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 해피 엔딩.(7)
섹스가 기분 좋기는 개뿔이, 이건 그냥 고문이나 다름 없었다.
고추 새끼 하나가 내 허벅지를 붙잡고는 헉헉거리며 숨을 거칠게 내뱉고,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인다.
그런 기괴한 장면을 눈앞에서 봐야한다는 것도 고역이었지만, 가장 버틸 수 없었던 건 그 거대한 좆이 내 안에 파고들었다는 사실 자체였다.
'좆 박히면 암캐처럼 앙앙거리기는 지랄...'
농담이 아니라 가랑이 사이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
초등학생 때 억지로 다리 찢기를 하다가 느꼈던 고통 그 이상으로 보지가 아파왔을 정도였다.
씨발, 그딴 흉악한 물건을 쳐넣을 생각을 하다니. 제정신이야?
이런 짓을 적어도 백만 번이나 해야 한다는게 그저 끔찍하게만 느껴졌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침대 위였다.
억지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느껴지는 고통에 표정을 찌푸린다.
허리가, 특히 가랑이 사이가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찔금 흘러나왔다.
꼴에 양심은 있어서 침대 위에 눕혀놓기라도 해놨네, 개 같은 새끼.
따끔거리는 목에 몇 번이고 마른 기침을 내뱉으며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커다란 거울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정말이지, 꼴이 말이 아니구나..."
산발이 된 흑색 머리카락에는 희고 투명한 백탁액이 엉겨붙어 있었고, 풍만한 신체를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던 드레스는 이미 넝마가 된지 오래였다.
목 주변에 남겨진 붉은 손자국이 어찌나 선명하던지, 순간 문신이라도 한 줄 알았다.
...이 정도면 그냥 죽여버리지, 잘도 안 죽이고 좆을 놀려댔구나.
뱃속에서 느껴지는 묘한 출렁임에 순간적으로 구역질이 치솟아 올랐다.
"윽, 흐윽..."
뱃속, 정확히 말하자면 자궁 안을 가득 채운 그것.
언제나 딸딸이를 치며 보아왔던 끈적한 정액이 아기를 위한 장소에 가득 들어차 있었다.
씨발 새끼, 개 씨발 새끼.
용사라는 놈도, 여신이라는 년도 하나 같이 정신 나간 녀석들이었다.
백만 명을 낳을 때까지 범하라는 년이나, 그 말을 듣고 진짜 범하고 있는 놈이나...
"이건, 너무 심한데... 누가 보면 배를 두들겨 맞은 줄 알겠어."
갓 태어난 사슴처럼 경련하는 다리를 움직이자 하체를 감싸고 있던 천조각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쳤다.
천천히 떨어지는 천조각과, 그와 동시에 보이는 광경에 내 기분 또한 마찬가지로 저 바닥 아래까지 추락했다.
'윽, 진짜... 이게 대체 무슨 꼴인데?'
몸 곳곳에 난 잔 상처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복부에 난 커다란 멍들은 감히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설마 배라도 때린 건가?
멍하니 배를 향해 손가락을 가져다 대는 순간, 척추를 타고 번개가 튀었다.
"아윽, 아흑..."
아, 파...
말 그대로의 의미로 흉학한 자지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흉악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설마 섹스 한 번 했다고 마왕의 배때지를 이렇게 개판으로 만들어 놓을 줄이야!
한 번만 더 하면 있는 그대로의 의미로 죽어버릴지도 몰랐다.
에로 동인지에서나 보던 '섹스로 죽어버렷!!' 같은 시추에이션을 물리적으로 당하게 될까봐 걱정하는 꼴이라니.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배가 너무 무겁군."
일어서려 할 때마다 몸을 짓누르는 정액의 무게에 흠칫한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자궁에 담긴 용사의 정액이 질을 타고 흘러내렸다.
울컥울컥 백탁액을 토해내는 보지의 모습은 뭐랄까, 여느 야동보다 훨씬 자극적이었지만 그 당사자가 본인이라면 농담으로라도 웃을 수가 없었다.
'씨발, 이 정도면 애가 생겨도 정액에 익사할 것 같은데. 대체 얼마나 쳐 싸댄 거야?'
지금 보니 아랫배가 불룩 튀어나온 것 같기도 했다.
그 광경이 마치 임신한 배처럼 보여서, 기분이 나빠진 나머지 손을 움직여 가랑이 사이로 가져다댔다.
...손이 닿기만 해도 아프잖아, 윽.
과한 마찰로 인해 벌겋게 달아오른 여성기가 야하다기 보다는 안쓰러워 보인다면 조금 정신이 나간 걸까.
혼자 키득거리며 웃음을 내뱉다가, 손가락 끝에 묻어나는 끈적함에 신경질적으로 혀를 차낸다.
"큭, 대체 얼마나 나오는 건지..."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보지를 벌리니, 잘 익은 사과처럼 붉게 충혈된 질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기에 닿자마자 따끔거리기 시작해 몸이 덜덜 떨렸지만, 지금은 자궁을 가득 채운 정액을 빼내는 것이 우선이었다.
