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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 만큼 낳는 마왕이 되었다-160화 (160/342)

Chapter 160 - 사랑과 평화.(1)

왕국이 북부에 전쟁을 선포하며 내세운 명분이란 바로 '여신님께서 마왕의 목을 원하신다.'였다.

여신과 마왕.

그것 만큼 그들의 말에 당위성을 주는 관계가 어디 있을까.

"여신의 이름을 팔아먹는 자들이 정작 사람을 마족으로 만들어서 써먹고 있다라..."

웃기지도 않는 일이었다.

대체 무엇이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구제불능의 버러지들이라는 것 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녀석들을 어떻게 죽여야 잘 죽였다고 소문이 날까.

아직까지는 대체 정도로 그치고 있었지만, 언젠가는 전면전을 펼치게 될 터였다.

"아직까지 특별한 이상은 없는 건가?"

"그렇습니다, 여왕님."

"...그런가, 수고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다름 아닌 배신자를 색출해 내는 것이었다.

내부의 적 만큼 위험한 건 존재하지 않았기에, 어서 빨리 그 문제를 해결해야만 다음 일을 진행 할 수 있겠지.

아직 여유가 있을 때 처리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골치 아파질게 분명했으니까.

"오늘도 왔구나."

"...그래."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었지만, 그곳에 마왕이 있다는 건 또 어떨까.

물론 그녀와 더불어 있는 고양이들이 주 목적이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녀와 대화를 하는 것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금 색다르다고 해야 할지, 사고 방식이나 관점이 조금은 다른 것 같았다.

"표정이 안 좋구나. 또 왕국의 인간들이 국경이라도 두드렸나?"

"그건 언제나 있는 일이지."

속으로 한숨을 내뱉는다.

마왕군이 사실상 전멸했으니 다음 정복을 위한 내실을 다지려고 했더니, 왕국은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군을 일으켰다.

아니, 용사의 이야기로는 바로니스 자식이 마족들을 소환했다고 했으니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였겠지.

그가 노리는게 북부인지, 북부에 있는 누군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마왕은 뭐 그런 능력 같은 건 없나? 마족을 강제로 복종하게 한다던지 그런 것들 말이다."

"...인간들의 왕도 그 부하를 강제로 복종하게 만드는 능력은 없지 않나."

그건 그렇지.

마족이라는 것이 그저 뿔 달린 인간이라고 한다면 별 다를 것도 없을 터였다.

"그러면 몸조리 잘 하도록. 용사를 써먹으려면 네가 멀쩡해야 해서 말이야."

"너무 부려먹지는 말아다오."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쓰다듬는 모습이 이토록 어색해 보일 수 있을까.

아니, 분명 자연스러웠지만 상상 이상으로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더 어색했다.

"그러면, 이만 가보도록 하지. 아무래도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말이야."

자리에서 일어나니, 마왕이 저를 향해 손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작별 인사라도 하는 건가?

꽤나 귀여운 짓을 한다고 생각하며 몸을 돌렸다.

대체 마왕이란, 마족이란 뭘까.

지금 생각해봐야 늦었지만서도,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

지금까지 아이를 띄엄띄엄 낳았던 건 아서를 향한 마음이 완전히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 첫째였고, 두번째가 몸 상태 때문이었더랬다.

첫번째 문제 같은 경우에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함으로 끝났고, 그 다음 문제 같은 경우에는 뿔을 돌려 받음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애매해서 조금 경과를 지켜보려고 했는데, 세계수의 씨앗이 싹을 틔우면서 그 걱정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그러니까, 응.

조금 부끄러운 일이지만, 몸 상태를 걱정하지 않고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달까.

"아서, 요즘 너무 나를 피하고 있는거 아니야?"

"...피하는게 아니라ㅡ"

"피하는 거잖아."

아서의 귓가에 속삭인다.

풀밭에 앉은 아서의 등에 매달려서는 숨결을 토해내니, 그 듬직한 몸이 잘게 떨려왔다.

지금까지 참았으면서 더 참겠다고?

인내심이 깊은 건 좋았지만, 이 정도로 깊은 건 원치 않았는데.

"나, 이제 괜찮으니까."

"..."

"아기, 많이 낳아야지. 응?"

누가 봐도 확실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유혹이었다.

자, 아서. 내가 이 정도로 너를 원하고 있어.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바보 취급 당하는거, 알고 있지?

"아리엘."

"응."

그의 뺨에 입을 맞추니, 내 몸을 끌어당겨서는 제 품에 꼭 안았다.

작게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들어올리자 묘한 열기를 머금은 녹색 눈동자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역시, 참고 있었잖아.'

얼굴이 가까워지고, 입술이 부딪힌다.

촉촉하고, 뜨겁고, 말랑말랑한 것이 꾹 붙었다가 슬쩍 떨어져 나갔다.

뭐야, 지금 간 보는 거야?

푸스스 웃으며 적극적으로 달라붙으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내 목덜미에 입을 맞춰왔다.

"괜찮으니까 원래 하던 대로 와줘, 아서."

그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조금 부끄러워져서 살짝 고개를 돌린 것이 그의 마음에 불을 지핀 듯 싶었다.

천천히 손을 뻗어 내 어깨를 그러쥐고, 내 목덜미에 코를 파묻고는 천천히 숨을 들이킨다.

쇄골 근처에서 느껴지는 숨결이 간지러워 꺄르르 웃으니 하반신에 뭔가 묵직한 것이 느껴졌다.

