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226화 (22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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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양도는 없습니다.

한겨울의 부활

오랜만에 본 한여름은 예전보다 훨씬 더 예뻐져서 그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실제로 그녀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이기민 전무의 힘이 알게 모르게 작용한 바가 컸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채널에서 한여름 섭외에 신경 쓰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있었고 결국 인기를 얻어 공중파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일행은 밖이 보이는 1층 창가 테이블에 앉았다. 1층이었지만 지대가 높아서 전망이 좋은 편이었다. 소파 테이블에는 비싼 와인과 양주들이 놓여있었고 과일과 각종 안주가 마련되어 있었다.

“와… 술 마시고 싶으면 형 찾아오면 되겠네요. 이거 다 유명한 술이죠?”

“얼마 안 해. 그냥 나 혼자 조금씩 마시는 술이야.”

강전기도 술은 잘 몰랐지만, 그냥 봐도 비싸 보이는 술이었다. 맥 칼렌, 시바스 리갈, 돔 페리뇽…….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이었다.

“여름 씨는 술 잘 안 드시죠?”

의자에 앉은 강전기가 일부러 한여름에게 말을 건넸다.

“아… 맞아요.”

“그렇습니까? 한 잔 정도만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알코올 도수가 낮은 와인도 많습니다.”

안타까운 얼굴로 술을 살짝 권하는 이기민이었다. 한여름이 온다고 해서 호들갑을 떨면서 준비했는데 술을 안 마신다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니에요, 술은 좀 자제하려고요.”

“그, 그러면 뭐 드실 거라도 만들어드릴까요?”

“아… 저는 신경 쓰지 말고 이야기하세요. 두 분 비즈니스적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시던데요?”

“…아니, 그래도…….”

이기민에게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그냥 취미의 영역일 뿐인 이야기였다. 그에게 당장 중요한 것은 한여름에게 잘 보이는 것이었다.

“전 그냥 차 시승 좀 하려구요. 여기 차를 다 타보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 같은데요?”

“어, 얼마든지 타셔도 됩니다. 늦으시면 여기서 자고 가셔도 되고요. 집이 워낙 커서 방은 많습니다.”

한여름은 고개를 들어 사방을 한번 훑어보았다. 집이 그야말로 으리으리한 수준이었다. 살짝 안심이 드는지 고개를 살짝 숙이는 그녀였다.

“네, 고맙습니다.”

한여름은 차를 몰아볼 생각에 엉덩이가 들썩이고 있었다. 얼굴까지 발그레해진 걸 보니 무척이나 흥분돼 보였다.

부르릉…….

한여름은 먼저 예전에 탔던 스포츠카에 올라타 차고를 빠져나갔다. 부착된 센서가 차를 자동으로 인식해서 대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시스템이었다.

“휴…….”

이기민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형, 여름 씨한테 관심 있어요? 왜 그렇게 쩔쩔매요?”

“내,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이기민은 두 손을 들어 결사적으로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본 강전기가 피식 웃으며 양주를 집어 들었다.

“형, 그만하시고 술 한 잔 받으세요.”

“그, 그래. 그럴까?”

둘은 근황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기민은 왔다 갔다 하는 한여름이 신경 쓰이는지 계속 밖을 쳐다보았다.

“형, 어디 다녀오셨어요? 옷은 왜 그렇게 빼입고 계신 거예요?”

아닌 게 아니라 이기민은 무슨 시상식에라도 다녀온 차림새였다.

“아… 모임, 모임이 있어서…….”

“재벌 3세들 모임인가 보군요.”

“…뭐, 그렇지. 자, 그런 따분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술이나 한 잔 받아. 우리 레몬이들 신경 써줘서 고마워.”

이기민은 강전기에게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걸그룹이 갑자기 밴드라니? 그것도 사람들이 깜짝 놀랄 꽤 괜찮은 수준의 라이브 무대를 펼친 것이다.

“뭘요. 다 같이 잘되면 좋은 거죠. 나중에 다들 한 식구가 될 건데…….”

“그럼, 그럼…….”

“크… 이거 향이 진짜 좋네요.”

이기민이 따라주는 값비싼 양주를 단번에 마셔버리는 강전기였다.

“그거 독한데… 잘 마시네?”

“오늘 술이 땡기더라구요. 풍요 속의 빈곤이랄까?”

“풍요 속의 빈곤?”

