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97화 (76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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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웅 사관 학교 (5)

어두운 공간에 기관지가 녹아내린 괴물 같은 목소리가 퍼져나갔다.

“크헤케에….”

목소리는 괴물과 같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분명 인간이었다.

괴물 같은 목소리를 내던 기철호는 애원하며 흐느꼈다.

“제, 제바… 부, 부탁이야. 그, 그마….”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분명 상체와 머리 쪽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그의 부탁은 레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또다시 고문이 시작하는 스위치일 뿐이었다.

뿌득! 까드득!

“끼캬아아악!! 캬아아악!!”

기철호의 손톱이 펜치에 들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피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이정도 강도에는 익숙해진 것 같군요.”

“끄아아악! 아, 아냐! 아냐!! 씨발 아니라고!!”

기철호는 목이 고정된 채 침상이 흔들릴 정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레나는 아쉬운 한숨을 내쉬며 다시 손톱을 원래 자리에 고정했다.

그리고….

치이이이익!

“씨바아아아아알!!!”

기철호의 손톱이 다시 피부에 붙으면서 원상 복귀 되었다.

손톱이 원상 복귀되고 나서 기철호는 침과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면서 소리쳤다.

“원하는 게 있으면 최소한 말이라도 해!!”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붉은 머리카락의 여자 쪽이 훨씬 나았다.

그녀는 최소한 질문이라고 건네면서 원하는 정보를 캐내려고 고문을 가했으니까.

하지만 분홍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런 것도 없었다.

그저 침묵하며 고문을 즐길 뿐이었다.

그런 기철호의 외침에 레나가 처음으로 반응해왔다.

“…당신에게 딱히 바라는 건 없습니다.”

“씨발….”

사이코패스 확정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고문을 하기 전에 분노했던 이유였다.

기철호는 조금 전에 했던 마지막 질문을 토대로 마지막 추론을 던졌다.

“…설마 내가 성수호 교관을 괴롭혀서 그런 건가?”

주인님이라는 표현, 그리고 분노.

도저히 그것 말고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그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던 이유는 성수호의 위치 때문이었다.

기철호는 오히려 성수호가 이 두 사람의 수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영사관 보조 교관에게 헌신하는 여자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 했기 때문이었다.

주인님이라는 표현도 성수호에게 향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그의 마지막 추론의 정답은 레나의 입에서 나왔다.

“자각했다고 해서 용서해줄 생각은 없습니다.”

“크읏….”

정답을 찾아냈지만,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기철호는 있는 힘껏 레나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해도 좋아! 성수호 교관… 님을 위해서 뭐든 하겠어! 내 남은 인생을 바칠 수도 있어!! 그러니까… 제발….”

기철호의 애원이 통했을까?

레나가 눈을 감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이제야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자각했군요.”

“마, 맞아! 그분을 위해서 뭐든 할 수 있으니까….”

기철호는 레나의 말에 희망을 얻으며 그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는 의지… 잘 들었습니다.”

“…?”

기철호의 재능 중에는 분위기를 파악하는 재능이 있었다.

그렇게 분위기를 파악해야지 상대방을 더 잘 속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기철호는 레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레나의 말을 듣고 깨달을 수 있었다.

“말씀하신 대로 남은 평생 고통받더라도 주인님에 대한 속죄를 잊지 말길 바랍니다.”

“자, 잠깐! 그, 그게 아냐! 하악! 끄아아아아악!!!”

기철호의 조금 전에 붙었던 손톱이 다시 들어 올려지며 그의 비명이 방을 꽉 채웠다.

그렇게 기철호의 비명과 함께하던 고문은 강한나의 목소리로 중단되었다.

“시간 됐어요.”

“…아쉽군요.”

레나는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기철호의 손톱을 다시 쑤셔 넣은 다음 포션을 붓기 시작했다.

치이이익!

“끼캬아아아….”

다시 아물어가는 기철호의 손톱을 무감정이 담긴 표정으로 보던 레나는 상태를 확인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강한나가 기철호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저희 잠깐 자리 좀 비울게요. 이따가 또 재미있는 퀴즈 해요~”

“제, 제발….”

기철호는 온몸에 담겨 있던 마지막 에너지를 쥐어짜며 애원하려고 했지만, 체력이 다해서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기철호의 모습에 강한나가 과장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즐거운 일은 나눠서 즐겨야지 진짜 즐거운 법이에요.”

“아, 아냐….”

강한나의 의도를 알고 있음에도 기철호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더 이상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리고 기철호는 결심했다.

