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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속으로 들어간다-10화 (10/241)

Chapter 10 - 10화 - 무술대회?

10화 - 무술대회?

싸움은 좆밥 싸움이 제일 재밌다.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요?”

죽엽청을 주문한 비성자가 이어 말했다.

“흠··· 소협, 내 솔직히 말하지. 자네가 제법 고수같아서 그렇소, 아! 내 말은 삼류치고 고수. 아아, 인상쓰지 마시오. 욕하는 거 아니니까. 아무튼 내 안목에 의하면 자네는 삼류 중의 최고수야. 그야말로 절정 삼류라고 할수 있지.”

“···자꾸 삼류, 삼류 하면 듣는 삼류 기분 나쁘니까 그만하시오.”

“음··· 다른 삼류 무인들은 자랑스레 무인임을 떠드는데. 희한하군···”

비성자가 죽엽청을 한잔 따르며 말했다.

“일단 한 잔 받게.”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이어졌다. 넉살이 대단한 녀석이었다.

시우가 피식 웃으며 죽엽청을 한 잔 마셨다.

“어우.. 홧홧하네.”

도수높은 죽엽청에 혀를 내둘렀다. 비성자가 한 잔 더 따르며 말했다.

“하하! 아무튼. 그대에게 대회에 대해 알려 준 것은 당연히··· 돈 때문이지.”

귀가 쫑긋했다. 돈은 다다익선. 많을수록 좋았다.

“돈?”

“싸움구경에 빠질 수 없는 게 뭐겠소?”

시우의 머릿속에 무언가 떠올랐다. 싸움하면 당연히···

“도박?”

비성자가 손바닥을 짝 쳤다.

“그렇지! 싸움하면 도박이 빠질 수 없지. 나는 그대에게 전 재산을 걸 작정이오. 내 눈이 빗나간 적은 거의 없거든···!”

순간 미친놈인가 싶었다.

어이가 없었지만 명확한 이유긴 했다. 돈이라···

“맨입으로?”

“하하.. 자네 장사 좀 하는군. 나는 은자로 50냥 정도 지를 작정이오. 구 대 일 어떤가?”

“내가 구?”

“···당연히 아니지. 팔 대 이 어떻소. 우승하면 영약도 준다는데. 그건 당연히 당신거요.”

멈칫. 모든 동작이 멈췄다.

‘영약..?’

이제는 하지 말라고 말려도 참가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술을 홀짝이며 퉁명스레 말했다.

“나도 10냥 정도 있는데. 오 대 오 합시다.”

“후··· 지독한 양반이구만 절정 삼류답소. 칠 대 삼 합시다.”

시우가 비성자에게 죽엽청을 한 잔 따랐다.

“콜.”

“콜?”

“좋다는 말이요. 합시다.”

*

대회 당일.

일주일 동안 방에 틀어박혀 혼원기공을 수련했다.

절벽에서 떨어지며 느꼈던 감각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이제 적어도 한 번에 하나의 기운은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었다.

비성자의 안내에 따라 3층짜리 건물에 들어섰다.

사람이 꽉 찼다. 발디딜 틈도 없는 인파에 조금 감탄했다.

수많은 군중 사이로 사각형 무대가 보였다.

하지만···

“이 새끼야! 무술대회가 아니라 도박장이잖아!”

아무리 봐도 투전판이었다.

비성자가 땀을 삐질 흘리며 변명했다.

“하하.. 거, 거짓말은 하지 않았소. 우승하면 영약도 나오고 정식 이름도 무술대회가 맞소.”

그때 누군가 무대위로 올라왔다. 내공이 담긴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졌다.

“오늘도 우리 금화방에 찾아와 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본인은 오늘 무술대회 심판을 맡은 금화방 소속. 일류 무사 장덕배라 합니다. 그리고······.”

“···우승 상품은 100년 하수오! 온전히 소화하면 5년 내공을 얻을 영약이지요. 그럼, 무술대회 시작합니다!”

심판의 말에 한숨을 쉬고 인상을 풀었다.

그의 눈치를 보던 비성자가 작게 속삭였다.

“···커험. 우승상품이 영약 맞지 않소. 그리고··· 저기 올라서 5연승을 하거나, 도전자가 없을 때까지 버티면 우승이오.”

"에휴··· 됐다."

관중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와아아아!”

둥! 둥!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와 함께 거대한 체구를 가진 거한이 무대위로 뛰어올랐다.

