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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어제 두편 올렸는데 조회수 보십시요. 거꾸로 나오죠? 언급을 해도 저렇습니다.
만약에 언급도 안하잖습니까? 그럼 뻥이 아니라 200분 정도 전편을 안보세요.
그래서 연참을 못....
노답 3인방
룸 안에서는 디어엔젤의 청순함과는 100만 광년 정도 동떨어진, 듣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막말이 오가고 있었다.
“이 쌍년들아, 똑바로 안 해? 옆에서 도와줘야 할 것 아냐!”
“미, 미안…….”
“백장미 너 오늘 왜 그래? 일렉케이 얼굴 빵구 내겠더라? 정신 똑바로 안 차려?”
쾅!
지원희가 테이블을 손으로 내리쳤다. 그 충격으로 술잔이 부르르 떨렸다.
“…….”
“나, 나는 분위기 조성 잘했잖아. 장미가 그냥 빠순이 모드로 변해서리…….”
“야! 너도 할 말 없어. 넌 계속 작업만 쳤잖아. 아예 그냥 들이대라. 빤스랑 다 벗고 육탄 돌격하지 그래?”
“에이… 내가 언제 그랬어.”
“확! 그냥 이것들을 같은 멤버라고… 내가 지금 나 좋자고 이러는 거야? 곡을 받아내야 할 거 아냐.”
“아니, 전기가 준다잖아.”
“이, 씨. 바로 받아야지!! 나중에 말 바꾸면 네가 책임질 거야?”
“아니… 내가 어떻게 책임을 져.”
“그럼 입 닫아라.”
“…….”
“백장미 너 말해봐. 최근 우리 싱글 몇 위 했어?”
“99위…….”
꿀꺽.
“크…….”
지원희가 술을 냅다 쭉 들이켰다.
“99위도 딱 하루였잖아. 다음 날 바로 광탈했다고!”
“히잉…….”
급기야 백장미가 우는 시늉을 했다.
“저 찐따 같은 년, 얼굴 반반해서 지금까지 데리고 다녔더니 뭐 제대로 하는 게 없어요.”
“워, 원희야. 이제 그만해. 애 잡겠다. 우리가 잘못했어.”
“이제 알았냐? 우리 집 꼰대가 집에서 그렇게 밀어주는데 도대체 뭐 하느냐더라.”
“사, 사장님이?”
“아니, 더 위…….”
“회, 회장님?”
“…….”
“하아… 큰일이네. 회장님이 지금까지 우리가 술 마시고 사고 친 거 다 수습하셨잖아.”
“큰 꼰대가 점점 성질 내고 있어. 왜 TV에 안 나오느냐고…….”
“그거야… 음…….”
백장미는 할 말이 많았지만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괜히 말대꾸를 해봐야 본전도 못 건질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성질 더러운 년, 지금까지 누구 때문에 TV에 못 나오는데… 진짜 어이가 없네.’
심심하면 심사가 뒤틀린다고 방송을 개판 만들지 않나. 방송국 피디들이 함부로 못 하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캐스팅을 해주지도 않았다. 지원희는 그야말로 핵폭탄과 같은 존재였다.
그녀는 옆에 앉아서 흘린 술로 테이블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백장미를 흘깃 쳐다보았다.
‘어이구… 백치 같은 년. 방송에 내놔봐야 아무것도 못 하고…….’
그렇다고 자신도 그리 당당하진 않았다. 방송 나가서 입을 좀 털면 기획사 실장님에게 항상 경고를 받았다.
‘뭐? 대가리 텅텅 빈 거 자랑하느냐고?’
그녀는 진짜 쌍욕을 박고 싶었는데 전 조폭한테 그랬다가 뼈도 못 추릴 것 같아서 조용히 참고 있었다. 놀랍게도 전 조폭 실장 놈은 대학을 나왔다고 했다.
‘그나마 아라가 SSJ 출신이라 말발이 괜찮은데 걔는 연기하느라 바쁘고… 쩝…….’
