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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 만큼 낳는 마왕이 되었다-6화 (6/342)

Chapter 6 - 해피 엔딩.(6)

마왕성.

매끈한 대리석 바닥에 쓰러져 있는 마왕과 그 앞에 선 용사.

다른 이들이라면 사악한 마왕을 쓰러뜨리기 위해 찾아온 용사가 검을 휘두르는 장면을 상상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상황은 그것과 거리가 멀었다.

성검이 아니라 성기를 쥔 용사.

흉부 쪽 옷이 볼품없이 찢어져 젖가슴을 전부 드러내고 있는 마왕.

현재 용사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가련한 여인을 범하려 드는 악질 강간마에 불과했다.

"큭, 이거, 놔라!"

"닥쳐."

벽에 등을 대고 앉은 마왕이 제 가랑이를 벌리려고 하는 용사의 손길에 맞서 더더욱 다리를 오므렸다.

공포에 질린 얼굴.

그렇지 않아도 새하얗던 피부가 더욱 더 희게 변하니 마치 죽은 시체와 같아 보였다.

세계를 멸망으로 이끌 뻔 했던 존재의 얼굴이라고는 생각되지 못할 정도로,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범한다. 범해진다. 범한다. 범해진다.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위기감에 가급히 손을 휘둘러 팔을 두들겼지만, 상대의 팔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행동이 같잖다는 듯이 더더욱 힘을 주어 마왕의 다리를 벌려낸 용사가 우뚝 솟은 제 육봉을 상대에게 겨누어댔다.

"이, 이런다고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 돌아오진 않ㅡ"

"닥치라고!"

이번에는 주먹.

망설임 없이 마왕의 뺨을 후려친 용사가 시뻘겋게 달아오른 눈동자로 상대의 몸을 훑어내렸다.

이딴 몸뚱아리가 어딜 봐서 마왕이라는 건가.

아딴 건 그냥 창녀에 불과했다.

남자의 좆을 핥고, 뱃속에 정액을 집어넣는 그런!

"그, 그만... 그만..."

우뚝 솟은 좆이 한 치의 미동도 없이 길게 갈라진 균열의 틈을 향했다.

잔뜩 화가 난 불기둥이 몇 번이고 둔덕 위를 스치는 감각에, 마왕이 목소리를 덜덜 떨기 시작했다.

더럽다. 더러워. 이딴 더러운 물건이, 내 가랑이 사이에서 비벼지고 있다고?

입술을 악물고 어떻게든 저항하려고 했지만, 용사의 폭력에 의해 새겨진 고통은 더 이상의 반항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게 했다.

"큭, 하..."

"윽, 이 씨발년..."

삽입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용사의 좆이 좁은 보지 균열을 벌려내는데 성공했다.

겨우 대가리만 들어갔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존재감을 발하는 귀두에 마왕이 거칠게 숨을 헐떡였다.

물론 그런 억지스러운 삽입에서 색정적인 무언가를 느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증거로, 마왕의 질은 아직까지 젖어들지 않고 있었다.

"...어울리지도 않게, 처녀였다고?"

잠시간 느껴지는 이물감.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귀두 끝에 걸리는 얇은 무언가를 느낀 용사가, 뒤틀린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씨발년, 씨발년! 가장 더러운 년이 가장 깨끗한 몸을 가지고 있다니, 이 쓰레기 같은 년!

들릴 리 없는 소리가 용사의 귓가를 파고 들었다.

꾸득거리는 애절한 소리를 내며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처녀가, 결국 용사의 성검을 버티지 못하고 명을 다했다.

짧은 단말마를 남기고 산화해버린 순결이 사팡팔방으로 찢어져 마왕의 질 속에 난무했다.

남은 건 죽어버린 처녀의 한 방울의 선혈 뿐.

거칠게 삽입함으로 작게 부풀어오른 둔덕에서 한 줄기의 붉음이 떨어져 내렸다.

"헉, 허억, 헉. 이, 이 개 같은 년... 이, 이딴식으로 조이기나 하고..."

"...흑."

용사의 머릿속은 이미 제 자지에 지배당한지 오래였다.

마왕이 가늘게 몸을 떨고 있는 건 제 좆에 성감대를 자극당해서 그런 것이고, 질을 거칠게 조이는 건 마왕의 천박한 몸뚱아리가 제 좆을 탐하기 위해서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딴게 마왕이라니. 겨우 가랑이 사이에 좆이 박혔다고 헐떡이는 년 따위가 마왕이라니!

억울해서 미칠 것 같았다.

이딴 존재로 인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게 믿기지가 않았다.

"..왜 그랬어."

"..."

"왜 그랬어, 대체 왜 그랬어?! 대답하라고!

왜 사람들을 죽이라고 시켰지? 왜 인간계를 습격했어?!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아리엘을.

내 친구와, 내 이웃들을.

내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여동생까지.

싸그리 전부 죽여버렸는지.

"큭, 카흐, 그만..."

"죽는 건 너 같은 년 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어째서 아리엘이 죽어야만 했냐고!!!"

천천히 움직이던 용사의 자지가 점점 빠른 속도로 피스톤질 하기 시작했다.

마치 짐승이 하는 듯한 거친 움직임에 마왕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아파. 아파. 아파, 아파! 그만해, 그만! 그만!!

