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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속으로 들어간다-101화 (101/241)

Chapter 101 - 101화 - 무협지구(12)

101화 - 무협지구(12)

무림맹의 군사 제갈혁.

그가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부채를 펄럭였다.

“모용철..? 그 망나니 놈이 도대체 무슨 짓을···. 모용 가주에게 서신을 보내라. 한 번 봐야겠다.”

“예. 그리고 그자는 사라졌답니다.”

“···정천대주가 놓쳤다고?”

제갈혁이 심각한 눈으로 부채를 접었다. 괴물의 팔을 처리한 남자가 사라졌다.

입구로 들어간 모든 낭인들은 절저히 조사했다. 도대체 어떻게 숨어든 것인지 기이하기 짝이 없었다.

“으음···. 설마 무영신투..? 아니, 그럴 리가.”

무영신투는 무력이 아닌 신법으로 유명한 자. 성별도 나이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하나는 명확했다.

그는 검을 쓰지 않는다.

“혹시 다른 통로라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확실히 그게 더 말이 됐다. 초절정인 정천대주와 적혈마도. 그 둘의 눈을 동시에 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게 가능한 존재는 화경의 고수.

‘아니.’

화경의 고수는 쉽게 튀어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 거대 세가에서 온갖 지원을 받고 자란 무인이 천운이 닿아야 가능한 경지.

그런 절대 고수는 거대 세가에도 몇 없다.

“주변을 샅샅이 뒤져라. 누군지 확인해야겠다.”

“예.”

“분명 검을 썼다고 했지. 그자의 검법이 어떻다던가?”

검법의 특징이 뚜렷하다면 신분을 특정할 수 있었다.

“그자의 검을 본 자들이 몇 있긴 한데···. 하나같이 이상한 소리를 했습니다.”

“흐음?”

잠시 망설이던 수하가 결국 입을 열었다. 그도 믿기진 않지만 보고를 누락할 순 없었다.

“마치 해를 찌르는 것 같았답니다.”

제갈혁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말도 안 되는 허황된 이야기였다. 수하는 민망한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하···! 해를 찔러?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군.”

마치 전설 속의 사일검법 같았다. 지금 와서 그런 허황된 소리를 하는 자는 바보 취급받는다.

해를 찌른다?

그런 것은 무공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시절에나 통할 허풍이었다.

심지어 점창파의 고수들도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빠른 검을 쓰는 쾌검수일 뿐이었다.

***

시우는 혼원기 장막 너머를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장막 밖에는 무림인들이 가득했다.

물을 통해 들어온 입구 쪽도 마찬가지였다. 뒤늦게 찾아온 무림인들과 무림맹 무사들이 뒤섞여 있었다.

‘수련이나 하지 뭐.’

사실 무리하면 못 나갈 이유는 없었다. 방법은 많았으니까. 산소통을 매고 물을 헤치고 나가도 그만이었다.

하지만 급하게 나가야 할 이유도 없었다. 포위망이 허술해질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목이도가 남긴 안배를 꺼내 들었다. 진주를 확대해 놓은 것 같은 구슬.

머릿속에 전음과 비슷한 소리가 울려펴졌다.

하늘(乾)과 땅(坤). 음양(陰陽)은 본디 하나에서 출발했다.

그것이 바로 혼원(混元).

본래 인간은 음양에 얽매이기 마련이다. 허나 극단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혼원(混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

음양의 기운은 그 자체로 파괴적이다. 양기만 모아도 겁화를 일으킬 수 있다.

허나 그것에 취하기 전에 기본으로 돌아가라.

가장 조용하고 고요한 기운.

만물과 가장 닮은 것은 바로 물이다.

연자의 혼원기가 물과 같아질 때. 비로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으리라.

행운유수(行雲流水). 이것만 잘 익혀도 어디 가서 맞아 죽진 않을 것이다.

‘맞아 죽진 않아..?’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천하제일을 다퉜을 목이도에게 나온 말이기에 의미가 있었다.

목이도가 남긴 구결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행운유수(行雲流水)는 흐름에 대한 무공이었다.

구름과 물은 본디 하나다. 흐르는 물은 구름이 되고 다시 물이 된다.

물은 천변만화하는 혼원기와 닮아 있었다.

쉴 새 없이 변하고 흐르는 물처럼. 적의 공격마저 혼원기 속에 뒤섞어 흘려 버리는 것.

그것이 행운유수(行雲流水)였다.

힘의 흐름을 느끼고 통제하는 기공술이자 체술이었다. 당장은 적의 공격을 흘리는 기술이라는 것이면 충분했다.

‘태극권 같은 건가.’

이곳은 마침 수련하기 적당한 환경이었다.

이 쪽방에 처음 들어왔던 물가. 그곳에 걸터앉았다. 잔잔하게 고여 있는 물이 보였다.

‘흐름이라···.’

손을 넣어보니 차가운 물이 피부를 간지럽혔다. 고요해 보이던 물은 순환하고 있었다.

미세한 흐름이 느껴졌다. 가만히 앉아 손을 스치고 지나가는 물에 집중했다.

빛이 약해서 그런지 맑은 물인데도 불구하고 속이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알듯 말 듯한 느낌. 그것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일어났어?”

어느새 일어난 서지유가 인상을 한껏 찡그리고 있었다.

“여긴 도대체 어디야···?”

“네가 있던 동굴도 몰라?”

“처음 보는 곳이니까 묻지. 그리고 나가는 길도 없잖아!”

“음..?”

안쪽에서도 혼원기 장막을 나갈 수 없는듯 했다. 그녀는 바로 앞에 있는 길을 못 보고 있었다.

