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210화 (210/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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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전 출격!

경연 순위 댄스 부문

1위 클로버즈 이태리

└핑크엔진 이시하라 레이카 ― 공동 1위

2위 G파워 하니

3위 레몬캔디 공소연

댄스 부문 경연 순위가 발표되었다. 이태리와 레이카가 공동으로 1위를 차지하고, G파워의 메인 댄서 하니가 2위, 3위는 레몬캔디의 공소연이었다.

제작진은 우연히 1위가 두 명으로 결정되자 사실상 4위인 공소연을 3등으로 인정하기로 한 것 같았다.

이는 물론 한정석 피디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 그는 감각이 뛰어난 인간으로 자신의 보스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레몬캔디는 무조건 안고 간다. 그리고 사실 3위인 것도 맞잖아?’

예산 초과는 맞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자기 돈도 아니었다. 돈은 이기민 전무가 알아서 해결할 것이다. 선조치 후보고를 하면 아마도 칭찬받게 되지 않을까 슬쩍 웃고 있는 한정석 책임 프로듀서였다.

이태리는 1위 소식에 약간 눈물을 글썽였고, 레이카는 묵묵하게 무대 인사를 했다.

하니는 약간 자신에게 실망한 표정이었고 공소연은 3위를 해서 엄청나게 기쁜지 무대에서 아주 싱글벙글 난리도 아니었다. 그녀의 상큼한 미소는 보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3위는 공소연 양입니다. 상금으로 2백만 원이 수여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카메라를 향해 브이 자를 그리며 활짝 웃고 있었다. 레몬캔디에서 커버 댄스 귀신으로 인정받았지만, 오늘 공식적으로 그녀의 실력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2위에 대한 시상을 한 뒤 공동 1위에 대한 호명이 이루어졌다.

“1위는 같은 점수를 기록한 이태리 씨와 레이카 씨입니다. 원래대로 뮤직넷 측에서 쿨하게 1위를 두 명으로 인정하고 각 참가자에게 상금 천만 원을 수여한다고 합니다. 자, 박수!”

“우와아!!”

“부, 부럽다.”

참여 인원의 반수가 미성년자다 보니 막상 천만 원이 실제 상금으로 주어지자 아주 크게 다가온 것 같았다.

시상한 뒤 심해철의 추가 멘트가 이어졌다.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개인전 상금에 대해서는 각 소속사에서 전액 참가자에게 수여하기로 협의되었습니다.”

“오오오…….”

“진, 진짜로?”

소속사에서 한 푼도 안 가져간다는 소리에 현역 아이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 이렇게 댄스 부문 개인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이태리 씨와 레이카 씨가 공동 1위를 했습니다. 다음은 랩 부문입니다.”

“랩 부문은 참가자가 적습니다. 총 다섯 명인데요. 아무래도 팀에 메인 래퍼가 없는 그룹이 있다 보니 딱 다섯 명이 참가했습니다. 랩 부분은 경쟁률이 낮아서 상금을 차지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참가자들은 미리 녹음된 MR(Instrumental)에 맞추거나 라이브 밴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첫 번째 참가자부터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메인 래퍼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레몬캔디에서 출격합니다. 남민지가 부릅니다. 프라이머의 「씨스루」!”

경연장에 미디엄 템포의 비트가 깔리기 시작했다. 무대 위에는 흰색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남민지가 인상을 쓰며 그루비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오늘 레몬캔디는 양복만 입고 나오기로 작정했나? 흐흐… 웃기네. 민지가 곡 선택을 잘했네.’

래퍼들이 부르는 곡이긴 하지만 랩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곡을 들고 나온 것이다. 아직 랩 실력이 훌륭하다고 할 수 없는 초보 래퍼에는 딱 맞은 그런 곡이었다. 사실 곡이 살짝 애매하긴 했는데 워낙 참가자가 적어 제작진이 인정한 것 같았다.

남민지는 랩을 하며 재미있는 표정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실력이 떨어지더라도 어색해하지 않았다. 그녀의 퍼포먼스는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중간에 선글라스를 벗으며 미간을 찡그리면서 경쾌한 발걸음으로 어깨춤을 추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허… 돌아이가 저런 재능이 있었네.’

확실히 이런 스타일로 특화된 도른자 남민지였다.

“와! 민지 씨, 의외인데요. 경연장의 분위기를 확 띄워놓았네요. 살짝 걱정했는데 좋은데요?”

한수호 피디도 꽤 괜찮게 봤는지 놀랐다는 반응이었다.

다음은 퓨리틴의 메인 래퍼인 윤혜지의 무대였다. 그녀는 유명 싱어송라이터 겸 래퍼인 헤이즐넛의 「널 너무 모르고」를 선곡했다.

