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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속으로 들어간다-148화 (148/241)

Chapter 148 - 148화 - 무협지구(9)

148화 - 무협지구(9)

은자현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

소향 사저가 저런 격렬한 감정을 표한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흑발이던 머리까지 은색으로 물들었다.

‘도대체 뭐야!’

음기가 차오를 때마다 은빛으로 물드는 그녀의 머리결.

며칠 전에 변했기에 아직 때가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물들다니 이것도 처음 보는 일이었다.

남몰래 좋아했던 은발이 갑자기 불길한 징조로 보였다.

저도 모르게 주춤 물러났다. 눈앞에 보이는 장면이 해석되지 않았다. 꿈이라도 꾸는 것처럼 어지러웠다.

검을 들이댄 소향 사저가 소리쳤다.

“뭐 하는 거얏!!”

‘바, 반말?’

뭐가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본능적인 위기감이 들었다. 이대로 둬선 안 된다.

당장 발검할 태세로 달려들며 외쳤다.

“무슨 일입니까!”

“아..”

소향 사저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가 검을 내렸다.

그녀의 시선이 은빛으로 변한 머리카락으로 향했다. 미간을 찡그리는 게 그녀도 원인을 모르는 것 같았다.

“후우..”

격렬하게 표해지던 감정은 심호흡 몇번 만에 진정됐다.

스릉.

완벽한 동작으로 납도한 소향이 은자현을 막아섰다.

“됐어.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마.”

“무, 무슨 일인데요!”

“···.”

사저가 이쪽을 힐긋 보곤 입을 닫았다. 평소와 동일한 태도였다. 하지만 오늘따라 유독 억울했다.

자꾸만 무영신투를 힐끔거리는 소향 사저를 보고 싶지 않았다. 억지로 화제를 돌렸다.

“사, 사저. 방울은 얻었습니까?”

“···응.”

그나마 다행이었다. 소향 사저를 보며 피식거리는 무영신투에게서 멀어져야 한다는 본능적인 판단이 들었다.

도둑이라 그런지 예의가 없었다. 보나 마나 사저에게 무례한 짓거리라도 했을 터였다.

한껏 쏘아주려다 참았다. 상대는 딱 봐도 자신보다 고수였으니까.

대충 포권 하며 말했다.

“방울을 팔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저흰 이만 가 보겠습니다.”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으나 소향 사저가 따라오질 않았다.

어이없게도 남자를 힐끗힐끗 보며 머뭇거리고 있었다.

“사저. 어서 가자니까요! 점창파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멉니다!”

무영신투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점창파? 사일 검법으로 유명한 거기?”

“아.. 이런···.”

정체도 모르는 사람에게 목적지를 노출하다니 격렬한 감정에 휩싸여 실수했다.

“흐음···.”

턱을 쓰다듬던 남자가 소향 사저를 보곤 말했다.

“나도 점창파에 볼일 있는데 같이 갈래?”

택도 없는 어림없는 소리였다. 당장 거절했다.

“죄송하지만 저희는 따로 가 보겠습니다. ······사저?”

그런데.

당연히 거절하리라 생각했던 소향 사저가 고민에 잠겨 있었다.

‘무슨..?’

결국 그녀의 입에서 듣고 싶지 않은 말이 나와 버렸다.

“···좋아요.”

“예?! 자, 잠시만요!”

다급히 소향 사저에게 전음을 날렸다.

- 사저! 저런 수상한 사람을 뭘 믿고 함께 간다는 겁니까.

- ······수상하니까. 가까이서 지켜 보려는 거야. 알아볼 필요가 있어.

왠지 모를 불안감.

남자를 자꾸만 힐끔거리는 소향 사저를 보니 가슴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아까부터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 혈마령의 대가로 뭘 달라고 했길래 그러신겁니까?

- ···넌 몰라도 돼.

시선을 피하며 얼버무리는 게 평소답지 않았다. 이래선 안 됐다.

그때. 모든 원흉인 무영신투가 태평스레 말했다.

“아. 가는 길에 청봉현 좀 들르자.”

***

일행이 청봉현에 도착했다.

