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246화 (24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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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단합대회에서 생긴 일

영상에서는 강전기가 이화의 가슴을 움켜쥐고 뒷치기를 하는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어이 어이!!”

강전기가 상체로 모니터를 가로막으며 마우스를 가로챈 뒤 영상을 종료시켰다.

“넌 뭐 이런 걸 보니? 어, 얼른 꺼!”

“..........”

“서로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지. 안 그래?”

레이카의 붉어진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피디님. 아니에요?”

“아니야.”

“....딱 봐도 피디님 몸인데요?”

“크흠...”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를 리 없는 몸 아니던가! 그야말로 빼박 증거였다.

“소속사 식구들하고 이래도 되는 거예요?”

“뭔가 오해하는 거 같은데... 블루비 멤버들하고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어.”

나름 선은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취급을 받으니 억울한 강전기였다.

“그래서 여러 여자하고 만나시는 거예요?”

“이카야. 저 영상... 아니 상황만 보고 판단하면 곤란해. 난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면서 바람피우고 다니는 그런 사람 아냐.”

“그럼 뭔데요?”

“흠... 그냥 뭐랄까...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막는??”

“그게 그거잖아요!”

레이카의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음... 엄밀히 말하면 바람은 아니지. 내가 특정 누군가와 사귀는 건 아니니까...”

“..........”

역시 자기합리화가 쩌는 강전기였다. 존잘러로써 짬이 차다 보니 점점 대담해지고 있는 느낌. 역시 사람은 경험이 중요한 법이었다.

갑자기 강전기가 혀를 차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 내가 왜 이런 걸 너한테 일일이 해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난 엄연히 영상을 찍힌 피해자라고!”

강전기는 짜증 난다는 듯 미간을 찡그렸다.

“....그럼 그냥 엔조이에요?”

“엔조이? 그런 천박한 단어보다는 뭔가 고차원적인 감각의 교류랄까? 뭐 그런 거지.”

“와... 말도 안 돼.”

“사실 블루비 애들이 좀 힘들었잖아. 나한테 좀 의지하는 경향이 있어.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걔들이 내가 좋다는데 나보고 뭐 어쩌라고? 너도 아까도 봤지? 둘이 따로따로 찾아온 거? 내 입장을 한번 생각해보라고!”

강전기가 속마음을 이야기하자 모니터링 룸에 잠시 적막이 찾아왔다.

“....아무튼, 사귀는 건 아니라는 거네요?”

“그렇지!”

“....그런데 피디님. 진짜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잡아요?”

강전기는 순간적으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게도 가는 여자는 막진 않겠지만(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으니...) 오는 여자는 나름 최소한의 기준이 있는 편이었다.

적어도 일반인급에서 수려한 축에 들어야지 막말로 오크 수준이면 전생에 아무리 눈높이가 낮았던 그라도 수용 불가능한 게 사실.

하지만 강전기는 이미 내뱉은 말이 있으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자...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얼른 상황을 파악하고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그러긴 하죠.”

강전기는 불안한 표정으로 레이카의 얼굴을 쳐다보며 화제를 전환했다.

얼굴 천재. 이시하라 레이카.

곧 일본의 자랑이 될 인재.

하지만 녀석의 실체는 배틀 안드로이드.

살짝 정이 안 가긴 하는데 예쁘긴 미치도록 예쁘다.

실제로 경연이 끝난 후 이미 여러 드라마 제작사로부터 캐스팅 제의가 밀려들고 있었다.

배우들을 외모로 압살하는 화려함.

일본인이지만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특이한 존재.

‘뭐 생체 안드로이드니까 그렇긴 하지만...’

서로 짓궂은 운명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하는 강전기였다.

“앗! 피디님. 이거 탈의실 영상이에요. 우리 회사 식구들 수영복 갈아입는 게 다 찍혀 있는데요?”

“뭐? 이런 개자식!”

강전기는 몰래카메라 영상이 있다는 레이카의 말에 버럭 소리를 치며 급히 내용을 확인했다.

“으음...”

상황이 상당히 심각했다.

만약 저 파일들이 인터넷에 뿌려지고 공유됐다면? 전 세계적으로 자료가 퍼지며 EK엔터테인먼트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게 뻔했다.

‘아니지. 내가 멤버들을 데리고 단체로 여행 갔다는 사실이 퍼진다면 어떤 음모론이 퍼질지 몰라.’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일렉케이가 꿈의 하렘을 차렸다부터 시작해서... 모 멤버와는 그렇고 그런 사이라더라 등등... 사이버렉카들이 얼마나 출동할지….

“후....”

강전기는 한숨을 내쉬고 뛰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잠깐 보니까 비밀번호로 락이 걸린 것도 많던데 제가 해킹해서 싹 다 지워버릴까요?”

