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255화 (255/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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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연재주기가 일정치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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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엔터테인먼트의 부상

강전기는 TV 프로그램 섭외 프로그램 리스트를 살피고 있었다.

LIST

- 아는동생

- 놀면 뭐할래?

- 마스크싱어

- 왜 혼자 살고 있니?

- 新 우리 결혼했습니다.

- TV스타

- 2박 3일 등등...

TV 프로그램 외에도 대형 미튜브 채널에서도 섭외 요청이 들어온 상태였다.

"무슨 프로그램을 할까..."

은근히 낯을 가리는 강전기로써는 일단 ‘아는동생’과 ‘TV스타’에 X표를 쳤다.

공격적인 질문이 많은 프로그램에 나갔다가 괜한 봉변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프로그램은 집요한 패널들의 공격이 아주 유명한 프로그램으로 내용이 자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괜히 분위기에 휘말려 실언이라도 하면 곤란해.'

본인은 아직도 연예인이라는 감각이 없는지라 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었다.

'마스크싱어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강호 형님 가창력이라면 출연 기간이 길어지겠지?'

레몬캔디 정식데뷔에 맞춰 홍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야 하는데 얼굴을 가리고 있어야 한다면 하지 않는 게 나았다.

'놀면 뭐할래는 시간이 안 맞고...'

빠르게 방송해야 하는데 녹화하고 한 달 후에나 방송을 하는 건 소용이 없었다.

"뭐야 2박 3일은 아직도 하고 있어?"

인기는 있지만 별로 관심이 안가는 프로그램에도 X표를 쳤다.

"어? 新 우리 결혼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그램인가?"

익숙한 프로그램 이름을 발견한 강전기의 눈이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우결이라면 가상 부부가 돼서 생활하는 프로그램 아니던가!

예전에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었고 자신도 유명 연예인하고 꽁냥꽁냥하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망상을 하곤 했었다.

"크으…. 끌리긴 하지만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나가야 하는 건 안 되는데..."

회사의 총괄 프로듀서로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하는 것도 많은데 자기 좋자고 시간 낭비하는 건 아닌 거 같았다.

"하아..."

어차피 무흣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파트너는 꽤 있으니 그다지 아쉬운 건 아니었다.

"그래... 어쩔 수 없나..."

강전기는 '왜 혼자 살고 있니?'에 동그라미를 치고 있었다.

작년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지만, 누나인 강소라가 아직도 패널로 활동하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거기다 PD도 안면이 있기도 하고...

일회성으로 출연해서 홍보하려면 아주 딱인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 오랜만에 강소라한테 전화 한 번 해보지 뭐."

결심을 굳힌 강전기가 휴대전화를 들어 막내 누나인 강소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울리더니 이내 분노에 찬 강소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이! 썅노무자슥아 ------]

곧바로 속사포처럼 터지는 쌍욕...

잠시 휴대전화를 귀에서 뗀 강전기는 누나의 화가 수그러지는 걸 기다렸다가 말을 걸었다.

"왜 전화를 받자마자 그래?"

[이, 이 자식이! 내가 지금 화가 안 나게 생겼어?]

"하하... 전화 안 받아서 그런 거야? 누나 나 바쁜 거 알잖아."

[하... 아예 수신 거부해놓지 그래? 누나고 뭐고 아예 연을 끊자. 어?]

"워워 진정해. 내가 전화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못했어. 맘은 안 그런데 어쩔 수 없는 상황 같은 게 있잖아."

안 그래도 가끔 강소라 전화가 왔는데 받지 않고 회의 중이라고만 문자를 보내긴 했었다.

[동생이라는 놈은 잘나간다고 연락도 안 되고...]

"그래서 연락했잖아. 왜? 하고 싶은 말 있어?"

강소라에게 강하게 나가는 강전기였다.

[하, 하고 싶은 말? 그게...]

강소라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사정을 털어놓았다.

다시 시청률 부진에 빠진 프로그램 담당 PD가 강소라에게 부탁해 일렉케이 프로듀서를 섭외해줄 수 있는지 애원하고 있다고 했다.

"혹시... 큰소리쳐놓은 건 아니지?"

[어?... 그, 그건 아니긴 한데...]

강소라는 뭔가 구린 구석이 있는지 말을 더듬고 있었다. 확실히 은근한 압박이 있던 모양이었다.

"아 그래? 그럼 나 안 나가도 되겠네?"

[자, 잠깐! 안 나가도 되는 게 아니라... 뭐... 나오면 좋긴 하지... 내가 잘나가는 동생 뒀다가 뭐하겠어!]

슬쩍 장난을 쳐봤더니 본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웃기고 있네... 딱 봐도 그래서 전화한 모양이구만...'

