 실제로 피부만 봐서는 온몸에서 광채가 나는 듯 오히려 예전보다 아우라가 한층 강해진 상태였다.
강전기는 옆에 팔을 베고 누운 이화의 어깨를 쓰다듬고 있었다.
‘이화는 이제 천외천이 됐어. 비율도 지리는데 전신 피부에 윤기가 좌르르… 으음…….’
그는 이화를 감당하고 세 팀을 프로듀싱하느라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중이었다. 그간 피부 재생 나노 크림을 얼마나 발사해 댔는지 강력하기 그지없던 체력이 고갈될 지경이었다. 이화는 마치 샤워라도 하겠다는 듯 그의 크림을 강하게 갈구했다.
그 결과로 이화는 아예 흠결이 없는 아기 피부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얼굴에서까지 빛이 나기 시작해서 이제는 외모로 그녀보다 우월하던 연기자들과도 충분히 비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빠, 2차 경연에서는 누가 우승했어요?”
이제 열한 시가 되고 뮤직넷에서 방송을 시작하려 하자 갑자기 궁금해진 모양이었다.
“그건 방송에서 봐야 재밌지.”
“좀 알려주면 안 돼?”
“응, 스포일러. 안 됩니다. 천천히 보자고…….”
“쳇… 알았어. 이제 방송 시작한다.”
화면의 처음은 어색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던 무대 위 녹화장이었다. 두 명의 MC와 여덟 개 팀이 무대 위에 출석한 상태였고 팀의 제일 앞자리에 프로듀서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들 방송 보셨죠? 반응들이 어떠시던가요? 굉장했을 겁니다. 시청률이 무려… 놀라지 마세요. 자그마치 12.4%라는 놀라운 수치를 달성했습니다.]
[우와아!]
참가자들이 고래고래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니, 진짜로 농담이 아니라 요즘에 저희 멤버들이 경연장에 놀러 가면 안 되냐고. 자기 「걸그룹 4차 대전」 열혈 팬이라고 잘 좀 부탁한다고 계속 그러더라고요.]
[해철 씨, 팀 동료분들 말씀이시죠? 연예인들까지 그런다고요? 정말 대단한데요?]
[우리 「걸그룹 4차 대전」이 이렇게 인기가 뜨겁습니드아…….]
[휘이익…….]
장내는 휘파람까지 불며 소란스러웠고 프로그램의 성공을 서로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MC들은 참가자들과 프로듀서들을 인터뷰하고 2차 경연에 관한 내용에 대해 약간씩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자! 즐거움도 여기까지입니다.]
MC의 말에 멤버들의 시선이 한순간에 중앙으로 집중됐다.
[지금 곧 화면으로 온라인 투표를 합한 1차 경연의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프로그램 초에 예고한 대로 1차 경연 최종 최하위는 탈락하고 2차 경연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화면에는 위험한 세 팀이 프로듀서와 함께 화면에 나오고 있었다. 바로 라라걸즈, 나인테일, 글로리아였다. 김찬기, 한수호, 헨리 프로듀서의 얼굴에도 덩달아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자! 1차 최종 결과는…….]
무대 위가 마치 사이키 조명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현란하고 화려하게 연출되면서 긴장감을 높이는 드럼 소리가 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 1차 경연 최종 순위
1위 클로버즈 84,556표 <1위>
2위 핑크엔진 83,806표
3위 레몬캔디 56,788표
4위 G파워 55,037표
5위 퓨리틴 28,017표
6위 라라걸즈 25,017표
7위 나인테일 22,265표
8위 글로리아 19,013표 <탈락>
“꺄악!”
순위 발표 후 외마디 비명과 함께 침묵 속으로 빠져드는 녹화 현장이었다.
갑자기 화면이 글로리아와 헨리 프로듀서가 앉아있는 자리를 비추더니 사운드 효과와 함께 그들 자리의 조명이 꺼져버렸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마이크까지 다 꺼진 듯했다.
[자!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클로버즈가 1차 경연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했고, 글로리아가 최하위를 하면서 이 무대를 끝으로 더는 경연에 참가하실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글로리아 여러분들은 이제 무대 아래로 내려가시기 바랍니다. 네, 헨리 프로듀서님도 같이… 오른쪽 맞습니다.]