창백해진 강전기의 얼굴을 살피던 레이카가 해결책을 내놓았다.

“오!! 이카 너 컴퓨터 해킹도 가능하다고 했지?”

“네. 그런데 지금은 안 돼요. 능력치를 올려주셔야….”

레이카가 강전기를 힐끔거리며 말꼬리를 흐렸다.

“잠깐만...”

강전기는 곧바로 오버로드 스킬을 사용해 녀석의 능력치를 올려주었다.

[파워 UP!]

“우와아!!!”

“어때?”

“헤헤... 좋다.”

“그럼 바로 싹 다 지워버려.”

“넵. 알겠습니다. 군주님.”

“군주는 개뿔...”

“그럼 삭제하겠습니다.”

레이카는 곧바로 해킹을 실시해 프로그램에 보관된 영상을 차례차례 날리기 시작했다.

‘음... 아까 그 영상은 좀 아깝긴 한데... 헛!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퍼뜩 정신을 차린 강전기가 주먹을 들어 자신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퍽-

‘정신 차려! 강전기! 너 인마 지금 위기일발이야! 걸그룹 엠파이어를 만들기도 전에 무너질 셈이냐! 이 Stupid!’

그러길 약 10분 뒤.

레이카는 모든 저장매체의 파일을 포맷한 뒤 속 시원한 표정으로 강전기를 돌아보았다.

“다 처리했어요.”

“만약 포렌식으로 파일을 되살리면 어떡하지?”

“걱정되시면 아예 부숴버릴게요. 파워를 최대치로 좀 올려주세요.”

“쩝...”

강전기는 살짝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능력의 최대치를 열어주자 레이카는 분리해낸 하드디스크와 저장매체들을 손으로 부수기 시작했다.

빠직-

뿌드득-

콰지직-

부품들이 순식간에 조각조각 분쇄되고 말았다.

“이 정도면 다 된 거 같은데요?”

“오케이. 확실한 거지?”

“저는 못 믿으시겠지만, 우리가 가진 힘은 믿으셔야죠.”

“아니... 그 기능들도 만능은 아니야.”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런 게 있다.”

강전기는 불친절한 AI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 채 입을 꾹 다물었다.

“그나저나 저 영감탱이는 어쩌죠? 신고하자니 매스컴에 이슈가 될꺼고 그럼 시끄러워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걸그룹 4차대전’이 일본에서도 은근 인기였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네 말이 맞는 거 같다. 경찰을 부르기엔 좀 애매하긴 하지.”

말을 마친 강전기가 고개를 돌려 이사쿠를 바라보았다.

손발이 묶여 복도에 엎어져 있는 이사쿠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이 그간 어떻게 모아온 자료던가! 그는 절망감으로 넋이 나간 듯 보였다.

“이 자식. 반성의 기미가 안 보이네.”

“피디님. 공식적으로 신고하면 더 시끄러워질 것 같은데 그냥 묻을까요?”

“묻어? 땅에다?”

끄덕끄덕-

레이카가 무표정하게 확답을 해주고 있었다.

“또 또... 폭주한다. 너 파워 다운이야. 내가 이러니까 자꾸 제한을 두는 거야. 알아?”

“치... 내가 뭐 어쨌다고….”

“몰라서 물어? 묻긴 뭘 묻는다는 거야. 네가 조폭이야? 그런 영화 좀 그만 봐. 어휴...”

쓰레기는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냉정함을 보여주는 레이카는 레벨이 올라가자 확실히 공격성이 강해지는 것 같았다.

“하.. 귀찮네. 진짜. 저 자식을 어떻게 하지?”

강전기가 바닥에 엎어져 있는 이사쿠를 싸늘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피디님. 아니면 제가 아빠한테 한번 전화해 볼까요?”

“아빠? 도쿄에 사신다는?”

“네...”

갑자기 레이카가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뭐하시는데?”

“그, 그게...”

강전기는 레이카를 처음 만났던 때를 기억해냈다.

‘아버지를 무서워했다고 기억하는데...’

한국에 가는 것을 반대했지만 완벽하게 치료된 아토피를 보고 아버지가 좋아했다는 소릴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저희 아버지는...”

레이카가 처음으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도쿄에서 금융대부업을 하신다고 했다. 그것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규모로...

“그러니까 아버지께서 야쿠자들과 친하시다?”

“....네. 그런 분들을 자주 봤었거든요. 그 사람들을 아랫사람처럼 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 흐음...”

말이 금융대부업이지만 딱 봐도 사채업자 같은 느낌이 들었다.

‘레이카의 아버지가 그쪽이었다니…. 일본에 데뷔하면 입단속 좀 시켜야겠는데?’

