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240화 (240/277)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2부를 슬슬 시작하려고 합니다. 체력도 안 좋고 비축도 없지만 주당 2~3회 정도 쓸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2부] 단합대회에서 생긴 일

“좌니난! 헤이! 여자라! 헤이! 나를 욕하지는 마~ ♪♬”

떼창으로 높은음을 지르는 멤버들로 인해 고막이 떨어져 나갈 듯했다.

분위기에 취했는지 짧고 얇은 옷을 입고 있는 녀석들이 은근슬쩍 몸을 비비는지라 강전기는 곤혹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패왕색기가 좁은 곳에서 치명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아니 애들이 왜 이러지?’

성추행을 당하는 게 이런 느낌이랄까? 하지만 딱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흐음... 벌써 두 시간이 넘었나?’

강전기는 휴대전화의 시계를 힐끔거리며 눈빛을 번뜩였다.

“으으음...”

옆을 슬쩍 보니 성기호는 시뻘건 얼굴을 하고 눈이 탁 풀린 상태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기호가 저렇게 된 것은 내 의도를 눈치챈 이화와 리나가 서로 협동한 결과였다.

‘둘이 서로 계획을 짜진 않았을 거 같은데...’

강전기는 테이블 위로 손을 뻗어 유리잔에 사케를 콸콸 따르기 시작했다.

“기호야. 야 인마. 뭐 하는 거야. 정신 차려. 네가 여기서 이러면 안 되지!”

강전기는 잔을 들고 성기호의 등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너 술 좀 깨야겠다. 시원하게 얼음물 좀 마셔봐.”

“으으으음...”

몇 번의 실랑이 끝에 힘겹게 눈을 뜬 성기호가 강전기의 잔을 받고 곧바로 내용물을 식도로 들이붓기 시작했다.

“우웁...”

잠시 후 성기호는 그게 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반쯤은 목구멍으로 넘어간 후였다.

“꾸웨엑... 쿨럭쿨럭...”

잔의 모든 술을 다 들이켜고 나서야 성기호를 놓아준 강전기가 아주 잘했다며 시원한 콜라 캔을 따서 성기호에게 건네주었다.

“잘했어!”

“꿀꺽꿀꺽….”

독한 술을 원샷한 성기호는 정신이 몽롱한 가운데 시원한 콜라를 다시 정신없이 마시기 시작했다.

‘후후... 알콜이 쭉쭉 퍼지겠구만.’

비록 친구였지만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가차 없는 강전기였다.

저 멀리서 이화가 그 모습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잠시 허공에서 둘의 시선이 얽혔다.

끄덕...

이심전심(以心傳心)!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이미 혼잡함을 가장해 이화에게 새벽 1시쯤 건너오라는 비밀 지령을 내린 상태였다.

‘후후후... 먼저 이화와 오붓한 시간을 좀 가져볼까나?’

최근 컴백을 해서 정신없이 바쁜 블루비 스케줄 때문에 한동안 이화를 보지 못한 터였다.

온천 수영장에서 압도적인 자태를 뿜뿜하던 천이화!

피지컬은 원래부터 넘사벽이였는데 최근 나노 크림의 치료로 아기 피부가 된 그녀였다.

‘와... 자체 발광 보소. 하루하루가 리즈 갱신이네.’

배꼽이 드러나는 타이트한 탱크톱을 입고 있는 이화의 표정에서 섹시함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크흠...’

강전기는 한 여자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을 꾹 내리눌렀다.

‘강전기! 네 이놈! 홍익미녀의 좌우명을 잊었느냐?’

강전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거의 콘서트장으로 변모한 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거기엔 앞으로 자신이 키워야 할 훌륭한 인재들이 있었다.

‘모두들 이화 못지않은 녀석들이야. 엇!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절레절레….

강전기는 이건 아니지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쿠당탕탕...

소파에 거의 드러눕다시피하고 있던 성기호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드디어 완전히 맛이 간 것이다.

“까악... 시, 실장님!”

기획실장이 인사불성이 되어 쓰러지자 옆에 있던 소녀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어, 어떡해요?”

“괜찮아.”

강전기는 손을 들고 아무 이상이 없으니 마음을 놓으라는 시늉을 했다.

“야 인마! 그러니까 작작 마시라니까! 어휴...”

강전기는 성기호에게 가볍게 꼽을 준 뒤 그의 팔을 어깨에 두르고 그를 일으켜 세웠다.