“기다려.”

동굴 쪽 복도로 향했다.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저, 정말입니다!”

젊은 청년과 중년의 검객. 그 외에도 수십 명의 무사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통일된 복장을 보니 하나의 단체로 보였다.

‘정천대주겠지?’

처음엔 꽤 놀랐다. 엄청난 고수였다. 하지만 저런 고수도 장막을 꿰뚫어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저자가 이곳에 온 것만 벌써 두 번째다.

“여기에 있었다고···? 확실한가.”

“화, 확실합니다!”

중년의 남자는 인상을 찡그리며 한참을 고민했다.

“주변을 샅샅이 뒤져라! 또 다른 출구가 없나 확인해야겠다.”

“예!”

남자를 따르던 수많은 무인들이 빠르게 사라졌다.

한 명 한 명이 최소 일류에서 절정급으로 보이는 고수들.

모두가 사라지고 혼자 남은 중년 남자. 정천대주가 중얼거렸다.

“내 눈을 피했다고···? 말도 안 돼.”

그는 납득할 수 없다는 듯 주먹이 꽉 쥐어져 있었다.

새삼스레 목이도의 경지가 궁금해졌다. 초절정 고수도 꿰뚫어 볼 수 없는 장막이라니.

더군다나 지금은 200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였다.

시우는 정천대주가 사라질 때까지 조용히 관찰했다.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백번 싸워 한 번 이기기도 힘든 고수였다.

뒤에서 서지유의 목소리가 들렸다.

“벽보고 뭐 해?”

그녀가 뚱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물었다.

“뭐 하냐니까! 여기서 어떻게 나가?”

섹스 후반부에 갈수록 그녀에게 부드럽게 대해줬다. 그랬더니 어느새 기가 살아났다.

그녀는 그가 건네준 흰 나시와 돌핀 팬츠를 입고 있었다. 당연히 브래지어는 없었다. 희미하게 비치는 핑크빛 젖꼭지가 보였다.

걸음걸이에 따라 출렁이는 새하얀 살덩이. 기특한 몸매에 자연스럽게 입맛이 돌았다.

시선을 눈치챘는지 그녀가 가슴팍을 가리며 물러났다.

“지, 짐승..! 도대체 얼마나 하려는 거야! 힘들다구!”

“쩝..”

그만두려다가 생각을 바꿨다.

‘어차피 도둑이잖아? 더 혼내줘야지.’

성큼성큼 걸어 다가갔다.

“어어..?”

말캉.

“읍..!”

젖가슴을 움켜쥐자 그녀가 바짝 굳었다. 마치 완맥이라도 제압당한 것 같았다.

유두 절정만 몇십 번 시켰더니 어느새 치명적인 약점으로 변해 있었다.

“하앙..!”

젖꼭지를 살짝 꼬집자 귀여운 소리가 튀어나왔다.

‘놈들은 며칠 지나면 알아서 가겠지.’

서지유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후배위로 시작할 생각이었다.

뒤에서 끌어안고 유두를 짓누르며 박아주면 말 그대로 박을 때마다 가버린다.

***

일주일이 더 흘렀다.

그동안 밥 먹고 수련하고 서지유와 뒹굴었다. 밥은 걱정 없었다. 인벤토리가 있었으니까.

서지유의 적의는 몸을 뒤섞을수록 빠르게 사라졌다.

몇 번 정도 탈출을 시도하던 그녀는 포기했다. 그리고 수련을 시작했는데 눈을 빛냈다.

“여기··· 뭔가 달라.”

“뭐가?”

“오늘따라 집중이 더 잘 돼.”

“내 덕분은 아니고?”

서지유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혼원기로 자궁을 몇 번이나 두들겨 줬었다.

“그, 그거도 있지만..! 여기도 특별하단 말이야!”

“음.. 그런가?”

요 며칠간 집중이 잘되는 게 각성의 여파인 줄 알았는데 이 장소 자체가 특별한 것 같았다.

“그나저나 스승님이 남긴 비급같은 거 없어? 무영신투라면 엄청 유명하잖아.”

“···없어. 비급은 물려주지 않으셨어.”

수많은 명문 세가를 털어놓고 비급을 남기지 않다니.

“아니, 왜?”

“내 발걸음이 그들을 따라잡지 못하면 사용하지 못할 것이니 의미가 없고··· 넘어섰을 땐 더욱 의미가 없다고···. 아니 이걸 왜 묻는 거야! 있어도 어차피 내 건데!”

“뭐..”

니 게 내 거지. 라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조금 아쉬웠다. 다른 무공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한 번쯤 봐보고 싶었는데.

서지유가 힐끗거리며 눈치 보더니 입을 열었다.

“슬슬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아직 할게 남았어.”

일주일이나 흘렀더니 포위망이 거의 풀렸다. 이제 언제든지 나갈 수 있었다.

“밥은 얼마나 남았어..?”

“흐음···.”

“응..? 서, 설마 다 떨어졌어? 아, 안 돼···!!”

밥부터 걱정하는 그녀가 새삼 귀여웠다. 그녀의 걱정과 다르게 십 년이고 백 년이고 버틸 만큼 식량은 넘쳤다.

사실 이곳에서 나가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였다.

- 보유 카르마 : 2,892

상급 마력코어. 목표까지 100 조금 넘게 남았다.

여자와 처음 혼원기를 섞을 때는 카르마 획득이 유난히 많다. 그녀를 매의 눈으로 쳐다봤다.

박음직스러운 먹잇감이 눈앞에 있었다.

“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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