강전기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강소라에게 운을 띄워봤다.

"나 거기 나가면 뭐해 줄 건데?"

[너 진짜 나올 생각 있는 거야? 너 나오기만 하면 누나가 뭐든 해준다. 진짜야!]

"별로 내키진 않은데..."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니까!]

강소라도 동생 후광을 이용해볼 생각인지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알았어. 내가 큰맘 먹고 출연해준다."

[크... 역시 내 동생! 역시 전기 너밖에 없다니까!]

"PD한테 동생 섭외했다고 유세 좀 떨어봐."

[어흠... 정 PD한테 갑질 좀 해볼까나? 큭큭...]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킥킥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직도 정 PD 그 사람이 하고 있어?"

[그 사람 맞아. 작년부터 예능 5위권에 안착해서 안정적으로 가고 있었지. 최근엔 좀 빠지긴 했지만...]

"그래서 날 섭외하겠다고 회사에도 연락을 했었구만!"

[너희 회사에도 요청했었니?]

"맞아. 그런데 거기 말고도 섭외 요청 엄청나게 들어와."

[하긴... 너 요즘 엄청 잘 나가지. 그럴만하다.]

그냥 간단하게 수긍해버리는 강소라였다.

“아니 내가 뭐라고.... 참나….”

[이 자식이 이거 큰일이네. 넌 아직도 그렇게 자기를 모르고 있냐! 내 동생이지만 참 어이가 없다. 어이가!]

사실 강전기도 대충 알고는 있다. 하지만 본인은 극구 셀럽이 아니라 작곡가 혹은 프로듀서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됐고... 누나가 정 PD한테 생색 좀 내. 그런데 나 시간 별로 없어. 촬영은 이번 주에 다 끝내야 해. 다음 주부터는 못 찍어.”

[그런 건 누나가 알아서 할게. 넌 약속이나 지켜.]

“내용은 누나가 우리 회사 놀러 오는 걸로 하던지...”

[꺅! 지, 진짜? 너 무르기 없다! 진짜로!]

강소라는 무척 흥분되는지 돌고래 고주파 소리를 냈다.

“아이…. 깜짝이야. 아무튼, 이번 주밖에 시간 없으니 알아서 잘 상의해.”

[알았어. 알았어. 정 PD랑 상의해서 내일 전화하라고 할게. 오케이?]

“그러던지 말든지…. 그럼 끊는다.”

[히히…. 잘나가는 동생 때문에 누나가 어깨에 힘 좀 주겠다.]

“누나 더 이상 어깨 벌어지면 결혼 못 한다. 그 떡대를 누가 데려갈꼬…. 쯧쯧….”

[이게 까불어! 아무튼, 고맙다. 쌩큐! 끊는다.]

뚜루룽-

강소라와의 통화가 종료됐다. 강전기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며 피식 웃고 말았다.

“뭐야…. 그냥 알아서 척척이네. 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됐잖아?”

강전기는 기획팀을 불러 방금 있었던 일을 짧게 설명했고 유능한 직원들은 그 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다음날.

강소라가 벌써 이야기했는지 오전부터 전화가 왔다.

“아... 정 PD님 오랜만입니다. 예. 이야기는 들으셨죠? 모레부터 촬영하시겠다구요? 가능합니다. 세부 사항은 저희 직원들하고 이야기 해주세요. 네. 전화번호 알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감사...]

잔뜩 흥분한 모양인지 정 PD의 목소리가 붕 떠 있었다.

전화를 마친 강전기는 성기호 사무실에 들렀다. 성기호는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중이었다.

“형 왔다.”

“어? 총괄 프로듀서님. 오셨습니까?”

“오냐.”

강전기는 성기호의 모니터를 힐끔 쳐다본 후 소파에 털썩 앉았다.

“예능 나간다면서?”

“어... 강소라가 하도 보채서….”

“아…. 맞네. 소라 누나가 거기 패널이었지.”

“그래도 누나인데 내가 도와야지. 아 참…. 내일모레 촬영한다니까 애들 집합시켜라.”

“레몬캔디?”

역시 성기호는 귀신같이 강전기의 생각을 꿰뚫고 있었다.

“레몬캔디 포함 전부다!”

“굳이?”

“한방에 풀 코스로 쏴줄 거다.”

“뭘 어떻게 하려고? 애들 시간 조절하려면 좀 힘들겠는데?”

“최대한 맞춰봐. 일단 오전에 회사 녹음실, 연습실에서 곧 정식데뷔하는 레몬캔디를 최대한 홍보할 거야.”

“그리고?”