“음냐...”

“애들아... 너흰 계속 놀아. 난 기획실장 데리고 이제 숙소로 들어갈게.”

“네? 말도 안 돼! 에이... 좀 더 같이 놀아요. 피디님!!”

핑크엔진 김인하가 붉어진 얼굴을 하고 강전기의 팔을 붙잡았다.

“어허 인하야. 이것 좀 놓아줄래? 너흰 좀만 더 놀고 들어가서 쉬어. 아... 술은 이제 좀 그만 마시고..”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김인하를 보고 인상을 살짝 써 줬더니 그녀가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얘들아! 피디님 이제 들어가신데!”

“이잉... 좀 더 같이 놀면 좋은데...”

살균 미소 공소연이 아쉬운 표정으로 강전기의 허리를 껴안았다.

“크흠... 일단 너희들끼리 재미있게 놀아. 난 피곤해서 일찍 들어간다. 벌써 12시 다 됐네.”

“에이 12시면 이제 시작이죠!”

“인마! 난 12시면 한밤중이야. 혹시나 노파심에서 이야기하는데 나 자는 데 방해하면 안 된다. 난 수면에 민감한 편이거든.”

“네...”

미리미리 밑밥을 열심히 까는 강전기였다.

강전기는 성기호를 들쳐메다시피하고 룸을 나섰다.

문을 나서다가 근처에 서 있는 리나와 눈이 마주쳤다. 강전기는 보이지 않게 왼손을 들어 손가락 세 개를 폈다.

3시에 찾아오라는 뜻이었다.

안타깝지만 리나는 이화에게 순서를 양보해야 했다.

‘미안하다. 우백호.’

강전기의 시야에 도드라진 리나의 슴가가 들어왔다.

‘꿀꺽...’

베이글 리나도 강전기의 손짓을 알아들었는지 입가에 미소를 띠고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였다.

‘뭐 기호가 이렇게 된 건 둘의 합작품이니까... 알아먹겠지.’

강전기는 드디어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는 자신의 숙소로 가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성기호를 끌고 갔다.

끼이익-

그가 성기호를 데리고 간 곳은 바로 직원들이 쓰는 건물이었다. 이미 모두가 퇴근하여 불이 꺼진 상태였다.

강전기는 아까 오전에 이곳에 들렀을 때 라운지의 소파를 유심히 봐둔 상태였다. 사무실은 밖에서 잠그지만, 출입구는 상시 열어놓는 것 같았다.

‘이 정도면 침대나 다름없지. 암!’

그는 정신없이 자는 성기호를 소파에 눕히고 걸치고 있던 겉옷을 벗어 그에게 덮어주었다.

‘딱 봐도 아침에나 깰 것 같구만. 설마 감기는 안 걸리겠지? 여름인데...’

강전기의 얼굴에 미안한 표정이 살짝 감돌았다. 하지만 이내 몸을 일으켜 문을 열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어두운 라운지에는 성기호가 코를 고는 소리가 낮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끼이익-

그때였다. 강전기가 문을 열고 사라진 지 5분 후. 복도 끝 조그만 쪽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조용히 걸어 나왔다.

문밖으로 걸어 나온 사람은 손에 손전등을 들고 있었다. 그는 잠시 불빛을 들어 라운지를 살펴보았다. 그 순간 벽에 붙어 있던 거울에 그의 얼굴이 살짝 비췄다.

백발이 성성한 50대 남자였다. 그의 이름은 사토 이사쿠!

공항으로 강전기와 성기호를 마중 나온 기사 아저씨로 온천 별장을 관리하는 남자였다.

“뭐지?”

그는 코를 골며 자는 성기호를 조용히 살펴보았다. 잠시 후 인상 좋아 보이던 아저씨의 얼굴이 아주 차갑고 사납게 일그러졌다.

“한국인들. 장난치는 건가?”

그는 고개를 까딱한 뒤 손전등을 끄고 몸을 돌려 자신이 나온 방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탁-

그는 최대한 소리 안 나게 문을 닫은 뒤 손전등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책상 위엔 희미한 조명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모니터 여러 대가 켜져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엔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의 영상이 플레이되고 있었다.

가장 중앙 모니터에는 아까 노래방으로 추정되는 곳이 나오고 있었는데 EK엔터 식구들이 아직까지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나니 코레... 뭐 하는 녀석들이지? 정말 대학생들인가?”

