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735화 (735/898)

위그드라실 (6)

한가을이 당황한 눈으로 성수호를 보며 물었다.

“아… 저… 이거 꼭 해야 하나요?”

그녀가 가진 벌칙은 아직 아무도 모르는 상황.

민하연과 한봄이 걱정하는 한가을을 보며 피식 웃었다.

“왜? 딱밤이라도 걸렸어?”

“걱정하지 마. 아저씨가 뭐 세게 때리겠어?”

두 사람은 성수호를 힐끗 보며 눈빛으로 적당히 해달라는 듯이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민하연과 한봄의 모습을 보며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한여름이 적어낸 벌칙은 볼기 다섯 대였다.

오늘 처음 보는 외간 남자에게 볼기를 맞는다?

굉장히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운 경험이 될 것이다.

만약 한여름이 적어낸 형벌문이 민하연이나 한봄에게 건너갔다면 그 쪽지를 받은 사람이 저런 눈빛을 할 리가 없었다.

그 말인즉슨….

└ㅋㅋㅋㅋ 한가을이 볼기 맞는 거 걸렸나 보네.

추측… 아니, 확신할 수 있었다.

한가을의 입장에서 딱밤 벌칙이 나왔다고 저렇게 불안해할 이유가 없었다.

한가을은 아직 성수호의 딱밤 수준을 모르니까….

└와씨… 오늘 처음 보는 여자 엉덩이 주무르는 거야? 개쩐다….

└나도 가을이 엉덩이 만지고 싶어…. 존나 부럽네.

└씨발 여동생 볼기 맞게 만드는 쓰레기 새끼….

흥분과 매도가 담긴 채팅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한가을이 외간 남자에게 볼기를 맞는다는 사실에 오히려 통쾌해했다.

하지만 통쾌함과 더불어서 아쉬움도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아… 내가 때렸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한여름은 이참에 한가을을 교육한다는 명목에 그녀의 볼기를 때리고 싶었다.

한가을의 날카로운 눈매를 물기로 가득 채우며 무디게 만들고 싶었다.

‘우는 모습 보면 그간 짜증도 풀릴 거 같은데.’

한여름은 그렇게 생각하는 중에 한가을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그럼 주신의 방에서 벌칙 받게 해주세요.”

한가을의 부탁에 한여름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무슨 벌칙이길래?”

“설마 스킨쉽 벌칙 적혀 있는 건 아니지?”

“그, 그런 거 아냐! 그냥 언니들 앞에서 벌칙 받기 싫어.”

“나 참… 너 아직도 성격 여전하구나?”

한봄이 피식 웃으며 성수호에게 말했다.

“아저씨. 그냥 들어가서 한 대 쥐어박아 줘요. 얘, 때리면 말 잘 들어요.”

“아, 언니! 왜 그런 말을 하는데!”

“푸하하하!”

그렇게 밝은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과 동시에 성수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가시죠. 무슨 벌칙인지는 안에서 들을게요.”

“으… 네.”

두 사람이 주신의 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두 사람… 아니, 한가을의 뒤태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가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자, 채팅창에서 한가을에 대한 감상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한봄이 언니임? 누가 봐도 한가을이 언니 아니냐?

└그러게ㅋㅋㅋㅋㅋ

└키도… 가슴도… 엉덩이도….

만약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한가을을 한봄의 언니로 착각했을 것이다.

한봄은 아직 성장기인 여고생 느낌이었다면 한가을은 이제 막 성장을 마친 여대생의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심지어 느낌만 따지면 민하연보다 언니 느낌 아님?

└내가 봤을 때, 복장 때문에 그런 듯?

하얀 블라우스에 청바지를 입고 있는 민하연과 다르게 한가을은 이곳에 적응한 듯이 점술사 같은 복장을 채용했다.

그만큼 신비로운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

그렇게 성숙한 분위기의 한가을이….

“후우….”

성수호와 같이 주신의 방에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야, 한여름. 들어가서 구경하면 안 되냐?

말도 안 되는 제안에 한여름은 순간 움찔거렸다.

솔직히 보고 싶었다.

엉덩이를 맞고 분해서 눈물을 흘리는 한가을의 모습을….

하지만….

└저기를 뭔 수로 들어가?

지금 신좌의 게임 장소는 구름 위에 탁 트인 장소였다.

게임을 위한 테이블과 벌칙을 위한 주신의 방.

구름 위에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몰래 들어가는 건 은신 능력이 있어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고 벌칙 하나 보자고 성수호에게 부탁을 한다?

성수호에게 조롱당하고, 세 여자에게 멸시당할 것이다.

성추행범처럼….

‘씨발… 나도 보고 싶다고….’

한여름이 그렇게 한가을의 씰룩이는 엉덩이를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유령의 시간 쓰면 들어갈 수 있지 않나?

