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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765화 (766/898)

Chapter 765 - 765.위그드라실 (6)

 “마… 말도… 안돼….”

 아까까지 기세등등하고, 화려한 갑옷으로 무장했던 엘프들은….

 “저… 전부… 전부… 졌다고?”

 내게 전부 패배해서 딜러가 준 비상용 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패배의 충격은 길드온뿐만이 아니었다.

 “뭐, 뭔가 조작이 있는 거야!”

 “그래, 맞아!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전부 질 리가 없잖아!!”

 “이 자식들! 감시 우리를 속여!?”

 엘프들이 난동을 피울 분위기가 조성되자, 루드윅이 직접 나서서 그들을 진정시켰다.

 “크히히히. 이 카지노는 공정성 하나만으로 명성을 유지해왔습니다. 속임수는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절대 인정할 수 없어!”

 엘프들은 루드윅이 직접 나섰음에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들도 이미 도박의 그물에 걸려서 모든 것을 잃은 호구가 되었다.

 호구의 마지막 발악은 난동뿐이었다.

 그리고 부하들의 난동에 길드온의 눈빛에도 생기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마, 맞아! 공정성?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이런 승패가 어떻게 공정하다는 거지?”

 “이런, 이런… 길드온 님까지 이렇게 나오시면….”

 길드온과 엘프들은 험악한 인상을 풍기며 내게 점점 위협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우리 무구와 포인트를 돌려주면 없던 일로 해주지….”

 “하아….”

 이래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도박판이 위험하구나 싶었다.

 다 잃으면 뭔 짓을 할지 모르니까.

 내게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엘프들의 모습에, 딜러와 경비원들이 대거 출동해서 막을 준비를 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제지하며 길드온에게 말했다.

 “그럼 한 번 더 기회를 줄게.”

 “기… 기회?”

 기회라는 말에 엘프들의 눈동자는 테이블 위에 있는 카드 뭉치로 향했다.

 꼬락서니를 보니, 하루 만에 도박 중독에 걸린 모습이었다.

 사실 그들이 평범하게 도박했다면 저렇게 빠져들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교묘하게 도박에 빠지게끔 밀당을 했기 때문이었다.

 원래 도박에 빠져들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희망과 절망을 드나들면서 두 가지 감정이 무뎌지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감정에 무뎌진 그들을 보며 제안했다.

 “다섯 명 전부가 한꺼번에 덤벼서 막판을 하는 게 어때?”

 “다, 다섯 명 전부!?”

 내 말에 엘프들은 험악했던 분위기를 잠재우고, 내가 제안한 것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충분히 승산이….”

 “하지만 정말 조작이라면….”

 “아냐. 여기서 조작했을 리가 없어….”

 마지막 기회가 왔다는 사실에 그들은 찬란한 희망 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희망 회로를 돌린 결과는….

 “좋아. 받아들이지.”

 수락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수락한 길드온은 우물쭈물하며 내게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포인트가 없다.”

 “그건 걱정하지 마. 나도 이렇게 뺏어놓고 염치없지는 않으니까.”

 나는 마나 계약서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만약 내가 제시한 조건을 수락하면 너희들한테 판돈으로 쓸 수 있게 3억씩 줄게. 한 명당 3억이야.”

 “사… 삼억….”

 엘프들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구경하던 루드윅과 VIP 고객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길드온은 그런 주변의 반응에 관심 없다는 듯이 환하게 웃으며 내게 물었다.

 “조, 조건이 뭔가!?”

 “조건은 간단해.”

 나는 길드온에게 한여름에게 제시했던 3층 노예 계약을 제시했다.

 당연히 그 말을 들은 길드온과 엘프들은 항의하듯 내게 소리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런 조건을 수용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럼 하지 말던가.”

 “크윽….”

 길드온은 내 아쉬움 없는 목소리에 당황하며 다른 엘프들과 조용히 논의하기 시작했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하, 하지만 저런 조건을 수용할 수는….”

 “3층만이지 않는가? 그리고 애초에 질 수 없는 

싸움이고….”

 “그렇긴 하지만….”

 “이건 기회다! 여기에서도 진다면 우리는 아르보스 왕국의 수치로 평생 역사서에 기록될 것이다!”

 다들 도박 중독과 더불어서 자존심도 붙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상대는 한 명이고 우리는 다섯이다!”

 도박판에서 5:1로 게임을 하는 건 결투장에서 5:1로 싸우는 것만큼 유리한 싸움이었다.

 그들은 이렇게 자존심을 내던지면서 시작한 싸움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녀석은 지금 계속 이겨서 우쭐해서 저런 제안을 하는 것이다.”

 “하, 하긴… 지금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그렇게 길드온과 엘프들은….

 “좋다. 그 조건 받아들이지.”

 자신들의 노예화를 걸고 대결을 받아들였다.

 나는 단호한 표정의 길드온을 보면서 실실 웃었다.

 “좋아. 그럼 계약서를 작성하지.”

 그 뒤에 나와 엘프 다섯 명 전원이 정식으로 마나 계약서를 작성했다.

 나는 전부 정식으로 작성된 마나 계약서를 확인하며 실실 웃었다.

 ‘크흐흐흐… 좋아.’

 3층에 한해서 신체의 권리를 내게 양도한다고 적혀 있는 계약서.

