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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속으로 들어간다-157화 (157/241)

Chapter 157 - 157화 - 무협지구(18)

157화 - 무협지구(18)

“내가 사일검수라니까.”

쩌어엉!

푸른 검기가 하늘을 꿰뚫을 기세로 뻗어나갔다. 용이 승천하듯 하늘 높이 올라 사라졌다.

급격히 몰려오는 피곤을 참았다.

명장로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검기가 사라진 방향을 보며 중얼거렸다.

“태양을 보았다..”

그의 초점이 흐릿했다. 정상이 아닌 것 같았지만 일단 내버려 뒀다.

소향이가 더 중요했다. 얼굴이 창백한 것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남은 습격자들을 화린이가 제압하는 것을 보며 소향이에게 다가갔다.

‘음..’

그녀 주변 3미터 안에 냉기가 몰아치고 있었다.

“소향아?”

“아으..”

서 있기도 힘든지 비틀거렸다. 작게 신음하던 그녀가 눈을 질끈 감았다.

주변에 폭풍처럼 휘날리던 음기가 모조리 흡수됐다.

털썩.

정신을 잃고 쓰러지려는 소향이를 붙잡았다. 조심스레 바닥에 눕혔다.

“사저!”

차마 소향이에게 손대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은자현에게 물었다.

“소향이 왜 이래?”

“저, 저도 잘 몰라요! 가, 가끔 음기가 차오르면 은발이 된다는 것밖에···.”

“음기라고?”

소향이의 손목을 짚었다. 피부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혼원기를 침투시켰다. 전신이 음기로 가득 차 있었다. 기혈부터 시작해 온몸이 조금씩 얼어붙기 시작했다.

“야, 양기 영약..! 그거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글쎄···.”

혼원기를 이용해 그녀의 몸을 자세히 살폈다. 음양의 기운에 그만큼 익숙한 사람은 흔치 않았다.

눈을 감고 집중했다. 어떻게 해야 치료할 수 있을지 파악해야 했다.

뒤늦게 점창파 무인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발을 동동 구르던 은자현이 오장로에게 달려가 외쳤다.

“장로님! 호, 혹시 양기에 특화된 영약 있습니까! 금방 갚겠습니다.”

“양기 영약?”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오장로가 소향이를 살피더니 말했다.

“이런··· 음기가 너무 짙군. 이 정도 기운에 대항할 만한 양기 영약은 남은 게 없네. 얼마 전에 모두 소모했어.”

은자현이 인상쓰며 말했다.

“은림에 연락해서 금방 갚겠습니다.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미안하지만 진짜 없네. 최근 토벌대에 선발된 아이들에게 모두 복용시켰거든. 이 정도 수준의 영약을 구하려면 적어도 며칠은 걸릴터인데. 이걸 어쩌나···.”

지금까지 혼원기로 소향이를 살피던 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느낌이 왔다.

“조용한 방 하나만 내주시겠습니까. 제 비전으로 치료하겠습니다.”

*

은자현이 엄지손톱을 잘근잘근 씹었다.

도둑놈과 사저가 들어간 방 앞을 서성였다.

작은 소리하나 새어 나오지 않았다. 평범한 방인데도 그랬다. 집중하면 느껴지는 기운을 보니 기막이라도 펼친 것 같았다.

‘아니.. 아무리 비전이라지만 너무 과하잖아!’

호법을 서듯 문 앞을 막아선 당화린에게 물었다.

“당소저. 도대체 최소협의 비전 치료란 것이 뭡니까? 설마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겠지요?”

“···해롭진 않아.”

“부, 부작용은요?”

“그런 거 없어. 오히려 몸에 좋을 걸.”

그 말을 하는 당화린은 매우 기분이 나빠 보였다. 미간을 좁히며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한숨을 푸욱 내쉰 당화린이 중얼거렸다.

“후.. 맹랑한 계집애.. 운도 좋지.”

“네..?”

그녀가 톡 쏘아붙였다.

“시끄러. 나도 짜증 나니까 말 걸지 마.”

“아니. 갑자기 반말 하시면···. 읍.”

어느새 비도를 움켜쥔 그녀가 노려보는 바람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굳게 잠긴 문을 힐끔댔다.

치밀어오르는 불안감을 겨우 삼켰다.

‘색마도 아닌데···. 아픈 사람한테 엄한 짓 하진 않겠지..?’

***

조용한 방.

시우가 먼저 방음 아티팩트부터 설치했다.

‘됐다.’

앞으로 이어질 성스러운 치료를 남들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았다.

소향이의 몸을 자세히 살폈다.

피부를 만져 보니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런데도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안색도 좋아 보이진 않았다. 고통스러운지 긴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끙끙 앓고 있었다.

땀에 젖어 피부에 착 달라붙은 검은색 무복을 보다가 손을 뻗었다.

당장 벗겨야 했다. 환자에게 이런 답답한 복장은 좋지 않았다. 숨 쉬는 것도 불편해 보였다.

‘음..? 뭐가 이리 복잡해.’

장식도 없는 무복이 생각보다 벗기기 어려웠다. 허리를 빙빙 감은 넓적한 끈을 시작으로 묶여 있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풀어보려다 집어치웠다. 손가락에 날카로운 기운을 머금고 주윽 그었다.

스르륵.