은자현이 마을을 둘러보며 투덜거렸다.

“여기가 청봉현입니까···? 촌 동네군요.”

시우가 혀를 찼다. 은자현이라는 남자는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오는내내 툴툴거렸다.

무시하고 소향이에게 말했다.

“소향아. 여기서 좀 쉬다가 점창파로 같이 가자.”

“···네. 그리고 반말하지 마십시오. 친한 척하지도 마시구요.”

새침하게 말하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었다.

신기하게도 머리카락 끝자락이 밝은 은색으로 변했다.

원래 은발을 검은색으로 염색했다면 뿌리부터 변하는 게 정상일 텐데. 반대라니 신기했다.

오분의 일 정도 은발로 변한 그녀에게 물었다.

“근데 그 머리는 진짜 뭐야? 갑자기 왜 은색으로 물든 거야?”

“···실례니까 묻지 마십시오.”

“음..”

그녀가 차가운 눈매로 째려봤지만 귀엽게만 보였다. 웃음을 참고 있을 때 누군가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활동적인 도사복을 입은 여도사.

청월선자 하영령이었다. 착지와 동시에 그녀의 육덕진 가슴이 위아래로 출렁였다.

“어머! 서방님 오셨군요!”

그녀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소향의 모든 동작이 정지됐다. 눈만 동그랗게 뜨며 중얼거렸다.

“서, 서방님..?”

“농담이니까 신경 쓰지마.”

“어머 농담이라니 섭하네요···.”

빙긋 미소 짓던 청월선자가 안겨들었다.

소향이가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여자에게 소홀히 할 순 없었다.

꽉 끌어안아주는데···.

“응?”

가슴팍이 축축해졌다.

품안에서 움찔움찔 하던 청월선자가 촉촉하게 젖은 숨결을 내뱉었다.

“하아···.”

그녀의 앞섶이 정체 모를 액체로 흠뻑 젖기 시작했다.

‘허 설마?’

파르르 떨던 청월선자가 달뜬 숨을 내쉬었다. 육덕진 가슴을 팔뚝으로 가리며 물러났다.

“죄, 죄송해요.. 오랜만에 뵀더니 저도 모르게···”

“아냐. 보기 좋네.”

달짝지근한 냄새가 확 풍겼다. 모유선자답게 벌써 우유를 싸질렀다.

그녀는 절정 하면 모유를 뿜어낸다. 품에 안긴 것만으로 가 버린 것이다.

붉어진 눈으로 힐끔거리는 청월선자에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조만간 박아줘야 할 것 같았다.

알아들었는지 그녀의 얼굴이 홍조로 물들었다. 청월선자가 은은하게 웃으며 말했다.

“흠흠···. 이분들은?”

“아. 이쪽은 소향이라고 내 옛날 친구고. 남자는 몰라도 돼.”

“무슨! 그런 실례되는 말씀을! 저는 은자현이라고 합니다. 그··· 선자께선?”

“저는 하영령이라 합니다.”

“하영령... 처, 청월선자?!”

“으음.. 그렇게도 불리죠. 일단 가실까요?”

경악한 듯 입을 벌린 은자현에겐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시우가 청봉밀사로 향하며 청월선자에게 물었다.

“화린이는 어때? 폐관수련은 얼마나 남았대?”

“화린이요? 아마 곧 나올 거예요. 얼마 전에 절정지경에 올랐거든요.”

편하게 부르는 것을 보니 못 본 새에 서로 친해진 것 같았다. 좋은 일이었다.

“오! 축하해줘야겠네.”

“서방님도···. 못 본 새에 엄청 강해지셨군요.”

방긋방긋 웃는 청월선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인지 그녀의 경지가 보였다.

모유선자는 초절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화경의 고수였다.

‘하지만 보지는 삼류지.’

유혹하듯 흔들리는 풍만한 가슴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

소향이 뚱한 얼굴로 앞서가는 남녀를 노려봤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냥 나쁜 것도 아니고 매우 나빴다.

어렸을 적 실수로 검을 잃어버릴 뻔했던 때처럼.