망설임 없이 배를 쳐올리는 거대한 좆에 의한 알싸한 고통과 아직 젖지 못한 질 내를 휘젓는 뜨거운 열기.

내장이 짓눌리는 듯한 감각에 숨이 턱턱 막혀왔다.

"그딴 눈으로 나를 보지 마. 잘못은 네 년이 해놓고서는, 감히 나를... 그딴 눈으로!"

깊은 증오와 분노, 원망이 담긴 눈동자에 용사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와도 같은 표정에 마왕이 움찔하는 순간, 그녀의 탐스러운 허벅지를 움켜쥐고 있던 손이 가느다란 목덜미를 노리고 쏘아져 나갔다.

물론 그 손길을 받아친다던지, 피한다던지 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애초에, 용사의 좆에 몸이 꿰꿇린 상태에서는 그 어떠한 저항도 의미가 없었다.

"큭, 카학! 컥, 커흐... 하..."

"고통스럽지? 고통스럽지?! 그런데 말이야? 나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이미 죽어버린 이들은 이것보다 더 고통스러웠어!!"

숨통을 조른다.

우악스러운 손길이 마왕의 창백한 목을 거칠게 잡아챘다.

순간적으로 턱턱 막히는 숨에 마왕이 비명을 내지르려고 했지만, 이미 꽉 틀어막힌 목구멍 속에서는 그 어떠한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비명과 기침, 그리고 고통을 함께 담은 짧은 단말마 사이로 얇은 팔이 휘둘러졌다.

희게 물든 대리석 바닥을 문지르고, 스스로의 옷자락을 죽죽 잡아당기다가 마침내 제 팔뚝을 긁어내리기 시작하는 마왕에 용사가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하!! 목이 졸려서 발버둥치는 마왕이라니! 이, 이런 걸 다른 사람들도 봤었어야 했는데!"

"케헥, 켁, 켁..."

"다른 사람들도... 봤었어야 했는, 데!"

팔다리를 버둥거리는 꼴이 마치 날개가 떼어진 잠자리와 같았다.

살기 위해서 이토록 처절하게 움직이는 마왕도 우스운데, 심지어 용사에게 범해지고 있기까지 하다니.

희극도 이런 희극이 있을 수가 없었다.

"흐, 푸하흐.. 카학, 흑..."

"이제 살만 해? 죽다 살아난 기분은 어때? 좆 같지 않아?"

"...그흑."

"죽다 살아나기만 해도 그렇게 좆 같은데 진짜 죽은 사람들은 얼마나 더 좆 같을까, 응?"

숨통을 쥐고 있던 손을 놓자마자 허겁지겁 숨을 들이쉬는 추함이란.

지금껏 그토록 죽여왔으면서도, 자기는 죽고 싶지 않다는 건가?

방금 전까지 역동적으로 팔다리를 휘두르던 것이 무색하게, 마왕은 축 늘어진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작은 떨림과 흐느낌이 아니었다면 분명 죽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엉망으로 망가진 그녀의 모습은 다른 누가 보았어도 안타까움을 자아낼 정도로 처량했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냥 이대로 죽어버리는 편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큭..."

방금 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를 속도로 허리를 놀리던 용사가 이내 몸을 뻣뻣하게 굳혔다.

그에 질내를 엉망으로 쓸어내리던 좆이 드디어 깊은 사정감을 느끼며 마왕의 질내에 새하얀 정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끝 없는 사정. 그리고 동시에 느껴지는 허탈함.

머리부터 발 끝까지 쭉 힘이 빠지는 듯한 감각을 억지로 이겨내며, 용사가 마왕의 보지에 처박혀 있던 제 자지를 천천히 뽑아냈다.

꿀렁이며 쏟아지는 끈적한 백탁액.

용자의 자지에 들러붙어 있던 정액 덩어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마왕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입을 틀어막고는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욱, 우욱... 윽..."

제 가랑이 사이에서 터져나오는 건 자신의 것이 아닌 오로지 용사의 것.

기괴하고, 혐오스럽고, 고통스러우며, 동시에 절망한다.

순식간에 순결을 유린당한 이에게 평온이란 존재할 수 없었다.

전혀 젖지 않아 붉게 충혈된 질이 그녀가 용사에게 그 어떠한 음심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기에, 용사의 행위는 그저 하나의 자기만족에 불과할 뿐이었다.

"여, 여신님의 말대로, 해, 해야만..."

그런 마왕을 보며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여신의 미소에 용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정신을 놓아버렸다.

모든 것이 마왕 때문이다.

잘못을 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

죽였으니, 죽인 만큼 태어나게 해라.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마치 마약처럼 용사의 머릿속에 파고 들었다.

그것은 어렸을 적 잠들기 전에 들었던 어머니의 속삭임 같기도 했고, 헤어지기 전 자신에게 미소 짓던 소꿉친구의 웃음소리 같기도 했으며, 언젠가 자신을 유혹하던 도적 여인의 관능적인 손짓 같기도 했다.

하지만 용사는 그것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 귓가에 속삭이는 음성들이 자신을 이끌어주고 있다고 믿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넘쳐났고, 마왕의 수명은 길었으며, 낳아야 할 아이의 숫자는 무수히 많았으니까.

그렇기에 지금은 그저 눈앞의 마왕을 범하는데 집중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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