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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 만큼 낳는 마왕이 되었다-35화 (35/342)

Chapter 35 - 가고 싶지 않아.(3)

아리엘, 아리엘, 아리엘.

그 이름을 대체 몇 번이고 되새겨 왔던가.

바닥에 드러누워 잔뜩 절정하고 있는 마왕의 모습를 보며, 용사가 마른침을 삼켰다.

'...대체 무슨 짓을 하면 이렇게 될 수가 있는 거지.'

처참하게 망가져서는 혀를 주욱 빼고 있는 모습에 기시감이 들었다.

언젠가 보았던 가장 절망했던 장면.

지금의 마왕은 바로 그곳에 있던 제 소꿉친구의 마지막과 닮아있었다.

"...에밀리, 대신 이거 하나만은 대답해 줘."

"좋아. 스승님을 살리는데 협력한다면 질문 하나 정도야 싸지."

제 몸속에서 몰아치는 성욕을 어떻게든 억누른 용사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상대에게 물었다.

에밀리는 제 스승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그의 주변에 무겁게 내려앉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싶었다.

"마왕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예상되는 건 있었다. 그럼에도 직접 물은 건, 혹시라도 아닐 경우를 위한 것이었다.

용사가 가지고 있는 가장 커다란 트라우마.

그가 이곳에 서 있고, 마왕을 강제로 범하게 만드는 원동력.

대답은 잠시의 기다림도 없이, 곧바로 돌아왔다.

"단탈리온의 체액을 먹였어."

뭐?

힘 없이 늘어져 있던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내뱉는 에밀리의 말에 용사가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왜, 네 입장에서도 좋은거 아니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ㅡ"

"닥쳐."

경직된 목소리가, 잔뜩 들뜬 이의 말을 가로막았다.

단탈리온, 그 혐오스러운 이름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마을 사람들을 죽이고, 제 소꿉친구를 강제로 범해 죽여버린 그 버러지 같은 새끼를!

"넌, 선을 넘었어. 에밀리."

"하, 같잖기는. 그 녀석들과 똑같은 짓을 하는게 그정도로 싫었어? 그런데, 이건 그냥 녀석들이 저지른 짓을 똑같이 돌려받는 것일 뿐이야."

그러니까 정신 차려, 아서.

타박하듯이 내뱉어지는 말에 기가 찼다.

아주 쉽게 말하는구나, 에밀리.

마법사는 인간의 마음을 모른다. 특히, 눈앞에 있는 마법사는 더더욱.

'이 마족의 시체, 내가 가지고 가서 연구해도 될까?'

생각해 보면,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단탈리온을 죽인 자신 앞에 갑자기 나타나서는 그 시체를 가지고 사라진 마법사.

불타는 마을을 수습할 생각도 없이, 제가 흥미를 가진 것만 챙기고 떠난 책임감 없는 존재.

그것이 바로 에밀리 디체페이글이었으니.

"그래서, 범하지 않을 생각이야? 그래야 네 소꿉친구를 살려낼 수 있을 텐데?"

"..."

만약 스승이 죽지 않았다면, 에밀리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었다.

그녀기 이 여정에 참여하게 된 건 오로지 제 스승의 복수와 부활만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착한 척 하지마. 이미 그렇게 다 저질러 놓고서는 이제 와서 왜 그렇게 답답하게 굴어?"

뾰족하게 찔러오는 말이 용사의 속을 잔뜩 긁어놓았다.

확실히, 그녀의 말이 옳았다.

하지만 동의할 수는 없었다.

"내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일단은 밖으로 나가줘."

"싫은데? 수정하는 것까지 확실하게 확인하고 갈ㅡ"

"이건, 부탁이, 아니야."

용사의 말에, 에밀리의 시선의 그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성검으로 향했다.

마왕의 피를 묻힌 채 절그럭거리는 그 날붙이를 보며 무언가를 느꼈는지, 그녀가 희게 질린 얼굴로 한 걸음 물러섰다.

"하."

"..."

"미친 새끼들."

굳어진 얼굴로 욕짓거리를 내뱉은 에밀리가 그대로 방의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갔다.

황급히 사라지는 그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있던 용사가 목 끝까지 솟아올랐던 살의를 천천히 짓눌렀다.

곧바로 검을 휘두르지 않은 건, 그간 붙었던 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비록 검을 휘두르기는 했어도 죽이지는 않았겠지.

이제 죽고 죽이는 것 따위는 지긋지긋했으니까.

"묨, 모미... 뜨거어어...♥"

"..."

"흐?!"

팔다리가 묶이고, 눈까지 가려진 채로 바르작거리는 마왕.

계속해서 시선을 주면 스스로를 억제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작게 손가락이 스친 것만으로도 몸을 벌벌 떨어대는 마왕에 용사가 제 입술을 짓눌렀다.

"......용샤?"

안대를 벗기자 흐물흐물 녹아내린 황금색 눈동자가 그의 얼굴을 비쳤다.

원형이 아닌 이리저리 일그러진 모양이 되어버린 동공은 반쯤 초점이 사라져 있었다.

"먀, 먀침 잘 와써... 이, 이거 쫌 푸러다오..."

"...그래."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그 야릇한 시선과 마주한다면, 곧바로 그 가느다란 허리를 움켜쥐고 제 좆을 처박을 것만 같았으니까.