‘덕구라고..?’

자신을 덕구라고 말하는 수상한 남자.

그녀는 작은 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고민했다.

덕구와 인연을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10년 전 고아들의 사연에 신경 쓸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나마 생각나는 사람이라곤 스승님이 유일했다.

‘혹시 스승님이···?’

하지만 그래도 설명되지 않는 일이 있었다.

소향이 제 손목을 내려다봤다.

얼떨결에 건네받은 머리끈이 매어져 있었다. 노란 꽃송이가 장식된 수수한 머리끈.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수실로 짜인 꽃송이를 만지작거리며 옛날 기억을 떠올렸다.

좌판에 널려 있던 수많은 머리끈. 그중 하나가 우연히 눈길을 끌었었다.

멍하니 머리끈을 보던 그녀에게 덕구가 말했다.

-저거 가지고 싶어?

-아, 아냐···.

고아 소녀에겐 사치스럽기 그지없는 것. 잠시 지켜본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춘 덕구가 그 머리끈을 빤히 보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 누구도 모를 소중한 기억.

‘진짜 덕구···?’

하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덕구는 세심하고 착한 아이였는데···.

그런 친구가 그녀 때문에 목숨 잃은 일을 생각하자 다시금 울적해졌다.

“하아···.”

얼마 걷지 않아 청봉밀사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꿀냄새가 물씬 풍겼다.

소향이 일꾼들에게 인사받는 여도사를 살짝 째려봤다.

은림에서 교육받은 기억이 났다. 청봉현에 자리 잡은 화경의 고수.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덕구..에게 헤픈 웃음을 흘리는 게 꼴 보기 싫었다.

어느새 자리에 앉아 차를 대접받았다.

“제 비법이 담긴 청봉밀차인데 입에 맞으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향긋한 냄새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차를 보다가 한 모금 마셨다.

‘달아..’

달달한 꿀향에 이은 쌉쌀한 약재맛. 그리고 이어진 부드러운 무언가가 혀를 감싸왔다.

분하지만 나무랄데 없는 완벽한 차였다.

덕구라고 주장하는 남자와 청월선자가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궁금했다.

‘서방님..?’

그러고 보니 아까 그녀의 가슴에서 모유가 새어 나왔던 것 같았다.

‘설마 임신..? 진짜 결혼한 건가?’

소향의 입술이 삐쭉 튀어나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점점 나빠지는 가운데.

청월선자가 그녀를 보며 말했다.

“차는 입에 맞으시나요?”

“···네.”

“어머! 다행이네요. 그럼 방으로 안내드릴 테니 푹 쉬시지요.”

일꾼에게 방 안내를 지시하던 청월선자가 말했다.

“아..! 서방님은 저랑 이야기 좀 하시겠어요? 의논드릴 게 있어서요.”

“그럴까?”

어디론가 사라지는 남녀를 보던 소향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혼자 사용할 방에 도착한 그녀가 습관처럼 검을 쓰다듬었다.

금속 특유의 차가운 느낌에도 도무지 진정되지 않았다.

오늘따라 마음이 어수선했다.

정밀하게 돌아가던 일상에 이물질이 끼어든 기분이었다.

‘됐어.. 일단 보고부터 하자.’

전서구를 작성하며 자꾸만 붓이 멈췄다. 신경 쓰였다. 두 남녀가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

시우가 청월선자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녀의 젖꼭지를 쥐어짰다.

“흐으읍..!”

꾸욱 꾸욱.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통통하게 발기했다. 유두를 누를 때마다 하얀 액체가 질질 흘렀다.

흠뻑 젖은 앞섶을 뚫고 바닥에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음란하게 모유를 뿜어내는 여도사의 엉덩이를 내리쳤다.

찰싹!

“히아앗..!”

화경의 고수가 젖꼭지 하나 붙잡혔다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니.

훌륭한 삼류 보지였다.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부드럽고 말랑이는 아랫배에 자지를 바짝 들이댔다.

“겨우 품에 안겼다고 가버려? 너무 음탕하잖아!”

“죄, 죄송해요.. 아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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