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4 - 174화 - 아카데미(13)
174화 - 아카데미(13)
*
반투명해진 마족이 에반을 보며 히죽 웃었다.
-그렇게 무작정 걸어봐야 소용없다. 헛고생 그만하고 몸이나 넘겨라.
“하! 계약이나 이행해라. 그 인간놈부터 죽여.”
유령처럼 허공을 날아다니던 마족이 얼굴을 구겼다.
-멍청한 새끼! 네놈이 몸을 바쳐야 그걸 들어줄 거 아니냐!
“개소리 마라. 이 미궁을 구현한 힘의 반만 투자했어도 놈을 죽일 수 있었다.”
와락 일그러졌던 마족의 얼굴이 단숨에 펴졌다.
-그랬나? 나는 잘 모르겠군. 그런데 뭐 때문에 그리 열심히 걷는 것이냐. 설마 그 예쁘장한 엘프 암컷이라도 찾으려고? 힘들 텐데..
마족을 힐끗 본 에반이 신경껐다. 무어라 떠들어 대든 무시할 작정이었다.
얼마 걷지 않아 두 개의 갈림길이 나왔다. 신중하게 살폈지만 양쪽이 똑같아 보였다.
-크흐흐.. 그 암컷이 어딨는지 알려줄까?
무시할 수 없었다. 저도 모르게 마족을 향해 고개 돌렸다.
-그건 말이지······.
마족의 입이 굼벵이처럼 천천히 움직였다. 느릿하게 벌어지던 입이 갑자기 닫혔다.
순간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할 수만 있다면 놈을 쳐 죽이고 싶었다.
마치 고민하듯 턱을 쓰다듬던 마족이 히죽 웃었다.
-푸핫! 안 알려주지! 이 미궁은 내 몸이나 다름없다. 그런 내가 네놈이 암컷과 만나게 둘 것 같으냐? 어딜 가도 소용없다. 크하하하하!
으득. 어금니를 깨물며 오른쪽을 선택했다.
-이런이런.. 왼쪽으로 갔어야 암컷과 만났을 텐데··· 이거 아쉬워서 어쩌나. 지금이라도 돌아가지 그래.
“하..”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는 마족을 무시했다. 어차피 모두 헛소리였다.
-오오! 암컷이 그 인간 놈과 만났군. 이거 재밌어 지는데.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췄다.
"뭐라고..?"
마족의 입이 찢어지더니 귀에 걸렸다.
-크흐흐.. 그 표정 마음에 드는데. 그 암컷이 제법 소중한가 보지?
지팡이를 휘둘러 날카로운 고드름을 소환했다. 팔뚝만 한 얼음창이 놈을 관통했다.
연기처럼 흩어진 마족이 허공에 다시 나타났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네놈이 병신같이 제물을 바친 탓에 제대로 강림하지 못했다. 난 네 머릿속에 있는 환상이나 다름없다. 서로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지.
“후우..”
억지로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마족 놈의 헛소리에 휘둘릴 순 없었다.
-그녀가 뭐 하는지 궁금하지? 알려줄까?
“···.”
-오! 숨을 헐떡이며 인간놈을 노려보고 있는데? 달아오른 얼굴도 아름답구나···. 몸만 있었으면 나도 저년 속살을 맛봤을 텐데. 크으..! 인간 놈이 부럽긴 처음이군.
“개 같은..! 헛소리 하지마!”
걷는 속도를 높였다. 거의 뛰듯이 걸었다. 마족놈이 머리 위를 빙빙 돌며 귓가에 속삭였다.
-암컷과 만나고 싶으면 팔을 바쳐라. 분신이 아닌 진짜 팔. 그럼 당장에라도 만나게 해주지.
손끝이 잘게 떨렸다.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 영혼의 반려 리디아.
뒤늦게 그녀를 데려온 것이 후회됐다.
부글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깊게 숨을 내쉬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흥! 난 속지 않는다.”
-허.. 어처구니없는 놈이군. 네 암컷이 인간에게 범해질 위기에 처했는데. 그깟 팔이 아깝단 말이냐.
“애초에 거짓말이다. 리디아가 쉽게 당할리 없다. 난 그녀를 믿는다.”
그래. 그럴 리 없었다.
-푸핫! 과연 그럴까.
마족이 허공에 드러눕더니 배를 잡고 웃어댔다. 발까지 굴리며 웃던 마족이 동작을 멈췄다.
-허어..? 이거 재밌는데. 마음이 변했다. 곧 그녀와 만나게 해주지. 멍청한 엘프 놈아 빨리 달려라! 크흐흐..
기분 나쁜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웅웅 울렸다.
*
*
*
다시 조금 전.
“아, 보지 대달라고.”