‘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자, 자살이라도….’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오로지 어두운 공간과 암울한 미래뿐이었다.

하지만 자살이라는 것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완전히 구속되어 있고, 기력과 정신력이 전부 소모된 상태에서 자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휴, 휴식을 취한 다음에….’

자살하기 위해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는 암울한 상황임에도 기철호의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

초기에 보였던 희망 따위는 이제 품지 않았다.

아까 레나와의 대화로 마지막 희망이 산산이 부서진 상태였다.

‘빨리 나가… 빨리 나가버리라고….’

그렇게 두 사람이 빨리 떠나주길 간절히 기도하는 순간이었다.

“아, 참!”

“!?”

강한나의 목소리에 기철호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벌벌 떨기 시작했다.

연기 같은 게 아니었다.

진심으로 느끼는 공포였다.

강한나는 그런 기철호를 보며 피식 웃으며 그의 코에 가루를 뿌리기 시작했다.

‘나한테 뭔 짓을 하는 거야!’

정체불명의 약이 기철호의 콧속으로 들어왔지만, 고개를 돌릴 수 있는 체력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게 콧속으로 가루가 들어오고 나서….

‘뭐, 뭐야! 모, 몸이!’

기철호의 정신은 멀쩡한 반면에 그의 몸은 죽은 자처럼 축 늘어져 버렸다.

그런 그를 보며 강한나가 실실 웃었다.

“와, 진짜 죽은 사람처럼 보이네요. 대단한 약이네.”

몸이 움직이지 않는 탓이 저 약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중에 이거 성분 조사 좀 해봐야겠어요.”

“준비를 마쳤습니다. 가시죠.”

“네.”

강한나는 그렇게 대답하며 기철호에게 윙크를 날렸다.

“얌전히 주무시고 계세요. 오늘은 부랴부랴 진행했지만, 다음에는 더 좋은 질문 가지고 올게요~”

그렇게 강한나와 레나가 문밖으로 나서면서 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씨발!!! 안돼!!! 움직이라고!!!’

기철호는 속으로 울부짖으면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진짜 죽은 사람처럼….

기철호가 있던 공간에 있던 남아 있던 빛들이 전부 지워지며 그를 어둠 속으로 삼켜버렸다.

***

워프실에 도착하자마자 아르모니아가 나를 반겨줬다.

“고생하셨습니다.”

“응, 이번에는 좀 사건이 많았네. 그런데….”

나는 워프실을 나오자마자 한숨을 쉬며 투덜거렸다.

“나중에 가면 잔소리 엄청나게 듣겠네.”

내가 투덜거린 이유는 다름 아닌 이소현 때문이었다.

서지은이 감동을 먹었는지 나를 껴안았고, 하필 그 타이밍에 이소현이 방을 들어온 것이었다.

이미 잔소리를 엄청나게 들었지만, 영사관에 가면 또 잔소리를 할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런 잔소리를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며 입 밖으로 내뱉었다.

“자박꼼으로 해결해야 하나….”

“음? 자박꼼이 뭐예요?”

내가 중얼거리는 타이밍에 마침 레나와 강한나도 워프 케이스에서 나오고 있었다.

나는 그런 강한나를 보며 대답해줬다.

“자박꼼이라고 ‘자지를 박으면 꼼작 못한다.’는 줄임말인데요.”

“와… 진짜 기발하네요. 그런 생각을 어떻게 머릿속에 펼쳐 놓고 사는 거예요?”

“….”

내가 만든 거 아니거든?

자박꼼이 뭔지 이따 알려주지….

나는 그렇게 복수를 다짐한 뒤, 레나와 강한나에게 물었다.

“기철호 쪽은 잘 해결했어요?”

“네. 일단 메두사의 머리카락 마비독? 효과는 좋은 거 같더라고요.”

“저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허튼짓은 못 할 것입니다.”

내가 궁금한 건 기철호에게 한 짓이었지만, 두 사람은 그 부분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뭐… 알아서 잘했겠지.

기철호의 처분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두 사람을 믿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한 뒤, 다음 임무지로 가기 전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

..

아르모니아가 내 앞에 화면을 띄워주며 무뚝뚝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번 임무에서 변경된 능력들입니다.”

공중에 띄워진 화면에는 내 변경된 기질이 표로 잘 나열되어 있었다.