첫마디가 나오자 사람들에게서 오! 하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키도 상당히 크고 원곡자인 헤이즐넛과 상당히 비슷한 외모에 톤까지 비슷했다.

“쟤가 JB Ent.에서 데려온 앱니다.”

저번 경연에서 꼴찌를 하고 지금까지 기분이 좋지 않은 브라이언 정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아… 어쩐지…….”

역시나 걸그룹 명가 연습생에 걸맞은 실력이었다.

“노래도 잘하네? 차라리 쟤가 메인 보컬을 하면 괜찮았을 거 같은데요?”

상황을 잘 모르는 한수호가 이상하다는 듯 브라이언 정을 보았다.

“…….”

브라이언 정의 미간은 방송 내내 펴질 줄 몰랐다.

‘손미연 아버지가 카오스 커뮤니케이션즈 고위 임원이라고 했지? 내부 문제로 자멸해 주면 나야 좋지.’

혜지의 감성 터지는 래핑이 돋보였던 무대였다. 선배 아이돌들도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노래가 워낙 좋다 보니 처음부터 약간 먹고 들어가는 게 있는 것 같았다.

다음 주자는 클로버즈의 블랙을 맡고 있는 래퍼 이영주였다. 그녀는 아직 활약이 크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멤버였다.

경연장에 잔잔한 음악이 깔렸다.

“어? 이 곡은…….”

‘자이언트의 「꺼내 먹어요」… 영주야, 선곡 좋다.’

앞에서 헤이즐넛 노래로 분위기를 잡아주니 꽤 괜찮아 보였다. 그녀의 약간 허스키한 보이스가 원곡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듯했다.

그녀는 꽤 괜찮은 무대를 보여줬다.

세 곡이 연달아 랩이라고 하기에 애매한 노래가 나오자 심사위원들이 점점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경연 무대가 중단됐다. 스태프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스테이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드럼 세트가 전면으로 등장하고 키보드와 각종 악기가 세팅되고 있었다.

점검이 끝나자 무대 위에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어슬렁거리며 나타났다. 아무래도 다음 주자가 라이브 밴드에 맞춰서 경연을 펼칠 생각인 듯했다.

“다음은 G파워의 메인 래퍼죠? 레이첼입니다. 함께 보시죠.”

드디어 무거운 힙합 비트가 쭉 깔리기 시작했고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기 시작했다.

‘헉… 에미넘의 「Lose Yourself」잖아! 이걸 라이브 밴드로 한다고? 꼭 에미넘 콘서트 같네.’

랩다운 랩이 나오자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들은 바운스를 타며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발음 죽이네. 외국에서 살다 온 멤버인가? 이름도 레이첼이네?”

강전기가 슬쩍 간지 프로듀서를 보자 그녀는 일렉케이를 보며 ‘봐라! 실력 죽이지?’라는 자신감 있는 눈빛을 발사했다. 아닌 게 아니라 톤도 괜찮고 랩도 실력도 뛰어났다.

워낙 전설적인 곡이라 그런지 심사위원 중 래퍼 포지션인 사람은 심지어 따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점점 강해지는 비트에 사람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일부 심사위원은 팔을 들고 바운스를 타고 있었다.

‘잘하네. 역시 SSJ야. 가만 보면 대형 3사가 최상급 실력자들을 죄다 독식하는구만.’

강전기가 스마트폰을 꺼내 인터넷으로 레이첼에 대해 검색해 보니 역시나 출생지가 미국 시카고였다.

‘쯧… 강하다, 강해. 경연 때 중간중간 꽤 괜찮은 것 같더니 레이첼 얘도 실력자잖아?’

심사위원 래퍼들에게 이미 점수를 따고 들어가는 선곡이었다.

그녀의 랩이 끝나자 심사위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진짜 잘했다는 표정들이었다.

프로듀서들도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이었고 특히나 간지 프로듀서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 표정을 본 강전기의 표정이 짜증으로 물들었다. 왠지 저 거들먹거리는 표정을 보기 싫었던 것이다.

“자… 이번 참가자가 마지막입니다. 핑크엔진의 김인하!”

무대가 어두워지며 둥둥 하는 강력한 드럼 소리가 경연장에 울리기 시작했다. 핑크엔진의 랩 담당 김인하가 머리를 위로 틀어 올리고 밴드 앞에 자리를 잡은 채 몸을 앞뒤로 흔들고 있었다.

‘어라? 인하도 라이브 밴드를 쓰네?’

갑자기 기타를 긁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고 줄을 튕기며 금속성 소리를 내는 슬랩 베이스의 강력한 소리가 사람들의 고막을 때리기 시작했다.

‘뭐야? 설마 이 곡은… RATM의 「Take the power back」이잖아! 미친…….’