“아… 그런 게 있습니다.”

“원래 유명해지면 외로워진다고 하더군.”

이기민이 으레 짐작으로 요즘 강전기의 상황을 상상하는 모양이었다. 실상은 외로움을 달래줄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말이다.

“술 한 잔 받으시죠.”

“그래, 아… 그런데 어떻게 밴드를 할 생각을 한 거야?”

“다 제 노련한 눈썰미 덕 아니겠습니까? 「아이돌 사관학교」를 정주행한 결과죠. 스쳐 지나갈 언뜻 비추는 자필로 쓴 프로필이라든지 미튜브에 올라온 탈락자의 영상이라든지… 허투루 본 게 하나도 없습니다.”

“…대단한 안목이군.”

이기민은 강전기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팔을 살짝 걷어붙이곤 소파에 등을 기대며 긴장을 풀었다.

“과찬이십니다.”

“아냐, 진짜 어제 방송은 우리 애들을 한 단계 올려놓는 그런 계기였어. 우리 애들이 은근히 무시당한 거 알지?”

“그럼요. 알다마다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갈긴 거 아니겠어?”

“흐흐… 그런 셈이죠.”

“내가 마음 같아서는 동생에게 개인적으로 선물이라도 하고 싶어.”

“선물이요? 안 그러셔도 됩니다.”

강전기는 일단 겸손하게 이기민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니야, 여기 1층에 있는 차 중에 아무거나 골라서 가져가.”

“어우… 아니에요. 전 제 차도 감당 안 되거든요. 나름 비싸기도 하고 1년밖에 안 된 새 차예요.”

“그래? 그럼 뭘 해주지?”

강전기는 고민하는 이기민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원래 이런 건 냅다 넙죽 받으면 안 되지. 자고로 소탐대실이라고 했다. 일단 비즈니스가 걸려있으니까 거기서 양보를 받아낼 생각을 해야지.’

“형, 그러면 혹시 가지고 있는 리조트나 별장 같은 데 있나요? 다수의 인원이 편안하게 놀 수 있는 곳으로요.”

“응? 사람들 이목을 피해서 프라이빗하게 쉴 수 있는 곳이 필요한가 보구나? 그런 거라면 당연히 형한테 부탁해야지.”

“그런 곳이 있어요?”

“그럼… 그것도 한국이 아닌 일본 규슈에 사업체를 하나 가지고 있지. 일 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하는 온천을 낀 별장인데 평소에는 숙박업소로 운영되고 있지.”

“오! 일본!”

강전기의 얼굴이 눈에 띄게 환해졌다.

“어때? 이 정도면 돼?”

“네, 사실은 이번 경연 끝나고 비즈니스가 좀 정리되면 애들하고 단합대회를 한번 해볼 생각이거든요.”

“아… 그래? 그러면 거기로 가면 되겠네. 일정 알려주면 내가 예약받지 말라고 할게.”

“그럼 감사하죠.”

강전기는 경연이 끝난 후 핑크엔진, 레몬캔디, 클로버즈, 블루비와 함께 MT 형식으로 단합대회를 다녀올 예정이었다. 이기민이 도와준다면 훨씬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인맥이 짱이야.’

기분이 좋아진 강전기가 테이블에 있던 양주를 한 잔, 두 잔 원 샷을 하기 시작했다.

“전기야, 너무 빠르게 마시는 거 아니냐?”

이기민 전무가 강전기의 술 마시는 페이스를 지적했다.

“형, 저 오늘 여기서 자고 갑니다. 오랜만에 한번 취해보려고요.”

“뭐… 널린 게 방이니까… 상관없지.”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람을 쓸 때 냉정하기 그지없는 이기민은 일단 능력이 검증되면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그런 그가 강전기를 보며 웃고 있었다.

두 아싸는 서로 뭔가 통하는 느낌이었다. 둘 다 천재였지만 한 명은 재벌 3세 커뮤니티에서 아싸요. 한 명은 전생에 본투비 아싸 출신…….

“크으… 쓰다. 과거 제 인생같이 쓰네요.”

강전기는 엄청난 속도로 술을 비워가고 있었다. 어차피 인간계 최강의 육체인지라 내일 아침이면 말짱해질 테니 아무 상관 없었다.

‘아니면 나노 봇을 가동해도 되고…….’