"...진짜 변태야."

"네가 아니면 이러지도 않아, 아리엘."

"응, 다행이네."

손을 뻗어, 바지 위를 살짝 쓰다듬었다.

분명 안쪽에 숨겨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펄떡펄떡 살아 움직이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벌써 이렇게 커졌구나.

무섭게시리.

"...여기서 하게?"

"왜, 아무도 없잖아? 애초에 누군가가 올 시간도 아니고."

불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몸 만큼은 정직했다.

너도 하고 싶잖아, 아서.

그렇지?

최근 들어 몸이 달아오르는 날이 많아져서 그런지 참기가 조금 힘들어졌달까.

지금까지 쌓여있던 쾌락에 대한 갈망이 이제서야 그 고개를 들어올린 듯 싶었다.

"자, 어서. 꾸물거리다가는 다른 사람들이 올 수도 있다고?"

"아리엘."

"응, 아서ㅡ 으, 으흣?!"

시야가 반전해, 푸른 색의 하늘이 잔뜩 보였다.

나를 깔아뭉갠 이의 얼굴을 올려다 보며 베시시 미소지으니, 아서가 그대로 입을 맞춰왔다.

사랑해.

세상 그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아. 아이들은 빼고 제일 좋아해."

"그건 조금 서운한데..."

"뭐야, 질투하는 거야?"

그래도, 아이들은 이런거 못하잖아.

나는 당신 것이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네 마음대로 해.

"..."

"..."

말 한마디도 오가지 않았지만 눈빛만으로도 충분했다.

다리를 살짝 벌려내고 천천히 힘을 풀었다.

내 옷자락을 들춰내는 손길에 조금 부끄러워져서, 조금은 얼굴을 붉혔던 것 같기도 했다.

"...역시, 흣. 너무 큰거, 아니야?"

몇 번이고 겪어봤지만, 도통 적응할래야 적응할 수가 없는 크기였다.

젖어있던 터라 수월하게 들어오기는 했지만 그, 뭐랄까.

...압박감이 장난 아닌데, 역시.

"이, 이 자세는 조금, 흐, 힘드네..."

"조금, 자세를 바꿀까?"

"...응."

아서의 물건과 더불어 몸에까지 깔리니 내장이 짓이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세계수의 씨앗이 뱃속에 들어있을 때보다는 나았지만서도, 덜한 고통이라고 해서 고통이 아닌 건 아니었으니까.

"자, 잠깐?! 흐얏♥"

누워있던 나를 그대로 들어올리는 행동에 질 속 움푹 파여있던 공간이 아서의 귀두로 잔뜩 채워졌다.

민감한 만큼 쾌락을 느끼기에도 좋은 부위여서 그런지, 반사적으로 야한 신음이 터져나왔다.

"이, 이것도 조금, 흐으...♥"

서로를 마주보고 앉은 자세.

점점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몸뚱이에 뾰족하게 솟아오른 귀두가 자궁의 입구를 쿡쿡 찔러댔다.

벌써부터 이러면 오래 못하는데, 읏♥

제멋대로 구불거리는 질은 둘째로 치더라도, 하복부가 저릿거려서 떨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우, 움직이지 마앗♥ 가, 가만히, 흣... 있어줘..."

아서의 등에 팔을 꽉 둘러서 그가 움직이지 못하게 해봤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 이런 형편 없는 힘으로 어떻게 잡아놓을 수 있겠어.

"자, 잠깐♥ 흐앙, 흣?! 아, 아서어어어어!!♥♥"

"못, 참겠어. 아리엘...!!"

상체는 가만히 멈춰있는데, 하체는 아주 격렬하게 흔들어댄다.

허리 놀림을 단련한 건지, 아니면 용사의 기본 스펙인지는 몰라도 그로 인해 느껴지는 쾌락이 장난 아니었다.

'누, 눈앞이, 빛나고 이써어...♥'

"오♥ 오윽, 흑♥ 으...♥"

나, 이렇게 잘 느꼈었나.

최근 들어 조금 밝히게 되었기는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박자에 맞춰서 귀두가 자궁을 찔러올 때마다 고개가 점점 위로 들어올려졌다.

분명 푸른 하늘인데, 왜 하얗지.

어라, 방금.

어, 응?

'가, 버렸다앗♥ 아니, 방금 한 번만 간게 아니라 찔릴 때마다 가고, 이써...♥'

움직이지 않아도 미칠 것 같았는데, 움직이고 있으니 더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바보 멍청이.

그렇게나 움직여 버리면, 나보고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만 잔뜩 가버리면 대체ㅡ

"...아리엘."

"응?♥ 으응?♥ 왜에?♥"

"...지금은 내가 움직이는게 아니라, 네가 움직이고 있어."

"에♥"

떠올랐던 고개를 푹 숙였다.

움직이고 있어.

분명 움직이고 있는데, 그 주체가 달랐다.

아서의 몸뚱이는 가만히 멈춰있었다.

마치 사정을 참기 직전처럼, 그렇게.

'어라, 그러면 누가 움직이고 있는 거지?'

멍청히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내 몸뚱이가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눈을 동그렇게 떴다.

거짓말. 거짓말, 이지?

"나, 나 안 움직이고 이써♥ 나 아니야, 나 아니얏♥ 나 아닌데, 흐아♥ 간, 다, 흐아아아앙♥♥♥"

...몰라.

이제, 아무것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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