사람들은 갑자기 강력한 메탈 사운드가 나오기 시작하자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리듬을 타고 있던 김인하의 입에서 강력한 하이 톤의 날카로운 랩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크윽… 이 미친 딜리버리! 하이 톤 너무 좋고!’

랩의 첫마디가 나오자마자 강전기의 몸에 소름이 쫙 돋아났다. 「Take the power back」은 평소에 록과 메탈을 즐겨 듣던 강전기가 녹음실에 틀어놓았던 곡으로 장르가 랩 메탈이었다.

원곡 밴드의 랩 담당인 보컬이 상당히 하이 톤이었는데 인하가 그 맛을 완벽하게 살리고 있었다.

‘흐억… 개 좋아. 완전 내 취향이다. 설마 이 곡을 할 줄이야.’

그 당시 녹음실에서 인하가 이 곡 제목이 뭐냐고 물어봤던 게 생각났다.

강전기는 체면도 잊고 고개를 흔들며 곡에 심취했다. 그러자 다른 심사위원들에게도 그런 분위기가 전염되고 있었다.

김인하는 마치 계곡물을 튀어 오르는 연어처럼 펄쩍펄쩍 점프하며 관중들을 흥분시키고 있었다.

더블케이에서 원래부터 신디와 함께 래퍼 포지션으로 경쟁하던 인하였다. 신디마저 어떤 면에서는 자신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했던 초특급 인재였다.

그녀는 흥에 취했는지 밴드 사이를 누비며 미친 듯이 왔다 갔다 하며 엄청나게 깨끗한 래핑을 선보였다. 그녀의 날카로운 래핑은 거의 뇌를 긁는 수준이었다.

심사위원들은 그 하이 톤에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리듬을 타면서 몸을 흔들고 있었고 급기야 일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고 바운스를 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경연에서 거의 보컬로만 활동해서 그런지 잠잠했던 김인하의 능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이런 식으로 랩을 하는 여성 래퍼는 절대 없다. 그야말로 독보적!’

그녀는 자신의 퍼포먼스에 심취했는지 표정으로 카리스마가 줄줄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아이돌 판에서 랩의 여제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실력이었다.

브리지 부분이 나오고 점점 음이 쌓이고 있었다.

이어서 강력한 드럼과 기타 사운드가 터져 나오며 후렴구의 그로울링이 섞인 하이 톤의 랩이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커허헉…….”

강전기의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아났다.

“레, 레전드!”

그렇게 김인하는 드디어! 드디어! 자신의 레전드급 재능을 만천하에 드러내기 시작했다.

퍼포먼스가 끝나고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건 뭐, 누가 보더라도 압도적인 재능이었다. 독특한 래핑 스타일, 깔끔한 하이 톤, 능숙한 무대 매너, 좋은 발음과 미친 딜리버리, 거기다 시원한 기럭지까지…….

‘인하는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래퍼의 길을 걸어가게 될 거야. 핑크엔진은 그냥 발판일 뿐… 이제는 한국에서 짱 먹으면 세계 최고인데, 뭐.’

오늘 무대를 보니 왜 그렇게 신디가 인하를 극찬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일반적인 랩보다 훨씬 더 구사하기 어렵다는 RATM의 곡을 무리 없이 소화한 것이다. 강전기는 인하의 댕댕이 같은 성격에 가려진 그녀의 진정한 재능을 알아채지 못한 자신을 반성했다.

심사위원들은 전원이 기립하여 박수 치고 있었다. 누가 봐도 1위는 떼놓은 당상이었다.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프로듀서들은 너무 놀라 얼굴이 시퍼레졌다.

“허… 이거야, 원…….”

간지 피디가 어이없는지 일렉케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미쳤습니다. 터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 저는 전혀 생소한 랩을 들었거든요. 와, 이거 보세요. 소름이 그냥…….”

MC 정상균이 무대로 올라와 자신의 팔을 보여줬다.

“해철 씨, 어떻게 보셨나요?”

“…지금 여러분들은 전설의 무대를 본 거나 다름없습니다.”

“전설이라뇨?”

“아마도 오늘 이 무대에서 랩의 새로운 여제가 탄생한 것 같습니다.”

“네? 그 정도인가요?”

“제가 수십 년간 수많은 곡과 라이브 방송을 봤지만 이렇게 충격적인 랩 무대는 단연코 처음입니다.”

“역시 해철 씨 나이가 있다 보니… 거의 사십 줄…….”

“어허! 이 양반이!”

심해철은 정상균의 나이 드립에 황급히 손을 들어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자! 참가자들은 모두 무대 위로 올라오시고요. 제작진들이 심사 결과가 나왔다고 전해왔습니다.”

“「걸그룹 4차 대전」 개인전 랩 부분 결과 보여주세요!”

무대 뒤 전광판에 순위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강전기는 그 결과를 보고 또다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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