“전기야, 인생이 쓰다니……. 그런 번지르르한 얼굴을 하고 할 말이냐?”

“이런 얼굴이라 다사다난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강전기는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눈웃음을 치며 능청을 떨었다.

“그래? 어디 이야기나 한번 들어보자. 밤도 긴데…….”

강전기는 지금까지 들었던, 자신이 파악했던 진짜 강전기의 과거를 간략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SSJ에서 데뷔 조에 발탁되었다가 쓰레기 같은 짓을 해서 퇴출당한 일, 학과에서 여자들을 후리고 다니다가 매장당할 뻔한 일까지 자세히 알지 못해서 구라를 살짝 섞어서 재미있게 들려줬다.

왜 있잖은가! 남자들이 모이면 허풍을 떠는 그런 거 말이다.

“그, 그러니까 네 전 여친이 유어걸 프로젝트의 히로인 신이나였다고?”

“그렇다니까요.”

이기민은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신이나가 강전기의 전 여친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러다가 디어엔젤의 주아라하고 바람을 피우고 걔 남친이랑 주먹다짐을 해서 쫓겨났다고?”

“형, 이거 어디 가서 이야기하지 마세요. 형이라서 이야기해 드리는 거예요. 아무한테도 한 적 없는 이야기라 소문나면 범인은 형밖에 없습니다.”

강전기의 미간이 찌푸려지며 야수의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그, 그래. 내 입 무겁다. 믿어. 오늘 들은 이야기는 무덤까지 가져갈게. 그런데 전기가 이 형을 진짜 믿나 보네. 그런 이야기도 서슴없이 해주고…….”

“저 사실 외로운 사람입니다.”

강전기는 알코올 기운이 올라와서 그런지 속마음을 술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띠링… 혈액 속에 알코올 성분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알코올 분해를 위해 나노 봇을 가동하시겠습니까?]

‘됐어. 오늘은 그냥 취하고 싶다.’

[나노 봇 가동을 취소합니다.]

“하하… 너도 나랑 비슷하구나. 그런데 진짜 고마운데? 이런 비밀을 알려준다는 건 그만큼 나를 믿는다는 거잖아.”

“믿으니까 알려드린 거예요”

“고맙다, 전기야. 그럼 나도 비밀을 하나 알려줄게.”

이기민은 술잔을 테이블에 내려놓더니 손을 들어 머리를 만졌다.

투둑…….

뭔가 일반적인 두피 소리가 아니었다.

“어?”

이기민은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팽팽하게 당겼다.

“그래. 이거 특수 가발이야.”

“…탈모인이시군요.”

“별로 놀라질 않네?”

왜 놀라겠는가? 강전기도 전생에 탈모인이었다. 그 괴로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같은 나이라도 10년은 족히 늙어 보이게 만드는 마법과 같은 증상.

“남의 슬픔을 비웃으면 절대로 안 되는 겁니다. 절대로요.”

강전기는 쓰게 웃은 뒤 다시금 양주를 원 샷 했다.

“역시 내 동생은 인성이 됐네. 웃으면서 은근히 놀리는 놈이 있으면 진짜 죽여버리고 싶지.”

“그런 놈들은 죽어도 쌉니다. 3대가 재수 없을 놈들이죠.”

이기민은 강전기의 분노한 얼굴을 보고 뭔가 이해가 가질 않았지만, 자신의 아픔을 공감해 주는 그가 무척이나 고마웠다.

“아, 참… 인수 건 있잖아. 리부트 엔터 이정수 대표와는 이야기가 잘 진행되고 있어.”

“어? 정말이요? 지금 핑크엔진이 잘되고 있어서 쉽지 않을 텐데요.”

“응… 이정수 대표가 회사 운영하는 데 회의감이 들었나 봐. 소속 연예인들하고 법정 분쟁을 하고 있어서 타이밍이 좋았지.”

이기민은 강전기에게 그간 진행되어 온 협상 결과를 들려주고 있었다.

“핑크엔진 이적료는 섭섭지 않게 인수 가격에 포함을 시켰어. 거기다 정수 씨를 새로 발족하는 회사의 고문으로 영입했지.”

“잘하셨네요. 정수 형은 사람은 좋은데 경영 능력은 부족합니다. 연예계 마당발이라 고문이 잘 어울릴 거 같아요.”

