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257화 (257/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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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메이커

[그, 그래요. 편한 대로 언니라고 불러요.]

[네. 언니.]

강소라는 이화의 제안에 결코 빼는 법이 없었다. 최고의 핫 셀럽이라 그런지 눈에 호감이 가득했다.

이화는 강소라를 쳐다보며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

[언니. 저 진짜로 언니 보고 싶었어요.]

[저를요? 아니 나를?]

[그럼요.]

[호호... 나를 보고 싶었다니 어휴 이거 영광이네. 그런데 블루비는 활동 마치고 쉬고 있는 거 아니었어?]

[아... 쉬고 있는데 가끔 회사에 나와요. 프로듀서님하고 의논할 일도 있고...]

강소라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일단 나 여기서 같이 식사해도 될까?]

[당연하죠. 이쪽으로 앉으세요.]

강소라와 전기가 자리에 앉으니 앞에 블루비의 핵심멤버인 이화, 리나, 수아가 차례로 자리에 앉았다.

세 명의 핵심멤버지만 유독 이화, 리나의 얼굴에서 투명감과 함께 광채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와... 진짜 장난 없네요. 옆에 있는 리나 씨도 놀랍지만, 사람들이 왜 이화, 이화 하는지 오늘에서야 알 것 같네요.”

MC 역할의 김나리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멘트를 치고 있었다.

“실제로 보면 정말 느낌이 달라요.”

강소라는 동영상을 보며 실물은 더 아우라가 대박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 수아. 그간 바빠서 힘들었나 봐.]

그녀는 친한 동생이 피곤해 보이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지 손으로 수아의 볼을 쓰다듬었다.

[아냐. 이번 주부터 쉬고 있어서 금방 괜찮아질 거야.]

[그래. 저번에도 이야기했지만 1위 축하해.]

[다 프로듀서님 덕분이지 뭐....]

수아는 강전기를 바라보며 눈빛을 빛냈다.

[수아 너도 어쩔 수 없는 직장인이구나?]

강소라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수아에게 물었다.

[직장인?]

[그래. 방금 전기를 이름 대신 프로듀서님이라고 불렀잖아?]

[아... 그거야. 프로듀서님이 맞으니까…. 왜 이상해?]

[아니! 장난이야. 평소랑 너무 달라서 농담 좀 해본 거야.]

[치...]

일행은 그렇게 웃음꽃을 피우며 좋은 분위기로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최근 수아의 말투가 바뀐 건 사실이었다. 패왕 색기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다 보니 소꿉친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이다.

[근데…. 이화는 피부가 엄청 좋아진 거 같은데? 실물로 보니까 광채가 막 나는 거 같아. 사고가 있었다던데 아무리 봐도 모르겠고…. 뭐가 어떻게 된 거니?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 거야?]

강소라는 뭐가 그리 궁금한지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고 있었다.

“진짜 예전보다 더 좋아지긴 했어!”

김나리도 옆에서 열심히 끼어들었다.

[글쎄요. 운동 열심히 하고 민간요법으로 피부관리도 받고 그랬어요.]

[민간요법? 그게 뭔데?]

[음…. 실제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지라 좀 애매하긴 해요. 제가 생각했을 땐 언니는 힘들고 여기 리나 정도...]

자기 이야기가 나오자 리나가 눈을 크게 뜨며 팔꿈치로 이화를 슬쩍 밀었다.

[아이.. 언니 왜 그런 이야기를 하고 그래.]

리나는 민망한 듯 잠시 스쳐 가듯 강전기를 힐끔거렸다.

전신에서 광채가 나는 이화와 달리 리나는 얼굴만 좋아진 상태였다.

강전기는 둘의 행동을 보며 뭔가를 눈치를 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이내 표정을 수습한 뒤 허벅지를 꼬집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동생아. 그런데 점심 먹고 뭐할 거야?]

[일단 저녁에 맛있는 거 사주려고 식당 예약했으니까 그때까지 그냥 있는 건 좀 그렇고 우리 애들 워킹이나 예능 좀 알려줘. 제작진들하고 상의해서 게임도 좀 하고…. 그런 건 따로 찍어서 미튜브로 올려도 되지 않아. 어때?]

[아까 의상 봐줬던 레몬캔디 애들 말이지?]

[맞아. 누나가 그건 또 전문가잖아.]

[호호.. 그건 그렇지. 알았어.]

모델 겸 예능인으로서 칭찬해주니 푼수처럼 웃으며 승낙하는 강소라였다.

“그래도 뭔가 도움은 주고 오긴 했네.”

이정수가 강소라 옆에 앉아 계속 깐죽대고 있었다.

“저 슈퍼모델이에요. 왜 이래?”

“누가 뭐래?”

점심 식사 후 오후 일정과 촬영이 이어졌다. 강소라는 레몬캔디와 예능 수업을 하며 게임을 즐겼고 저녁이 돼서는 소울퀸즈 누님들이 합류했다.

