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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 만큼 낳는 마왕이 되었다-33화 (33/342)

Chapter 33 - 가고 싶지 않아.(1)

"콜록, 콜록!! 고르돌, 그 빌어먹을 드워프 자식이..."

부러진 갈비뼈를 움켜쥔 에밀리가 마른 기침을 토해냈다.

순간적으로 방어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분명 죽어버렸겠지.

그 정도로 진심이 담긴 주먹이었다. 빌어먹게도.

벌컥, 벌컥.

"후, 흐아..."

덜덜 떨리는 손으로 푸른빛을 띄는 포션을 집어든 그녀가 그 내용물을 순식간에 제 입 안으로 털어넣었다.

강한 진통 효과를 가진 회복약.

순식간에 사라지는 고통에 깊에 숨을 내뱉자마자 속에서부터 거대한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마왕의 애새끼를 품에 안고는, 뭐? 자기 딸이라고? 하, 웃기지도 않아서."

손에 쥐여져 있는 작은 머리카락을 내려다 본 에밀리가 헛웃음을 내뱉었다.

고르돌의 접근을 허락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아기의 머리카락을 채취하여, 그 정체를 파악하는 것.

"그러니까, 여기에 이걸 섞고, 고르돌의 수염이랑 마왕의 머리카락, 용사의 음모까지ㅡ"

섞고, 섞고, 돌리고, 뒤집는다.

작은 기포가 생겨나며 작게 빛나는 시약을 바라보던 에밀리가 돌연 그 내용물을 허공으로 흩뿌렸다.

"자, 어디 보자..."

그대로 땅바닥으로 추락해야 했을 액체가 그대로 허공에 멈추어서는 이내 기하학적인 문양들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마왕과 용사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가 마족이 아니고 드워프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 문양들 사이에 적혀 있는 룬 문자들을 읽어내리던 에밀리가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말도 안 돼."

진짜 드워프였다고?

마왕의 파편과 용사의 파편이 섞여져서 드워프가 만들어지다니, 이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영혼의 형태는 둘보다 고르돌 쪽을 훨씬 더 닮았고..."

마치 진짜 고르돌의 딸인 것처럼.

불현듯이 떠오른 생각에 에밀리가 제 입을 꾹 틀어막았다.

죽인 만큼 낳아라.

그 말에 담겨진 진짜 뜻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았다.

"설마."

마왕군들에게 죽은 이들을, 낳고 있다고?

분노와 절망 속에 매몰되어 있던 희망이 다시금 그녀의 마음속에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스승님을 되살려낼 수 있어."

행복감에 젖어 활짝 미소를 짓자, 깨진 거울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마왕을 태반으로 해, 다시 태어나게 한다는 방식으로 스승님을 되살려낸다.

그 드워프 아기의 경우도 있으니, 만약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제 스승님이 마족으로 태어날 확률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머릿속에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으음, 어떻게 해야 마왕이 스승님을 낳게 만들 수 있을까.

어려운 질문이었지만, 뒤집어서 생각하면 딱히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다.

"많이 낳는다면 언젠가 스승님도 낳을 테지, 뭐."

기분 좋은 상상에, 에밀리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뭐야.'

팔을 움직이려고 해도 무언가에 꽉 잡힌 듯 움직이지 않았고, 그것은 다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완전히 팔다리가 속박된 상태에서 몸을 꿈틀거리니 위쪽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성녀, 또 내가 자는 동안 무슨 짓을ㅡ"

"성녀가 아니라서 유감이네."

서늘한 목소리에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분명 들어본 것 같은 목소리였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조금만 더 생각하면 기억이 날 것 같은데...

끙끙거리며 머릿속을 뒤져봤지만, 돌아오는 건 강렬할 두통 뿐이었다.

"누, 누구냐?!"

"어머, 벌써 까먹은 거야? 멍청하긴."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자, 뾰족한 무엇가가 내 가슴을 꾹 찍어눌렀다.

"흑?!!?!?!!"

"우와, 모유가 나오잖아... 역겨워라."

상상 이상의 고통에 신음을 내뱉자 짙은 경멸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뭐야, 대체 누군데 그딴 말을 지껄이는 건데?

당장에라도 그 면상을 보고 싶었지만, 눈이 가려진 상태에서는 불가능했다.

마음속을 꽉 채우는 억울함에 축축하게 젖어든 가슴께와 더불어, 내 눈을 가리고 있는 안대 또한 촉촉하게 물들었다.

"누, 누구냐고 물었다!"

"...뭐야, 기억 못 하는 척 하는게 아니라 진짜 기억 못 하는 거였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이자 어이가 없다는 듯한 반응이 돌아왔다.

지, 진짜 누구인지 모르는데.

곰곰히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 기억에 절로 울상이 지어졌다.

"자, 이렇게 하면 기억 나려나?"

"무슨ㅡ"

귓가에 속삭이듯 다가온 음성에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아났다.

피해.

무의식이 외치는 경고에 반사적으로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팔다리가 묶인 상태에서는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퍼억!!

"켁, 케흑..."

"어때, 이제 조금 알겠어?"

복부에서 느껴지는 진한 고통에 연신 기침을 토해낸다.

이 느낌, 이 감각, 그리고 전신에서 느껴지는 짙은 공포까지.