지잉― 지잉―
갑자기 지원희의 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어… 편집장님, 제가 말한 거 좀 알아봤어요? 뭐라고요? 이다미요? 네네… 이석희 전 의원요? 비서 성폭행 스캔들로 나가리 된? 잘하셨어요. 그런 기사는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이런 게 중요하죠. 알았어요. 아버지께 잘 말씀드릴게요. 『팩트 투데이』 고생했다고요. 네네, 그래요. 수고하셨어요.”
지원희가 통화를 마치고 테이블 위에 스마트폰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뭐야? 이다미? 이다미라면 핑크엔진에 가슴 툭 튀어나온 그 섹시하게 생긴 애 아냐?”
“조용히 해, 이년아. 이제 됐다. 일렉케이한테 곡을 받을 수 있겠어. 후후…….”
“뭔 수로?”
“그런 게 있어. 넌 혹시 모르니까 육탄 돌격할 준비나 해라.”
“아씨… 왜 맨날 나야!”
“이거 완전 웃긴 년 아냐? 떡 치는 거에 환장한 년이 할 말이냐?”
“그런데 여기 떡 시키면 나와? 나 떡 먹고 싶어.”
짝!
“아야… 왜 때려…….”
“백장미 이년은 술만 먹었다 하면 정박아 행세를 하네. 정신 차려!”
한편, 문밖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강전기의 표정은 희한하게도 너무나 평온했다.
그는 어느 정도 상황이 파악되자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갔다. 주아라는 아직도 쓰러져서 자고 있었다. 강전기가 들어오자 노답 3인방은 도둑이 제 발 저린지 입을 꾹 다물었다.
“누구야?”
“어… 친구. 경연 때문에 잠깐 통화했어.”
“그렇구나. 잠깐 쉬었으니 좀 달려볼까?”
정미래가 의욕에 차서 강전기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 순간 강전기가 정미래의 손을 살짝 터치했다.
“너 손 예쁘다?”
“으, 응? 내 손?”
강전기가 시크하게 한마디 하자 옆에 있는 백장미와 지원희도 자신의 손을 무의식적으로 펼쳐보았다.
그의 몸에서 이미 미친 듯한 패왕색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것이 분노 때문인지 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밀폐된 공간에서 강전기의 페로몬은 엄청나게 치명적이었다는 것!
노답 3인방은 패왕색기에 의해 호흡이 가빠졌으나 술 때문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다.
“나, 나는?”
“어디 보자. 장미 손은 되게 귀엽네. 아기 손 같다.”
“헤헤헤…….”
술에 취한 백장미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실실 웃기 시작했다.
강전기는 고개를 돌려 지원희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아이 콘택트를 유지하며 손을 들어 머리를 쓱 뒤로 넘겼다.
‘헉… 존잘…….’
지원희가 섹시하게 머리를 넘기는 강전기의 모습을 보고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잠깐만…….”
갑자기 강전기가 지원희 쪽으로 상체를 숙이더니 손을 뻗어 뺨을 툭 건들었다. 그녀는 깜짝 놀랐지만, 긴장한 나머지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뭐, 뭔데…….”
그녀는 자신의 뺨을 만지면서 말을 더듬었다.
“아… 별거 아냐. 뺨에 머리카락이 묻었더라고.”
지원희는 내심 강전기가 자신의 손을 봐주길 바랐는데 아무 말이 없자 기분이 급히 다운됐다.
‘AI 특성 분석 하고 있냐?’
[네… 지금 분석 중입니다. 약 4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좋았어.’
강전기는 한껏 들뜬 눈을 하고 있는 세 명의 여자들을 차례차례 둘러보았다.
‘이것들한테는 최면도 필요 없다. 정신적으로 너덜너덜하게 해주마. 너희는 앞으로 어떤 남자에게도 만족할 수 없는 공허한 인생을 살게 될 거야. 왜냐하면, 내가 더는 안 만나줄 거거든…….’