뭔가 대화가 이어지는 것 같지만, 마이크가 벌써 꺼진 상태라 MC의 말만 들려오고 있었다.
글로리아는 희망을 품고 2차 경연을 준비했는지 발걸음이 무척이나 아쉬워 보였다. 무대에서 실수를 크게 냈던 메인 보컬은 또다시 눈물이 터졌는지 손등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부, 불쌍해. 너무 잔인하다. 나 아는 애들인데…….”
“어쩔 수 있나. 그걸 알고도 참여한 건데… 경연이 다 그렇잖아. 피디가 역량이 부족해서 그래. 다 팔자소관이지, 뭐.”
“하긴… 헨리 피디가 좀 개념이 없긴 했지. 맨날 내 몸매나 훔쳐보고…….”
‘이화야, 옆에 네가 있으면 무조건 볼 수밖에 없어. 만약 안 보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병자지. 남자라서 내가 대신 미안하다.’
강전기는 어느새 탱탱한 이화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그녀의 뺨에 입술을 갖다 댔다.
‘향기 좋고… 감촉 좋고… 천국이 따로 없구나……. 이게 바로 신선놀음이지.’
“간지러워… 까하하… 오빠 표정 봐라.”
이화는 화면에 나오는 강전기의 황당한 표정을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었다. 강전기는 그녀가 가리킨 화면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 클로버즈가 1위를 할 거라곤 정말로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파인트 차트에서 일주일간 순위가 핑크엔진은 1위에서 2위로 한 단계만 떨어졌지만, 클로버즈는 3위에서 10위로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최종 투표 결과는 반대로 나왔고 그 결과로 녹화 당시 강전기는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넌 내가 2위 한 게 좋아?”
강전기는 살짝 화난 듯 연기했다. 그러자 이화도 자신의 실책을 눈치챈 듯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미안… 듣고 보니 그러네. 신문에서 일렉케이가 졌다고 또 난리 나겠네. 오빠 입장이 좀… 그렇겠다?”
이화는 강전기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그가 진짜로 마음이 상했는지 몰라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생각해 보니 큰일이네. 차트도 더 높고… 세간 평가도 오빠가 더 좋은 것 같은데… 이거 혹시 조작 아니야?”
“아니, 그건 아닐 거야.”
강전기는 1차 최종 결과에 대해 2차 경연 녹화가 끝나고 성기호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한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일렉케이를벗겨라 해시태그가 SNS를 돌며 저런 왜곡된 순위가 나왔을 거라고 했다. 원래 1, 2위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기도 했고, 이 비밀스러운 온라인 운동으로 인해 순위가 뒤바뀐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자, 놀랍게도 클로버즈 여러분들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기분이 어떠신지요? 리더 대답 가능할까요?]
[…저, 정말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구요…….]
클로버즈 멤버들도 전혀 생각을 못 했는지 녹화장에서 외마디 비명만 지르고 눈만 멀뚱멀뚱 뜨고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나마 리더 성다솜이 정신을 차린 상태.
그렇게 잠시 1위 소감을 말한 후, MC 정상균이 모니터로 출연해 있는 강 박사를 호출했다.
[강 박사님 계십니까? 아… 계시는군요. 1위를 한 소감이 어떠신지요?]
[뭐,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제가 말씀드렸었죠. 저희가 1위를 할 거라고요. 강식 장갑의 선택을…….]
[네… 정말 대단한 자신감입니다. 그러면 이쯤 해서 현재 음원 순위에서 1, 2위를 동시에 석권한 일렉케이 작곡가님의 소감을 안 들어볼 수 없겠죠?]
MC 정상균은 얼굴이 허옇게 뜬 일렉케이를 보며 득의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프로듀서님?]
[아… 네… 일… 일단 음원 1, 2위 감사드리고요. 최종 경연 투표 점수는 좀 의외네요. 저 솔직히 지금 약간 당황했습니다. 물론 클로버즈와 강 박사님께 축하의 인사를 보내드리고요… 음…….]
[지금 일렉케이 프로듀서님 당황하셨어. 큭큭…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건데요. 이게 절대 조작이 아닙니다. 각 플랫폼 스토어에 들어가서 게임을 내려받으신 후 거기서 인증을 통해 투표하는 방식이고 각 기기의 코드 매치를 해서 투표 숫자 조작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조작이라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단지 예상을 못 해서…….]