시우가 입을 쩍 벌린 성녀를 살폈다.
믿기지 않는지 한동안 눈만 깜박거렸다. 기다란 귀가 파르르 떨리더니 점점 새빨개졌다.
어찌나 분노했는지 그녀의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이, 인간들은.. 정말 하나같이 무례하군요.. 어찌 그런 말을···.”
이쪽을 노려보던 성녀가 한 걸음 물러났다.
“말로 해서 들으실 분이 아니군요. 수호님에게 접근했다간 어떻게 되는지 이번 기회에 교육시켜 드리겠습니다.”
리디아가 허공에 손을 뻗었다. 황금빛이 응집되더니 키보다 커다란 망치로 변했다.
망치를 겨눈 그녀에게 말했다.
“여기서 싸우자고? 우리끼리 싸웠다가 마족이라도 나오면 어쩌게? 제법 세 보이던데.”
“···마족은 이미 육체를 버렸습니다. 더 이상 힘 쓰지 못할 것입니다. 에반님이 진짜 몸이라도 바치지 않는 이상요.”
“그럴 수도 있잖아?”
“에반님이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확고했다. 흔들림 없는 목소리에 믿음이 엿보였다.
“하긴. 그놈이 제몸 하나는 끔찍하게 챙길 것 같긴 해. 그런데 나랑 같이 에반 제압하기로 했잖아? 괜찮겠어?”
“하.. 그대 도움은 필요 없습니다. 저혼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금발을 흩날린 그녀가 가슴을 펴고 말했다.
“저는 에반님보다 강합니다. 물론 그대보다.“
“하하..”
주먹을 쥐다가 멈칫했다. 예쁜 얼굴을 봐서 마지막 기회를 줬다.
“후회할 텐데.. 괜찮겠어?”
“후회는 당신이 하겠지요. 오늘 겪을 고통을 기억하면서 수호님에게 다신 접근하지 마십시오.”
얼굴을 굳힌 성녀가 땅을 박찼다.
“하아앗!”
거대한 황금빛 망치가 벼락같이 내리꽂혔다.
***
쨍그랑.
부러진 황금망치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빛으로 변해 사라졌다.
무릎 꿇은 성녀가 파르르 떨었다.
“져, 졌습니다..”
천천히 다가갔다. 가까이 갈수록 그녀의 몸이 잘게 떨렸다.
“그럼 대가를 치러야지.”
“뭐, 뭘 하려고···.”
겁먹은 듯 눈을 질끈 감은 리디아를 보다가 멈췄다. 스스로 보지를 벌린 성녀가 보고 싶었다.
“좋아. 봐줬다.”
“네..? 저, 정말요..?”
“그래. 기회를 줄게.”
“아..!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좋으신 분이었-”
표정이 확 밝아진 그녀의 말을 끊었다.
“30분 절정 버티기.”
“네?”
“마사지해서 30분 동안 절정 안 하고 버티면 덤빈 거 봐줄게. 대신 가버리면 스스로 보지 벌려주기. 어때 공평하지?”
“고, 공평..?!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귀가 새빨개진 그녀에게 말했다.
“싫어? 싫으면 그냥 내 맘대로 할까? 강제로 하는 것도 궁금하긴 해.”
“으으..”
“대신.. 만약 버티면 수호 괴롭히는 건 생각 좀 해볼게.”
그녀가 흠칫했다. 귀를 쉴 새 없이 파닥거리더니 눈을 질끈 감았다.
“겨우 30분.. 알겠습니다. 나중에 뒷말 하지 말아요.”
“너야말로.”
푹신푹신한 매트리스를 바닥에 깔고 그녀에게 눈짓했다.
리디아의 눈가에 경멸이 차올랐다.
“으.. 정말 파렴치하기 그지없군요. 아공간에 이딴 걸 들고 다니다니..”
배려해 줘도 불만이었다. 매트 위로 올라간 성녀가 오만상을 찡그렸다.
싸가지 없는 행동이었지만 밉지 않았다.
차가운 눈으로 째려보는 성녀를 보니 자지가 뻐근해졌다.
먼지하나 없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성녀는 마치 새신부 같았다.
그것도 방금 막 결혼식을 마친.
“하.. 진짜 예쁘네.”
“읏!”
움찔!
파르르 떨리는 귀를 보니 입맛이 돌았다.
타이머를 맞춘 시계를 눈앞에 흔들었다.
“여기 30분짜리 타이머. 직접 눌러.”
“으으..”
띡.
[ 29분 : 59초 ]
[ 29분 : 58초 ]
가짜가 아님을 증명하듯 보여줬다. 그리고 매트 옆에 놔뒀다.
“그럼 시작한다.”
대답은 없었다. 성녀는 두 손을 가슴께에 모으곤 눈을 감았다. 마치 기도하듯.