지원희의 입에서 『팩트 투데이』가 나온 순간, 모든 게 명확해졌고 이다미의 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분노로 이가 갈렸다. 하지만 초인적인 인내로 분노를 참아낸 강전기였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미지의 적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감히! 나를 협박하려 하다니… 그것도 이다미의 아킬레스건을 노려? 너흰 뒤졌어.’
알고 보니 모든 것은 일렉케이에게서 곡을 수월하게 받아내기 위한 지원희의 계략이었다.
‘모든 일을 이런 식으로 해왔겠지?’
그리고 그렇게 가담한 조력자 정미래나 아무것도 안 하고 방조한 백장미나 똑같은 인간들이었다.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시퍼런 안광이 스멀스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난 법 같은 건 모르는 규격 외의 존재. 리얼돌 섹스 토이! 내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신뢰하는 법이 딱 하나가 있지. 그건 바로 함무라비 법전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하고, 팔을 부러뜨린 자는 팔을 부러뜨리고, 눈을 멀게 한 자는 눈을 멀게 하는! 동해보복의 원칙!’
실로 무시무시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으로 자비를 베풀었다. 쓰러져있는 주아라가 애처로웠기 때문이다. 오늘 참교육을 하겠지만, 그룹 자체를 무너트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기야, 우리한테 곡 준다고 했잖아. 그거 좀 앞당길 수 없을까?”
역시나 지원희의 욕망은 강하기 그지없었다. 강전기에게 호감을 보이면서도 받아낼 것은 받아내겠다는 굳은 의지였다.
“아까 말했을 텐데? 준다고… 단, 바쁜 게 다 끝나면 말이야.”
“우리도 컴백해야 돼.”
“훗. 그거야 너희 사정이고… 너는 내 입장 생각 못 하니?”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잠깐만 신경 쓰면 되는 거 아냐?”
“너 같으면 잠깐이면 되겠어? 뭐… 그냥 대충하라는 거야?”
“그, 그건 아냐.”
강전기의 강한 어조에 잠시 어색한 침묵이 찾아왔다.
그의 눈에 지원희가 이를 꽉 깨무는 모습이 보였다.
드디어 마음을 독하게 먹은 것일까? 그녀는 뭔가를 떠올리고 심호흡하더니 마음에 여유를 찾은 듯 미소를 보였다. 그녀는 강전기에게 술을 다시 한 잔 따라주며 넌지시 이야기를 건넸다.
“전기야, 내가 우연히 한 소문을 들었걸랑?”
“소문?”
강전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반문했다.
“하… 이걸 말해줘야 하나 싶다.”
“뭔데 그렇게 분위기 잡는데?”
지원희는 강전기가 미끼를 물었다고 판단하며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마치 자신이 갑이 된 것처럼 한껏 뜸을 들이고 있었다.
“애매한데…….”
“말해봐.”
지원희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 강전기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래, 내가 특별히 너한테만 이야기해 주는 거야.”
“뭔데 그렇게 뜸을 들이는 거야? 에이… 갑자기 별로 듣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네.”
“자, 잠깐만, 네가 프로듀싱하는 핑크엔진의 이다미라고 있지?”
“계속…….”
강전기가 무심한 표정으로 손을 들더니 손가락으로 원을 그렸다. 계속 말하라는 뜻이었다.
“그, 그래. 걔 아버지가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이석희 전 국회의원이래.”
강전기가 고개를 삐딱하게 까딱하더니 테이블 위에 있던 잔을 잡고 양주를 입 안에 털어 넣었다.
“크… 그래서?”
지원희는 반문하는 강전기의 깊은 눈을 뭐에 홀린 듯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눈은 마치 만년빙설과 같이 한없이 깨끗하고 차가웠다. 하지만 그녀도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였다. 이내 고개를 흔들고 정신을 차렸다.
“그래서라니? 파렴치한 성폭행범 국회의원 이석희 딸이라고.”
“다미 아버지 지금 감옥에 있나?”
“아니, 지금 재판 중이야.”
“그럼 무죄네.”