이사쿠는 화질 좋은 영상을 뚫어지게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냐하면, 외모가 상식 외로 너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헤에~ 한국에는 연예인이 되기 위한 학교라도 있는 건가?”

낮과 반대로 아주 삭막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사쿠는 자리에 앉아 다른 컴퓨터로 온천 탈의실 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초레어 영상을 건졌구만. 흐흐...”

그는 기분이 좋은지 입가를 씰룩대고 있었다. 퇴근도 하지 않고 비밀의 방에서 자신의 음습한 욕망을 채우는 중이었다.

바지춤을 풀더니 마우스를 잡고 조용히 클릭질을 시도했다.

그의 손놀림에 따라 별장의 영상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었다.

* * *

숙소로 돌아온 강전기는 잠시 거울을 보고 머리를 정리한 후 침대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이미 자정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잠시 눈을 감았을까?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헉...”

강전기는 황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어주었다. 안쪽으로 들어온 이는 바로 블루비의 이화였다.

이렇게 오붓한 곳에서 단독으로 이화를 보니 감회가 더욱 새로웠다.

“잘 빠져나왔네?”

“응. 애들은 아직도 신나게 놀고 있어.”

이화의 표정이 한결 가벼워진 듯했다.

“그래? 으음... 솔직히 좀 불안한데?”

“오빠. 괜찮을 거 같아요. 여기 남자 숙소가 은근히 외진 곳에 있다 보니...”

“하긴 그건 그래.”

“내 생각엔 딱 한 사람이 불안하긴 한데...”

“누구?”

“누구긴요. 리나죠. 오빠 아까보니까 리나랑 막 손짓하던 거 같던데...”

이화는 눈을 살짝 흘기며 강전기를 노려보았다.

“크흠... 에이. 아냐. 너 혹시 질투하는 건 아니지?”

강전기는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당당하게 밀고 나갔다.

“..........”

이화는 강전기를 조용히 바라보면서 피식 웃고 말았다.

“왜 웃어?”

“그냥. 오빠가 우리 예전 숙소에서 리나랑 막 하던 거 생각나서...”

이화의 뜬금없는 발언에 강전기의 눈동자가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이화야. 그, 그건 리나가 나 취한 사이에 일방적으로...”

“치... 내가 영상도 가지고 있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어.”

“진짜인데...”

“됐구요.”

이화가 말을 마치고 갑자기 강전기의 품에 안겨 왔다.

“나 피곤해요.”

이화의 달콤한 체향이 강전기의 콧속으로 훅 밀려들었다. 살짝 긴장했던 그의 표정이 다시금 풀어지고 있었다.

“아... 그래. 최근에 1위하고 바빴지? 그럼 내가 안마해줄까?”

“응. 해줘요. 오빠. 피로가 안 풀려.”

이화는 무슨 여자친구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다.

“오케이. 여기 앉아봐. 아, 아니 밖에 온천에 몸을 담그고 마사지해줄까? 내 생각엔 그게 좋을 것 같은데?”

강전기는 예전 일본 AV에서 봤던 온천씬을 떠올리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럴까요?”

이화는 씩 미소를 짓더니 거실 창을 열고 미니 온천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녀는 뒤를 등진 상태에서 상의를 훌러덩 벗더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우... 미쳤...’

비록 등이었지만 강전기기는 자신도 모르고 입술을 꾹 깨물고 말았다.

“오빠. 여기 꼭 정원 같다. 초록초록하고 예쁘네.”

“...괜찮지?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게 맘에 들더라.”

솔직히 멋진 경관 따위야 이미 멀리 날아가 버린 터였고, 자기도 모르게 영혼 없는 대답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때였다.

강전기의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에서 1시를 알리는 알람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소리는 바로 블루비의 최근 1위곡이었다. 멜로디가 바지 속을 뚫고 이화에게도 들려왔다.

“어라? 알람이 우리 노래네?”

그녀는 방긋 미소를 짓더니 유연한 몸짓으로 웨이브를 타기 시작했다.

‘헉... 이번 활동곡의 안무를!!! 그것도 반나체로...’

이화는 리듬을 타며 천천히 강전기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국적인 환경에서 최상급 아이돌이 반나체로 댄스를 추며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다니...

강전기는 평소보다 하체에 힘이 빡하고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좋아! 오늘은 리미트를 헤제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