[상태 이상 해제 LV 5] > [상태 이상 해제 LV8]

[영혼 소환술 LV 2] > [영혼 소환술 LV 3]

[영혼 교감 LV 3] > [영혼 교감 LV 5]

[빙의술 LV 1] > [빙의술 LV 2]

[최면 세뇌 LV 4] > [최면 세뇌 LV 10]

[정신 조작 LV 3] > [정신 조작 LV 6]

[기억 조작 LV 2] > [기억 조작 LV 4]

엄청난 발전이었다.

마법이나 궁술 쪽은 이미 레벨이 높아서 올라가지 않았지만, 전설과 특수 스킬의 레벨이 쭉쭉 올라가 있었다.

“이야, 이번에는 최면이 많이 올랐네.”

최면은 아무리 많이 사용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

덕분에 수업하면서 생도에게 미친 듯이 사용할 수 있었고….

다만, 최면술은 한 가지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영사관과 슈트라에 있을 때 적극적으로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생각해보니 웃기네. 위그드라실에서 배운 스킬인데, 거기서 함부로 쓰면 바로 레드 소환사가 된다니….”

나보다 먼저 최면술을 익혔던 소우타가 조언해줬다.

위그드라실에서 최면 게이지를 채우는 건 문제가 없지만, 게이지를 사용하는 순간 레드 소환사가 된다고.

그나마 [기억 조작] 스킬을 잘 활용한다면 그런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인은 그 전에 이미 레드 소환사가 되어버려서 물 건너간 경우라고 했지만….

그렇게 레벨이 올라간 스킬을 확인한 뒤,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다음은 에넬입니다. 이번에 지급받은 에넬은 50만. 남아 있는 에넬과 합쳐서 대략 95만이 있습니다.”

여러 번의 소환과 메두사의 머리카락 마비독을 만든 것 등등에 쓰인 비용이 대략 5만이었다.

“이번에는 뭘 올릴까….”

그렇게 고민하는 찰나에 아르모니아가 제안을 해왔다.

“[빙의 의식]을 배워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오, 그거 좋다.”

시호의 특기인 [빙의 의식].

엄청난 스킬이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제약이 존재하는 스킬이었다.

그건 바로 빙의 대상자의 동화율이 최소 30%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일단 성별이 다른 순간 [빙의 의식]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제부터 남자는 내가 빙의하면 되겠네. 좋아. 그거 배우자.”

비록 [빙의 의식]은 특수 능력을 지닌 자에게는 쓸 수 없었지만, 일반인에게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큰 메리트를 지닌 스킬이었다.

50만 에넬을 쓸 가치가 있는 스킬이었다.

“알겠습니다.”

아르모니아의 대답과 함께 기질창에 [빙의 의식 LV 1]이 띄워졌다.

나는 만족한 듯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머지 45만은 킵하자. 혹시 모르니까.”

“알겠습니다.”

“자, 그럼 가볼까. 아틀러로….”

오랜만에 루나와 카린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고 워프실로 향했다.

..

..

아틀러.

레빈 왕국의 북쪽 교역을 담당하는 도시로 현재는 루이스의 가문인 브란트루프 가문이 관리하는 도시다.

학장의 부탁으로 아틀러로 향한 우리는 도시를 관리하는 자작이 도적에게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즉시 나와 카린, 그리고 학장이 토벌에 나섰고, 자작을 무사히 구해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루이스의 누이인 카린은 내가 마법을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조건으로 내게 몸과 마음을 바치겠다는 서약을 했다.

그리고 동시에 루이스의 모친인 안나 브란트루프도 내 여자로 만들 수 있었다.

그래.

현재 상황을 정리하자면 루이스의 소꿉친구인 루나, 누이인 카린, 모친인 안나.

루이스의 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모두 내 자지 맛을 본 상황이다.

그리고 현재 루이스는 내가 카린과 안나와의 잠자리를 했다는 것을 알아버린 상황.

하지만 아직 루나와의 관계까지는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아틀러로 워프하자마자, 카린이 나를 찾아왔다.

나는 오랜만에 만나서 기뻤지만, 카린은 그런 내 입장을 모른 채 소식을 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루이스가 다쳤다고 들었어요.”

“다쳐요?”

설마 마음이 다치기라도 했나 싶었다.

루이스 기준에서는 어젯밤에 누이와 모친이 내 자지에 박혀서 헐떡거리는 장면을 목격한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카린의 말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달랐다.

“마침 의료진에 제가 심어 놓은 사람이 있어서 확인해봤는데….”

“…?”

카린은 잠시 침묵한 뒤, 나를 보며 혐오가 한 줌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중요한 부위가 골절당했다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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