“나는 거력패도 양충곤이다!!”

본격적인 시작에 시우도 관심이 생겼다. 첫 도전자에 사람들이 환호했다.

“와아아아!!”

비성자가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거력패도 양충곤! 엄청난 양반이지.”

“거력패도? 그렇게 강한 놈이냐?”

별호만 들어 보면 엄청난 강자로 보였다.

“하하! 그럴 리가··· 하지만 그래서 더 대단한 거 아니겠소. 삼류주제에 거력패도라고 주변에 외치고 다니지. 그러고도 목이 붙어 있으니 어떤 의미로는 진짜 대단한 놈이오.”

“허..”

거력패도 양충곤이 거대한 박도를 붕붕 휘두르며 외쳤다.

“으하하하하! 나에게 대항할 녀석이 있느냐!”

거력패도 양충곤의 상대로 누군가 무대위로 올라왔다.

“하하하! 양충곤! 내가 상대해주마.”

털북숭이 거한이 거대한 도끼를 어깨에 걸치며 당당히 올라섰다.

지켜보던 비성자가 무언가 심각하게 고민하길래 시우가 물었다.

“뭘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는 거냐?”

“음··· 누가 이길지 계산하는 중이었소. 잠시만···”

비성자가 한 켠에 비치된 도박장으로 달려갔다. 곧 도박장에서 나온 비성자에게서 묘한 광기가 느껴졌다.

침이 마르는지 자꾸 입술을 핥아 댔다.

“···누구한테 걸었냐? 찍었어?”

“찍다니··· 난 절대 도박을 하지 않소. 논리적인 계산에 따른 투자만 하지. 내 계산에 따르면 거력패도의 승리요.”

“그래···?”

시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둘 다 비슷해 보였다. 그냥 운 좋은 놈이 이길 것 같았다.

도박을 위한 시간이 흐른 후 대결이 시작됐다.

둥-!

거력패도 양충곤이 북소리와 동시에 달려들었다.

엉거주춤 인사하려던 털북숭이 거한이 당황했다.

거력패도가 내지른 박도를 털북숭이가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이미 무너진 균형. 그는 이어진 연격에 수세에 몰렸고 허무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큭..! 시발. 비겁하게..!”

“으하하하하! 나의 승리다!!”

“와아아아! 거력패도! 거력패도!”

“으아악! 내 돈!!”

비성자가 포효했다.

“그렇지이!! 이거거든! 크하아!”

시우가 감탄했다.

“오..! 진짜 맞췄네. 어떻게 맞춘거냐?”

비성자가 주변을 둘러보곤 조용히 속삭였다. 아까운지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말했다.

“···이건 내 비법인데. 거력패도는 무대를 즐기고 있었지. 하지만 상대는 관중들의 눈치를 보더군. 한끝 차이였지만 그 덕에 이긴 거라고 보네. 흐흐..! 덕분에 은자 5냥 땄소!”

입을 달싹이다가 그냥 말았다.

“어.. 음··· 그래.”

*

대회가 끝을 향해 달려갔다.

시우가 흘끗 비성자를 살폈다. 어느새 눈이 시뻘게 졌고, 얼마나 깨물었는지 입술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중간중간 도박장에 갔다 온 결과였다.

“···자네 슬슬 올라갈 준비를 해야겠군. 자네가 5연승 한다는데 내 전 재산을 걸거야. 따면 삼할은 자네 거야..!”

비성자의 목에서 갈라진 쇳소리가 났다. 그는 반나절 만에 엄청나게 초췌해졌다.

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성자와 마찬가지였다. 숙박비로 쓰고 남은 은자 15냥을 본인에게 모조리 걸었다.

*

무대위로 올라섰다.

검을 뽑아 들고 상대를 겨눴다.

3연승을 한 상대가 검을 세웠다. 멋들어지게 사방을 찔러대며 무공을 과시했다.

쉭쉭쉭!

살짝 긴장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엔 묘한 마력이 있었다.

상대가 시우를 비웃었다.

“하하.. 애송이군 긴장했나? 다치기 전에 그냥 내려가지?”

시우가 검을 휘두르며 피식 웃었다. 이놈의 시비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

“왜? 질거같냐? 너야말로 무서우면 그냥 내려가라.”

“···하하. 넌 뒤졌다.”

상대가 이를 악물더니 자세를 낮췄다.

둥-!

북소리와 동시에 달려들었다. 동작이 훤히 보였다.

‘좆밥이네.’