[작곡가님 지금 되게 귀여운 거 아세요?]
실제로 강전기의 얼굴은 당황해서 그런지 붉게 달아올라 있는 상태였다. 피부가 워낙 하얘서 화면으로도 그 느낌이 전해졌다.
“오빠 진짜 귀엽다. 화면발 정말 잘 받네. 부럽다.”
“화면발 하면 너 아니냐? 우리 서로 얼굴에 금칠은 그만하자.”
“어이구… 우리 귀염둥이…….”
이화는 벌거벗고 있는 강전기의 엉덩이를 장난스럽게 손바닥으로 두들겼다.
‘아흑… 야, 야릇하다.’
연거푸 사정한 후 조용히 수그러들었던 전기의 대물이 분위기 파악을 못 하고 또 한 번 용트림을 시전하고 있었다.
“엄마야… 오빠! 또 커졌어?”
이화는 살짝 놀란 듯하더니 이내 부풀어 오른 특대 소시지를 오른손으로 꽉 잡고 위아래로 훑기 시작했다.
“윽…….”
강전기가 이화의 손길에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오빠, 난 이렇게 TV 볼게. 히히… 쪽… 쭈압…….”
강전기의 대물을 빨면서 곁눈질로 화면을 보는 이화였다. 그는 손으로 이화의 머리를 잡고 나직이 신음을 터트렸다. 척추기립근이 움찔대며 그의 엉덩이가 공중으로 살짝 떠올랐다.
‘어우… 이, 이화 넌 진짜 요물이구나. 사, 살아있는 서큐버스…….’
[자! 이제 2차 경연이 일곱 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차 경연은 정말 큰 성공을 거뒀는데요. 2차 경연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과연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이제 한번 가볼까요?]
MC 정상균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이제 막 2차 경연이 시작하려는 찰나… 심해철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번쩍 들었다.
[잠시만요. 우선 경연을 시작하기 전에, 1차 경연 녹화 때 어떤 내기가 있던 게 생각나거든요?]
MC 심해철의 작정한 듯한 발언 때문에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아… 맞네요. 그게 있었네요. 일렉케이 작곡가가 1위를 못 하면 상의 탈의를 하기로 했죠, 아마?]
화면에 일렉케이 얼굴이 큼지막하게 나오고 이빨을 꽉 깨무는 듯한 모습이 나왔다.
[강 박사님! 어떻게 할까요? 내기에서 이기셨는데…….]
[네, 강 박사입니다. 음… 좀 가혹하긴 한데 뭐, 어쨌든 내기는 내기라… 저도 모르겠습니다. 몸매에 자신 없으시면 제가 억지로 상의 탈의를 요구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작곡가님? 그렇다네요. 자신 없으세요? 그렇다면 저희가 없던 일로 해드리겠습니다.]
[하하하… 또 얼굴 빨개지셨네. 어쩌실 건가요?]
자꾸만 두 MC가 일렉케이를 핀치로 몰아가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빼자니 자존심이 용납을 못 하고 벗자니 영원한 흑역사가 될 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계속되는 월드클래스급 게겐 프레싱에 강전기는 뭔가를 결심한 듯 한숨을 푹 내쉬더니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어? 작곡가님, 서, 설마 약속을 이행하시려고요?]
이쯤 되자 MC들과 경연 참가자들인 신인 걸그룹 멤버와 모든 스태프까지 긴장하며 침을 꿀떡 삼키고 있었다.
일렉케이는 좌중을 쓰윽 한번 둘러보더니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마치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저 때 아마 창피해서 크리스티안 모드를 발동시켰을 거야.’
이화도 재미있는 부분이 나와서 그런지 패딩을 잠시 멈추고 물건만 움켜쥔 채 화면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강전기의 복부를 베개 삼아 머리를 기대고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화면 속 일렉케이는 입고 왔던 반소매 폴로 셔츠의 단추를 천천히 풀고 있었다. 경연 참가자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기대감 어린 눈빛을 교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셔츠 밑부분을 손으로 잡고 위로 휙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모두의 눈이 커지는 그때, 긴급 자막이 떴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자막의 등장과 함께 광고가 송출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