강소라 남매는 블루비, 소울퀸즈 멤버들과 맛있는 식사를 하며 거침없는 토크를 이어갔고 촬영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수준으로 종료되었다.

* * *

레몬캔디가 정식 데뷔를 며칠 앞둔 어느 날.

강소라와 촬영한 영상이 공중파를 타고 전국에 방송되었다. 이미 일렉케이 프로듀서가 나온다고 언론에 흘렸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을 크게 받고 있었다.

영상은 좌충우돌 강소라의 EK엔터 탐방기로 꾸며졌고 시청률 회복과 소속사 가수들의 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워낙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 터라 방송 후 시청 소감과 짤들이 커뮤니티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다.

- 슈퍼모델 강소라. EK엔터 탐방 가서 오징어 되다.

- 동생하고 같이 방송에 나왔다 하면 흑역사를 만드는 강소라.

- 와... EK엔터 강하네. 소울퀸즈, 블루비, 핑크엔진, 레몬캔디, 클로버즈까지... 걸그룹만 다섯팀 ㄷㄷㄷ

- 야! 소울퀸즈가 걸그룹이냐? 카테고리가 다르잖아.

- 솔직히 한여름은 인정이지.

- 어쨌든 퀸즈 누님들 빼고 다들 외모가 미쳤더라.

- 꽃밭에 사는 일렉케이 프로듀서 개부럽….

- 오히려 최강 냉미남 일렉케이 프로듀서를 볼 수 있으니 소속사 가수들이 더 행복할 듯...

- 너 일렉케이 빠순이지?

- 딱 봐도 모르겠냐? 이번에 정식데뷔하는 레몬캔디 홍보 방송 같던데... 강소라와 레몬캔디가 노는 게 미튜브에 길게 올라왔더라.

- 응. 어차피 다른 멤버들 내용보다 훨씬 재밌어서 노상관.

- 이화는 진심 미쳤더라. 어째 갈수록 리즈 갱신이냐.

- ㄹㅇ, 다른 걸그룹 멤버들도 예쁘고 귀여웠지만, 이화는 진짜 비율, 분위기로 압살하더라.

- 얼굴도 더 환해짐. 혹시 누구 사귀는 거 아니냐?

- 컨셉 나온거 보니까 레몬캔디도 대박 날 것 같은데?

- 노래 나와봐야 안다. 요즘엔 노래 안 좋으면 못 뜸. 블루비, 핑크엔진은 그렇다 쳐도 설마 3연속으로 성공하겠어?

- 레몬캔디는 아재들이 엄청 좋아하던데...ㄷㄷㄷ 메이저리그 게시판 아재 게시판 아주 난리더라.

- 진정한 아재 지갑털이범. 거기 완전 아지트 됐던데...

그렇게 공중파 예능 방송 효과를 톡톡히 본 레몬캔디는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한 정식 데뷔를 치렀다.

[레몬캔디 정식 데뷔앨범 발매! 초동 30만 장! 신기록!]

[돌풍! 더 새롭게 진화한 레몬캔디 충격적으로 귀여운 음방 선봬….]

[힙하고 귀여운 상속녀 레몬캔디! 음방을 녹이다.]

[레몬캔디! 블루비, 핑크엔진에 이어 1위 할까?]

[앨범 수록곡이 전부 타이틀곡? 새로운 컨셉의 앨범 발매, 각 멤버별로 곡을 발표...]

[프로듀서 일렉케이, 레몬캔디 앨범. 그냥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을 뿐... 특별한 전략은 없어...]

일단 신인 걸그룹 사상 초동 30만 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레몬캔디는 컨셉과 음악 모두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걸크러쉬에 지친 리스너들에게 큐트하고 도도한 청량감을 선사했다. 앨범 모든 곡이 타이틀인 것 같다는 평을 들으며 챠트 줄 세우기를 시전했다.

워낙 개성이 뚜렷한 멤버들이다 보니 개개인 팬덤이 강했는데 개인별 수록곡 앨범이라는 전략으로 앨범 판매의 기세가 줄어들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고 있었다.

레몬캔디는 세련되고 귀여운 상속녀 컨셉으로 단숨에 음방과 챠트 1위에 등극했다.

기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프로듀서인 강전기조차 예측하지 못한 속도였다.

‘데뷔하자마자 1위라니….’

강전기는 사무실에서 기사를 읽으며 꽤 놀라고 있었다.

솔직히 자신이 공들인 앨범이라고 하나 챠트에서까지 이렇게 줄 세우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사실 레몬캔디는 팬덤형 아이돌이라 앨범이나 굿즈 판매는 당연히 좋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심지어 음원까지 이렇게 대박이 날줄이야….

그는 스트리밍 챠트에 남겨진 댓글을 읽고 빙긋 웃고 말았다.