내리 꽂히는 검격에 검을 들이댔다. 혼원기의 흡자결로 검을 붙잡은 것은 덤이었다.

녀석이 반사적으로 검을 끌어당겼다. 그 동작에 맞춰 검을 밀어 넣었다.

한 박자 느렸는데도 검은 떨어지지 않았다. 흡자결 덕분이었다.

당황한 상대가 반대로 힘을 주는 순간.

확 당겼다. 상대의 검이 팽그르르 날아 바닥에 떨어졌다.

상대가 경악하며 외쳤다.

“차, 착검..?!”

착검(着劍).

상대 움직임을 모조리 읽어서 검을 제어하는 초상승 절예.

당연히 아니었다. 그냥 착- 달라붙는 검으로 우악스레 검을 날려 버린 것이다.

맨손이 된 상대에게 검을 내질렀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찌르기. 삼류가 검도 없이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상대가 땅바닥을 나뒹굴며 소리쳤다.

“하, 항복!! 항보옥!!”

절로 웃음이 나왔다. 사람들 앞에서 싸워 이기는 것은 짜릿했다.

바닥에서 그를 올려다보던 상대가 외쳤다.

“시발..! 아무리 봐도 삼류가 아니잖아. 어이, 심판 검사, 검사아!!”

“에이, 구질구질하게 왜 이래?”

관중들이 야유했다.

“우우! 집어치워라. 졌으면 빨리 내려가라!”

“으아악! 안 돼! 내 돈!! 조작이다!!”

폭발할듯한 분위기에 혀를 찬 심판이 다가왔다.

“검사에 동의 하시오?”

“예, 하시죠.”

시우가 손목을 내밀었다. 아까부터 뛰어난 사람들에게 보이는 흔한 광경이었다.

손목을 붙잡은 심판이 눈을 굴리다 말했다.

“후··· 삼류 맞소. 아주 혼탁하고 1년도 안 되는 내공, 훌륭한 삼류요.”

“뭐엇!? 말도 안 돼..!!”

“쯧! 내 말을 못 믿겠다는 거냐.”

금화방의 이름높은 일류 무사가 노려보자 상대는 곧바로 쭈그러들었다.

“아, 아닙니다. 제가 잠시 돌았습니다.”

“쯧.”

순식간에 공손해진 상대가 고개를 팍 숙였다.

스트레칭 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수많은 관중들이 있었지만 별로 긴장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쉽네. 거저 먹겠다.’

시우가 사방에 검을 까딱거리며 도발했다.

“건방진!”

꽁지머리 청년이 휘리릭 하고 올라왔다.

잠시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창을 든 상대가 자세를 잡았다.

둥-!

북소리가 울렸다.

“죽어라!”

쏜살깥이 내질러오는 창.

채앵!

검으로 비껴내며 곧장 파고들었다. 연이어 검을 휘둘렀다.

“크흑..!”

상대의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순식간에 밀려 뒷걸음질쳤다.

처음 거리를 허용한 순간. 이미 정해진 결과였다.

“져, 졌소..”

“와아아!”

다른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세 번째는 가벼움을 담은 쾌검으로 반응하기도 전에 검을 목에 댔다.

네 번째는 내공없이 싸웠는데도 결국 이겼다.

“허어..! 대단한데? 저자 이름이 뭐라고?”

“뭐라더라 시우?”

시우가 비성자를 찾았다. 그는 충혈된 눈으로 막대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괴이한 미소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입이 마르는지 자꾸만 혀를 핥아대며 히죽거렸다.

‘어우.. 미친놈.’

갑작스러운 강자의 출연에 사람들이 환호했다. 달려들 기회만 엿보던 삼류 무인들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

심판이 나와서 소리쳤다.

“앞으로 열을 셀동안 상대가 나오지 않으면 우승자를 결정하겠소. 하나.. 두울···!”

심판이 숫자를 하나 셀때마다 비성자의 입이 점점 더 벌어졌다. 두 눈이 점점 커지고 온몸이 환희에 떨어댔다.

“와아아!”

그때 누군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긴 머리를 뒤로 질끈 묶은 여인이 휘리릭- 공중제비를 돌며 올라왔다.

자연스러운 몸놀림이었다.

시우는 그녀를 보고 조금 놀랐다.

평범한 외모였지만 피부가 깨끗하고 하얬다.

비율 좋은 몸매에 눈이 갔다. 하지만 곧 평범히 서 있는 자세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시우보다 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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