생각을 멈추는 순간 제 몸이 멋대로 달려들 것 같은 감각에, 용사가 온갖 잡생각을 다 하며 마왕의 몸을 묶은 밧줄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흣, 히햣?! 죠, 죠금 샬샬...♥"

"이게 최대한 살살 풀고 있는거니까, 참아."

빌어먹을 정도로 단단하게 묶인 밧줄에 용사가 이를 악물었다.

귓가에 들려오는 달큰한 목소리에 제 뇌도 덩달아 녹아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엘리라면, 단탈리온의 체액도 해독할 수 있겠지."

마침내 마왕의 몸을 묶은 밧줄들을 전부 풀어낸 용사가 성여의 얼굴을 떠올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걷기 불편할 정도로 부풀어 오른 제 고간이 울컥울컥 윤활액을 쏟아내고 있었지만,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었다.

아니, 어떻게든 버텨낼 생각이었다.

질꺽♥ 질꺽♥ 질꺽♥

"갸, 갸아아아아앗♥♥♥ 기, 기뷴 죠햐아...♥"

고막을 때리는 교성에 잠시 생각이 멈춰섰다.

팔다리가 자유로워지는 그 순간, 손가락으로 제 보지를 쑤시기 시작하는 마왕의 모습에 용사가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다.

애액이 쏟아지고, 허리가 들어올려진다.

마치 제 안에 넣어달라는 듯이 보지를 들어올리는 마왕의 모습에 용사가 꿀꺽, 하고 마른침을 삼켰다.

"왜, 범햐지 안는 거시냐... 실타거 해쓸 땐, 쟐도 범햬쓰면서..."

달뜬 숨을 토해내며 제 얼굴을 올려다 보는 마왕에 용사가 눈을 꾹 감았다.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좆이 지금 당장 저 보지 안에 자신을 집어넣으라며 거칠게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제 음경의 외침에 따르지 않았다.

몸 전체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성욕보다는 마음 깊숙히 틀어박힌 트라우마의 크기가 더 컸기에, 어떻게든 신체에 제동을 걸 수 있었다.

"내, 내 손갸락으로는 끝까지 안 댷아... 흣, 그러니까♥"

제발.

제 보지에 마개를 씌워달라고 애원해 오는 여인을 대체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자신에게 범해질 때마다 싫은 표정을 짓고 있던 이가 지금은 손가락으로 제 보지를 쑤시며 간절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니.

질꺽♥ 질꺽♥

"쟈, 바라. 오늘은, 쥰비도, 끝내써어...♥"

보지와, 그 안에 집어넣어진 손가락 사이에서 끈적한 애액이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용사의 거대한 좆을 받아들이기 위한 윤활액.

교미의 준비를 마친 암컷의 신체가 수컷을 유혹하기 위해 전력으로 음란함을 흩뿌리고 있었다.

"큭..."

범해라. 범해라. 범해라.

척추를 타고 흐르는 수컷의 본능에 반사적으로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선다.

찰박거리며 짓밟히는 애액의 웅덩이가, 그의 장화를 천천히 물들이고 있었다.

"쟈아...♥"

용사가 몸을 숙이자, 마왕이 질척하게 물든 보지를 활짝 벌려왔다.

작은 꽃이 만개하듯 벌어진 둔덕 안에서, 붉게 달아오른 질이 그 음란한 구멍을 뻐금거리며 용사의 좆을 유혹하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그것이었다.

마왕이 이토록 바라고 있고, 자신의 신체 또한 갈망하고 있으니 제 자지를 처박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하지만 상대와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느껴지는 감정에 용사가 제 멍청함을 깨달았다.

"...하,하으, 하아♥"

뭉근하게 녹아내린 황금빛 눈동자, 그 사이에 보이는 희미한 이성.

그리고 그 이성이 잔뜩 머금고 있는 진한 두려움이 그의 심장을 섬짓하게 만들었다.

마왕이 지금 이런 천박한 꼴을 보이는 건, 그녀의 자의가 아닐 터였다.

상대의 행동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몰아치는 쾌락의 끝, 바로 그것을 맞이하고 편해지고 싶다는 간절함에서 비롯된 것이겠지.

"졔발, 완젼히 가계 해져어...♥♥♥"

순간적으로, 마왕의 얼굴이 제 소꿉친구의 것과 겹쳐 보였다.

빌어먹을 마족 새끼에게 범해지며 쾌락에 물든 표정을 지었던 아리엘.

그럼에도 그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절망이 가득 차 있었더랬다.

...그래, 분명 그랬었지.

질꺽♥

"흐아앙♥♥♥♥♥"

용사의 손가락이 끈적한 둔덕 위에 닿자마자, 마왕이 신음을 흘리며 자지러졌다.

남성의 성기를 받아들이기 위해 평소보다 부풀어 오른 보지가, 그의 손가락이 닿자마자 조수를 찍찍 뿜어대기 시작했다.

"하악, 하아, 하으으으읏♥♥♥"

"윽..."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손가락이 균열을 뚫고 들어간다.

분명 커다랗게 벌려져 있던 보지가 제 안에 용사의 손가락이 들어오자마자 급격하게 그 몸집을 줄였다.

순식간에 수축된 질에서부터 오는 조임.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제 손가락을 오물오물 씹어오는 질육에 용사가 신음을 토해냈다.

"시, 시러... 근데 기분 죠, 아앗...♥"

양 손으로 용사의 팔을 붙잡은 마왕이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제 손가락을 딜도처럼 사용하는 모습에, 용사가 마른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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