아까부터 신경 쓰이던 곳에 손을 뻗었다. 엘프의 귀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귀에 손끝이 닿기 직전. 그녀가 고개를 팍 숙였다.
“뭐야. 마사지할 땐 가만있어야지.”
“귀, 귀는 안 돼요!”
“허.. 그런 게 어딨어.”
“제, 제발요..”
물기 어린 눈으로 애절하게 쳐다봤다.
귀는 절대 안 된다니. 까다로운 성녀님이었다.
“흠.. 뭐, 좋아.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뒤에서 가만히 끌어안았다. 쿵쿵거리는 그녀의 심장 소리가 들렸다.
“아으.. 이, 이게 무슨 마사지예요..”
“씁. 가만있어.”
“읏..”
생각보다 말을 잘 들었다. 품에 안겨 얌전히 꼬물거리는 성녀를 보다가 손을 뻗었다.
육덕진 신성력 주머니. 처음 본 순간부터 탐났었다.
뭉클!
“흐읏!”
거대한 폭유를 주물렀다. 풍만한 살집이 손가락 사이로 삐져나왔다.
“오.. 성녀님 가슴 되게 부드럽네. 최상급이야.”
“무, 무례한..”
째려보던 성녀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귀는 안 되면서 가슴은 허락하다니. 생각보다 중요한 의미인 것 같았다.
손바닥에 닿는 감촉을 즐겼다. 밑가슴을 들어 보니 묵직했다.
“꽤 무겁네. 이런 거 달고 다니면 안 힘들어?”
“허, 헛소리 하지말아요.”
“이 드레스 정령보의야?”
“..그래요.”
정령보의면 형태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물.
“그럼 찢어도 되겠네.”
“뭐, 뭣!”
쫘아악.
거침없이 찢었다. 새하얀 드레스 속에 감춰져 있던 폭유가 세상에 드러났다.
‘허어.. 생각보다 더 크잖아.’
신중한 눈으로 살폈다.
‘K컵인가. 게다가···.’
“성녀님. 함몰이었네?”
“아아..”
다 포기한 듯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멍하니 앉아 있던 그녀가 시선을 돌렸다.
[ 27분 : 12초 ]
눈동자에 무언가 맺혔다. 결의.
작달막한 머리를 작게 끄덕였다. 이 정도면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귀엽긴.’
사실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성녀의 가슴은 어떤 느낌인지 가지고 놀고 있었을 뿐.
하얀 가슴골짜기가 보였다.
커다란 주제에 탄력 넘쳤다. 중력을 무시하고 물방울 모양으로 봉긋 솟아 있었다.
핑크빛 유륜 속에 감춰진 함몰 유두도 마음에 들었다.
“엄청 부드럽잖아.”
장난감처럼 마음껏 주물렀다. 맨살끼리 닿는 감촉은 각별했다. 따뜻하고 말랑한 살덩이를 만지고 있으니 부러울 것이 없었다.
살결을 즐기다 꽉 움켜쥐었다. 마치 소젖을 쥐어짜듯.
“흣..!”
쾌감 섞인 신음이 튀어나왔다.
역시 메인기질이 피학 성향인 마조다웠다. 남들이라면 고통을 느낄 자극에 쾌감을 느꼈다.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거칠게 주무르길 1분.
약점투성이 가슴을 마음껏 희롱했다.
“아우, 하읏.. 흐으읏..”
그녀의 귀가 파르르 떨렸다.
허벅지를 비비적거리며 발가락이 꽉 오므려졌다. 불안한 얼굴로 손끝을 덜덜 떨었다.
벌써 절정 직전.
“성녀님. 기분 좋아?”
“으으..! 아니야.. 시러어..”
”성녀가 거짓말해도 돼? 이건 뭔데?”
발기된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툭 튕겼다.
“하읏!”
지금까지 젖꼭지는 단 한 번도 만진적 없었다. 그런데 유륜 속에 숨어 있던 그녀의 핑크빛 젖꼭지가 튀어나왔다.
“후우..”
입으로 바람을 불었다. 겨우 그것만으로 유두가 움찔했다. 커다란 주제에 민감하기 그지없었다.
퉁퉁 부어오른 젖꼭지를 집게손가락으로 꾸욱 눌렀다.
“흐으읏..!”
빙글빙글 돌리면서 느릿하게 압박했다.
리디아의 허리가 조금씩 들썩였다.
‘안 되지.’
절정 직전. 손을 떼고 가만히 안아줬다.
“으으.. 하우으.. 하아.. 하아...”
바르르 떨던 성녀가 두 손을 모았다. 눈 감고 기도하는 것을 보고 피식 웃었다.
[ 21분 : 37초 ]
시간은 아직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