“너랑 핑크엔진을 최고로 대우하겠다고 했더니 거의 마음이 90% 정도는 돌아섰어.”

“다른 소속 연예인들은요?”

“기존 연기자들과 가수들은 ‘EK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KM 미디어 그룹 산하 기획사에 골고루 배치할 생각이야.”

“굿이네요. 제 자리 이야기는 안 하셨죠?”

“부탁한 대로야. 그건 네가 직접 해야지. 같이 일하던 사이인데…….”

“감사합니다.”

말을 마친 둘 사이에 잠시 적막이 찾아왔다.

“형, 그런데 저한테 전적으로 맡겨도 되겠어요?”

강전기는 술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이기민을 바라봤다.

사실 EK엔터테인먼트는 강전기가 50%+1주, 나머지는 이기민이 소유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리고 강전기는 책임 프로듀서로 취임하게 된다.

“사실 네가 아니면 EK는 존재할 수 없는 회사야. 너 아니었으면 레몬캔디도 그저 그런 그룹이 되었을 것이고… 블루비도 마찬가지겠지. 클로버즈는 말할 것도 없고…….”

“그래도…….”

“됐어… 몇 푼이나 한다고…….”

강전기는 이기민의 마지막 대사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회사를 인수하는 데 최소한 수십억 원이 들었을 텐데… 핑크엔진 몸값을 생각한다면 수백억 원이 넘을지도…….’

조 단위 부자인 이기민에게는 사실 별것 아닌 투자였다. 지금도 돈을 주체 못 해서 이것저것 자산 쇼핑을 하는 상황이었다.

“어차피 네가 회사를 키워서 상장이라도 하면 쉽게 몇 배는 남기는 거니까 부담은 안 가져도 돼.”

“그, 그런가요?”

강전기가 전생에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한 틀딱이었다지만, 솔직히 이런 상류층의 비즈니스는 잘 알지 못했다.

술을 한잔 들이켠 이기민은 망해도 그만이라는 투로 아주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자꾸 차고를 힐끔거리며 한여름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혹시 사고라도 날까 봐 그러는 거예요? 그런 거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여름 씨 운전 진짜 잘하거든요.”

“그,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좀 신경이 쓰여서…….”

강전기는 이기민의 행동이 살짝 의아하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전기야, 진짜 형이 너 좋아하는 거 알고 있지? 끅…….”

“그럼요, 저도 형 좋아합니다. 킥킥…….”

“우리 애들도 이제 곧 1티어로 갈 일만 남았어. 다 네 덕이다.”

“으음… 에이… 형! 아니에요. 형이 잘 도와주셔서 그런 거죠.”

“전기야, 그런데 너 술을 너무 마시는 거 아니니? 크흠…….”

이기민은 본인도 취했지만, 강전기가 자기보다 몇 배는 더 마셨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형, 저 술 엄청 세요. 제가 몸이 괜히 이러겠습니까? 하하…….”

강전기는 누가 보더라도 객기를 부리고 있었다. 그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두 팔을 들고 근육을 자랑했다.

“제가 뉴욕에서 총 든 놈도 맨손으로 때려잡았던 놈입니다. 끄으윽…….”

그는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본인이 의외로 술이 약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나노 봇을 비활성화해서 취기가 고스란히 그를 덮치고 말았다.

“야야! 조, 조심해!”

쿵…….

강전기의 거대한 몸이 소파에 그대로 널브러졌다.

“쯧쯧… 녀석… 엄청 마신다 싶더니만…….”

이기민은 혀를 차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강전기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

“어우… 진짜 무슨 몸이 돌덩어리 같네. 야! 전기야! 일어나 봐. 자려면 침대에서 자야지.”

다행히 이기민은 머리카락만 없지 키도 크고 운동도 꾸준히 하는 스타일이라 강전기를 부축할 수 있었다. 그는 강전기를 부축하고 1층에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 강전기를 자신의 침실에 눕혔다.

“허억, 허억… 이 자식 진짜 무겁네. 와…….”

겨우겨우 강전기를 부축해 온 이기민이 이마에 난 땀을 손등으로 훔치며 중얼거렸다.

부르릉…….

1층 차고 쪽에서 엔진음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한여름이 마지막 차를 몰며 들어온 모양이었다.

딸깍.

반바지 차림의 늘씬한 다리가 차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슈퍼 카를 몰아보고 기분이 한껏 고조된 한여름의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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