“그게 무슨 소리야? 성폭행으로 고소당하고 지금 재판 중이라니까?”
“넌 무죄 추정(無罪推定)의 원칙도 모르니? 피고인은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고한 사람으로 추정된다는 거 몰라? 영어로는 Presumption of Innocence!!”
“와… 전기야, 너 영어 발음 되게 좋다. 난 유식한 사람이 좋더라. 헤헤… 너 연제대 다닌다며?”
“이 개…….”
지원희는 강전기 앞이라 차마 쌍욕은 박지 못하고 정미래를 향해 땅콩을 집어 던졌다.
“아, 왜?”
“하아… 조용히…….”
정미래는 심상치 않은 지원희의 얼굴을 보고 입을 꽉 다물 수밖에 없었다.
‘성질머리 더러운 년.’
“이제 마지막 대법원 판결 남았는데 아마도 유죄가 나올 거야.”
“네가 어떻게 알아? 너희 아버지가 그 사건 담당 판사시니?”
“아, 아니. 아는 기자가 알려줬어.”
“어디 언론사인데?”
“『팩트 투데이』라고…….”
지원희는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지존일보』라고 말할 뻔했으나 간신히 대충 둘러댈 수 있었다.
‘후후… 그래도 자기 집안 이야기는 안 하네. 철저하구만.’
“『팩트 투데이』라면… 오늘 나를 은근히 돌려 까는 기사를 쓴 삼류 인터넷 신문인데?”
“어? 저, 정말?”
“뭔가 갑자기 신뢰도가 확 낮아지는 것 같다, 원희야.”
“아냐, 그런 정보는 나름 정확한 곳이야.”
“흐음… 그래? 골뱅이 좀…….”
강전기가 한마디 하니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던 백장미가 포크로 골뱅이를 찍어 얼른 그의 입으로 대령했다.
“쩝쩝…….”
“물…….”
이번에는 정미래가 좀 더 빨랐다. 그녀는 물컵을 곧바로 강전기 앞에 갖다 놓았다.
그는 물을 반 컵 정도 마시더니 냅킨으로 입가를 닦았다. 뭔가 고급스러운 동작이었다. 마치 귀족이 스테이크를 썰고 입을 닦는 우아한 동작 말이다.
“그게 이다미랑 무슨 상관이야?”
“응? 무슨 상관이냐고? 지금까지 뭘 들은 거야? 이다미 아버지가 성폭행범이라고…….”
“이다미가 성폭행했어?”
“뭐라고? 그게 아니라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넌 네 아버지가 성폭행범이면 네가 대신 감옥 갈래?”
갑자기 강전기가 정미래를 돌아보며 물었다.
도리도리…….
정미래는 지원희의 눈치를 살피느라 말은 하지 못하고 그냥 고개만 저었다.
“너는? 대신 갈래?”
백장미는 정미래와 달리 자신 있게 대답했다.
“아니!!”
“그래, 귀엽네.”
강전기는 마치 애완견을 쓰다듬는 것처럼 백장미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저… 저… 돌아이 같은 년…….’
지원희는 술에 취해 모지리가 된 아이큐 90의 백장미를 시퍼런 눈으로 쳐다보았다. 반면에 정미래는 그녀가 강전기에게 칭찬받자 속이 뒤집히는지 접시에 있던 오징어를 벅벅 찢기 시작했다.
‘아이, 씨… 나도 대답할걸. 저 얼굴만 반반한 년 오늘 왜 그러지?’
백장미는 디어엔젤에서 159cm로 최단신이었지만 머리가 작고 비율이 좋아서 그렇게 작게 느껴지지 않는 멤버였다. 더군다나 그룹 내에서 얼굴만큼은 새초롬 귀염상이라 주아라 다음으로 팬이 많았다.
“거봐, 아니라잖아. 아버지가 살인범이면 자식도 같이 사회에서 매장돼야 해?”
“그… 그게…….”
평소에 공부를 전혀 안 하고, 책도 안 보는 지원희는 논리력이 부족해서 마땅히 대응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