어차피 이제부터 질리도록 낳을 텐데, 벌써부터 배가 부른 채로 있을 이유는 없지.
보지를 벌리고 잠시 기다리고 있자니, 마치 밸브를 연 수도꼭지처럼 정액이 꼴꼴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좆 같은 새끼.
가랑이를 벌리면 정액을 토해내는 정액받이 고기통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에 기분이 아주 좆 같아졌다.
"백만, 이라..."
그런 짐승 같은 섹스에도 야한 기분 따위는 전혀 들지 않았다.
굳이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두 번 다시 없을 정도로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답할 터였다.
어째서 성범죄를 당한 사람들이 숱하게 우울증에 걸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첫 경험이 남자라니. 심지어 뒷구멍이 아니라 앞구멍을 따이다니. 참나, 어이가 없어서...'
팔자가 팔자였다.
얼마 전까지 처녀였던 이 몸뚱아리가 용사에게 더럽혀졌던 것처럼, 자궁에 쌓여있던 질척거리는 체액이 깨끗하게 닦인 대리석을 더욱 희게 물들였다 .
이걸 화면 너머에서 봤으면 분명 몇 번이고 딸딸이를 쳤겠지.
지금은 자위는 무슨, 고간 쪽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아파 죽을 노릇이었지만.
"대체 언제 다 빠지는 건지 모르겠구나..."
정액이 흘러나올 때마다 뱃속에서 정수기 물 받을 때처럼 꿀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야겜 출신들 아니랄까봐, 참으로 좆 같이 음탕한 몸뚱이들이었다.
***
여신의 말에 용사 일행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
살릴 수 없다. 아니, 살릴 사람이 없다.
아니, 애초에 마왕군과 마왕에게 죽은 사람들을 살려달라고 빌었다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터였다.
물론 여신의 소원으로는 사람을 살릴 수 없었지만서도.
그들이 정신을 놓은 건 마왕의 손에 죽은 이들이 없다는 대목부터였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에 분노가 치솟을 법도 했지만, 마지막 희망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있어서 분노란 의미 없는 감정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 명.
마왕군에게도, 마왕에게도 무엇 하나 잃지 않은 유일한 하나.
'...요, 용사님. 대, 대체 이게 무슨...'
꿀꺽, 하고 마른침을 삼킨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침이 상상 이상의 열기를 머금고 있어, 마치 뱃속이 불타는 것 같았다.
저것 좀 봐. 저것 좀 보라고.
동그랗게 떠진 눈이 멍하니 마왕과 용사에게 향했다.
"힉..."
그건 언젠가 보았던 책 속에서나 나오던, 아이를 만드는 숭고한 행위가 아니었다.
사랑을 속삭이고, 처음에는 손을 맞대는 것으로 시작하는 달밤 아래의 첫날이 아니었다.
그곳에 있는 건 오로지 하나의 짐승과 하나의 희생자 뿐.
먹잇감을 물어뜯는 것처럼 거칠게 허리를 흔드는 용사의 모습에 심장이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제,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용사님은 대체 뭘까요...'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마왕의 안에 정을 토해내고,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제 좆물을 마왕의 머리통에 마구 뿌려댄다.
커다란 홀 한 구석을 가득 채우는 뜨거운 열기에 자신의 머릿속도 덩달아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으러어니까아아...
생각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것에 충실할 뿐.
"흑, 힛, 흣..."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인가 제 손이 고간을 향해 뻗어져 있었다.
옷을 입고 있음에도 느껴지는 축축함에 화들짝 놀라며 시선을 돌리려고 했지만, 이미 시선은 한 곳에 틀어박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가느다란 손가락이 얇은 속옷 너머를 스치자, 작은 충격이 척추를 타고 흘렀다.
절대로, 이러면 안 되는데...
하체를 가리고 있던 천조각을 걷어내니 콩알 같은 무언가가 잔뜩 솟아올라서는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것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그녀는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히얏?!"
만지면, 기분이 좋아진다.
콩알에서부터 시작해 척추를 타고 흐르는 전류에 몸이 뻗뻗하게 굳었다.
처음 보는 남녀 간의 교접과, 강렬한 오르가즘.
자극적인 교본에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는 그대로 제 보지를 사정없이 쓸어내리기 시작한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자위에 둔덕 위를 스치는 손길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해맸지만, 조금의 시간이 지나니 손가락 하나를 균열 안으로 집어넣는데 성공했다.
'이, 이런거 몰라아아......'
겉면을 만지작거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의 쾌감에, 천박하게 벌려진 다리가 허공으로 쭉 뻗어져 잘게 경련했다.
맛있다는 듯이 제 손가락을 쭙쭙 빨아먹던 보지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그 작은 구멍을 쉴 새 없이 뻐끔거리고 있었다.
"기, 기분 죠하아..."
정수리까지 차오른 절정에 작은 균열이 오줌 대신 투명한 액체를 찍찍 뿜어대자, 몸이 제멋대로 움직여서는 마치 감전된 개구리 마냥 벌러덩 드러누워 개처럼 헐떡이기 시작했다.
그에 녹아내린 머릿속에서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느릿하게 떠올랐다.
'직접 박히면 어떤 기분일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