- 일단 다른 것을 떠나 곡이 미쳤음. 계속 들어도 안 질림. 난 예전처럼 이런 듣기 편한 음악을 원했다고….

- 다른 회사들은 한 곡을 여러 명이 같이 작곡하는데 EK 소속 아이돌들은 그냥 온리 일렉케이 원툴 임.

- ㄴㄴ원툴 아님. 레몬캔디 이보경도 수록곡 작곡했더라. ㄷㄷㄷ 일렉케이가 작곡했다고 해도 믿을 만...

- 에이 그 정도는 아니지. 뭐 그래도 저작권료 대박...

- 작사에 이유리도 참여함. 작사 센스 미쳤음.

- 그것보다도 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다 작곡하지? 그것도 이십 대 초반인 작곡가가? 솔직히 이해가 안 감.

- 아냐. 생각해보면 간단해. 일렉케이는 빌보드 100에서 1, 2위를 동시에 한 작곡가라고...

‘크으…. 뽕이 차오르는구만.’

강전기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스트리밍 앱을 껐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라는 거지. 흐흐...’

레몬캔디는 앨범 타이틀곡으로 2주간 음방을 돈 시점이었다.

‘흠... 이제 슬슬 수록곡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해볼까?’

묶음 패키지 제작 형식으로 개인 뮤비 여섯 편은 이미 촬영과 편집이 완료된 상황.

각 개개인을 위한 맞춤 뮤비가 며칠 간격으로 미튜브에 전격 투하될 예정이었다.

핑크엔진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썼지만, 앨범, 굿즈 판매가 추정보다 훨씬 많아 적자 걱정이 싹 다 사라진 상태였다.

강전기는 휴대전화를 들고 기획실장인 성기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획실장. 계획대로 뮤비 업로드 잘하고….”

[앳썰! 차질없이 진행하겠습니다.]

레몬캔디가 듣기 좋은 음악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앨범 수록곡들의 뮤비가 순차적으로 공개되었다.

아무런 발표나 홍보도 없었지만 그게 오히려 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뜬금포 뮤직비디오 공개로 아재들의 쉼터 메이저리그 게시판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 미, 미친! 혜자다! 혜자가 나타났다. 지금 추가 뮤비 3편 공개됨. 김초희, 이보경, 공소연... 이게 끝이 아닌 모양!

- 와! 그냥 물량으로 때려 박는구만? 돈이 남아나나?

- 물량도 물량이지만 퀄리티 대박임. 그냥 싸구려 뮤비가 아님. 어느 정도 돈 들인 듯...

- 어째 뮤비랑 메이킹 영상이 끊이지 않고 줄줄이 나오냐…. 행복하다. 역시 EK엔터, 일렉케이 프로듀서네. 덕후들 조련하누.

- 곡들이 하나같이 다 좋은데 뮤비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

- 초희는 신비롭고 보경이는 걸리쉬하고 소연이는 미칠 듯 귀엽구나.

- 얘네들 외모만 보고 뽑았다고 하던데 음악, 뮤비 퀄리티 개지리누... 완전 세대 교체해버렸네. 이슈에서는 레몬캔디가 탑 아님?

- 핑크엔진이 있잖음.

- 어차피 걔들도 EK. 초통령 클로버즈까지하면 4세대만 3팀임.

의외의 돌풍을 일으킨 레몬캔디는 그 이후로도 쭉 챠트를 점령하더니 장기 집권 체제에 들어갔다.

덕분에 프로듀서 일렉케이는 또 한 번 이슈의 중심에 섰다.

‘쓰읍…. 그런데 해외 화력이 아쉽네. 그래도 아시아에서는 어느 정도 먹어줬으니 다행이긴 하네.’

강전기는 해외 반응이 아쉬웠지만, 국내 걸그룹 판도를 성공적으로 뒤집었다는데 위안을 삼았다.

‘뭐... 서구권은 핑크엔진이 입지를 다지고 있으니 됐어. 레몬캔디는 수익하고 상관없이 간다. 흐흐..’

얼마 전 레몬캔디의 아버지인 이기민에게서도 잘했다는 칭찬을 들은 강전기였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데뷔를 한 뒤 3개월….

홀연 유명 커뮤니티 게시물에 이상한 글이 올라왔다.

[어? 차미가 왜 여기에....?]

- 나 지금 '왜 혼자 살고 있니?' 재방송 보고 왔는데 EK 엔터테인먼트 건물 주위에서 알짱거리는 이상한 여자를 발견함. 살짝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라 아리까리한데 아무리 봐도 차미인 듯 ㄷㄷㄷ. 너희도 확인해 봐라. 잘 보면 두 번 정도 나온다.

이렇게 천재 싱어송라이터 차미가 일렉케이 프로듀서를 스토킹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괴상한 소문이 인터넷에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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