“그다음엔 점심 구내식당에서 핑크엔진하고 같이 밥을 먹고…. 우연이 마주치는 거로 연출하자고….”

“아이... 엔진이들은 요즘 1위하고 겁나 바쁜데...”

“1위 했으면 됐지! 동생인 레몬이들도 밀어 줘야 할 거 아냐!”

“큰딸이라고 부려 먹는 것 봐. 아무래도 수양딸을 더 챙기는 거 같은데….”

“수양딸이라니... 다 같은 자식들이야 인마. 조용히 좀... 그다음에는 다시 레몬이들하고 인터뷰, 게임 좀 하고…. 아니면 쇼핑을 좀 하던가…. 아이디어 좀 내봐. 저녁에는 블루비랑 식사하고 우연히 합석한 것처럼 해서….”

“일곱 명 전부다? 블루비는 막 활동 끝나서 쉬고 있는데 모이는 게 좀 힘들지 않을까?”

“음... 뭐 일단 되는 사람만 부르던지…. 너 알지 내가 누구랑 친한 거?”

“..........”

이화, 리나, 수아 세 명을 지칭하는 거였는데 아무 말이 없는 걸 보면 벌써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그게 끝이야?”

“끝까지 들어봐. 아까도 말했지만 우연히 연락되는 것처럼 해서 소울퀸즈 누님들이랑 합석한 다음 술 한잔으로 마무리! 어때?”

“허... 우리 회사 가수들 총출동이네. 아... 클로버즈는 어쩌고? 왜 왕따시켜?”

“아... 클로버즈가 있었네. 걔들 지금 드라마 촬영 시작하지 않았어?”

“어…. 시작했지. 그렇긴 한데 아직 본격적으로 한 건 아니라 시간이 있어.”

“그러냐? 그럼 점심에 구내식당으로 모이라고 해.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고 데뷔곡 겸 OST로 쓸 곡 좀 상의하게.”

클로버즈는 진짜로 넷플릭과 협업하여 드래곤플라이 스튜디오에서 하이틴을 타겟으로 한 드라마를 촬영 중이었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화려한 CG를 선보인 바로 그 작품이었다.

“근데 드라마는 잘 될 거 같냐?”

강전기도 살짝 걱정되는지 성기호에게 넌지시 질문했다.

“우리가 기획했던 스토리가 좋아서 잘 될 거 같아. 스토리 작가도 유명한 사람 구했고 대본 보니까 괜찮게 뽑혔더라고…. 기민이 형님이 힘 좀 준 거 같더라.”

“안 그래도 클로버즈는 기민이 형이 흥미가 생겨서 인수한 애들이잖아. 알아서 잘하겠지 뭐. 난 곡이나 잘 만들면 되는 거고...”

“단순한 생각이지만 그게 정답일지도….”

탁-

강전기는 괜히 폼을 잡고 있는 성기호의 뒤통수를 살짝 때려줬다.

“단순하긴... 너 인마 니 채널 생각하지 말고 일 똑바로 해. 분명히 모레라고 했다. 기획팀이랑 세부 사항 잘 짜놓고...”

“아이... 내 뒤통수가 동네북이야? 알았으니까 걱정 마. 나도 어엿한 이 회사 직원이라고...”

“알았으면 됐고... 그럼 나 간다.”

말로 틱틱거렸지만 강전기는 성기호의 기획력을 믿고 있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출하려고 미친 듯이 발로 뛸 게 분명했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소속 가수들을 거의 다 보겠구만.’

그는 레몬캔디 홍보와 회사 식구들 그리고 호화로 꾸며진 EK엔터테인먼트까지 마구 홍보할 계획이었다.

‘일단 앨범은 최대한 좋게 뽑았다. 이제는 홍보만 잘하면 돼.’

사악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강전기는 퇴근하려는지 가방을 들고 회사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마치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 * *

시간이 흘러 이틀 뒤 촬영이 시작됐고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방송은 정확히 레몬캔디가 데뷔하기 일주일 전에 방영되었다.

「왜 혼자 살고 있니?」 프로그램 세트장에 고정 멤버들이 모여 있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강소라 씨가 초특급 게스트를 만나고 왔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개그우먼 김나리가 손뼉을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아는 사람이야.]

고정 멤버인 EK엔터테인먼트 고문 이정수도 미리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니 누굴 만나고 왔길래….]

가수 한열은 자기만 모른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소라 씨?]

[아…. 맞습니다. 제가 드디어 원수 같은 녀석을 만나고 왔습니다. 하도 시간이 없다고 해서 제가 직접 회사로 만나러 갔다 왔어요.]

[회사로요?]

[네. 지금부터 보시죠.]

그렇게 강소라의 영상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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