그 말에 한여름은 망치로 맞은 것처럼 머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맞아! 그 스킬은 안전지대를 제외하면 어디서든 쓸 수 있잖아!’

한여름은 그렇게 생각하며 누워서 바로 유령의 시간을 사용했다.

그의 모습에 난리가 난 곳은 다름 아닌 채팅이었다.

└와씨, 반사 신경 봐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씨발 너무 빠른 거 아니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말씀 마세요! 우리 여름이도 위급한 순간에는 아이큐가 340으로 뛰거든요!?

└바퀴벌레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여름은 그들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신경 쓰지 않고, 구름 밑으로 영혼을 빼내서 성수호와 한가을이 들어가는 주신의 방으로 먼저 들어갔다.

두 사람보다 빨리 들어간 한여름은 일단 숨을 곳을 찾기 위해 아이큐 340을 굴리며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순간 아이큐는 이 상황에서 굳이 필요 없었다.

주신의 방은 평범한 원룸이 아닌 층고가 엄청 높은 50평 정도 되는 거대한 방이었다.

그리고 주신의 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가구들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었다.

‘일단 아무 데나 숨자!’

한여름은 그렇게 생각하며 제일 숨기 쉬운 침대 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의 행동을 보는 채널에서는 또 채팅이 무수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진짜 바퀴벌레네 ㅋㅋㅋㅋ

한여름은 조롱을 참아내며 침대 밑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는 성수호와 한가을을 확인했다.

“후우….”

방문이 닫히자, 한가을이 한숨 소리가 한여름의 귀를 살살 울려왔다.

그렇게 한가을이 한숨을 쉬자, 옆에 있던 성수호가 허탈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무슨 벌칙이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성수호의 말에 한여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걱정하지 말라니….

“여기 들어온 이유도 벌칙 면제해드리려고 들어온 거니까요.”

‘뭐!?’

한여름은 성수호의 말에 화들짝 놀라서 침대 밖으로 뛰쳐나올 뻔했다.

그리고 한여름만큼 놀란 존재들도 있었다.

└아니, 여기까지 와서 왜 면제해!

└때려! 한가을 엉덩이 때리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우리 여름이가 바퀴벌레의 아이큐로 숨어 들어왔는데. 아무런 보상이 없다고!?

└와씨… 성수호한테 후원해서 때리게 만들고 싶다….

└ㅋㅋㅋㅋㅋ맞아. 그런 게 후원의 재미인데.

한여름도 그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이렇게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이곳에 온 이유는 한가을이 맞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쓰레기 취급을 받는 보상은 성수호의 매너가 담긴 멘트일 뿐이었다.

한여름은 속으로 울부짖듯 욕설을 내뱉었다.

‘그냥 네 본 모습을 드러내라고 쓰레기 같은 새끼야!!’

한여름은 성수호의 본성을 알고 있는 몇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속으로 성수호를 욕하면서 제발 그가 한가을의 엉덩이를 때려주기를 바라는 순간이었다.

“아뇨. 그렇게 넘어갈 생각 없어요.”

순간 한여름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뭐?’

성수호는 분명 벌칙을 내리지 않고, 그냥 넘어가 주겠다고 말했다.

한여름이 아는 한가을이었다면 좋다고 바로 수락했을 것이다.

한가을은 언제나 도망치거나 피하는 것을 선호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지금 밖에 있는 한가을은….

“게임 룰이잖아요. 그냥 넘어갈 생각 없어요.”

한여름이 아는 한가을이 아닌 것 같았다.

한여름의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모르는 두 사람은 계속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아… 뭐, 정 원하시면 그러죠. 대신 살살 할게요. 벌칙이 뭔가요?”

“그… 엉덩이 때리기요.”

“…네?”

“다섯 대 때리는 거예요.”

한가을은 그렇게 대답하며 식탁 위에 두 팔을 올린 뒤, 엉덩이를 뒤로 빼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빠… 빨리 때리고 끝내세요.”

“허….”

천하의 성수호도 한가을의 모습에 입을 벌리고 멍하니 쳐다봤다.

하지만 그런 멍한 시간도 오래가지 않았다.

성수호는….

“알았습니다. 딴말하지 마세요.”

한가을이 보이지 않은 곳에서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성수호의 들어 올린 팔을 보자마자 한여름의 하복부 밑의 있는 물건이 벌써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하아, 씨발….’

한여름의 발기 트리거는 이제 여자들의 알몸이나 신음, 성행위가 아니었다.

성수호.

그가 여자들을 희롱하는 행위를 시작할 때 반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트리거로 작동하던 성수호의 팔이….

부웅!

한가을의 엉덩이를 향해 세차게 휘둘러졌다.

짜아아악!

“흐으으으응!”