더없이 익숙한 칠흑색 감정에 전신이 덜덜 경련하기 시작했다.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 알고 있ㅡ'

"으아, 으, 으, 살려, 살려주세요..."

"와아, 드디어 기억했구나!"

짝짝짝, 하고 쳐지는 박수의 뒤를 이어, 깔깔거리는 웃음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마치 공이 된 듯 전신을 웅크리고는, 이를 딱딱 부딪히며 마음껏 패닉에 빠진다.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왜, 왜 또 그러는 건데. 내가 뭘 잘못 했다고 또 이러는 건데?!

"으아, 으, 으..."

"쉬이, 죽이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물론 내 자그마한 부탁만 들어준다면 때리지도 않을 테니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

"부탁, 이라니?"

상냥한 목소리가 천천히 귓가에 스며든다.

꾸며낸 듯한 느낌이 강렬하게 들고 있었음에도, 나는 그 부드러움에 끔뻑 속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버티지 못할 것만 같았다.

"별거 아니야, 그냥 잠시 입 좀 벌리고 있어볼래?"

"...아, 아아."

상대가 시키는 말에 따라 입을 활짝 벌렸다.

혹시나 입을 작게 벌렸다고 때리지 않을까 싶어, 턱이 저려올 정도로 크게 벌렸다.

상대에게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기에 정확한 반응을 알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기분 나쁜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자, 그럼ㅡ"

"우븝, 우프읍?!?!!"

"뱉지 마.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전부 삼켜."

갑작스럽기 입 안을 파고드는 액체를 반사적으로 토해내려고 했지만, 귓가에 들려오는 서늘함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억지로 삼켜냈다.

우웩, 맛 없어...

잔뜩 상한 우유에 썩은 계란을 섞은 듯한 맛에 헛구역질이 나왔지만, 삼킨 내용물을 토해내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내가 잘못 생각했지 뭐야."

"..."

"확실히, 죽이는 것보다는 본인이 죽인 만큼 낳게 하는 편이 더 생산적인 일이겠지."

마법사의 말에 기묘한 불안감이 싹을 키워, 거대한 나무로 자라난다.

대체, 나한테, 뭘 먹인, 거야...

하복부부터 시작된 불안의 씨앗이 정수리까지 뻗어지게 되는 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흣, 흐아..."

"효과는 확실한 것 같네."

뜨거워.

몸이, 뜨거워.

하복부에서부터 시작된 열기가 전신을 감싸자, 팔다리가 안절부절 못하고 제멋대로 덜덜 떨기 시작했다.

'가랑이 사이가 가려워. 만지고 싶어. 긁고 싶어. 손가락 넣고 싶어...'

숨을 헐떡이며 혀를 죽 내밀자, 차가운 바닥의 감촉이 말캉한 살덩이를 타고 주욱 전해져 왔다.

"하, 하, 흐... 이, 이것 좀, 풀어다오..."

"으흥... 어떻게 할까?"

"......제발."

허벅지를 슬쩍 비틀자, 안타까을 정도로 희미한 쾌락이 보지를 타고 흘러들었다.

스물스물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애액에 텅 비어있던 샘이 서서히 차올랐지만, 만족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다.

"풀어 다오, 풀어 주세요, 제발..."

온몸을 꿈틀거리며 애원했지만, 대답 따위는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하고 있는 꼴이 우습다는 양, 작은 웃음만을 토해내고 있을 뿐이었다.

"흐앙♥"

그렇게 이리저리 꿈틀거리자, 옆을 보고 누워 있던 몸이 엎드려졌다.

그와 동시에 빳빳하게 발기한 젖꼭지가 차가운 바닥에 짓눌리는 순간 느껴지는 찌릿함에, 나는 야릇한 신음을 참을 수 없었다.

'기, 기분 좋아...♥'

"하아♥ 흐으♥ 흐아...♥"

고간이 간지러워서 참을 수가 없어, 간절한 움직임으로 바닥에 마구 보지를 비벼댔다.

팔다리가 묶인 상태로 바닥에 보지를 비비는 순간, 인간의 존엄성 따위는 사라져버린지 오래였다.

그저, 쾌락에 눈이 먼 짐승 한 마리만 있을 뿐.

"아, 아아아아앙♥ 가, 간, 다아아아아아아앗♥♥♥"

그렇게 몇 번이고 보지를 바닥에 비벼대자, 딱딱해진 클리토리스가 내 몸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엉망으로 가버리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이성의 한 조각이 나를 다그쳤지만, 한 번 맛본 암컷의 쾌락은 내 혼을 쏙 빼놓아 버렸다.

'이, 이런 거 묠랴하♥'

클리토리스를 비비면 비빌수록 머릿속에서 번개가 마구 내려쳐, 내 몸 구석구석을 쾌락으로 물들인다.

오, 오, 오오?!?!!!

그 거대한 파도를 이기지 못한 엉덩이가 마치 트월킹을 하듯이 위아래로 거칠게 흔들려, 보지에서 뿜어져 나온 조수를 그 흔들림에 맞춰 사방으로 흩뿌려댔다.

프샤아아아, 프샤아아앗♥♥

"오, 오으, 오고, 옥.....♥"

"...천박하네."

"아, 아헤.. 아헤헤... 흐...♥"

머리 위에서 혐오스럽다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좋았다.

'읏, 또 간댜앗...♥'

프샤아아아ㅡ♥♥

지금은, 이 쾌락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한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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