“새, 생각하시는 그런 불법적인 사업채는 절대 아니에요.”

“알았어. 알았어. 그럼 어디 한번 물어나 볼까? 새벽이라 좀 애매하긴 하지만...”

“잠시만요. 제가 통화 좀 하고 올게요.”

레이카가 휴대전화를 쥐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얼굴이 밝아진 그녀가 모니터링 룸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됐어?”

“아빠가 바로 조치하신대요. 한 시간 안에 사람들이 도착할 거라는데요?”

“한 시간? 그럼 다섯 시쯤이면 도착하겠네?”

“네. 온천 앞으로 나와 있으라고 말씀하셨어요.”

“와... 일 처리 빠르시네.”

“성격이 엄청 급하세요.”

“그렇구나. 아... 그런데 예전에 아버지가 한국에서 데뷔하는 거 반대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건 옛날이야기에요. 저 한국에서 아이돌로 데뷔하고 되게 좋아하세요. 주변에 막 자랑하고 다니신대요.”

“그래? 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

“왜요. 저희 음원 1위도 했잖아요.”

“으음... 그 정도야.”

“그리고 곧 정식 데뷔하면 피디님이 저희 1위 시켜주실 거잖아요.”

“....뭐 그렇긴 하지.”

1위가 떼 놓은 당상인 듯 스스로 수긍해버리는 강전기였다.

“저 고생할까 봐 반대 많이 하셨는데 지금은 좋아하세요. 피디님도 뵙고 싶다고 하시던데... 도쿄 방문하면 대접하신다고….”

“에이... 됐어. 나중에... 너희 1위 몇 번 하면 그러던지.”

“오케이! 그럼 약속하셨어요.”

“끄응...”

그들은 그렇게 잡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시간이 되자 정신을 잃은 이사쿠를 데리고 온천 밖으로 몰래 빠져나갔다.

강전기가 어깨에 짊어진 이사쿠를 바닥으로 내려놓자 멀리서 검은색 차 한 대가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딸각-

문이 열리고 안에서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험상궂은 사내 셋이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레이카를 보고 허리를 굽혀 45도로 인사했다.

“이시하라 상?”

“하이.”

레이카는 사내들과 일본어로 낮게 이야기를 나누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이사쿠를 가리켰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이사쿠를 짐짝처럼 차에 태우더니 이내 인사를 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부웅-

“되게 빠르네. 그런데 괜찮을까?”

강전기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레이카를 돌아보았다.

“....일본은 야쿠자들 힘이 아직도 강력해서 괜찮을 거예요. 입도 무겁구요.”

“그런데 그 기사 아저씨는 어떻게 되는 걸까?”

“글쎄요?”

“죽진 않겠지?”

“에이... 설마 죽이긴 하겠어요? 뭐 근데 솔직히 죽어도 싼 놈이에요. 동정하실 필요 없어요.”

“동정은 무슨! 하마터면 우리 시유 큰일 날 뻔했는데...”

“마인드 좋네요.”

“그 멘트는 좀 기분이 거시기한데?”

“기분 탓이에요.”

“.........”

강전기는 씁쓸한 표정으로 레이카와 함께 숙소로 복귀했다.

“수고했고 이제 좀 쉬어라.”

“네.”

레이카와 헤어진 뒤 방으로 돌아와 보니 리나가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이화는 방으로 갔나?’

어깨를 잠시 흔들자 리나가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넌 왜 안가고 여기서 이러고 있어?”

“으음... 일은 잘 해결된 거야? 누가 방에 들어왔다며?”

“그거? 신경 안 써도 돼. 잘 처리했어. 야! 그건 그렇고 왜 여기서 자고 있냐고...”

“오빠. 이화 언니랑도 그렇고 그런 사이였어?”

“하아... 말하기 좀 복잡하다.”

“됐고... 아까 이화 언니한테 대충 들었어. 사귀는 사이는 아니라며...”

“드, 들었니?”

“아쉽긴 하지만 이화 언니라면 뭐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야. 그런데...”

“그런데 뭐?”

“생각해보니 내 욕구만 채운 것 같아서... 오빠 한 발 빼주고 가려고...”

“뭐? 넌 아이돌이 왜 그런 저질스런 말을 하고 그래?”

리나는 백치처럼 씩 웃더니 강전기의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야... 뭐 하는 거야.”

“가만히 있어 봐.”

리나는 강전기의 물건을 손으로 잡더니 입속에 넣고 섹시한 표정을 지으며 빨기 시작했다.

“어우...야...”

“가마이...써 (가만있어)”

쭈압...쭈압...쭉...

이후 펼쳐지는 격렬한 펠라티오의 향연!

사정감이 치민 강전기는 리나의 머리를 붙잡았고 그 순간 리나가 물건을 뱉어내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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