성수호는 한가을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세게 친 다음 그대로 그녀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한여름은 성수호의 희롱을 보며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씨발 새끼가!!! 그냥 때리기만 해!!! 왜 만져!!!’

그리고 그의 욕설과 더불어서 채널에서도 또 한 번 난리가 났다.

└우오… 미쳤다….

└대놓고 만지는 거 보임? 와… 나 터질 거 같아….

└저 정도면 위그드라실에 경고받는 거 아니냐?

└맞아. 성수호 이미 경고 먹은 상태라 만약 상대방이 거부하는 행위라면 경고 더 쌓일 수도 있어.

한여름은 채팅을 보고 나서 분노를 잠재울 수 있었다.

‘그… 그래. 저렇게 하다가 레드 소환사 되면 나야 좋지. 더… 더 해봐!’

분노는 잠재웠지만, 흥분까지는 잠재우지 못했다.

한가을은 성수호가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음에도 거부반응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신음을 흘렸다.

“흐으읏… 하아… 하앙….”

한가을의 모습은 마치 이상 성욕에 찌든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남자에게 고작 볼기 한 대 맞고 신음을 흘리며 몸을 떨어대는 모습.

평범한 여자에게서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모습은 한여름과 채널의 존재들에게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캬… 역시 성수호.

└미친… 고작 한 대 때리고 바로 조교 성공한 건가?

└우효오옷! 한가을 겟또다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이상적인 한가을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의 채널은 모든 상황을 받아들였다.

여자가 누군지 문제는 되지 않았다.

상대가 성수호라는 사실이 모든 개연성을 입증하는 존재가 된 것이었다.

‘씨발… 나도… 나도 예전에 저랬다고….’

한여름은 그렇게 생각하며 유령 상태로 계속 자신의 물건을 만지작거렸다.

성수호는 대략 30초 정도 한가을의 엉덩이를 만지더니, 다시 한번 그녀의 엉덩이를 세게 쳤다.

짜아아아악!

“흐으으으읏!?”

성수호의 타격과 동시에 한가을이 절정하듯 경련하기 시작했다.

땀으로 인해 옷이 달라붙은 허벅지와 골반이 진동했다.

성수호는 한가을의 엉덩이를 만지고, 때리기를 반복했다.

한여름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물건을 만지작거릴지언정 절대 자위하지는 않았다.

싫은 게 아니었다.

아쉬운 것이었다.

자신의 얼마 없는 정력을 저런 행위에 쏟아붓기에는 아쉽다는 듯이….

그렇게 볼기 때리기가 마무리된 뒤, 한가을은 몸을 흠칫 떨며 말했다.

“조… 좀만 진정시키고 나갈게요. 언니들 계시니까….”

“네. 천천히 쉬세요.”

성수호는 그 뒤로 한가을에게 손끝 하나 대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진정할 수 있게 멀리 떨어져 주기까지 했다.

그렇게 한가을이 진정되고 나서 두 사람은 주신의 방을 나갔다.

‘나, 나도 빨리 가서….’

그리고 한여름은 동시에 같이 나가서 바로 몸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첫 번째 벌칙이 끝났다.

그 뒤에 게임은 다시 진행되었다.

대략 다섯 바퀴가 지나는 동안에도 원하는 패를 손에 넣을 수 없었다.

성수호가 내민 카드가 전부 숫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운이 좋았는지 형벌은 단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형벌에 걸린 사람은….

“뭐야? 또 한가을이야?”

한가을이었다.

마치 한여름의 운 때문에 그 옆에 있는 악운을 모두 뒤집어쓴 듯이 한가을이 계속 형벌에 걸렸다.

그것도 한여름이 적어낸 볼기 때리기 같은 이상한 형벌을….

한가을은 살짝 풀린 눈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신의 방으로 향했다.

“하아… 나… 이, 이번에도 안에서 벌칙 받을게.”

원래 주신의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성수호는 딱히 한가을을 제지하지 않았다.

민하연과 한봄이 성수호를 게슴츠레하게 바라봤지만, 딱히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성수호와 한가을이 주신의 방으로 향했고, 한여름은 다시 유령 상태로 먼저 들어가서 대기했다.

‘어차피 이번에도 내가 쓴 볼기 맞는 거겠지.’

한여름의 운은 그저 형벌을 피한 것뿐만 아니었다.

자신이 적어낸 형벌이 한가을에게 가는 것도 포함된 것처럼 운이 좋았다.

한여름은 어느새 누구보다도 한가을이 엉덩이를 맞길 바랐다.

성수호에게….

그렇게 한가을과 성수호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몰래 확인하며 한가을이 엉덩이를 또 내밀기를 기다리는 순간이었다.

한가을은 주신의 방에 들어오자마자 성수호를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이번 벌칙은… 맨 엉덩이를 때리는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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