 아직 효력이 없지만, 이미 효력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마나 계약서.

 나는 마나 계약서를 인벤토리에 챙긴 뒤에 최대한 웃음을 표정 안에 감추며 길드온과 엘프들에게 3억씩 건네줬다.

 “자, 3억씩이야. 이번에 지면… 군말 없이 승복하는 거다?”

 “흥. 네 녀석이나 딴소리하지 말아라.”

 길드온은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로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는 즉시 짜증이 담긴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자, 빨리 앉아라! 괜히 또 수작 부릴 생각 하지 말고!”

 “아니, 누가 수작을 부린다고….”

 나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동시에 길드온 주변에 엘프들이 차례대로 착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착석하는 과정도 순조롭지는 않았다.

 “잠깐 그냥 몰려 앉으면 우리한테 불리할 수도 있잖아!”

 “그, 그럼 어떻게…?”

 “너는 저 녀석 왼쪽에 앉고, 너는 오른쪽, 그리고 다음은….”

 이미 길드온에게 근위대장으로서의 위엄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는 이미 도박꾼과 같이 저열한 목소리로 부하들을 하찮게 다룰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웃긴 건 부하들의 태도였다.

 내 옆에 앉은 길드온의 부하는 길드온이 들리지 않게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저 새끼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인지….”

 “….”

 아까까지는 위계질서를 착착 갖췄던 엘프들은 어느새 길거리 건달처럼 건들거리기 시작했다.

 ‘신기하네… 도박이 무섭다는 건 알았지만, 고작 하루 만에 이렇게 되다니….’

 [어쩌면 그만큼 유희에 물들지 않았다는 증거인 거 같아요.]

 엘프들의 나라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면 강한나의 말이 일리가 있어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절제만 해오던 존재는 쾌락을 맛보는 순간 절제해왔던 삶만큼 큰 충격을 받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텔라였다.

 스텔라는 로열층에서 지내고 싶은 나머지 소환사인 내게 부탁을 했을 정도였다.

 이기적이고, 인간을 혐오하며, 선민사상으로 가득했던 그녀가 말이다!

 스텔라에게는 아마 로열층이라는 그 공간이 쾌락, 그 자체였을 것이다.

 ‘엘프들이 사는 5층은 어떤 곳인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나는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내 주변에 착석한 엘프들을 보면서 길드온에게 물었다.

 “이제 자리 배치 끝난 거지? 이제 시작한다?”

 “그래. 한가지 명심했으면 좋겠군.”

 길드온은 딜러가 건네준 카드를 집어 들고는 나를 노려보며 경고했다.

 “이번 대결에서는 허튼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하하하….”

 정말 기대가 되는 말이다.

 ‘게임이 끝나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정말 기대가 되는구만.’

 나는 실실 웃으며 딜러가 건네준 카드를 손에 들어 올렸다.

 ..

 ..

 길드온이 VIP 카지노가 무너질 정도로 커다란 소리로 외쳤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하지만 그런 큰 소리를 내는 길드온을 막는 딜러나 경비원은 없었다.

 이미 VIP 카지노 고객들이 우리 주변에서 구경하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말도 안 돼!!! 속임수다!!!”

 “이… 이건… 맞아… 소, 속임수….”

 길드온을 제외하고 다른 엘프들은 죽은 눈으로 테이블 위에 펼쳐진 카드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건 무효야! 당장 아르보스 왕국에 가서 항의 서신을 보내겠다!!!!!!”

 다들 길드온의 분노하는 모습에 깔깔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하! 엘프가 저렇게 발광하는 모습은 처음이네요.”

 “후후후, 그러게요. 언제나 고상한 척하더니….”

 “꼴 좋네요. 이제 아까 그 팬티 차림보다 더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겠네요.”

 다들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선 사이에는 루드윅의 미소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크히히히히….”

 대놓고 큰 소리로는 웃지 못하지만, 그의 표정은 지금까지 내가 본 표정 중에서 제일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루드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인벤토리에서 마나 계약서를 꺼내 들었다.

 “신사, 숙여 여러분! 여러분들께서 기대하시는 계약서 이행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환호의 박수가 울려 퍼지는 것과 동시에….

 “자, 잠깐 멈춰!!! 안 돼!!!”

 유일하게 정신을 차리고 있던 길드온이 내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길드온의 외침 덕분에 내 주변에 있던 엘프들도 놀라서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안돼!!”

 “그 계약서 내놔!!!

 하지만 나는 내게 달려드는 길드온과 엘프들에게…

 “일단 좀 얌전히 있어라!”

 비릿하게 웃으며 마나 계약서를 사용했다.

 그 순간, 마나 계약서가 사라지면서 주변의 엘프들과 내게 달려들던 길드온의 몸에 붉은색 실선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실선이 사라지는 동시에….

 “크으으윽!!!”

 “모, 몸이!”

 내게 달려들던 길드온과 엘프들의 몸이 석상처럼 굳어 버렸다.

 그 모습에 주변에서 깔깔 웃으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환호성을 들으며 석상처럼 굳은 길드온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길드온은 내가 천천히 다가오는 모습에 공포심을 느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런 길드온의 어깨에 다정하게 손을 올리며 그의 귓속에 감미로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니 이름은 이제부터 춘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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