검은 무복이 세로로 갈라졌다. 가운처럼 가운데가 열렸다. 그녀의 앙증맞은 배꼽과 하얀 붕대로 감싸인 가슴이 드러났다.

‘역시..’

걸을 때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것을 보고 짐작했다. 꽉 조여진 가슴붕대였다.

이러니 숨 쉬는 게 편할 리 없었다.

주인을 답답하게 만드는 괘씸한 하얀붕대를 해치웠다.

푸릉!

하는 소리가 울린 것만 같았다. 거대한 살덩이가 해방되며 아름다운 움직임을 보였다.

탄력 넘치는 새하얀 푸딩이 물결치듯 흔들렸다.

‘엄청나군.’

소향이는 입으면 말라 보이는 타입이었다.

강력한 중력에 저항하여 하늘높이 솟아오른 가슴이 보였다.

폭유라 칭해도 전혀 모자람 없는 크기. 탄력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룬 완벽한 가슴이었다.

본능적으로 측정했다.

‘G? 아니 H컵이다.’

당장에라도 움켜쥐고 마음껏 주물럭거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지금은 치료가 먼저였다.

손목을 붙잡고 혼원기를 주입했다. 눈을 감고 집중했다.

‘으음···.’

그녀의 몸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전쟁터와 비슷했다.

몸을 얼어붙게 하려는 음기와 억누르려는 양기가 서로 싸우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음양의 균형이 깨져 있는 것.

잠시 고민하다가 도톰한 아랫배에 손바닥을 올렸다. 음기를 조금씩 빨아들였다.

“흐으읏..”

그녀의 허리가 부웅 뜨면서 신음성이 튀어나왔다. 흡수한 기운을 혼원기에 뒤섞어 양기로 전환했다.

‘역시 혼원일기공은 신공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어림도 없는 행위. 그녀를 얼어붙게 만들던 냉기가 따스한 봄바람처럼 변했다.

전환시킨 양기를 오른손에 모았다. 그리고 심장 부근에 손바닥을 올렸다. 뭉클한 가슴살이 유혹해댔지만 잠시만 참았다.

조심스럽게 양기를 주입했다.

“하아악..!”

땀에 젖은 미녀가 쾌감에 절어 허리를 들썩거렸다.

‘조금만 참자.’

치료부터 끝내야 했다. 물론 굴러들어온 먹이를 놓칠 생각은 없었다.

웅웅!

왼손으로 음기를 빨아들였다. 반대쪽 손으로 양기를 주입하는 걸 반복했다.

은발로 물든 머리가 점점 흑발로 돌아왔다. 그걸 보니 어째서 머리카락 끝자락부터 은발로 물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기운의 통제력이 가장 약한 사지말단. 즉 머리카락 끝부분부터 음기에 밀린 것이다.

‘됐나?’

시간이 흐르면서 음양의 균형이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안색이 점점 편안해졌다.

얼음장처럼 차갑던 피부도 따스해졌고 식은땀도 멈췄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얼굴을 살폈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마치 이슬 같았다. 타고났는지 잡티하나 없는 뽀얀 피부가 마음에 들었다.

평소 무표정하던 것과 달랐다. 은은한 미소가 보기 좋았다. 잠든 모습이 천사가 따로 없었다.

기특하게 잘 자라준 소향이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으응..”

몸을 꿈틀거리며 배배 꼬았다. 무슨 꿈을 꾸는지 입가에 걸린 미소가 짙어졌다.

머리 좀 쓰다듬어줬다고 이리 좋아하다니.

‘약점파악.’

“···과연.”

머리에 분홍빛이 가득했다. 어쩐지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반응이 격하다 싶었는데 성감대였다.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아니 벌써?’

곧 잠에서 깨어날 것 같았다. 소향이의 뒤척임에 따라 흔들리는 가슴을 보며 아쉬움을 삼켰다.

“으으응···.”

조신하지 못하게 펼쳐진 그녀의 무복을 여며줬다. 눈을 즐겁게 하던 가슴이 가려지니 안타까웠다.

아까 심장 부근에 손바닥을 대며 느꼈던 말랑한 감촉이 아른거렸다.

‘아쉽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긴 일렀다. 성감대인 머리를 열심히 쓰다듬으며 그녀가 일어나길 기다렸다.

“으응···?”

파르르 떨리던 눈꺼풀이 절반쯤 열렸다.

멍하니 허공을 보는 그녀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움찔!

효과가 있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그녀의 몸이 흠칫 떨렸다.

“으음..”

느릿하게 일어난 그녀가 방을 둘러봤다. 아직 초점이 잡히지 않은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무해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소향아 일어났어? 몸은 좀 어때?”

“아..?”

아직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멍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 소향이에게 바짝 붙어 앉았다.

스윽스윽.

부드러운 머릿결을 즐기던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거칠게 떨렸다.

“으엣?”

소향이의 당황과 동시에. 기껏 검은색으로 만들어 놨던 머리가 다시 은발로 물들기 시작했다.

‘응..?’

“으아아..!”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그녀를 보다가 아랫배에 손을 올렸다. 자궁에서 음기가 무럭무럭 쏟아지고 있었다.

‘아주.. 괘씸한 자궁이군.’

조신하지 못하게 주인을 힘들게 하는 자궁은 혼 좀 내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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